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감시/정책

[모니터보고서] 여성제작자, 여성출연자에 의한 오락프로그램의 기분좋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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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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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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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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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
[언론 보도]
<2012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오락프로그램>
여성제작자, 여성출연자에 의한 오락프로그램의 기분좋은 변화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6월에 이어 오락프로그램에서도 긍정적인 소재 및 내용을 찾아 그 사례를 제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차별적인 내용 및 장면을 개선시키기 위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위탁을 받아 지상파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을 다음과 같이 모니터링 하였다.
-기간 : 7월 9일(월)~7월 22일(일) 2주간
-대상 : 지상파 4개 채널 오락프로그램 60개 (143편)
자세한 모니터링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남성진행자의 절반 뿐인 여성진행자
오락프로그램은 출연자가 내용을 결정짓는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진행자 또한 오락프로그램의 성격을 보여주고 전체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 따라서 진행자 성비 분석은 여성과 남성 중 누가 프로그램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임. 전체 60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없는 6개 프로그램을 제외한 54개 프로그램에서 남성이 116명으로 전체 67.9%를 차지하고 있음. 이는 몇 년 전부터 오락프로그램의 추세로 자리 잡은 집단 진행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여성이 배제됨을 보여주고 있으며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 <승승장구>, <이야기쇼 두드림>, MBC <무한도전>,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등이 이에 대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임.
■ 평균에도 못미치는 여성진행자 주체성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여성진행자들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지를 분석해 보았음. 분석방법은 여성진행자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지 여부에 따라 점수를 0~2점까지 부여하였음. 여성진행자의 주체성은 전체 평균 0.9였고, 각 방송사 별로 살펴보아도 평균치인 1을 넘지 못하고 있음. 이는 전체적으로 프로그램 내에서 여성진행자의 주체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고, 이를 달리 말하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진행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남성이며 여성은 보조 진행자로서의 역할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임.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끌어 가고 있는 몇몇 눈에 띄는 여성진행자들이 있음. KBS2 <안녕하세요>의 이영자, <비타민>의 정은아,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의 박미선, <해피타임>의 최은경, <기분 좋은 날>의 김성경, SBS <도전 1000곡>의 장윤정이 바로 그들임. 이들은 남성진행자와 함께 진행을 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프로그램 내에서 중심역할을 하고 있었음.
■ 성평등한 사례
-집안일 하는 남성과 낚시하는 여성
그동안 방송에서는 집안일은 여성, 바깥일은 남성이라는 성역할 고정 관념을 많이 보여주었음. 그런데 7월 19일에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서는 출연자 정종철이 일상적으로 육아와 집안일을 하는 모습이 보여졌고, 특히 스스로 가정적으로 변하면서 아이들과 아내가 좋아하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까지 전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육아와 가사가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음. 7월 13일 SBS <고쇼>에서는 출연자 윤여정이 일하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자신이 번 돈을 자신이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쓰며 사는 게 더 행복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음. 이 또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임과 동시에 주체적인 여성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임. 그리고 7월 10일에 방송된 SBS <강심장>에서는 출연자 방은희가 자신이 낚시 마니아임을 밝혔음. 그동안 낚시는 남성들만의 전유물처럼 보여주었는데 낚시하는 여성의 모습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벗어나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외모로 웃기는 것은 그만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외모는 늘 웃음의 소재로 사용되어 왔음. 그런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고무적임. 바로 KBS2 <개그콘서트>의 ‘희극 여배우들’ 코너와 SBS <개그 투나잇>의 ‘더 레드’ 코너임. 특히 ‘희극 여배우들’ 코너는 그동안 개그우먼들이 독창적인 캐릭터 보다는 못생기고 뚱뚱한 캐릭터로 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해 정면으로 꼬집으면서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그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자들 탓뿐만 아니라 이를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웃어주는 관객 탓도 있음에 일침을 가하고 있음. 이는 제작자뿐만 아니라 우리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었음.
