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재선생님을 뵈러 떠나다
선생님을 뵈러 권멱대표님, 나, 오이가 출동했습니다.
진해까지 운전으로만 5시간이라 교대운전을 위해 권멱샘이 콜을 부르셨고, 거기에 제가 화답했죠.
이틈에 오이는 휴가를 내서 꼽사리.
그런데,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기름을 넣고 출발을 했는데, 차가 속도를 내면 "위이이잉"하고
울어대기 시작하더니 속도를 못내더군요.
기름을 넣고 30km도 달리지 않은 시점이라 우리는 "경유차에 휘발유로 잘못넣은 거 아닐까?"
"기름을 나쁜거 넣은거 아냐?"이러면서 주유소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장의 원인을 알기 위해 이리저리 전화하다가 "경유차에 휘발유를 잘못넣은 거라면 곧 차가
폭발한다"는 정보가 접수되고(참나..), 00께서는 "현대오일(저희가 넣은 주유소브랜드였음)
이 품질이 나쁘다.나쁜 기름을 넣어서 그렇다"라는 정보도 접수되어
주유소에 대한 우리의 원망은 더욱 깊어갔습니다.
기름을 넣은 후 약 30분간을 차가 폭발하진 않을까 바들거리며(소리가
정말 무서웠단 말이지.) 고속도로에서 80km이하 운전을 계속 할 수 없어
갓길 운전을 하며 갔습니다. 그동안 이리저리 연락을 해댔죠.
보다 전문가(기름에 관해서는 뽀로봉 아빠^^, 차에 관해서는 차 정비소)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었다면 이미 차는 폭발했다.' , '30분이나 갔다면 경유가 맞게 들어간 거다.
그리고 모든 주유소의 기름은 다 똑같다. 수입해서 브랜드만 달리해 파는거다.
현대나 엘지나 다 똑같다. 고속도로휴게소가 정품을 안팔면 바로 영업정지다. 그러니
기름 나빠서 그런건 아니다.'라는 거였슴다.
(이명박이 그 모양이라 현대기름도 그 모양인거 아냐?라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대며 승질을
내는 저에게 아버지는 비웃음과 코빵귀를 날리셨습니다. 야~야~야~. 기름은 다똑같애.)
이래서~ 우리는 폭발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돌리고 결국 차고장으로 의심을 돌렸는데,
(민우회는 차 몰고 어디 떠나면 꼭 차가 말썽입니다. 서거나 고장 나거나 파손되거나...
민우회 행사날 꼭 비가 안오는게 이런 액땜을 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40km 이하로밖에 못달리는 차가 되어 어쩔수 없이, 견인당하게 되었죠.
하여 결국 위 사진처럼 견인을 당해 마산까지 갔습니다.
처음에는 느닷없이 차가 고장나고 약속한 시간에 맞추질 못해 좀 안달이었으나
마음을 바꾸니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구요.
그래서 **차 정비소에 들어간 견인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정비소에 있는 거의 모든 정비사들이 저희를 구경하더군요.
저희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주게 된 정비사분도 어안이 벙벙한 듯 했습니다.
왜 그럴까 했더니...나중에 차를 고친후 시운전을 하면서 정비사 분이 이러시더군요.
"저희가 정비소를 연 이래로 견인차 앞에서 신나라 사진찍는 분들 처음 봤습니다. 보통 견인되어
오시면 짜증내고 그러는데, 기념사진찍어달라고 해서 다들 놀라서 쳐다봤어요. 참나 대단들 하세요."
히히히. 기쁘게 살자구요. 좀 늦는다고 세상이 뒤집히나요..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나와 오이는 서울집서 8시 30분에 출발하여 결국 진해의 선생님댁에는
7시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선생님께 기증받는 그림과 함께 기념촬영. 그림이 생각보다 좀 무섭더군요. ^^ 곡괭이를 든 농부라..
강요배라는 분이 매우 유명하신 분이라니, 아주 비싸게 팔렸으면 하는 마음이...
