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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관점을 보장하는 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구성하라 지난 9월 과학기술부는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원회) 구성·운영(안)'을 발표하였다. 과학기술부는 자문위원회를 통해 인간 및 동물의 복제 허용 범위, 인간 및 동식물의 교잡 허용 범위, 인간유전정보의 보호 등 생명윤리와 관한 사항을 검토, 그에 따른 지침을 마련하여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협의를 거쳐 생명윤리에 관한 법률(안)로 2001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먼저 생명공학의 허용 범위도 논의되지 않은 채 육성에만 치우친 법률안이 15대 국회에 제출되었음을 상기할 때, 우리사회의 생명윤리 확립을 위해 노력할 자문위원회 설치안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자문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제기한다. 먼저 과학기술부장관 소속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문위원회의 기능이 생명윤리를 확립하고, 생명공학에 대한 적절한 규제 논의에 있는 만큼 생명공학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부처 소속으로 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출발부터 자문위원회의 역할이 제한적일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우리는 정부가 생명윤리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바람직한 방향에서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자 한다면, 과학기술부 소속 자문위원회의 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과학기술부가 제안한 자문위원회의 구성(안)으로는 위원회가 충분한 역할의 기능을 하기가 어렵다. 현재의 구성(안)을 보면, 생명공학·의학 연구자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인문·사회계(1인), 생명공학계(2인), 의학계(1인) 위원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여성의 입장과 이해를 대변할 실질적인 여성계 대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생명공학기술은 생식관련 기능에 인위적인 변화와 시도를 하는 만큼 필연적으로 여성에게 미칠 영향성과 관련성이 매우 크다. 즉 생명공학이 이미 여성의 신체와 생리를 도구화·소외화하고 있으며, 생명공학이 더 활발히 진행된다면 여성의 고유한 재생산권을 위협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재생산의 주체이면서도 생명공학의 개발과정에서 대상화되고 있는 여성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여성계인사가 자문위원회에 반드시 참여하는 한편 성인지적 관점과 개념에서 생명윤리를 수립하도록 해야한다. 또한 자문위원회의 위원 자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황우석 교수와 박세필 박사를 포함, 생명공학계·의학계 연구자가 구성(안)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점이다. 국민의 대표성을 띠고 전반적인 생명윤리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위원회에 참여하여야 한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민우회는 '과학기술부의 생명윤리자문회의 구성·운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주장한다.
2000년 10월 19일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지은희, 이경숙, 신혜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