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
[민우M라인] 볕 아래 고양이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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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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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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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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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94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저런 '별'칭을 얻었지만 민우회에서 얻은 스머프 만큼 마음에 드는 별칭도 없어요! 별칭을 정하던 날, '스머프 처럼 속에 마을하나는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회원님의 말에 훅 꽂혔답니다. 지금도 저는 이 스머프들과 살고 있지요. 한쪽 구석에서 멍하게 앉아있는 우울 스머프, '귀찮은데 청소따윈 내일로 미뤄버려!'라는 귀찮 스머프, '야 이게 사람방이냐? 좀 치우고 살자'하는 깍쟁이 스머프. 하지만 민우회만 오면 신나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 스머프가 있으니, 아이고 여기가 천국이구나 기좀 펴고 살자! 하는 '유쾌 스머프'! 다른 장소에 가면 '여긴 어디? 이 사람들은 누구?'하는 긴장 스머프 탓에 기도 못펴고 사는 스머프지만, 민우회에서 만은 '야 다 비켜, 내가 이 동네의 스머프야!'하고 소리지르는 스머프랍니다. 볕 아래 고양이처럼, 몸 쭉 펴고 뒹굴뒹굴 편하게 말이에요.
- 제이, 폴
제가 회원가입을 결심한 건 작년 여성주의 고전강독을 듣던 때였습니다. 그때 자주 봤던 활동가가 당시 교육팀이였던 제이와 폴인데, 함께 후속세미나를 하면서 민우회에서도 처음으로 친해진 활동가가 되었지요. 병아리도 처음 알을 깨고 나왔을때 본 닭을 어미 새라고 생각한다잖아요, 그런 것 처럼, 제이와 폴도 처음 민우회에 익숙해질때 함께 한 활동가라 각별한 느낌이 든답니다.(하지만 우리가 닭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하하) 특히 폴은 '발로 하는게 발제에요'라는 저의 고루한 유머를 열심히 메모해 준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폴, 그 유머를 받아적어간 사람은 폴이 처음이에요!) 두 친절한 활동가 덕분에, 어리버리하게 긴장 스머프에게 순서 뺏길뻔한 유쾌 스머프가 빨리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하하!
- 반아
본격적으로 소모임 활동을 시작하며 친해진 활동가 반아. 반아와 통화를 할 때면 매번 '알았어요 스머프, 그만해요 스머프'하는 말을 듣는답니다. 엉뚱한 소리를 하다 반아에게 자주 혼나곤(?) 하지만, 왜이리 반아랑 이야기 할 때면 소소한 신변잡기, 묻어두었던 엉뚱한 이야기, 신변잡기 등등을 꺼내놓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아마 반아는 민우회에서 제가 가장 수다를 늘어놓은 활동가일 거에요. 한창 진로고민으로 힘들때 같이 고민 있으면 함께 이야기 하자는 말도 해주고, 아직 저의 유머능력을 인정해주지 않지만 항상 따듯하게 대해준 반아! 덕분에 여백활동도 즐겁게 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 오래오래 엉뚱발랄한 모습으로 만나요~
-여경
작년 회원캠프 가는 날, 아직은 생소한 사람들과 버스에 실려 어색하게 앉아있던 저와 함께 해주었던 여경. 긴장한 모습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저에게 '저는 침묵이 어색하지 않으니, 스머프가 편하다면 굳이 말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라는 말로 제 긴장을 풀어주어서 너무 고마웠어요.(하지만 나중에는 수다떠드라 정신이 없었으니 그 걱정은 기우였지요 X->) 여경덕에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캠프에 참가 할 수 있었답니다. 그게 인연이 되어, 소셜스터디에서 하는 '낙태'세미나에 참여할 기회도 얻었지요. 좋은 경험이었는데, 제가 바빠서 열심히 활동하지 못한게 마음에 걸리네요. 여경 덕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고마와요 여경~
-엄마, 류덕분 여사
가족이자 좋은 친구이자 때로는 좋은 선생님인 엄마, 류덕분 여사. 어찌보면 엄마는 제가 여성주의와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끈을 마련해주신 것 같아요. 한창 머리숱이 적던 초등학생때, 엄마는 제게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를 해주셨죠. 당시는 이런 머리를 한 아이들은 잘 없었기 때문에 전 매번 '뽀글머리, 아줌마머리!'하고 놀림을 받고 다닐 수 밖에 없었어요. 하루는 엉엉 울면서 애들이 놀린다고 하소연하는 저에게 엄마는 '나쁜건 네 머리가 아냐! 남들하고 다르다고 놀리는 애들이 못된거지!'라고 말하셨죠. 그리곤 '아줌마가 뭐 어때서! 네 엄마도 아줌마다!'하고 이야기 하셨어요. 그런 이야기들 덕택에 세상을 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아버지가 배를 타신 덕택에 집안의 대소사는 모두 엄마 몫이 되었습니다. 싱크대 배관을 조이고, 무거운 짐을 옮기고, 가게를 경영하고,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등등,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성별 분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많은 일을 하셨죠. 때문에, 사회가 말하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어렸을때 부터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게됐구요. '아냐, 우리 집은 그런일은 엄마가 해, 왜 여자는 안된다고 생각해?'
