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감시/정책

[모니터보고서] 요리하는 아빠와 축구하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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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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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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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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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
■ 언론 보도
2012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어린이
요리하는 아빠와 축구하는 할머니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에서는 2012년 8월 13일부터 26일까지 지상파 4사(KBS1, KBS2, MBC, SBS, EBS)에서 방송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을 모니터하였고, 이들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성차별적·성평등적 내용을 양적, 질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KBS1 2편, KBS2 10편, MBC 8편, SBS 6편, EBS 68편으로 총 94편이고, 2주일간 총 283회가 방송되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애니메이션, 어린이 드라마 등을 분석하기 위해 드라마 모니터링 체크리스트와 어린이 교양프로그램을 분석하기 위해 교양 프로그램 모니터링 체크리스트를 사용했다. 각각의 체크리스트는 시각, 성평등적 내용, 성차별적 내용 등을 기록하도록 만들어졌다. 자세한 모니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적분석>
·등장인물 수 분석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의 경우 여성은 263명, 남성은 353명이 출연했고, 회차 당 남성 등장인물이 평균 4.7명 정도 많이 등장한 것을 알 수 있음. 애니메이션 및 어린이 드라마 프로그램에서는 남성 등장인물이 평균 7.7명 정도 많이 등장했음. 이는 방송에 등장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여성과 남성의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함.
·제목에 포함된 캐릭터 성별 분석
프로그램의 제목에 등장인물의 이름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음.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총 19편 중 12편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남성의 이름이 포함된 프로그램이 총 75편 중 38편으로 절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음. 남성캐릭터의 이름이 제목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는 <꼬마거북 프랭클린>, <꼬마버스 타요>, <똑똑박사 에디>, <로보카 폴리>, <뽀롱뽀롱 뽀로로> 등이 있음. 이는 어린이 프로그램 중 애니메이션에서 남성 캐릭터가 중심인물이 되는 프로그램이 다수라는 것을 의미함.
·갈등 해결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에서는 남성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총 66회 방송분 중 25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음.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의 경우 갈등 구조가 없는 회차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여성과 남성이 함께 문제를 해결한 것이 총 217회 방송분 중 69회로 높게 나타났음. 그러나 여성과 남성만을 비교해 보았을 때, 여성이 문제를 해결한 경우보다 남성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약 3배가량 많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전히 남성 캐릭터가 극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이것을 본 어린이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을 하는 것은 남성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을 학습하기 때문에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내용 분석>
-성평등 사례
·다양한 여성 캐릭터
성평등 사례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다양한 여성의 모습이 그려졌다는 점임. <꼬마버스 타요>에서는 ‘하나’라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그녀의 직업은 버스 정비사임. 보통 자동차 정비사는 남성의 직업으로 여겨지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하나’를 통해 여성 직업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음. <호야네 집-축구캠프 편>에서는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데, 할머니가 축구를 가르친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 능력까지 인정을 받는 모습이 그려져, 다양한 여성의 모습과 더불어 긍정적인 여성상을 전달하고 있음. 또한 <창의가 반짝>, <키즈CSI 과학수사대>에서는 과학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이 등장하기도 했음. 위의 사례와 같이 자동차 정비, 축구, 과학 등은 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이들 프로그램에서 여성들 또한 이러한 분야를 좋아하며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음. 이는 ‘남성의 영역’ 혹은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단순히 고정관념일 뿐이며, 여성과 남성 모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어린이 시청자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음.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하는 가사노동
<꼬마거북 프링클린-눈으로 만든 용 편>에서는 친구네 집에 놀러간 ‘프랭클린’이 늘 먹던 상추찜을 못 먹어 아쉬워하자 친구의 아빠가 ‘프랭클린’을 위해 상추찜을 만들어 주는 장면이 방송되었음. <프랭키와 친구들-뽕나무와 방귀벌레 편>에서는 친구들의 장난 때문에 화나 난 ‘뚜’를 위해 남성 캐릭터들이 파이를 구워주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음. 이처럼 남성이 적극적으로 가사노동(요리)을 하는 모습을 통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음. 또한 여성과 남성이 함께 가사노동을 하는 모습이 방송된 에피소드도 있었음. <춤 추는 곰 콩야>에서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청소를 하는 장면, 비가 내리자 부부가 함께 빨래는 걷어오는 장면 등이 있었고, <좌충우돌 뭉치네 집>에서는 엄마를 돕기 위해 ‘홍홍이’와 ‘청청이’ 남매가 같이 쓰레기봉투를 치우는 모습을 볼 수 찾아볼 수 있었음. 위의 사례는 가사노동은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하는 것이라는 성평등적인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사례로 평가되었음.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
양적 분석 부분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여성이 문제 해결을 하는 사례는 많지 않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도 했음. <어린이 드라마-별들의 합창>은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립구도로 나뉘어 싸움을 하는 내용인데, 선한 편의 대장은 ‘아라공주’는 무력보다는 단호한 결단과 선한 의지로 악을 물리치는 내강외유의 리더십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음. <유후와 친구들-씨앗이 호수에 빠졌어요 편>에서 ‘츄우’는 수영을 잘하는 여자 다람쥐임. ‘츄우’와 친구들은 그린씨앗을 찾기 위해 모험을 하고 있는데, 호수에 빠진 그린씨앗을 찾아오는데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했음. 이처럼 문제 해결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표현한 것으로 여성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줌.
