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 교육] 강사 후기
성남여자 중학교 교육을 마치고
김옥란
민우회에서는 올해 20여개의 중고등학교에서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을 위한 시범학교 교육인 13-18 GIRL POWER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여개의 학교 중 두 번째로 교육을 진행했던 성남여자중학교 교육에 대한 강사의 교육후기입니다.
유난히도 무덥고 비가 많았던 올 여름 내내 본부 회의실에서 교육을 위한 강사워크샵이 진행되었다. ‘외모 지상주의 인식개선’ 이라는 조금은 긴 듯한 제목의 워크샵은 지금 우리사회에서 상업적인 측면에서 왜곡되고 있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해 소녀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매스컴 등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세뇌된 외모의 기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강사 전원의 각 개인별 시연에, 내 모든 일정을 조정하면서 참여했지만, 강의 내용은 온전히 내 것이 되지 못한 듯 했다.이런 미진함을 느끼면서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드디어 첫 강의는 ‘성남 여자중학교’에서 시작하였다. 10월 21일과 10월 23일에 있는 성남여중의 강의에는 10명의 강사가 동시에 참석하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의 도움으로 학교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차를 운전해가면서 출발하였지만 초행길에, 그리고 학교가 워낙 높은언덕에 위치해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에 강의 시작 30분전 도착하니 이미 부지런한 경화샘, 김영애샘, 조희정샘, 한경희샘 등이 와 있었고 반가운 마음과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모두들에게 웃음으로 인사했다.
2005년에 강의 경험을 갖고 있는 샘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였으나, 올해 처음인 샘들은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듯 보였다.
교무실에서 교장선생을 포함한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눈 뒤 수업준비를 해서 각자 교실로 올라갔다.
민우회 진행팀이 함께 해 마음은 든든했으며, 강의에 대한 설렘으로 가슴이 따뜻해졌다.
내 첫 수업에는 언제나 밝고 친근한 교육팀의 홍하이영이 함께 한다니 더욱 마음이 놓였다.
첫째 시간, 조금은 부산스러운 분위기에 수업이 진행되었으며 앞줄의 친구들은 눈을 반짝이며 수업에 참여하였다.
오랜만에 갖는 소녀들과의 강의이기 때문이었을까, 강의도중 전체 학생들의 집중에 연연하는 나의 강의 스타일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동을 했다.
뒷줄의 산만한 학생들에게 집중을 요구하면서, 앞의 열심인 학생들을 소홀히(?)하면서 내 작은 목소리를 목청껏 돋우는 약간의 오버를 했고, 둘째시간에는 속 깊은 공기도 내가 화가 났음을 알 정도였다.
그렇게 첫날 1강, 2강은 강의 자체보다, 학생들의 태도에 집착(?)하는 내 자신을 조금은 누그러뜨리려 애썼다.
강의 자체는 아쉬운 대로 잘 마무리 하고 15명의 대식구가 차 3대에 나누어 타고 이동했다.
평소에 안면이 있던 칼국수 집에서 참석 강사 모두와 진행팀과 같이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고, 강의 피드백을 나누었다.
다양한 음식 앞에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로 가득 찬 우리 일행의 열기는 덥지 않은 날씨에도 에어컨을 가동하고 나서야 식힐 수 있었다.
자료로 가득 찬 보따리들이 강사마다 적게는 두 개, 세 개 씩 있어서 부자가 부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틀 후 23일 3강,4강 수업을 진행하였다.
진행팀의 수장격인 은지씨는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특유의 눈빛으로 뒤쪽에서 나를 바라보며 가끔씩 미소도 보여주는 가운데, 엊그제 보다는 욕심을 버린 상태에서 앞쪽에 열중하는 학생들과 눈빛을 나누는 여유까지 갖으며 강의를 했다.
3강의 종이봉지 공주 동화이야기는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작은 내 목소리도 크게 들릴 정도 였으니까.
꾸밈없는 중3 소녀들의 상상력도 신선했다.
특히 4강의 편지쓰기는 너무너무 좋아했다.
전날 이것저것 고르다가 준비한 편지지는 10장별로 다른 색깔로 준비했는데 그것이 분란의 여지가 될 수 있음을 새롭게 알았다.
한 달 후에 부쳐주기로 하고 집에 가져와 정리하면서 읽어보니 순수한 자기만의 세계가 보이는 듯해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의 핵심은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각자 모두에게 주어진 자기 외모와 내재된 자기 안의 세계를 조화롭게 가꾸어 나가면서, 진정한 자기의 개성을 찾자는 것이다.
소녀들, 우리 모두가 거쳐 왔고 지금 나를 있게 한 가장 큰 밑거름의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사춘기 소녀의 외모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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