-여성 출연자 증가에 따른 여성상의 변화
오락프로그램을 주로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은 남성이고, 여성의 경우 예쁘고 섹시한 여성과 그렇지 못한 여성으로 그 캐릭터가 한정되었음. 이는 남성 출연자에 비해 다양한 여성상과 캐릭터를 보여줄 기회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임. 따라서 다양한 여성상이 보여지기 위해서는 여성 출연자가 양적으로 많이 늘어나야 함. 실제로 7월 10일 KBS2 <승승장구>에 출연한 서수민 PD는 \"여자들이 잘하는 개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하며 전체적인 균형을 깨지 않으면서 여성개그맨을 적극 활용한다는 뜻을 밝혔음. 또한 <개그콘서트>의 ‘희극 여배우들’에서는 개그우먼들의 양적성장의 필요성을 정면으로 이야기하였음. 이렇듯 다양한 여성캐릭터가 나오게 되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약화될 뿐 아니라 그 만큼 프로그램 내용이 풍성해지기 때문에 이는 비단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뿐만 아니라 타 장르 제작자들 또한 명심해야 할 것임.
-베드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 나타나는 베드신의 경우 오락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였음. 출연자가 베드신을 찍었을 경우 어떤 배경과 상황에서 그런 신을 찍었는지 묻는 것 보다는 개인적인 느낌이 어떠했는지를 주로 물어보기 마련인데 그 때마다 듣는 대답은 “좋았다”, “부끄러웠다” 등이었음. 그런데 7월 13일 SBS <고쇼>에 출연한 윤여정은 영화 <돈의 맛>에서 배우 김강우와 찍은 정사신이 베드신이 아니라 성폭행 장면임을 분명히 하고 불쾌감 드는 장면이었다고 말했음. 이는 그동안 많은 언론에서 정사장면에만 초점을 맞춰 흥밋거리로 보도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관점이었음. 특히 위계 관계에서 일어나는 성행위는 성폭력임을 명백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발언이었으며 이것이 결코 가벼운 흥밋거리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음.
■ 성차별적인 사례
-성역할 고정화
방송은 직업을 가진 여성임에도 가사와 육아를 모두 잘하는 여성을 칭찬하면서 여성의 본분은 가정생활에 있음을 주지시킴. 7월 9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출연자 고소영은 엄연히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육아에 힘쓰는 모습을 부각시켜 보여주었으며 '본능적인 모성애 엄마 소영의 발견'이라고 자막을 내보내면서 여성의 본분은 육아임을 강조하였음. 뿐만 아니라 7월 12일 SBS <좋은 아침>에서는 ‘여성 연예인은 팔자가 드세서 잘나가던 남편도 기울어서 대부분 남편을 먹여살려야 한다’, ‘며느리가 예쁘지 않았는데 손주 잘 키운 것 보고 존경스러웠다’는 전원주의 말을 여과 없이 내보내 성역할 고정관념을 그대로 유포시키고 있었음. 성역할을 고정시키는 데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도 포함됨.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들의 가상 결혼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3>임. 이 프로그램은 신세대들이 출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결혼생활과 부부관계를 보여주는 대신 부모 세대의 구태의연한 결혼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성역할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을 수 있음.
-여성 몸에 대한 남성적 시선 : 여성의 성적 대상화
여성의 몸의 성적대상화는 카메라 워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걸그룹이 많이 등장하는 가요프로그램임.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를 보면 걸그룹의 무대에서 카메라를 비스듬히 기울여 이들의 허벅지와 허리가 부각되어 보이도록 하고, 전체적으로 아래, 위로 훑는가 하면 로우 앵글로 속바지가 보이게 하는 것 들이 그 예임. 7월 12일에 방송된 MBC <기분좋은 날>에서는 과거 뮤직비디오에서 김유미가 봉을 잡고 금빛 짧은 의상을 입은 채 춤을 추는 모습이 등장하였고 이를 본 진행자 김한석은 “오 브라보”라는 추임새를 넣고 노골적으로 입을 벌리고 계속 지켜보는 모습이 보여졌음. 이렇듯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은 여성을 향해 환호와 탄성을 보내는 것은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대상화 시키는 것과 더불어 성희롱을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음.
