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굴레(?) 속 기후위기의 무게
해파리
여는 민우회 회원·성평등네트워크팀/아치가 무너진 사람

이미지: 시민들이 세종정부청사 앞에 기후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울렸다.
노동하고, 돌보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만 온 힘과 마음을 쓰게 되는 삶의 굴레(?) 속에서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일상의 준거점으로 삼으려면 우리 삶의 모양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의 일과 일 바깥을 결정하는 자본, 그리고 이들의 편에선 정부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소수자들의 연대와 페미니스트 모임을 여는 성평등네트워크팀 사업 ‘지구인 페미니스트 클럽’의 시작을 알립니다.
삶의 굴레(?) 속에서 기후위기의 무게
노동하고, 돌보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만 온 힘과 마음을 쓰게 되는 삶의 굴레(?) 속에서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일상의 준거점으로 삼기는 쉽지 않다는 트윗*을 보며 상념에 빠졌다. 알람 소리에 겨우 깨어나 분주하게 출근하고, 노동하고, 지하철 퇴근 행렬에 떠밀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내일 출근 준비를 마치면 하루는 끝이 난다. 노동하고, 돌봄하는 하루에 기후위기의 무게를 나눌 틈이란 없다.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거나, 육식을 하거나, 잘 쓰지도 않을 상품을 소비하며 기후위기에 한몫했다는 죄책감으로 미끄러진다.
함께 살기 위해 멈춰!
4월 14일, 세종정부청사 앞에 일터와 일상을 멈추고 4천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함께 살기 위해 멈춰!,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생태학살 멈춰!, 사회 공공성 강화로 정의로운 전환을!” 고요한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구호를 외쳤다. 수많은 깃발이 시민들을 감싸고, 북소리가 둥둥 울렸다. ‘함께 살기 위해 독박 돌봄 멈춰!’, ‘여성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민우회 활동가 수달과 함께 행진 대열에 합류했다. 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 시민들은 말한다. 이윤을 위해 착취와 수탈을 멈추지 않는 자본의 폭력으로 노동자의 권리, 사회의 돌봄과 연대의 역량은 파괴되었으며 값싼 원자재를 생산하기 위해 자본은 끊임없이 생태를 학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태계의 재생과 순환 또한 파괴되고 있다. 여성에게 사회적 재생산 책임이 전가되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제는 강화된다. 이를 멈추지 못하면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돌봄 위기, 에너지 위기 등 다양한 사회적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소수자와 페미니스트가 만드는 기후정의
기후위기를 주제로 사업을 해야 한다니 도무지 풀 수 없는, 답 없어 보이는 문제를 풀어야만 하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마음이지만 더듬더듬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팀원들과 책 「기후정의」, 「좌파의 길: 식인자본주의에 반대한다」를 읽고 발제하며 기후위기, 자본주의, 불평등의 연결고리를 공부했다. 우리가 자연과 맺는 관계, 지구의 운명과 맺는 관계, 우리의 에너지와 시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우리의 필요를 어떻게 해석하고 충족할지, 우리의 일과 일 바깥의 삶이 어떤 모양을 띨지 결정하는 것은***우리가 아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일상을 우리가 변화시키고 결정할 수 없다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플라스틱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잘하는 개인의 책임의식에서 나아가 기후위기의 원인을 직시하고 기후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기업과 정부에 대항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여성의 돌봄 노동에 의존해 이윤을 축적해온 자본의 방식을 거부하고, 사회적 재생산을 우리 삶에 새롭게 위치 짓는 사회, 자본의 이윤에 따라 자연과 비인간 동물이 착취당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을 그려보려 한다. 성평등네트워크팀은 올해 ’지구인 페미니스트 클럽‘을 기획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소수자들의 연대를 만들고, 이들과 함께 기후정의 공동액션을 열 예정이다. 청소년, 동물권, 빈곤, 이주민, 난민 등 다양한 의제로 활동하는 소수자 운동 단체와 서로의 교차점을 찾아 실험적인 방식의 기후정의 액션을 탐색하는 워크샵을 진행하려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소수자가 체제 전환의 주체로 등장하는 기후정의 사회의 스케치를 그려보려 한다. 또한 ’뭐라도 하는 페미니스트 클럽‘으로 모인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기후정의를 위한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전 지구적인 변화 없이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기에 무기력해지기도 우울함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사회적 소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믿는다.