-성차별 사례
·색깔에서 나타난 성별 고정관념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 성차별 사례 15건 중 9건,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 성차별 사례 74건 중 28건이 색깔로 성별 고정관념을 드러낸 사례였음.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인 <뽀뽀뽀 아이조아>에서는 여자아이는 ‘핑크걸팀’, 남자아이는 ‘파랑팀’으로 구성을 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음. <과학이 톡톡>에서는 여자아이는 빨간색 원피스, 남자아이는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있어, 여성과 남성의 대비가 뚜렷하게 표현됐음. 이처럼 성별에 따라 캐릭터가 다른 색상으로 표현되는 것은 색채가 단순히 캐릭터의 외형을 그려낼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성별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정도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성역할 고정화
색깔에서 드러나는 성별 고정관념 외에도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이 방송되었음. <방귀대장 뿡뿡이-견우와 직녀 편>에서는 견우와 직녀를 돕기 위해 아이들을 견우팀과 직녀팀으로 나누었음. 이 과정에서 견우팀은 남자아이들로만 직녀팀은 여자아이들로만 구성되었음. 견우팀은 소를 먹일 풀을 뜯고 직녀팀은 옷감을 짜는 미션을 수행했음. 이는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현대 놀이로 바꾼 것인 만큼 남녀의 일을 나눈 것은 성역할 고정화로 볼 수 있음. 또한 <동화 속 과학탐험-감동적인 연어의 모성 편>에서는 연어의 일생에 대해 방송했는데, 알을 지키는 암컷의 모습을 보고 “연어 너무 감동적이다. 정말 대단한 모성이야.”라고 이야기 하며 모성을 강조하기도 했음.
·외모지상주의를 강화하는 표현
<뛰뛰빵빵 구조대-내 사랑 도넛 편>에서는 살이 쪄서 좋아하는 도넛을 먹지 못해 괴로워하는 ‘쉬퐁’이 등장했음. 날씬한 몸을 위해 식욕억제를 하고, 과격한 운동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러한 장면은 여성이라면 날씬한 몸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심어줌. 또한 <선물공룡 디보-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편>에서도 외모로 주목받고 싶어하는 여자아이 ‘버니’가 나오는데 그녀는 치장을 하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주목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옴. 앞의 사례들처럼 외모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주로 여성 캐릭터로 나타났음. 여자 어린이들이 이를 통해 여성은 능력보다 외모라는 차별성을 답습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는 외모와 관련된 표현을 쓰는 것을 자제해야 함.
·성차별성이 드러나는 오프닝·클로징 노래
애니메이션에는 통상 오프닝 노래과 클로징 노래가 프로그램의 앞뒤로 배치되어있음. <딩동댕 유치원-소곤소곤 비밀친구>의 오프닝 노래에는 ‘으랏차차 힘세군, 어머어머 어머양, 척척박사 에헴군, 호호 냠냠 지지양’, <뽀롱뽀롱 뽀로로>의 엔딩 노래에는 ‘듬직한 백곰 포비, 영리한 꼬마 발명가 에디, 상냥한 비버소녀 루피, 천방지축 아기공룡 크롱, 장난꾸러기 뽀로로’라는 표현이 나옴. 여자캐릭터에는 수줍음과 명랑함, 상냥함을 드러내는 수식을 하였고, 남자캐릭터에는 힘세고, 영리하고, 듬직한 장난꾸러기라는 수식을 사용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드러냈음. 어린이들은 애니메이션에 함께 나오는 노래를 반복적으로 듣게 되고 즐겨 부르기도 하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어린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성역할 고정관념을 학습하게 됨.
