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다방](반아편) 재윤은 왜 그렇게 인터뷰를 걱정했는가?
10월의 <탐나는 다방>을 하게 되었다.
함께 할 회원은 편집이루미지만 아직 뵙지 못한 노재윤님!
+이하 ‘재윤’이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음?)
드디어 만나기로 했던 목요일 저녁!
재윤님의 첫 인상은 단정한 대학원생 느낌 이었다.
재윤님은 첫 만남이 어색하지 않게 조근조근, 차분한 말투로 밥 대신 술을 마시자고 하셨다. -_-
내가 당연히 저녁은 먹고 올 거라고 생각하셨단다. 그래서 밥 대신 안주를 먹고 술을 마실 생각이었다. (정말 합리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후후)
마침 술을 마실 장소도 민우회와의 추억이 있는 장소!
여기서 잠깐!
민우회의 평동 사무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재윤님은 민우회 사무실이 평동에 있을 때, 회원가입을 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직장이 수원이지만, 민우회를 가입했을 때는 평동 근처에 직장이 있었다고 한다.
망원동 사무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가는 길에 병원 영안실, 모텔을 지났다.
왠지 민우회... 가난했었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여성운동이 꽃 피웠구나! 라는 느낌보단...
흑 우리 단체 가난했구나... 토닥토닥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평동 사무실 구경은 이것으로 정리하고 장소를 옮겼다.
재윤님이 생각해낸 곳은 민우회 사람들과 자주 왔던 ‘비어브로이’
하지만 자칭 길치 재윤님은 갈 길을 잃으시고 -_-
재윤님은 잠시 헤맸지만 드디어 찾아내셨다 얏호!
인증샷!
자, 이제 본격적인 술자리, 아니, 인터뷰가 시작됐다.
재윤님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다. 참 편안한 대화 상대였다.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셨다, 하나 하나 실타래를 풀어가듯 대답해주셨다.
그래서 참 많은 말을 했다. 질문은 재윤님이 더 많이 하셨다.
인터뷰를 하러 온 나는 소세지를 집어 먹으며 재윤님의 질문에 마구 수다를 떨었다.
나는 질문은 커녕 -_- 마음을 맥주잔에 맡긴 채 지 얘기만 해: (무서워)
사실 많은 질문을 하지 않아도 재윤님이 해주시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마침 여성학 강의가 많이 생겨서 여성주의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도 신기했고 +_+
함께 수업을 듣던 언니들이 공부를 통해서 배운 것들을 얘기하면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셨다고 하고 (푸훗)
여성주의 공부를 좋아하고, 꼭 필요한 공부라고 믿고 계심이 느껴졌다.
이렇게 ‘세레’ 받은 회원들이 민우회를 많이 찾아오면 좋겠다.
재윤님도 나처럼 홍보 지원 일을 하신다고 한다. (이런 우연이!)
그래서 회사의 소식지 기획도 하시고, 인터뷰도 한다고 하신단다.
활동가와 회원이 아닌 동종업종 종사자들로써 고충을 나누기 시작했다.
나는 지난 함여에서 첫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던 낭패감을 말했다.
재윤도 인터뷰의 어려움에 공감해주셨다. 녹취 풀기의 어려움도:
그래서인지 이거 인터뷰라며 걱정도 하시고, 오시기 전에 탐나는 다방도
다 읽어봤다고 하셨다. (누가 담당자란 말인가?!)
계속 걱정하시길래 질문도 했다 (-_- 자랑이라고::)
친구의 권유로 민우회를 가입하셨는데 왜 계속 민우회 회원으로 계신지 궁금했다.
이 질문에서 재윤님은 민우회와 활동가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보여주셨다.
“굳이 탈퇴해야 하는 이유도 없고, 뭐 큰돈을 후원하는 것도 아닌데요. 뭐. ”
재윤님 쌩유베리감사요 ㅜ_ㅜ 오래오래 함께 해주세요 (음?)
재윤님은 내게 민우회를 어떻게 오게 됐냐고 물으시곤 민우회 칭찬도 해주셨다.
“민우회가 그렇게 트레이닝을 하는 건지 아니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는 건지.
