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스케치] 숨 가쁘게, 하지만 풍성하게
[총회 스케치]
숨 가쁘게, 하지만 풍성하게
홍하이영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
조직팀으로 발령(?)이 난지 이주일째, 아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리버리한 때였어요. 그 즈음 여진이 한 뭉치의 회원 연락처를 주었답니다.
“홍하, 간단해. 전화를 해서 총회 때 나올 수 있는지 여쭤보면 돼.”
이 이론의 간단함은 그러나 실제 몇 십 명과 통화해야하는 복잡함과 갈등하였지요. 나를 스팸전화로 착각하여 전화를 끊는 회원분도 계셨고(그래서 저는 ‘솔’음성을 ‘미’로 낮추었어요), 민우회의 전화에 감동이라며 힘을 주시는 회원분도, 10년 만에 총회에 나오시겠다는 회원분도 계셨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총회 재방송을 시작해 볼까요.
평등한 일․출산․양육 프로젝트 4탄으로 올해 제작한 <아빠가 간다>애니메이션을 본 후 2007년 제 20차 한국여성민우회 정기 총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여성의례가 있은 후, 함께 한국여성민우회 회원의 다짐을 읽고 자리에 앉았어요. 똥글 사무처장의 2006년 사업, 회계보고가 있었고, 김양희 선생님의 사업감사와 김경애 선생님의 회계감사도 있었어요. 교육에 좀 더 집중할 것과, 활동가의 활동비를 올리라는 의견을 주기도 했습니다.
머피의 법칙처럼 리허설 때는 말 잘 듣던 노트북이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는지 똥글은 무대에 올라간 죄로 시간을 끌어야 했어요. 하지만 능수능란하게 시간을 끄는 센스를 발휘했지요.
이번에는 투표입니다. 새로이 민우회 이사 활동을 해주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님과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님이 새로 선출되었습니다. 당당한 워킹으로 무대로 걸어가신 두 분의 힘찬 결의를 듣는 시간이었어요.
총회준비위원회에서 제안된 ‘중앙위원회 구성과 부설기관에 대한 정관개정안’이 의결되었으며, 2007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의 승인 역시 회원들의 동의와 재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 하는 동의와 재청이 조금 부끄러웠는지 회원 분들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하셨지만 민우회 역사에 남는 기록이 될 것이에요.
김포여성민우회의 자진해산과 관련하여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비록 지부는 해산되었지만 이후에는 생협활동을 중심으로 결합한다고 합니다.
인천대표 김미경 선생님의 지부 사업 총평 보고를 마지막으로 총회 1부가 끝났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 춘천지부의 <기꺼이 불편해지기> 켐페인 제안으로 2부가 시작되었어요. 조금이라도 쉬면 떡이나 과자라도 갖고 들어올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수선하던 투표 때의 틈을 타서 먹을 것들을 가져오는 세련됨을 발휘했기 때문에 무리는 없었어요.
①자기 컵 갖고 다니기
②손수건 갖고 다니기
③내복 입기
④재래시장, 동네가게 이용하기
⑤걷기 생활화하기(대중교통이용,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⑥면월경대 사용하기
⑦장바구니 사용하기
⑧일주일의 하루 TV끄기
⑨젓가락 가지고 다니기
⑩출신지역, 학력, 나이 묻지 않기
⑪열심히 듣고 천천히 말하기
의 내용을 담고 있는 춘천지부의 회원 캠페인에 전체 회원이 공감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것을 다짐하였답니다.
이 중 손수건 갖고 다니기, 출신지역․학력․나이 묻지 않기, 열심히 듣고 천천히 말하기를 TOP3로 뽑아 전체지부가 함께 하기로 했어요.
아시다시피 민우회 총회에는 일회용 물품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종이컵 대신 다들 컵을 갖고 오셨지요.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기꺼이 할 수 있잖아요.
▲ 감사패
▲ 평등다지기상
▲ 심지상
발표가 끝나고 광주지부의 최희연 선생님이 마이크를 이어받아 멋지고 매끄러운 진행으로 회원상 시상의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기간 오랜 시간 활동하셨고, 올해 임기가 끝나는 지부 대표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감사패>에는 광주여성민우회 임선숙님, 군포여성민우회 권명애님, 서울 동북여성민우회 김인숙님, 원주여성민우회 박현조님, 민우회 생활협동조합 박영숙님이 수상하였고
성차별적 승진체계와 직급정년제에 맞서 싸워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승소판정을 받으신 정영임님이 <평등다지기상>에, 민우회 살림을 풍부하게 해주신 김유임님이 <희망다지기상>에, 올해로 민우회와 10년을 함께 한 상근활동가인 본부의 서민자님, 동북지부의 오정아님이 <심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평생회원패
▲ 함께가는 회원상
▲ 함께가는 모둠상
민우회에 평생회원이 되겠다 다짐하며 기꺼이 평생회비를 기부하신 회원들께 드리는 <평생회원패>는 고양지부의 김경혜, 정양숙님, 군포지부의 김진안, 윤현숙, 최자영, 홍순태님, 광주지부의 임선숙, 허정숙님, 동북지부의 곽선숙님, 본부의 이인실, 정연순님이 수상하였구요.
민우회에서 한 해 동안 가장 열심히 활동한 회원 분께 수상하는 <함께가는 회원상>에는 고양여성민우회 박주경님, 춘천여성민우회 김영준님, 본부의 김현회, 이원형님이 수상하였답니다.
마지막으로 민우회 활동의 기둥이 되는 소모임에 드리는 <함께가는 모둠상>에는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풍물패 ‘다푸리’, 인천지부의 ‘막힘과 트임’, 본부의 ‘여성주의 영어자료읽기위원회-바닥’ 총 3모둠이 수상하였습니다.
수상하신 회원 분들의 수상 소감에는 민우회에 대한 애정과 격려의 말들로 차 있었어요. 작지만 민우회의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하며 앞으로도 민우회의 미래에 함께 해 주시길 바랬습니다.
그렇게 2007년 한국여성민우회 정기 총회는 끝이 났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2007년의 여러 사업들에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려요. 더욱 열심히 하는 민우회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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