2012년 9*10월호 [민우ing] 별칭은 미래를 담고
별칭은 미래를 담고
문지은(반아)·성평등복지팀
기억하시나요?
올해 1월 총회에서 창립 25주년을 맞아 별칭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25주년을 맞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결정하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별칭을 만든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실감을 넘어 거리에 간판들만 봐도 별칭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지난 5월에 본부(대표, 본부 홍보팀, 회원팀) 지부 사무처장이 모인 별칭짓기 팀을 만들었습니다.
첫 회의에 어떻게 별칭을 만들어야할지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름을 바꾼 단체들을 찾아서 방법을 문의해보고,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해나가면 좋을지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들 속에 한 가지 통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민우회 이름을 둘러싼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계모임이냐, 올드하다, 뭐하는 곳이냐.” 등등. 우리의 소중한 얼굴이 그렇게 보여지다니 마음이 ‘쨘’ 할 지경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한국여성민우회”란 이름이 어렵게 느껴지고, 주위 친구들도 “여성단체야? 뭐하는 곳인데?” 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25년이란 시간 동안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니 “민우회”라는 이름이 낯선 세대들도 있을 거고, (영어 간판이 한글 간판보다 많은 세상이니까요.) 여성단체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저 시민단체인가보다 할수도 있을 겁니다.
한 발, 한 발 별칭을 향해
그렇지만 별칭을 만드는 중요한 일을 주변 반응들만 보고 결정할 수는 없는 법! 회원을 비롯한 대중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최대한 많은 의견을 수집하여 민우회 이름에 대한 반응도 확인하고, 방향 설정의 자료로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한편으론,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사업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별칭짓기 공모전”도 하였습니다.
설문조사는 본부,지부 모두 진행해 500부를 모으기로 하고, 동시에 진행된 공모전의 응모작들을 기다렸습니다.
매일 메일을 열어보면 “오늘은 어떤 응모작이 왔을까?” 기대하고, 사무실에 오는 회원들만 보면 설문지를 들고 쫓아갔습니다. 처음 걱정과 달리 많은 분들의 참여로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고, 결과를 분석·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공모전에는 다양한 응모작들이 있었습니다. 영문이름 만큼이나 한자어로 만든 이름들이 많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자어의 의미들은 여성들을 도와주는 곳, 여성들이 모여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대표 여성단체로서의 민우회 정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익히 알고 있던 반응들이 현실임을 확인 할수 있었습니다. 민우회 이름에 대한 반응을 물어보는 주관식 답변에 ‘올드하다, 딱딱하다’는 느낌부터,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설문지엔 회원들이 써주신 아쉬움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름엔 톡톡 튀고 역동적인 민우회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아쉬움, 이름에서 오는 인상만으로 비춰지는 아쉬움을 말입니다.
사실 별칭짓기를 시작하면서 “정말 별칭을 지어야 할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렀던 이름을 대신하면서, 그만큼의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는 별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벽에 막혀있을 때마다 설문지를 다시 보고 또 보았습니다.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들을 기억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별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민우회의 변화를 ‘어떻게 함께 할지’를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모두가 함께 할수 있는 별칭짓기를 고민 했습니다. 나의 이름이 아닌 ‘우리의’ 이름이니까요.
그래서 하반기엔 여러분의 ‘브레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별칭짓기를 내부로 깊게 끌여들여 고민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작전명 <내 브레인이 별칭이 될 때까지> 별칭짓기 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모의실험도 해보면서 만들어보았습니다.
(모의실험 결과, 상상 이상의 별칭을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각 지부에 프로그램을 전달하였습니다. 소모임, 운영위원, 활동회원 등. 많이 모이셔서 프로그램에 따라 별칭을 상상해보고, 실감나게 별칭짓기를 경험해보시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이렇게 모인 결과들은 각 지부별 대표 별칭들을 1개에서 최대 2개를 뽑아서 본부로 보내주시기로 했습니다. 본부,지부에서 모인 별칭들을 이사회와 중앙위의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합니다.
최종 후보들은 2013년 총회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최종 후보가 될 별칭은 무엇일지 궁금하시죠? 너무 궁금해서 못 주무실까봐 최종 후보들은 총회 전에 민우회 홈페이지에 살짝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홈페이지에 종종 별칭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먼 미래에서 한 발 한 발 현실로 다가올 별칭에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이상, 민우회 미래를 짊어질 사업을 맡은, 미래를 민우회에 의지하고 있는 초짜 활동가의 별칭짓기 이야기였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