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여름 [민우ing] 회원 확대 캠페인 : 한사람이 더 있기에 시작되는 이야기
한사람이 더 있기에 시작되는 이야기, 회원확대 캠페인
최진협(나우) 여는 민우회 회원복지팀
“저두요”
비난받을까봐 말하지 못했던 것이 참 많았습니다. 직장상사의 웃기지도 않은 농담에도, 집안일도 아이도 다 네가 잘해야 한다는 엄마의 말에도,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선생님의 말에도, 결혼 안하냐는 지긋지긋한 질문에도, 쉽게 나이로 위계가 생기고 직업과 외모의 경연장이 되어가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내가 느꼈던 불편함을 이야기 할 때, 내 말을 불편해 하는 수많은 시선들을 감당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은 용기를 내어보기도 합니다. 그 순간 누군가 옆에서 “저두요”라는 말을 해주었을 때 나의 이야기가 서른 일곱 배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던 쫄깃한 기억. 이야기를 처음 꺼낸 사람이나 “저두요”라고 말해준 그 사람 중 누구라도 빠지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이 잊지 못할 화학반응이 지금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내게 동의하는 사람이 한 사람 더
매번 거리낌 없이 자기의 감정과 생각을 흔들림 없이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퇴근시간이 되어도 모두가 앉아 있을 때 “저는 이만 퇴근하겠습니다”라며 당당하게 사무실을 나서고, 회식자리에도 “그건 제 일이 아닙니다”라며 집으로 향하는 ‘직장의 신’이 진심 부럽습니다. 현실에선 그저 폭풍 같은 감정과 생각을 썩소로 감춘 소심한 나만 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심한 둘이 모여 썩소 뒤에 감춰진 정시퇴근과 회식문화에 대한 허심탄회한 공감을 나누고 ‘어떻게 해야 바뀔까’를 이야기할 때, ‘음담패설은 최대한 재미없게 듣고, 고기굽기·안주찢기는 부러 하지 말자’라는 액션으로 조직될 때, 그리고 함께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 더 나은 회사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나눌 때, 견고한 일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비로소 생겨난다고 믿습니다. 그렇게 직장에서, 가족내에서, 학교에서, 수많은 모임에서 내가 동의하는 것을 동의하는 사람이 한 사람 더 생긴다는 것, 변화를 모색하고 시도하는 진짜 힘은 그렇게 함께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야기가 모여 변화를 만드는 힘으로
술과 음담패설이 정점을 찍는 회식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회식 문화 바꾸기 실천지침’을 만들고, 임신출산·양육이 여성의 일을 가로막는 일이 되지 않게 하자는 의지가 ‘산전후휴가 90일’을 당연하게 하였습니다. 산부인과 방문 시 겪었던 멘붕과 수치심, 불쾌했던 경험이 '산부인과 바꾸기 프로젝트'를 상상하게 했고, 생명 대 선택이라는 이분법의 감옥에 갇히지 않기 위해 낙태한 여성의 경험과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여성들의 외모와 몸에 가해지는 통념에 '다르니까 아름답다 캠페인'을, 성폭력피해자의 용기 있는 발걸음에 동행하는 '재판동행지원단'을, 성역할을 조장하지 않고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시혜가 아니라 기본권이 되는 성평등 복지를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어갑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지금 그 생각이 모두의 삶과 주변의 변화를 만드는 시작이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모으고 사람을 만나 일상에 부는 변화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곳, 그래서 민우회는 늘 찾아와주는 한 사람이 힘이 됩니다.
그 한 사람을 만납니다
민우회 회원이 되는 과정은 대부분 사람을 통해서입니다. 사람을 통해 민우회 운동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우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운동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성폭력과 직장 내 차별과 관련된 상담을 받고, 여성주의 교육을 열고, 여성의 날이 되면 거리로 나서고, 여러 행사에 꼭 민우회 부스를 마련합니다. 기자회견과 거리캠페인을 하고 시시각각 SNS에도 올려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함께 가는 여성운동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민우회는 오늘도 그 한사람을 만나러 갑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현재를 살아내기란 참 녹록치 않은 사회가 되어가고 있어 시민단체를 후원하는 것은 나중 일이 되어간다고 말합니다. 그런 연유인지 최근 3년간 회원확대 캠페인을 통해 200여 명씩 회원이 늘었음에도 한편으론 회원이 줄어들어 현재 민우회 회원은 2045명. 지난 2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언젠가 힘든 마음에 우리도 나중으로 미룰 것은 미루고 가능한 것만 해볼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의 운동을 점검하고 다시 달리는 힘을 북돋아 줍니다. 하지만 아무리 오기를 부려보아도 민우회 전체 재정 중 회비비율은 40%에 불과하기에 민우회의 지속가능한 운동을 만들어가기 위한 가장 안정적인 재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언제나 민우회의 1차 목표이기도 합니다.
3.3.3 이제, 여러분이 민우회가 되어주세요.
몇 년간 저의 최측근에서 민우회를 지켜본 이에게 민우회원이 되어보는 건 어떻겠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그래.” 하는데,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쉽게 가입할 거 그동안 왜 가입을 안 한 거야?(실은 물음표가 아니라 격앙된 느낌표 이십 개쯤 달린)”라고 물으니 “그동안 가입하라고 안했잖아.”라는 그의 대답에, 활동을 전하면 그저 가입할 줄로만 알았던 제 생각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올해 회원 확대 목표는 333명! 이제 여러분이 민우회가 되어 진심을 전해주세요. 민우회 홈페이지나 소식지에 실린 소식들을 꼼꼼히 살피고 지인들에게 민우회 회원임을 알리며 그 내용을 사람들과 나누기, 그리고 함께 민우회 회원이 되어보자고 이야기해보는 일, 그 길에 함께 해주세요. 지금 보고 있는 <함께가는 여성> 맨 뒷 표지를 잘라 지인에게 건네 보는 것도 하나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바로 당신이, 지금 떠오르는 그 사람에게 이야기를 건넬 때 333명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방법은 이렇게 소개해주세요. 온라인가입 검색창에 “민우회”를 친다. 민우회 홈페이지 첫 화면에 회원가입배너를 클릭하고 빈곳들을 채우면 가입완료! 그럼 바로 회원팀 활동가가 전화를 드려요. 전화가입 “회원팀 02-737-5763” 영혼 가득한 친절함이 분출하는 회원팀 활동가들이 회원가입 전화를 진심으로 늘 기다리고 있어요. 무엇보다 저희가 가장 바라는 건! 회원들이 직접 지인에게 회원가입의사를 확인해주시고, 이름/연락처/주소를 회원팀([email protected] 또는 전화)에게 전해주세요. 소개해 주신 회원분과도, 그리고 민우회에 새로 가입하신 분과도 뜨겁게 인사를 나누고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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