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다방] 4월 폴이 만난 두 개의 세상들 :)
봄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인가보다. 추운 바람이 윙윙 부는 4월, 셋째주 수요일을 맞이했다.
이번엔 사무실에만 있느라
보고 싶어만 했던 회원을 만났다.
겨우내 제대로 못탄
자전거를 끌고 상수에서는
펭님을 근처 학교에 있는
데조로님을 만나러
페달을 굴렸다.
▲ 바람은 불어도 꽃은 폈다, 신촌가는 길목
점심 때 만난 펭과 간만에 고등어 백반을 얌냠 먹으며
차분히 안부를 나누며 펭이 머물렀던 필리핀 이야기를 들었다.
펭은 필리핀에서 여행, 어학공부를 하던 중
잠재울 수 없던 여성주의 활동을 하고자 했고
알음알음 그곳의 여성운동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필리핀 대학교 학생들, 동네 센터의 여성들과
면월경대를 만들기도 했지만 물 상황이 좋지 않은
필리핀의 여건 상 빨기 번거로운 점 때문에 아쉬웠던 호응-
필리핀에서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며
쉬거나 머물기만 하지 않고 느린 걸음이지만
굿 에너지로 돌아다녔을 펭을 생각하니 괜히 더 멋져보였다는 :)
필리핀에 있던 중 이번 여성영화제 때 상영되었던
경순 감독의 <레드마리아>(클릭) 작업도 함께 했다고 한다.
그래! 펭은 왜 갑자기 이주여성, 이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펭은 다음 달에 필리핀에 다시 돌아가서
아시안 브릿지(클릭)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할 계획이란다.
(아시안 브릿지는 필리핀, 한국, 인도-예정에 있다고 한다.
펭은 일단은 필리핀으로 가지만 인도로 갈지도 모른다고 한다.)
펭은 한국에서 이주여성으로 일을 하다
다시 필리핀으로 '귀환'한 여성들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
펭은 재작년 직장내 성희롱 법제화 10년을
정리하는 활동을 민우회에서 함께 하기도 했다.
여성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은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이주'를?
물어보니, 펭이 요렇게 말했다. 펭 스스로 필리핀에 있는 동안 이주자였기 때문이란다.
부유하는 영혼 같은 펭- :) 멋지다. 나도 부유하고 싶다.
아무튼 펭과 이주 관련 얘기를 이어갔다.
요즘 한국에서도 다문화, 이주 관련 문제가 여전히 이슈인데
펭은 이 문제에 대해 타깃, 대상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나도 역시 동감,
지금 한국의 다문화 열풍은 결국 '한국화'라는거다.
'한국화'할 이주여성/다문화 가족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한국인에 초점을 맞춰 이주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해야 한다는 것.
◀ 사진찍기를 싫어해서 흔들리며 겨우 한 장 찰칵! 힛
이주노동자 등 이주민에 대해 떠날 사람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얼마간이든 이 땅에서 함께 하는 사람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 또한 동감이다. 이주/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나름 깊게 한 것은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나 역시
이주/여성에 대해서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달까.
이제 몇 밤만 자고 나면 아시안 브릿지에서 일할 듯한 펭-
아시안 브릿지는 상근체계가 아니라서 활동비도 없지만
"재워주고 맥여준다"는 이야기에 왠지 끌렸다. ㅋ
여유를 만들 수 있을 때 펭에게 후원을 해야겠다.
아니, 정확하게는 펭의 활동에 대해 작고 조용한 응원을-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필리핀, 라오스,
일본 등 펭의 여행 얘기도 더 들었을텐데 아쉬움을 접고
망원시장으로 장보러 간다는 펭을 그만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ㅋ
아시아 곳곳에서 훼미니스트로 활동을 할 펭, 멋지다.
멋진 친구, 멋진 민우회원 펭의 행보는 언제나 흥미진진할 듯하다.
펭! 가기 전에 우리 또/당장 만나! 히히 ♧
데조로는 나의 호기넘치는 권유에
지난 12월에 민우회원이 되었다.
