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7년 3월, 올해 첫 신입회원 만남의 날
지난 3월 23일(목) 민우회 지하 1층 교육장에서 올해 첫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가졌습니다.
신입민우회원들이 만나 서로 인사하고, 민우회 활동과 민우회 문화를 처음 소개 받는 자리인 신입회원 만남의 날!
페미니스트로서의 나의 일상과 고민과 실천을 함께 나누며 친목을 다지는 자리이기도 한데요.
민우회에 회원이 되고 처음 민우회에 방문하는 분들, 민우회의 회원들과 소모임 및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하고 싶은 분들, 민우회 활동을 알고 싶은 분들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만남을 가졌습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나이, 학력, 지역, 사회적 지위 등이 위계로 작용되지 않는) 의외로 안어색한 자기소개 시간.
그리고 궁금했던 민우회 문화 소개와 이어서 회원이 말하는 민우회 회원 활동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으로 민우회원 서로의 페미니즘 역사인 <페미니즘 모먼트>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 첫 만남의 날에 함께 했던 신입회원 분들의 후기를 통해 회원 분들과 함께한 즐거운 만남을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과연 어떤 분들이 함께 했을까요? ㅎㅎ
수미
안녕하세요. 민우회 신입회원 수미입니다. 먼저 지난 23일(목)에 참석한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기획해주시고 정성스러운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고 일상에 부족한 모습이 많아 저는 스스로를 '아기 페미니스트' 정도로 정체화 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기'에서 벗어나 조금 더 '으른'된 삶으로 살고 싶고, 최고의 연대는 후원이라는 말에 이끌려 순식간에 민우회에 가입하고 신입회원 만남의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만남의 날은 민우회의 좋은 문화(사회적 조건이 위계가 되지 않는 실천, 별칭사용 등)를 소개받았고, 이런 문화는 내가 속한 조직에서도 도입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좋은 활동가분들이 장을 만들어 주셔서, 신입회원 분들도 적극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연대체, 생각을 함께 확장시켜갈 수 있는 좋은 동료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앞으로의 저도 함께 목소리를 내는 좋은 구성원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우회가 제안하는 해보면 캠페인] '사회적 지위보다는 현재의 안부의 관심을(나이, 학력, 결혼여부를 물을 때, 왜 궁금한지 생각해보기)',
'남자는 여자는 보다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기',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기' 등 일상적으로 듣게 되는 나이, 성별, 지위 등에 따라 주위에서 듣게 되는
불편한 질문들 대신 대안적인 질문을 고민하고 나부터 해보자고 제안하는 캠페인. 살짝 소개해드립니다.
해보면 캠페인의 내용처럼 민우 회원들과 새로운 질문으로 인사를 나눠보았어요.
재은
연초에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민우회 가입이었지만, 막상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몰랐다. 그 채로 두어 달이 지나갔고, 드디어 기다리던 신입회원 모임. 나는 그동안 내 삶에 있어 답답했던 것들을 그저 수동적으로만 대처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무언가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모임 날이 되자, 여러 가지 걱정이 올라왔다. 생업도 따로 있는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이런 곳에 가입해서 후원을 하고 활동을 한다고 했을까...하는 불안이 들었다. 퇴근하고 몸도 피곤한데, 처음 보는 사람들과 테이블에 어색하게 앉아있는 장면이 상상되자 '집에나 갈까...'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모임이 시작되면서 이런 걱정들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특히, 민우회의 문화-학력, 직위, 나이 등의 위계를 떠나 어울리는-를 소개받았을 때,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자기소개를 하면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올해 버리고 싶은 것은?', '내가 생각하는 000이란?' 등의 질문들을 뽑아 돌아가며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보다도 더 상대방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았다. 나이, 직위, 학력 이런 것들을 묻지 않으면 대체 어떤 걸로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나 막막했었는데 막상 체험해보니 내가 원하는 인간관계는 이런 만남들이었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속한 다른 그룹들에서도 이런 식으로 서로를 소개하고 알아가자고 제안해보고 싶다 :)
이번 모임 한 번으로 인연이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세미나나 액션, 소모임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참여들을 늘려갈 수 있단다.
(물론 어마어마한 선착순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스피드는 생명) 내 작은 참여가 더 큰 만남, 관계, 연대로 이어지는 날을 꿈꾸면서. 기대되는 첫 시작을 준비해주신 민우회에게 감사드린다.>.<
[민우회원 당신과 나누고 싶은 나의 페미니스트 모먼트 나누기]
: 페미니즘을 만났던 순간, 문제제기 했던 순간, 이외에도 의미 있던 나의 페미니즘 역사를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멜
가입 직후에 신입회원 만남의 날 홍보글을 보게 되어 속성 민우회 코스(?)를 밟았어요. 어색한 분위기를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자기소개를 통해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만남의 날에 오신 회원님들과 민우회를 알아갈 수 있었답니다. 가장 좋은 시간이었던 페미니스트 모먼트 통해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인생을 간략하게 돌아 볼 기회를 가진 것도 초보 페미니스트로서 값진 경험이 되었어요. 처음 만난 사람들과 불편함 없이 상처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의 힘과 연대의 힘을 느끼고 왔어요. 위로가 되어주고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준 따뜻하고 재미있는 만남의 날이었습니다.
귤나무
떨리는 마음으로 참석한 신입회원 만남의 날, 처음 뵙는 분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의 나이도, 본명도, 가족관계도, 출신 지역도 모르지만 할 이야기가 어찌나 많던지요.
특히 각자의 '인생 그래프'를 그려보고 자신의 페미니즘 모멘트를 공유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프의 모양은 달랐으나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공통의 경험들을 발견해나가면서 개인의 경험이 사적 영역을 넘어 '여성의 경험'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말의 의미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우리의 삶은 힘들겠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가 서로의 용기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상우
만남의 시간 까지 시간이 떠 카페에서 적적한 시간을 때우고 나왔는데도, 설레는 마음과 괜스레 걱정스런 마음에 잠시 화장실을 들리다 마주친 얼굴이 있었다. 우연히도 그 얼굴을 만남의 장소에서도 마주쳤고,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는 모습에 혹시 모를 걱정이 풀리고 역시 오길 잘 했단 생각이 들었다.
좋았던 것을 말하자면 자기소개부터 술자리까지 전부라 말 할 수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여성주의와 관련된 인생그래프를 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조활동이었다. 간혹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기이야기를 하는 게 더 편할 때가 있다. 어느 편견이나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만 들어주는 편안함.
조활동 내내 타인의 이야기 속에 나를 보고 내 이야기 속에 타인을 공감했다. 아픈 얘기도 기쁜 얘기도 가미와 배제 없이 전부 순수한 '이야기'에 대한 공감만이 있었다. 서로 다르기도 하고 비슷하기도 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과의 '공감' 그만한 만족감이 어디 있을까. 그날 나는 오랜만의 공감 받는 만족감을 느꼈다. 덧붙여 시간이 늦은 저의 막차를 위해 같이 뛰어준 귤나무님과 로티님 두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나의 페미니스트 모먼트]를 나누고 사진도 함께 찰칵!
민우회는 두 달에 한 번씩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가집니다.
3월, 올해 첫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가졌는데요.
5월 곧 다가올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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