버지니아 울프
엄마가 제가 세상에 질문을 하게 하고, 결국 여성주의를 만날 문을 터놓으셨다면, 본격적으로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한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였어요. 사실 제가 영화에 푹 빠져있을때,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라기 보단, '디 아워스'에 등장한 히스테릭한 인물로 더 크게 각인되어 있었죠. 저는 그 모습이 너무도 멋있어 보였고, 막연히 '아 글쓰는 사람이 되고싶다.'하고 생각하곤 했답니다.
이 후, 이런저런 책을 읽어가며,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이기도 했지만, 두 편의 책을 서술한 여성주의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3기니와 자기만의 방이 바로 그 책이지요. 3기니는 국가, 법, 경제가 여성에게도 똑같이 독해되는가, 과연 '국민'이라는 개념하에 여성은 실질적으로 동등하게 포섭되는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해주었고, 자기만의 방은 성차별적인 사회적 조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기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두 책은 남성으로서 제 스스로의 위치와 조건들을 돌아보게 하고, 성찰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기도 했어요. 울프의 두 책을 읽은 이후로 여성주의에 더 많은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지속해 나갈 수 있었어요.
이렇게 제 민우M라인은 완성되었습니다!(짝짝짝) 어느덧 민우회와 함께 한 지도 1년, 라인을 만들면서 지난 1년의 추억을 돌아 볼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이 글을 읽고 저에 대해서 많은 걸 알게되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천만에요, 아직 반도 못보셨답니다. 유쾌 스머프 말고도, 앞으로 상쾌, 통쾌한 다른 스머프의 모습으로 모두들 다시 만나요~ 아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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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맞아. 그랬지. 스머프랑 같이 앉아서 엄청 쫑알쫑알했던 기억이 +_+ ㅋㅋㅋㅋ
M라인 재밌쪙
반가워요, 스머프. 페친이 먼저였는데 여기서도 보니 반가웁다요-
오 스머프다, 저 스머프 작명 장본인 입니다 반갑네요 이렇게 글로 만나도 ㅎㅎ
웃을 때 보면, 볕 아래 고양이가 갸르릉 거리 듯이, 행복해 보여요. ^^
아 왜 스머프인가 가끔 고민했는데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군! 많은 스머프가 있지만 똘똘이 스머프가 딱인 것 같아요 아니면 수다쟁이 스머프? 스머프 글을 읽으니 함께 수다떨고 싶어지네여 킥킥
류덕분 여사님 최고^^b 주위에 좋은 영향을 주는 여성이 있다는 건 참 든든하고 기분좋은 일이에요 류덕분 여사님께 잘해요 스머프 ㅋㅋ 담에 만나면 류덕분 여사님 이야기 더 들려줘요-
"내가 이동네의 스머프야!!" ㅋㅋ아 이거 왤케 웃기지 스머프가 소리치는 거 상상하니까 웃겨요ㅋㅋ
류덕분 여사님 정말 엄청엄청 멋지네요! 스머프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칭찬임) 알것만 같아요
'볕 아래 고양이처럼'! 저도 민우회가 그렇게 편하게 뒹굴 수 있는 곳인 게 좋아요ㅎ
스머프가 난 좋아^^ 한동안 못봤더니 그립군요...
똑똑하기만 하면 매력없는데 엉뚱함이 있어 더욱 빛이 나는 스머프...거기에 따뜻한 마음까지 겸비한
저한테 스머프는 항상 활짝 헤헤 웃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게 남아 있어요. 이렇게 깊고 진지한 '똘똘이'스머프 같은 모습이 있었네요^^ 고정된 성역할을 일찌감치 깨뜨린 어머님 얘기가 감동이에요. 상쾌통쾌한 스머프 기대할께요ㅎㅎㅎ
유쾌진지따뜻한 스머프의 많은 면이 느껴지네요. 헤죽 거리며 봤어요.
월욜 아침 뭔가 상큼해지네요.(꼬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