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분등록법, 그 반가움과 아쉬움
새로운 신분등록법, 그 반가움과 아쉬움
새로운 신분등록법이 4월 27일 국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2005년 3월 폐지되었던 호주제가 대체법안이 마련되지 않아 유보되어오던 가운데 2008년부터 시행되기 위해 새로운 신분등록법이 드디어 마련된 것입니다.
민우회는 성평등하고 개인정보가 충분히 보호되는 새로운 신분등록법 제정을 위해 “목적별 신분등록법제정을 위한 공동행동”이라는 긴 이름(^^;)의 연대단체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6월 4일(월)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평가와 과제』토론회는 목적별신분등록법제정을위한공동행동과 민주노동당의 주최로 새로운 신분등록법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새로운 신분등록법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의 주요내용
1. 가장 많이 이야기가 된 것은 법률명에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개인의 신분등록을 개인의 목적별(사건별-혼인, 출생, 사망 등) 편제방식을 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률명을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라고 한 것은 개인의 존엄을 충분히 보장하려 했던 입법의도와 입법 내용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2. 호적법에서 호주를 중심으로 모든 가족들의 개인정보가 집적되어 있는 것과 달리 새로운 신분등록법은 태어나는 순간 한 개인이 하나의 등록부를 가지고 개인의 출생, 혼인, 사망, 가족관계 등의 내용을 기록하게 됩니다. 따라서 여성이 혼인하거나 이혼을 하더라도 남성 배우자의 등록부에 올라가거나 다시 친정 아버지의 호적에 복귀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등록부에 혼인, 이혼 사실이 추가 기록 될 뿐이며, 자녀의 경우 자신의 등록부에 부모가 이혼한 사실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행 본적에 해당하는 등록지를 ‘등록기준지’라는 이름으로 존속하는 것에 대하여, 기준등록지는 개인이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으며 호적비송사건의 관할 법원 결정 등 기능적인 역할만 담당하는 등 본적과는 크게 다르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존속 이유가 불충분 함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인 ‘본적’이 존재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 아니냐 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3. 새로운 신분등록법인 ‘가족관계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등 증명이 필요한 내용만을 목적별로 각 증명서를 발급받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개인정보가 모두 한꺼번에 집적되어 발급되어 오던 예전의 증명서 발급형태에서 목적별로 각 해당 증명서를 발급되는 것은 이전보다 개인정보의 보호가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분홍치마 한영희 토론자의 지적대로, 성전환자들의 경우 성별 변경여부가 증명서에 기록(주민번호가 바뀐 것에 대하여 “정정(전환)”이라고 표시된다고 하네요)되는 것이 성전환자들의 삶에서 직접적인 차별과 여러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에 비하여, 이를 꼭 표시해야 하는 필요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근거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사회를 맡고 계신 유경희 샘)
4. 새로운 신분등록법에 따르면 자녀들이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습니다. 부부가 혼인 신고를 할 때에 이에 대한 협의서를 제출하고, 자녀의 출생 신고 시 이를 한 번 더 신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에 걸쳐 신고하는 것에 대한 번거로움과, 출생신고가 혼인신고 보다 먼저 이루어질 경우 등을 고려 할 때, ‘출생시’ 한 번으로 통일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5. 이전보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신분등록법이 만들어 졌다고 하나, 입사, 학교, 은행거래 등에서 개인의 인적사항을 과도하게 요구하고 또 노출해 온 우리사회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사회의 인식변화 필요성만을 요구하지 말고 시행처에서 개인정보 요구에 대해 법적인 제제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주민번호 노출이 너무 빈번하다는 것, 주민번호의 부정확성과 등록부에 과도하게 기재되는 것은 개인정보가 남용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토론이 있었고, 완화 되었으나 여전히 본을 유지하는 등의 부계중심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가족들의 차별 문제 등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토론회 후기 보너스~~~
민우회 창림 20주년 기념 회원실천캠페인 '기꺼이 불편해지기'의 모습을
토론회 장소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민우회 회원 훌륭합니다~~과연 저 컵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맞추면 상품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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