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3월 신입회원 만남의 날
3월 22일(화), 2016년 들어 첫 번째인 3월 신입회원 만남의 날이 있었습니다.
김꽃비, 루시, 류지영, 박서은, 박집사, 사려니, 새벽, 솔, 승경, 신예은, 씽씽, 은조, 이지우,
임지선, 최은지, 혜진님등 총16분과 회원팀 꼬깜, 눈사람, 바사, 용가리와 함께 했습니다.
다들 처음이라 만남의 날이 시작되기 전엔 어색해 하셨지만, 민우회 회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회원을 가입하게 된 계기와 자연스럽게 불리고 싶은 별칭이나 이름을 소개하며 만남의 날이 시작 되었습니다.
신입회원 만남의 날마다 소모임의 회원을 초대하여 회원활동을 직접 들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첫 초대 손님으로 소모임 "명치"의 박집사가 맡아주었답니다.
<참석 해 주셔서 고마워요 박집사 ;-) >
이 시간이 기억 될 수 있도록 '내가 고맙고, 감사한 여성에게 엽서쓰기'주제로 엽서 만들기 시간을 가졌답니다.
고마운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엽서를 만들고 마음을 전한다는 것,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나에게 응원의 엽서를 분도 계셨고, 어머니에게, ktx여승무원분들께도 있었답니다.
단체 사진으로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마치고, 이어진 뒤풀이도 즐겁게 마무리 했습니다.
회원 루시, 류지영, 백설, 새벽,은조가 보내주신 감상으로 후기를 마칠께요. :)
6월의 신입회원 만남의 날도 기대해 주세요!!!
한 시간 전까지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 루시
소위 신환회라고 일컬어지는, 신입 환영회를 마지막으로 갔던 게 언제였더라. 생각하니 너무나 까마득한
옛날이라 어색하고 또 어색했다. 풋풋한 새내기가 되어 대학에 들어갔던 때를 마지막으로 나는 지금껏
어떤 단체에 신입으로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운동하는 애인을 따라 들어간 동아리 활동을 시작으로 언제나
항상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일을 해왔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의 두려움은 너무도 빨리 사라졌다.
진짜 모임의 시작은 뒤풀이라 했던가. 술을 마시기 싫어 눈치 보는 친구들에게
“눈치 볼 필요 없어요. 마시고 싶지 않으면 마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원샷은 원하는 만큼 샷입니다.” 를
입버릇처럼 말하지 않아도 되었고, 누군가가 불편한 행동을 할까봐 전전긍긍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었다.
민우회 뒤풀이는, 나완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배려가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유가 가득한 시간이었다.
평소 하지 못했던 말들,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하기 힘들었던 말들, 불편하다 느꼈지만 분위기를 망칠 순 없어
꾹꾹 눌러 담았던 말들을 모두 다 토해낼 수 있었던 자리. 우리의 삶과 맞닿아있는 고민들을 진지하게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고,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았고,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함께 라는 사실에서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열심히 싸워봐야겠다고. 민우회와 함께.
자고로 닭이 울어야 새벽이 온댔다
- 류지영
친구 ㅅ의 소개로 민우회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 참여하게 되었다.
진즉에 회원가입을 한 ㅅ이 “너도 가입하고”, “같이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 가자고 했건만, 이미 민우회의
활동에 너무나 공감하고 있었던 탓이었는지(?) 일단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 가고 가입을 하게 되었다.
(비록 회원은 아니었지만 따뜻하게 맞아준 활동가 여러분께 치얼쓰...☆ 여러분, 민우회가 이렇게나 따뜻합니다.)
민우회에 가입하게 된 사연을 듣다보니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에 금세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다. 역시 나를 예민종자 취급하는 가부장 사회가 잘못된 거였어! 엉엉엉. 고구마 오백개 먹은 것
같은 여혐사회에 사이다가 있다면 그거슨 이곳...!
(여러분, 가부장제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가 안 될 때에는 민우회로 오세요.)
사실 여성주의를 알고 난 뒤에 무력해지는 일을 많이 보아왔다. 나 역시도 이 거대한 모순과 부조리의 체제가
가끔 너무 커서 바위에 부딪히는 달걀처럼 멘탈이 너덜너덜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바위에 안 던지고 고이
모셔둔 달걀은 그냥 썩을 뿐이다. 따뜻한 곳으로 가져가서 오래오래 정성 기울여 품으면 닭이 된다. 달걀은
조용하지만 닭은 운다. 자고로 닭이 울어야 새벽이 온댔다. 곯아가는 달걀 같던 내게 민우회가 쑥쑥 커나가는
둥우리가 되어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앞으로의 시간이 기대 된다!
가장 큰 득템은 닉네임을 얻은 게 아닌가 싶네요.
-백설
처음 민우회에 가입을 하게 되고 두근두근 어색한 마음으로 신입회원의 만남의 날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보여 주신 영상이나 설명들을 통해서 민우회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소모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정말 알찬 시간들이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신입회원님들이 오셔서 놀랐어요.
앞으로 저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회원님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막막 좋아지네요!
아마 제가 이날 한 가장 큰 득템(*_*)은 닉네임을 얻은게 아닌가 싶네요. 뒷풀이에서 집단 감성을 발휘해주신
민우회 신입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 이제 자주자주 뵈어요 :)
덜 외로운 밤이었어요
-새벽
설렘반 긴장반으로 찾아간 민우회..! 반갑게 맞아주시는 활동가분들 덕분에 긴장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민우회 20주년 기념영상을 보며 그동안 민우회가 해온 여러 활동들을 보았고, 그걸 좋은 결과로 이끌어내는데
기여하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 마음과 함께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신입회원분들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만나게 되어서 그런지 얘기를 나누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한층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이 나만 있는 게 아니구나 싶어서
덜 외로운 밤이었어요. 이름 대신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이나 자기가 먹은 컵은 자기가 씻기, 나이/학력/결혼유무
묻지 않기와 같은 민우회의 문화들도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여성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도
가졌는데, 몇몇 분들은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셨습니다. 내가 잘못된 건가 의심하지 않고 자책하지 않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만나게 되어 반가웠고,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이런 만남, 드물고 아름답잖아요?
-은조
사실 많이 망설였습니다. 저는 낯가림이 아주 심하거든요. 만남의 날이 밝았고, 그날 오후가 되어서는 왠지 초조해져서
‘이제라도 못 간다고 연락을 드릴까?’라고 생각했지만 어째서인지 저는 퇴근을 하고 망원역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고
있었어요. 아마도 직감적으로 ‘아, 이건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고 기회야!’라고 느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떨고 있던 저를 친절하게 맞아준 꼬깜, 바사, 눈사람, 용가리 고마워요!)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를 뚫고 신입회원들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제각기의 이유와 사연으로 민우회의
문을 두드렸어요. 하지만 내가 사는 이 곳이 더 이상은 나빠지지 않게 만들고 싶다는 다부진 결기, 거기에 무언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선한 의지는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 놈의 “옹달샘” 사건 이야기가 나왔을 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고요.)
이럴 때 역시 오래 살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만남, 드물고 아름답잖아요? 남자사람들의 비틀린
호모소셜 (남성끼리의 긴밀한 연대)이 어디 감히 우리의 이구동성에 비할까요?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앞으로 기대할게요. 민우회. 30여 년 간 고생했어요. 이제부턴 저도 함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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