·성차별적 언어사용
성별에 따라 각각 다른 의존명사를 쓰는 경우가 있었음. <와글와글 친구들>에서 여자 캐릭터는 ‘어머나양’, ‘수다양’ 등으로 의존명사 ‘양’을 함께 썼고, 남자 캐릭터는 ‘꽈당씨’, ‘먼지씨’와 같이 ‘씨’를 함께 사용하였음. <딩동댕 유치원-소곤소곤 비밀친구>의 오프닝 노래에는 여자 캐릭터는 ‘어머어머 어머양, 호호 냠냠 지지양’로, 남자 캐릭터는 ‘으랏차차 힘세군, 척척박사 에헴군’으로 표현되었음. 여성의 경우 의존명사 ‘양’을 남성의 경우 ‘군’를 구분지어 사용한 것임. 의존명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에서의 단어 사용이 성별화 되어있기 때문에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어린이들은 TV를 시청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보는 TV 프로그램은 성역할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디어는 여전히 성역할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 프로그램은 성인 대상 프로그램들보다 적극적으로 성평등적 관점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임. 긍정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하나의 노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음.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이었던 <올리비아>, <내 이름은 펑키>는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특히 <내 이름은 펑키>의 ‘펑키’는 다운증후군을 가졌는데, 장애를 가진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점과 이 아이가 보여주는 주체성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함.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두 개의 프로그램 모두 해외의 작품이라는 점임.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제작되길 바라며, 해외 작품을 수입할 때에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 이와 더불어, 어린이들에게 성평등적 관점으로 미디어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미디어 교육이 병행된다면 성평등한 미디어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토대가 될 것임.
※ 자세한 내용은 모니터 보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이 모니터 보고서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위탁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문의 :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02-734-1046)
2012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어린이
요리하는 아빠와 축구하는 할머니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에서는 2012년 8월 13일부터 26일까지 지상파 4사(KBS1, KBS2, MBC, SBS, EBS)에서 방송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을 모니터하였고, 이들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성차별적·성평등적 내용을 양적, 질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KBS1 2편, KBS2 10편, MBC 8편, SBS 6편, EBS 68편으로 총 94편이고, 2주일간 총 283회가 방송되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애니메이션, 어린이 드라마 등을 분석하기 위해 드라마 모니터링 체크리스트와 어린이 교양프로그램을 분석하기 위해 교양 프로그램 모니터링 체크리스트를 사용했다. 각각의 체크리스트는 시각, 성평등적 내용, 성차별적 내용 등을 기록하도록 만들어졌다. 자세한 모니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적분석>
·등장인물 수 분석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의 경우 여성은 263명, 남성은 353명이 출연했고, 회차 당 남성 등장인물이 평균 4.7명 정도 많이 등장한 것을 알 수 있음. 애니메이션 및 어린이 드라마 프로그램에서는 남성 등장인물이 평균 7.7명 정도 많이 등장했음. 이는 방송에 등장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여성과 남성의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함.
·제목에 포함된 캐릭터 성별 분석
프로그램의 제목에 등장인물의 이름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음.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총 19편 중 12편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남성의 이름이 포함된 프로그램이 총 75편 중 38편으로 절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음. 남성캐릭터의 이름이 제목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는 <꼬마거북 프랭클린>, <꼬마버스 타요>, <똑똑박사 에디>, <로보카 폴리>, <뽀롱뽀롱 뽀로로> 등이 있음. 이는 어린이 프로그램 중 애니메이션에서 남성 캐릭터가 중심인물이 되는 프로그램이 다수라는 것을 의미함.
