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들의 선언 '우리는 이런 집을 원한다'
우리는 이런 집을 원한다
우리는 돈이 없다.
살만한 집이 없다.
우리는 살고 싶다. 집이 삶을 지배하지 않길 바라지만 이것이 2014년, 한국 세입자들이 처한 주거현실이다.
<우리는 이런 집을 원한다>
1. 우리는 적어도 바깥보다는 덜 춥고 덜 더운 집을 원한다.
2014년 10월 6일
지금도 새로 집을 구할 걱정을 하며 밤잠을 설치고, 어렵게 구한 집이 왜 이 모양인지 한탄스런 HOUSE & PEACE
|
10월 6일 오늘은 세계주거의 날입니다.
1986년에 UN에서 주거가 기본 인권임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첫째주 월요일을 세계주거의 날로 제정했지요. 이날은‘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주거가 필요하다’는 정신을 기억하는 기념일 입니다.
28번째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주변을 둘러봅니다. 한국의 주거권은 지금 어떤가요?
임금은 낮고, 주거비는 높고, 주택 소유를 지원하는 부동산 정책은 많지만 안정된 거주를 지원하는 복지정책은 취약하지요. 주거 불안이 더이상 철거민과 노숙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소득층 세입자인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에도 집이 기본권임을 기억하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 있습니다.
주택법에 명시되어 있는 '최저주거기준’입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12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7.2%에 불과합니다. 대학생, 청년세대와 비혼여성의 대부분이 주거 불안을 느끼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7.2%라는 숫자는 너무나 비현실적이지요. 최저주거기준이 과연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주거환경’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기준이 맞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다시 만들어 봤습니다. 살기에 적정한 집에 대한 현실적인 기준을요. 한국여성민우회 회원들과 시민이 함께한 <세입자 주거권 액션단>에서 만들었어요.
거창할 것도 없는 이 기준들이 사실은 존엄한 삶을 위해 꼭 지켜져야 하는 기본권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기를 바라며, 세계주거의 날을 맞아 이를 <적정주거선언문 ‘우리는 이런 집을 원한다’>를 발표합니다.
이 선언은 반지하에서, 옥탑방에서, 어느 낡은 빌라나 숨 막히게 좁은 원룸에서 오늘도 고충을 겪고 있을 수많은 세입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선언이며, 이 목소리에 대해 정부가 소유자 위주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아닌, 세입자여도 적정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게 해줄 주거복지 정책으로 응답할 것을 요청하는 바램입니다.
* 본 선언문의 내용은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은 2014년 4월~8월에 진행한 비혼여성 세입자 릴레이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 민우회는 저소득층 세입자, 그 중에서도 비혼여성 세입자들의 목소리와 바람을 사회적으로 알리기 위해 오는 11월 4일 <세입자말하기대회 : 내가 사는 그 집>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본 행사에서는 세입자의 주거권을 높이는데 실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입자 주거권 안내서>도 배포합니다. 곧 있을 행사안내를 기다려 주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