-여성 출연자의 외모에 대한 조롱 또는 찬사 : 외모지상주의
통상 외모 지상주의 조장은 외모를 칭찬하거나 비하하는데서 옴. 이는 비단 여성에게만 국한 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여성에게서 더 많이 보여짐. KBS2 <해피투게더>의 신봉선, <안녕하세요>의 이영자, MBC <섹션 TV연예 통신>의 박슬기는 외모 혐오의 단골 대상임. 7월 22일에 방송된 <섹션TV연예통신>의 ‘스타 별별랭킹’에서 소심한 연예인으로 최지우를 소개할 때 리포터는 ‘최지우씨 좀 소심하면 어떻습니까? 예쁘면 장땡이에요’라고 말하였음. 이처럼 외모가 예쁘면 모든 것이 다 좋다는 식의 발언은 여성의 외모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여 우리사회의 외모 혐오를 더욱 깊게 만들게 됨. 이러한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 질수록 여성은 ‘실력’보다는 ‘외모’라는 고정 관념이 확대 재생산 되고 이는 많은 여성들에게 다이어트와 성형을 반복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함.
-성희롱은 여성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 : 성희롱, 성폭력 정당화
7월 15일에 방송된 MBC <무작정 패밀리>에서 배우 신성일이 기차를 타고 가다가 다리가 예쁜 여성의 다리만을 계속 쳐다보았더니 기차에서 내릴 때 그 여성이 전화번호를 주고 갔고 이후 그 여성을 만났다는 자신이 젊었을 때 이야기를 하였음. 이는 명백히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이고 범죄행위임.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는 성희롱을 단지 여성을 만나기 위한 수단으로만 묘사함. 이러한 내용은 방송이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성희롱쯤은 해도 괜찮다는 면죄부를 주고 있어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 결론
오락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성평등한 내용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오락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여성제작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함.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기 위해 여성 출연자의 비율도 높아져야 함.
-여성직업인들을 성적인 대상이 아닌 직업인으로 보여줘야 함.
-제작자들의 성평등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함.
현재 우리 방송에서 일주일 내내 오락프로그램을 볼 수 있음. 이렇듯 많은 오락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함. 특히 오락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즐겨보는 장르이기도 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우상이 자주 출연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더욱 더 내용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함. 이 점을 제작자들은 명심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기 바람.
* 자세한 내용은 모니터 보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02-734-1046)
<2012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오락프로그램>
여성제작자, 여성출연자에 의한 오락프로그램의 기분좋은 변화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6월에 이어 오락프로그램에서도 긍정적인 소재 및 내용을 찾아 그 사례를 제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차별적인 내용 및 장면을 개선시키기 위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위탁을 받아 지상파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을 다음과 같이 모니터링 하였다.
-기간 : 7월 9일(월)~7월 22일(일) 2주간
-대상 : 지상파 4개 채널 오락프로그램 60개 (143편)
자세한 모니터링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남성진행자의 절반 뿐인 여성진행자
오락프로그램은 출연자가 내용을 결정짓는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진행자 또한 오락프로그램의 성격을 보여주고 전체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 따라서 진행자 성비 분석은 여성과 남성 중 누가 프로그램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임. 전체 60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없는 6개 프로그램을 제외한 54개 프로그램에서 남성이 116명으로 전체 67.9%를 차지하고 있음. 이는 몇 년 전부터 오락프로그램의 추세로 자리 잡은 집단 진행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여성이 배제됨을 보여주고 있으며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 <승승장구>, <이야기쇼 두드림>, MBC <무한도전>,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등이 이에 대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임.
■ 평균에도 못미치는 여성진행자 주체성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여성진행자들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지를 분석해 보았음. 분석방법은 여성진행자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지 여부에 따라 점수를 0~2점까지 부여하였음. 여성진행자의 주체성은 전체 평균 0.9였고, 각 방송사 별로 살펴보아도 평균치인 1을 넘지 못하고 있음. 이는 전체적으로 프로그램 내에서 여성진행자의 주체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고, 이를 달리 말하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진행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남성이며 여성은 보조 진행자로서의 역할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임.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끌어 가고 있는 몇몇 눈에 띄는 여성진행자들이 있음. KBS2 <안녕하세요>의 이영자, <비타민>의 정은아,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의 박미선, <해피타임>의 최은경, <기분 좋은 날>의 김성경, SBS <도전 1000곡>의 장윤정이 바로 그들임. 이들은 남성진행자와 함께 진행을 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프로그램 내에서 중심역할을 하고 있었음.