"그래 폴이 일하는 데니까 가입할께"라며
기분좋게 가입했다. 힛
친구로 알게 된지 오래 되었지만
제대로 된 얘기는 그닥 안한 듯 ㅋ
데조로는 운동처방 등등 돈벌이 일을 하다가
얼마 전 한 학기 다니던 학교에 다시 돌아가
운동생리학을 공부한단다.
▲ 설정샷, 데조로! ㅋ
4년 전쯤인가 데조로는 주변의 친구들을 모아
태보와 자기방어 등 운동 모임을 운영하기도 했다.
직접 체육실 같은 데를 빌려(평소엔 춤 연습하는 곳)
10여명의 친구들과 뛰고 발차고 주먹지르고 잡힌 팔 빼내는 등
나도 함께 했는데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운동하면서 많이 웃었다.
일렉트로닉 등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몸을 쓰는 건 새로운 경험!
메일주소가 합기도를 연상시키길래 물어보니
합기도 3단에 태권도 3단이라고 한다, 왠지 좀 무서워졌다. ㅋ
아무튼 데조로는 운동을 좋아한다. 언젠가 들었을 때
여성 중심의 휘트니스 센터를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말이다.
건강의 삼박자에 대해서도 들었는데
육체적 건강은 정신적 건강으로 이어지고
사회적 건강으로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단다.
이 세 요소들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함께 순환된다는 말.
끄덕끄덕, 이번 세상만나기를 통해 만난
민우회원들은 다들 공감가는 말들을 하는구나. 흣
이 삼박자를 의미하는 말은 여러 개가 있는데
데조로가 추구하는 건 Positive Health(긍정적 건강)라고 한다.
Total fitness(총체적 체력)나 Wellness(건강 관리)라는 말로
불리기도 한다는 데 어감 자체가 긍정적이라서
긍정적 건강이라는 말을 더 선호한단다.
사실 삼박자를 잘 설명하는 말로서 긍정적 건강이 적합해보인다. :)
추천하는 운동은 내가 오늘 타고 돌아다녔듯이
자전거와 걷기, 산책, 등산이 굉장히 좋다고 했다.
너무 낚지만 않으면
자연을 즐긴다는 측면에서
낚시도 정신적 건강에서 좋겠단다.
태보(태권도+복싱)강습이나 예전 친구들과 운동모임을 했던
데조로는 민우회 근육의 숨결 활동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우문현답, 좋단다! 그렇잖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한다.
나와보라고 권했더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모냥이다.
언제가 되었든 데조로는 조만간 민우회
(커피문에서든 사무실에서든)에서 다시 만날 것 같다.
꼭 놀러와요, 민우회원이자 친구 데조로님하! ㅋ
참참, 데조로는 책을 읽고 있었다. 여러저러 유명인의 인생철학이 담긴 듯한 책-
인상적인 구절을 꼽아보라고 하니,
당신은 타인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구절을 꼽았다.
뭔가 말로 정리는 되진 않아도
귀감을 주는 말인듯 하다. :)
세상 만나기로 회원들을 만나고나니 아무래도
나는 책 속에서보다는 회원들을 통해 많은 귀감을 얻고 온 듯 하다. 뿌듯하다! :D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나도 펭과 데조로님들 만나고 싶어요~!!
ㅋㅋㅋ 우후후~ 멋찐걸~~
글로서 처음 뵙지만,너무 반갑습니다 히히
연둣빛 새싹이 너무 예뻐요^^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의 삼박자의 순환..긍정적 건강...절대 공감200%~~~~ㅎㅎㅎ
ㅋㅋㅋ 데조로님이닷!
ㅎㅎㅎ사진 진짜 올렸네 깜짝방문 즐거웠어요, 폴~^^
저 위에 사진 팽이 마치 밥그릇을 쪼개는것 같다. ㅋㅋ
우왕-정말 알찬 만남이 퐉퐉 느껴지는 걸요! 멋진 두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