·갈등 해결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에서는 남성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총 66회 방송분 중 25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음.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의 경우 갈등 구조가 없는 회차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여성과 남성이 함께 문제를 해결한 것이 총 217회 방송분 중 69회로 높게 나타났음. 그러나 여성과 남성만을 비교해 보았을 때, 여성이 문제를 해결한 경우보다 남성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약 3배가량 많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전히 남성 캐릭터가 극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이것을 본 어린이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을 하는 것은 남성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을 학습하기 때문에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내용 분석>
-성평등 사례
·다양한 여성 캐릭터
성평등 사례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다양한 여성의 모습이 그려졌다는 점임. <꼬마버스 타요>에서는 ‘하나’라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그녀의 직업은 버스 정비사임. 보통 자동차 정비사는 남성의 직업으로 여겨지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하나’를 통해 여성 직업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음. <호야네 집-축구캠프 편>에서는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데, 할머니가 축구를 가르친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 능력까지 인정을 받는 모습이 그려져, 다양한 여성의 모습과 더불어 긍정적인 여성상을 전달하고 있음. 또한 <창의가 반짝>, <키즈CSI 과학수사대>에서는 과학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이 등장하기도 했음. 위의 사례와 같이 자동차 정비, 축구, 과학 등은 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이들 프로그램에서 여성들 또한 이러한 분야를 좋아하며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음. 이는 ‘남성의 영역’ 혹은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단순히 고정관념일 뿐이며, 여성과 남성 모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어린이 시청자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음.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하는 가사노동
<꼬마거북 프링클린-눈으로 만든 용 편>에서는 친구네 집에 놀러간 ‘프랭클린’이 늘 먹던 상추찜을 못 먹어 아쉬워하자 친구의 아빠가 ‘프랭클린’을 위해 상추찜을 만들어 주는 장면이 방송되었음. <프랭키와 친구들-뽕나무와 방귀벌레 편>에서는 친구들의 장난 때문에 화나 난 ‘뚜’를 위해 남성 캐릭터들이 파이를 구워주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음. 이처럼 남성이 적극적으로 가사노동(요리)을 하는 모습을 통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음. 또한 여성과 남성이 함께 가사노동을 하는 모습이 방송된 에피소드도 있었음. <춤 추는 곰 콩야>에서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청소를 하는 장면, 비가 내리자 부부가 함께 빨래는 걷어오는 장면 등이 있었고, <좌충우돌 뭉치네 집>에서는 엄마를 돕기 위해 ‘홍홍이’와 ‘청청이’ 남매가 같이 쓰레기봉투를 치우는 모습을 볼 수 찾아볼 수 있었음. 위의 사례는 가사노동은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하는 것이라는 성평등적인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사례로 평가되었음.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
양적 분석 부분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여성이 문제 해결을 하는 사례는 많지 않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도 했음. <어린이 드라마-별들의 합창>은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립구도로 나뉘어 싸움을 하는 내용인데, 선한 편의 대장은 ‘아라공주’는 무력보다는 단호한 결단과 선한 의지로 악을 물리치는 내강외유의 리더십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음. <유후와 친구들-씨앗이 호수에 빠졌어요 편>에서 ‘츄우’는 수영을 잘하는 여자 다람쥐임. ‘츄우’와 친구들은 그린씨앗을 찾기 위해 모험을 하고 있는데, 호수에 빠진 그린씨앗을 찾아오는데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했음. 이처럼 문제 해결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표현한 것으로 여성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줌.
-성차별 사례
·색깔에서 나타난 성별 고정관념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 성차별 사례 15건 중 9건,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 성차별 사례 74건 중 28건이 색깔로 성별 고정관념을 드러낸 사례였음. 어린이 교양 프로그램인 <뽀뽀뽀 아이조아>에서는 여자아이는 ‘핑크걸팀’, 남자아이는 ‘파랑팀’으로 구성을 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음. <과학이 톡톡>에서는 여자아이는 빨간색 원피스, 남자아이는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있어, 여성과 남성의 대비가 뚜렷하게 표현됐음. 이처럼 성별에 따라 캐릭터가 다른 색상으로 표현되는 것은 색채가 단순히 캐릭터의 외형을 그려낼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성별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정도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성역할 고정화
색깔에서 드러나는 성별 고정관념 외에도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이 방송되었음. <방귀대장 뿡뿡이-견우와 직녀 편>에서는 견우와 직녀를 돕기 위해 아이들을 견우팀과 직녀팀으로 나누었음. 이 과정에서 견우팀은 남자아이들로만 직녀팀은 여자아이들로만 구성되었음. 견우팀은 소를 먹일 풀을 뜯고 직녀팀은 옷감을 짜는 미션을 수행했음. 이는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현대 놀이로 바꾼 것인 만큼 남녀의 일을 나눈 것은 성역할 고정화로 볼 수 있음. 또한 <동화 속 과학탐험-감동적인 연어의 모성 편>에서는 연어의 일생에 대해 방송했는데, 알을 지키는 암컷의 모습을 보고 “연어 너무 감동적이다. 정말 대단한 모성이야.”라고 이야기 하며 모성을 강조하기도 했음.