■ 성평등한 사례
-집안일 하는 남성과 낚시하는 여성
그동안 방송에서는 집안일은 여성, 바깥일은 남성이라는 성역할 고정 관념을 많이 보여주었음. 그런데 7월 19일에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서는 출연자 정종철이 일상적으로 육아와 집안일을 하는 모습이 보여졌고, 특히 스스로 가정적으로 변하면서 아이들과 아내가 좋아하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까지 전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육아와 가사가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음. 7월 13일 SBS <고쇼>에서는 출연자 윤여정이 일하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자신이 번 돈을 자신이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쓰며 사는 게 더 행복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음. 이 또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임과 동시에 주체적인 여성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임. 그리고 7월 10일에 방송된 SBS <강심장>에서는 출연자 방은희가 자신이 낚시 마니아임을 밝혔음. 그동안 낚시는 남성들만의 전유물처럼 보여주었는데 낚시하는 여성의 모습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벗어나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외모로 웃기는 것은 그만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외모는 늘 웃음의 소재로 사용되어 왔음. 그런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고무적임. 바로 KBS2 <개그콘서트>의 ‘희극 여배우들’ 코너와 SBS <개그 투나잇>의 ‘더 레드’ 코너임. 특히 ‘희극 여배우들’ 코너는 그동안 개그우먼들이 독창적인 캐릭터 보다는 못생기고 뚱뚱한 캐릭터로 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해 정면으로 꼬집으면서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그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자들 탓뿐만 아니라 이를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웃어주는 관객 탓도 있음에 일침을 가하고 있음. 이는 제작자뿐만 아니라 우리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었음.
-여성 출연자 증가에 따른 여성상의 변화
오락프로그램을 주로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은 남성이고, 여성의 경우 예쁘고 섹시한 여성과 그렇지 못한 여성으로 그 캐릭터가 한정되었음. 이는 남성 출연자에 비해 다양한 여성상과 캐릭터를 보여줄 기회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임. 따라서 다양한 여성상이 보여지기 위해서는 여성 출연자가 양적으로 많이 늘어나야 함. 실제로 7월 10일 KBS2 <승승장구>에 출연한 서수민 PD는 \"여자들이 잘하는 개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하며 전체적인 균형을 깨지 않으면서 여성개그맨을 적극 활용한다는 뜻을 밝혔음. 또한 <개그콘서트>의 ‘희극 여배우들’에서는 개그우먼들의 양적성장의 필요성을 정면으로 이야기하였음. 이렇듯 다양한 여성캐릭터가 나오게 되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약화될 뿐 아니라 그 만큼 프로그램 내용이 풍성해지기 때문에 이는 비단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뿐만 아니라 타 장르 제작자들 또한 명심해야 할 것임.
-베드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 나타나는 베드신의 경우 오락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였음. 출연자가 베드신을 찍었을 경우 어떤 배경과 상황에서 그런 신을 찍었는지 묻는 것 보다는 개인적인 느낌이 어떠했는지를 주로 물어보기 마련인데 그 때마다 듣는 대답은 “좋았다”, “부끄러웠다” 등이었음. 그런데 7월 13일 SBS <고쇼>에 출연한 윤여정은 영화 <돈의 맛>에서 배우 김강우와 찍은 정사신이 베드신이 아니라 성폭행 장면임을 분명히 하고 불쾌감 드는 장면이었다고 말했음. 이는 그동안 많은 언론에서 정사장면에만 초점을 맞춰 흥밋거리로 보도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관점이었음. 특히 위계 관계에서 일어나는 성행위는 성폭력임을 명백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발언이었으며 이것이 결코 가벼운 흥밋거리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음.