귀한 그림 내어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선생님께서 일구어내신 기적의 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저도 아이가 되고 싶었어요. 아~이.
도서관장님이 직접 나오셔서 이곳저곳 안내하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정말 아기자기 잘 만들었더라구요.
진해의 아이들, 부럽습니다.
이효재선생님, 이희경선생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도토리묵으로 유명한 곳인가 봐요. 나오는 음식 족족 너무 맛있더라구요.
선생님께서는 여전하셨어요. 밤에 잠이 안오면 하룻밤에 한권씩 책을 떼신다 하시면서
여러책을 소개시켜주셨습니다. 오바마 자서전, 파워오브 나우(번역되어 나왔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사랑의 과학 등..
그리고 여성운동에 대한 최근의 선생님의 생각들을 들려주셨어요.
주옥같은 말씀이신지라, 평상시 날라리인 저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이제는 실천하는 사례들이 나타나잖아. 그야말로 다양한 가족형태, 자기가 선택한 가족형태.
앞으로는 자신이 가족구성을 결정할 권리가 있어야돼.
그러러면 사회가 이런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할게 무엇이 있으며,
우리들의 관습적인 부분들은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것인지 이런
여러가지 부분들을 넓게 잡고 공론화시켜야 될 거 같애.
특수한 사례로 제쳐놓을게 아니라.
여성들도 이제 자기들의 선택을 적극적으로 하고, 선택에 책임지는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거 같애.
가족이 무어냐 이런 질문들을 던져야지.
민우회가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는 거를 내가 잘 알고 있지.
그 소식지를 내가 늘 보잖아.
가족이 반드시 혼인을 기반으로 해야 하느냐, 이게 진짜 오랫동안 사회가 가족을 자연으로
생각해왔잖아. 이건 참으로 사회의 조직의 기본이 되는 변화를 일으키는 거야.
여기에 대해 특히 여성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잖아.
성평등, 인권존중이라는 것을, 생명존중이라는 것을 전제로 했을때
다양한 삶의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것에 대한 생각을 모아내는 것이 필요하지..
실천을 독려하고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중요한 거 같애..
민우회도 보면 이런 중요한 변화나 이슈들을 잘 포착해내고 이야기하는 거 보면 참 대단하다 생각해.
그런데 참 세상이 빨리 변해. 호주제만 해도 그렇거든?
내가 70년대 80년대에 학생들한테 "애들아, 여자가 애를 10개월이나 뱃 속에서 길러서 낳는데 왜 애들은
반드시 아버지성을 따라야 하느냐.하면 애들은 완전히 막 충격인거야. 내가 한두번 하고 말을 못하겠드
라고. 너무 애들이 충격받아서. 그런거에 비해서 10년20년사이에 이렇게 많이 변하니깐..야 참 우리 여
성들 대단하다..그동안 우리 여성운동의 결과가 난 너무 엄청나."
(나머지는 밥먹는 소리때문에 녹음된 내용이 안 들려요..--;; 주옥같은 강의를 밥먹는 소리로
안 들리게 해서 지송. 좀더 전하고 싶은데...^^)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더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시고,
가르침 주시어요. 사실 나도 아는 이야기 같은데, 왜 이효재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뭔가 더 깊은 뜻이 있는 거 같고, 감동이 있고, 방향이 보이는 거 같은 느낌이 들까요?
그게 바로 내공의 힘, 구력의 힘이겠죠?
삶으로 보여주는 여성운동가, 후배들에게는 크나큰 거울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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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님 그림은 대략 감정가가 500만원이 나왔다고 하네요.
사세요. 곰님.^^. 나름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던데..
그림 제목은 '곡괭이를 든 할머니"(?)라고 하는 듯 했습니다.
아이고 이렇게 글로만 읽어도 선생님 말씀은 감동적이군요.... ㅠㅠ
가격이 매겨져서 붙어 있진 않구요. 전시회에 오셔서 문의하시면 될 것 아요
강요배 그림.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나요? 혹시 경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