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회, 빅위민 패션쇼에 가다~
지난 4월 9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통큰 여자들의 당당한 워킹, Big is beautiful' 이라는 슬로건 아래 '빅위민 패션쇼' 가 열렸다. '몸짱', '얼짱' 이 시대의 키워드가 되어 버린 외모지상주의 사회 속에서 무시당하고 배제되기 일쑤인 '빅우먼'들이 주인공인 패션쇼였다.
'있는 그래로의 아름다움' 을 당당하게 보여준 그녀들을 만나 보자!!
여성건강팀은 패션쇼 1시간 전쯤 공연 장소에 도착했다. 'No 다이어트, No 성형 캠페인' 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No 다이어트, No 성형 캠페인’은 민우회에서 수년째 진행해 오고 있는 외모지상주의 반대 캠페인이다.
여성에게 외모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주입하는 사회, 마른 몸매와 연예인 같은 얼굴 등 획일화된 기준의 아름다움만이 존재하는 사회,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성들은‘어쩔 수 없이’ 다이어트와 성형을 선택하게 된다.
그 속에서 건강하고‘큰’여성들은‘자기 관리를 못하는' 게으른 여성으로 불려지고, 무리한‘자기 관리’는 여성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No 다이어트, No 성형 캠페인' 은 이런 외모지상주의 문화에 딴지를 거는 내용들로 진행되었다. 다이어트와 성형의 위험성, 외모차별 문제, 내 몸을 사랑하는 실천약속 등을 담은 각종 전시물들을 전시했고 참가자들에게는 팜플렛을 나눠 주었다.
2시 조금 넘어 시작된 빅우먼 패션쇼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05학번 새내기부터 직장인, 주부까지 3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되었다는 20명의 '빅우먼들', 그들의 선발기준은 사이즈 88이상, 허리 사이즈 32~42인치였다고 한다.
시중에서는 몸에 맞는 옷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었을 그녀들, 새롭게 변신한 그들의 모습이 기대되었다.
1부는 패션쇼에 참가한 여성들의 인터뷰와 패션쇼 준비 과정을 담은 영상물, 관객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과 그린, 핑크, 바이올렛, 블랙으로 구성된 패션쇼로 진행되었다.
그녀들은 단지‘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치마 입은 날 버스 안에서 ‘저 여자 집에 가서 치마 다 찢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고, 소개팅에서 처음 본 남자한테 ‘운동 좀 하셔야 겠네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옷을 사러 가서 판매원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은 너무나 흔한 일이란다.
이처럼 사회 속에서‘외모지상주의 열풍에 주눅들고, 모자이크 처리되고, 타자화 된’ 빅우먼들, 그녀들의 경험은 참 아팠지만 그 경험을 드러내고 무대 위를 당당히 ‘워킹'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자신만만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2부에서는 패션쇼에 참가한 빅우먼들이 직접 준비한 퍼포먼스가 패션쇼와 함께 진행되었다. ‘배포 크고 통 크고 할말 많고 끼 넘치는’통큰 여자들이 그동안 숨겨져 있던 끼를 마음껏 펼쳐 보인 열정이 가득한 무대였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통큰 여자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조금이나마 감상하시길~
그리고‘한국의 빌리할러데이'로 불리우는 재즈 뮤지션 윤희정과 버블시스터즈 김수연이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어머니와 딸로서 멋진 재즈공연도 보여 주었다.
‘예쁘고 몸매가 좋았다면 결코 가지지 못했을 자기 삶의 소중한 것을 찾아낸 멋진 여자들, 씩씩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스타일과 삶을 가꾸고 만들어가는 통 큰 여자’들을 만날 수 있었던 멋진 패션쇼였다.
여성에 대한 세상의 통념을 당당히 거부한 20명의 통큰 여자들에게, 아니 이 세상 곳곳에서 당당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통큰 여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자아자!!
2005. 0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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