■ 성차별적인 사례
-성역할 고정화
방송은 직업을 가진 여성임에도 가사와 육아를 모두 잘하는 여성을 칭찬하면서 여성의 본분은 가정생활에 있음을 주지시킴. 7월 9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출연자 고소영은 엄연히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육아에 힘쓰는 모습을 부각시켜 보여주었으며 '본능적인 모성애 엄마 소영의 발견'이라고 자막을 내보내면서 여성의 본분은 육아임을 강조하였음. 뿐만 아니라 7월 12일 SBS <좋은 아침>에서는 ‘여성 연예인은 팔자가 드세서 잘나가던 남편도 기울어서 대부분 남편을 먹여살려야 한다’, ‘며느리가 예쁘지 않았는데 손주 잘 키운 것 보고 존경스러웠다’는 전원주의 말을 여과 없이 내보내 성역할 고정관념을 그대로 유포시키고 있었음. 성역할을 고정시키는 데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도 포함됨.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들의 가상 결혼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3>임. 이 프로그램은 신세대들이 출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결혼생활과 부부관계를 보여주는 대신 부모 세대의 구태의연한 결혼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성역할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을 수 있음.
-여성 몸에 대한 남성적 시선 : 여성의 성적 대상화
여성의 몸의 성적대상화는 카메라 워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걸그룹이 많이 등장하는 가요프로그램임.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를 보면 걸그룹의 무대에서 카메라를 비스듬히 기울여 이들의 허벅지와 허리가 부각되어 보이도록 하고, 전체적으로 아래, 위로 훑는가 하면 로우 앵글로 속바지가 보이게 하는 것 들이 그 예임. 7월 12일에 방송된 MBC <기분좋은 날>에서는 과거 뮤직비디오에서 김유미가 봉을 잡고 금빛 짧은 의상을 입은 채 춤을 추는 모습이 등장하였고 이를 본 진행자 김한석은 “오 브라보”라는 추임새를 넣고 노골적으로 입을 벌리고 계속 지켜보는 모습이 보여졌음. 이렇듯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은 여성을 향해 환호와 탄성을 보내는 것은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대상화 시키는 것과 더불어 성희롱을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음.
-여성 출연자의 외모에 대한 조롱 또는 찬사 : 외모지상주의
통상 외모 지상주의 조장은 외모를 칭찬하거나 비하하는데서 옴. 이는 비단 여성에게만 국한 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여성에게서 더 많이 보여짐. KBS2 <해피투게더>의 신봉선, <안녕하세요>의 이영자, MBC <섹션 TV연예 통신>의 박슬기는 외모 혐오의 단골 대상임. 7월 22일에 방송된 <섹션TV연예통신>의 ‘스타 별별랭킹’에서 소심한 연예인으로 최지우를 소개할 때 리포터는 ‘최지우씨 좀 소심하면 어떻습니까? 예쁘면 장땡이에요’라고 말하였음. 이처럼 외모가 예쁘면 모든 것이 다 좋다는 식의 발언은 여성의 외모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여 우리사회의 외모 혐오를 더욱 깊게 만들게 됨. 이러한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 질수록 여성은 ‘실력’보다는 ‘외모’라는 고정 관념이 확대 재생산 되고 이는 많은 여성들에게 다이어트와 성형을 반복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함.
-성희롱은 여성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 : 성희롱, 성폭력 정당화
7월 15일에 방송된 MBC <무작정 패밀리>에서 배우 신성일이 기차를 타고 가다가 다리가 예쁜 여성의 다리만을 계속 쳐다보았더니 기차에서 내릴 때 그 여성이 전화번호를 주고 갔고 이후 그 여성을 만났다는 자신이 젊었을 때 이야기를 하였음. 이는 명백히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이고 범죄행위임.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는 성희롱을 단지 여성을 만나기 위한 수단으로만 묘사함. 이러한 내용은 방송이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성희롱쯤은 해도 괜찮다는 면죄부를 주고 있어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 결론
오락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성평등한 내용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오락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여성제작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함.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기 위해 여성 출연자의 비율도 높아져야 함.
-여성직업인들을 성적인 대상이 아닌 직업인으로 보여줘야 함.
-제작자들의 성평등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함.
현재 우리 방송에서 일주일 내내 오락프로그램을 볼 수 있음. 이렇듯 많은 오락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함. 특히 오락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즐겨보는 장르이기도 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우상이 자주 출연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더욱 더 내용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함. 이 점을 제작자들은 명심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기 바람.
* 자세한 내용은 모니터 보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02-734-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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