기획력 실행력 모두 훌륭해요. 민우회 활동들을 보면 재밌고 뛰어나다고 느끼는 게 많아요“
이야기의 주제는 많이 넓어졌다.
민우회 이야기, 결혼 이야기, 운동, 여성주의, 직상 상사 흉보기 등등.
재윤님에게는 마음 착한 (술도 사주고, 심지어 안주도 자꾸 먹으라고 하시는)
선배를 만나 물어보는 기분으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나이주의 아닙니다)
재윤의 직장은 가족․ 여성 관련 분야라서 배울 점이 많았다.
슬슬 눈에 초점이 풀리던 그때, 재윤님이 인터뷰가 걱정되셔서 한 마디 하셨다
“이거 탐나는 다방이에요”
“네 알구말구요”
“이거 쓸 거 있겠어요?”
“있어요, 있어요. 음...”
결국 재윤님은 직업의식 +신입활동가 걱정하는 마음으로 제안을 하나 해주셨다.
“서로 나눠서 써보는 건 어때요? 반아가 반, 내가 반“
‘반반 무 많이’ 다음으로 참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재윤님은 꼼꼼하게도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도 찍어주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지
“반아도 사진이 잘 나오진 않군요”
훗 눈 풀려서도 잘 나온다면 나는 이미 도슈코 도전자
바톤을 넘기기 전에 그날의 감상!
재윤님과 정동길을 걸어 지하철을 타러 갔다.
재윤님은 남자친구와 걷기 좋은 길이라고 소개해주셨다.
하지만 나는 다음에도 재윤님과 걸었던 기억이 날 것이다.
서로가 누군지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 마음을 놓고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는
밤이 얼마나 있을까?
쌀쌀한 밤바람도 들뜬 술기운에 기분 좋기만 한 밤이 얼마나 자주 올까?
정동길 끝 화단에 숨어있던 고양이들도 보았다. 고양이를 키우는 재윤님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하셨다.
화단에 숨어서 놀던 두 마리는 우리가 다가가서 호들갑을 떨자 한 마리는 도망가고
남은 한 마리는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러자 도망갔던 한 마리가 돌아와서 웅크린 친구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때때로 내가 숨어있거나, 웅크리고 있는 구석을 찾아와 술 한 잔 사주고 지켜봐줄
친구를 만난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늦은 밤의 술자리는 그렇게 현실의 걸음보다 빠르게 마음이 열리고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덧)
비어브로이 사장님은 민우회를 기억하고 계셨다!
활동가들도 기억하고 계셨다! 재윤을 기억하고는 민우회 안부를 물으셨다
그리고 수줍게 웃으시면 사진 한 장!
모듬 소세지를 먹으라고 하던 걸걸함은 어디가고 사진을 찍을 땐 수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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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안녕? 그러자.
비어브로이 언니 요즘 자주 보네. 곰안녕? 우리 같이 저기 가자.
아 진짜 많이 웃었네 ㅋㅋㅋ 반아 완전 깨알개그의 달인!
말로만 듣던 비어브로이 사장님이다!!!
풍년해물탕이다 ㅋㅋㅋㅋ 보기만 해도 웃겨 ㅋ
신기루/ 해물탕 먹고 싶어요 ㅋ 민우회/ 투표하세요 수풀/ 후후후후후후 곰님/ '첫 인상'만이랍니다 ^ ^ㅋㅋㅋ
어머... 저 언니... 반갑네요. 담에 한 번 일부러라도 찾아가야 할 듯.
그나저나 재윤의 첫인상이 "단정한 대학원생"이라니... 동의하기 어렵군요. ㅋ
아, 반아는 말랑말랑하게 글을 참 잘 쓰는 듯- 재밌게 읽었어욤
반반 무 많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반 ㅋㅋㅋㅋ 반아가 인터뷰 가서 반반 풍년해물탕도 생각나고~ 아 재밌다.
날리는 생일을 맞아 정말 착하게도 댓글을 달아주었어요 흑흑 눈물을 흘리며 감사해요 ㅋㅋ
ㅋㅋㅋ 탐나는 다방의 새로운 버전! 오호~ 신선하고 재밌네요.. ^^ 비어브로이 언니도 반갑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