·외모지상주의를 강화하는 표현
<뛰뛰빵빵 구조대-내 사랑 도넛 편>에서는 살이 쪄서 좋아하는 도넛을 먹지 못해 괴로워하는 ‘쉬퐁’이 등장했음. 날씬한 몸을 위해 식욕억제를 하고, 과격한 운동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러한 장면은 여성이라면 날씬한 몸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심어줌. 또한 <선물공룡 디보-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편>에서도 외모로 주목받고 싶어하는 여자아이 ‘버니’가 나오는데 그녀는 치장을 하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주목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옴. 앞의 사례들처럼 외모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주로 여성 캐릭터로 나타났음. 여자 어린이들이 이를 통해 여성은 능력보다 외모라는 차별성을 답습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는 외모와 관련된 표현을 쓰는 것을 자제해야 함.
·성차별성이 드러나는 오프닝·클로징 노래
애니메이션에는 통상 오프닝 노래과 클로징 노래가 프로그램의 앞뒤로 배치되어있음. <딩동댕 유치원-소곤소곤 비밀친구>의 오프닝 노래에는 ‘으랏차차 힘세군, 어머어머 어머양, 척척박사 에헴군, 호호 냠냠 지지양’, <뽀롱뽀롱 뽀로로>의 엔딩 노래에는 ‘듬직한 백곰 포비, 영리한 꼬마 발명가 에디, 상냥한 비버소녀 루피, 천방지축 아기공룡 크롱, 장난꾸러기 뽀로로’라는 표현이 나옴. 여자캐릭터에는 수줍음과 명랑함, 상냥함을 드러내는 수식을 하였고, 남자캐릭터에는 힘세고, 영리하고, 듬직한 장난꾸러기라는 수식을 사용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드러냈음. 어린이들은 애니메이션에 함께 나오는 노래를 반복적으로 듣게 되고 즐겨 부르기도 하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어린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성역할 고정관념을 학습하게 됨.
·성차별적 언어사용
성별에 따라 각각 다른 의존명사를 쓰는 경우가 있었음. <와글와글 친구들>에서 여자 캐릭터는 ‘어머나양’, ‘수다양’ 등으로 의존명사 ‘양’을 함께 썼고, 남자 캐릭터는 ‘꽈당씨’, ‘먼지씨’와 같이 ‘씨’를 함께 사용하였음. <딩동댕 유치원-소곤소곤 비밀친구>의 오프닝 노래에는 여자 캐릭터는 ‘어머어머 어머양, 호호 냠냠 지지양’로, 남자 캐릭터는 ‘으랏차차 힘세군, 척척박사 에헴군’으로 표현되었음. 여성의 경우 의존명사 ‘양’을 남성의 경우 ‘군’를 구분지어 사용한 것임. 의존명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에서의 단어 사용이 성별화 되어있기 때문에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음.
어린이들은 TV를 시청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보는 TV 프로그램은 성역할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디어는 여전히 성역할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 프로그램은 성인 대상 프로그램들보다 적극적으로 성평등적 관점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임. 긍정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하나의 노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음.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이었던 <올리비아>, <내 이름은 펑키>는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특히 <내 이름은 펑키>의 ‘펑키’는 다운증후군을 가졌는데, 장애를 가진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점과 이 아이가 보여주는 주체성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함.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두 개의 프로그램 모두 해외의 작품이라는 점임.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제작되길 바라며, 해외 작품을 수입할 때에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 이와 더불어, 어린이들에게 성평등적 관점으로 미디어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미디어 교육이 병행된다면 성평등한 미디어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토대가 될 것임.
※ 자세한 내용은 모니터 보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이 모니터 보고서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위탁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문의 :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02-734-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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