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 창립 20주년 기념 노동 심포지엄 II] 전환기의 여성노동운동, 무엇을 할 것인가
지난 금요일인 2007년 10월 5일 서울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는 한국여성민우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한 두 번째 노동 심포지엄 “전환기의 여성노동운동, 무엇을 할 것인가”가 개최되었습니다.
민우회의 전 대표이시자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계신 정강자 선생님의 사회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날 발제는 두 분이 맡아 주셨는데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정책연구실장이신 박선영 선생님의 “고용상의 성차별 철폐를 위한 여성운동의 개입: 그 성과와 과제 - 한국여성민우회 20년 활동을 중심으로”와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이신 신경아 선생님의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여성 비정규직 운동의 전망과 과제”입니다.
먼저 박선영 선생님은 고용상의 성차별 개선 및 철폐를 위한 민우회의 활동을 중심으로 정리해 주셨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개정운동, 모집․채용 시 차별/임금/교육․배치 및 승진/정년․퇴직 및 해고 차별 영역에서의 활동뿐 아니라 회식문화 바꾸기와 같은, 성평등한 사회문화적 환경조성을 위한 캠페인 등도 잘 요약, 정리, 평가해 주셨지요.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는 노동시장의 성차별적 구조와 고용상의 성차별 현황을 지적하시며 앞으로 차별철폐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해 주기도 하셨습니다: 고용상의 성차별 철폐운동의 방향, 모성보호에서 (남)녀노동자의 건강과 안전권 확보 운동으로, 노동권 확보에서 생활권 확보 운동으로: 일-가족 양립에서 일-생활양립 운동으로.
이어서 신경아 선생님은 2007년 7월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법 이후, 이것이 여성노동자들에게 가져올 변화를 전망, 여성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제를 탐색하는 발제를 해 주셨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한국 노동시장에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조건과 문제를 살펴보고, 민우회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운동의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해주셨어요. 이후 90년대 이후 가속화한 노동시장의 분절화의 특징을 살펴보면서 이것이 젠더적 차원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비정규법이 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해 주셨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총 다섯 분의 선생님들께서 토론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 토론자이신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의 박기남 선생님은:
춘천여성민우회 공동대표이시기도 한 장점을 십분 살려 지역통합적인 방식의 대안적인 여성노동운동에 대한 모색을 해 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노동시장구조의 변화에 따른 여성노동자 내부 구성의 다양화(이질화)의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 고용평등 관련 제도와 현실의 괴리를 줄일 방법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신경아 선생님의 발제문을 중심으로 토론해 주신 서강대 여성학 강사 박홍주 선생님은:
최근의 통계를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현황을 살펴 주셨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가 단시간에 해결될 것이 아니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운동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세분화된 직급과 직종으로 구분하고 직급이 같은 한 계약직과 정규직의 동등한 임금수준을 보장하고 있는 캐나다의 사례처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부산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오정진 선생님은 박선영 선생님의 발제문을 중심으로:
민우회의 존재를 어느 정도 부각할지에 대한 정리의 필요성, 민우회를 비롯한 여성운동 활동 자체에 대한 평가의 미진함 등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발제문에서 제안한 ‘생활권 관점’과 ‘시간주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이어서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이신 최상림 선생님은:
노동시장에서의 여성노동자의 차별적 지위는 성에 따른, 고용에 따른, 업종에 따른 차별 및 고용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안전망의 차별, 교육 훈련에서의 차별, 출산 육아의 차별 등 복합적 요인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영역에서 젠더적 관점의 분석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말씀 등을 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학 연구자이며 민우회 초창기 활동가이신 최성애 선생님은:
비정규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미등록이기까지 한 불안정한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경계인'의 입장에서의 문제의식을 정리해 주셨는데요, 돈을 더 벌기 위한 노동운동이 아니라, 돈이 더 필요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기 위한 노동운동은 불가능할까, 라는 의미심장한 물음을 모두에게 해 주셨습니다.
플로어 토론에서도 질문과 코멘트가 만발했고, 사회자이신 정강자 선생님께서도 토론자로 오인될 만큼 활발히 토론에 참여해 주신 재미난 심포지엄이었습니다. 큰 주제를 네 시간 만에 정리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바, 다음의 충실한 논의를 기약하며 민우회의 20주년 기념 노동 심포지엄은 막을 내렸습니다. 참석해 주신 여러분, 발제/토론해 주신 여러분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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