* 오찬호. “일하는 시간 줄이지 않으면 기후 위기 해결 못해요. 바쁘고 힘들면, 삶 안에 '기후'라는 단어를 무게감 있게 준거점으로 설정할 수 없어요. 플라스틱 안 쓰는 캠페인보다, 여유롭게 휴식하고 장보고 요리하고 뒷정리하고 멍 때릴 수 있는 시간을 개인이 가지면 별다른 결심 없이도 쓰레기가 줄지요.”. 2022.12.21.14:00. Tweet.
** ‘함께 살기 위해 멈춰! 414 기후정의파업’ 참가자 일동, 함께 살기 위해 멈춰! 414 기후정의파업 선언
*** 낸시 프레이져(지은이), 좌파의 길: 식인자본주의에 반대한다, 장석준(옮긴이), 서해문집, 2023, 276
삶의 굴레(?) 속 기후위기의 무게
해파리
여는 민우회 회원·성평등네트워크팀/아치가 무너진 사람
이미지: 시민들이 세종정부청사 앞에 기후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울렸다.
노동하고, 돌보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만 온 힘과 마음을 쓰게 되는 삶의 굴레(?) 속에서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일상의 준거점으로 삼으려면 우리 삶의 모양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의 일과 일 바깥을 결정하는 자본, 그리고 이들의 편에선 정부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소수자들의 연대와 페미니스트 모임을 여는 성평등네트워크팀 사업 ‘지구인 페미니스트 클럽’의 시작을 알립니다.
삶의 굴레(?) 속에서 기후위기의 무게
노동하고, 돌보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만 온 힘과 마음을 쓰게 되는 삶의 굴레(?) 속에서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일상의 준거점으로 삼기는 쉽지 않다는 트윗*을 보며 상념에 빠졌다. 알람 소리에 겨우 깨어나 분주하게 출근하고, 노동하고, 지하철 퇴근 행렬에 떠밀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내일 출근 준비를 마치면 하루는 끝이 난다. 노동하고, 돌봄하는 하루에 기후위기의 무게를 나눌 틈이란 없다.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거나, 육식을 하거나, 잘 쓰지도 않을 상품을 소비하며 기후위기에 한몫했다는 죄책감으로 미끄러진다.
함께 살기 위해 멈춰!
4월 14일, 세종정부청사 앞에 일터와 일상을 멈추고 4천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함께 살기 위해 멈춰!,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생태학살 멈춰!, 사회 공공성 강화로 정의로운 전환을!” 고요한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구호를 외쳤다. 수많은 깃발이 시민들을 감싸고, 북소리가 둥둥 울렸다. ‘함께 살기 위해 독박 돌봄 멈춰!’, ‘여성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민우회 활동가 수달과 함께 행진 대열에 합류했다. 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 시민들은 말한다. 이윤을 위해 착취와 수탈을 멈추지 않는 자본의 폭력으로 노동자의 권리, 사회의 돌봄과 연대의 역량은 파괴되었으며 값싼 원자재를 생산하기 위해 자본은 끊임없이 생태를 학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태계의 재생과 순환 또한 파괴되고 있다. 여성에게 사회적 재생산 책임이 전가되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제는 강화된다. 이를 멈추지 못하면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돌봄 위기, 에너지 위기 등 다양한 사회적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소수자와 페미니스트가 만드는 기후정의
기후위기를 주제로 사업을 해야 한다니 도무지 풀 수 없는, 답 없어 보이는 문제를 풀어야만 하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마음이지만 더듬더듬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팀원들과 책 「기후정의」, 「좌파의 길: 식인자본주의에 반대한다」를 읽고 발제하며 기후위기, 자본주의, 불평등의 연결고리를 공부했다. 우리가 자연과 맺는 관계, 지구의 운명과 맺는 관계, 우리의 에너지와 시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우리의 필요를 어떻게 해석하고 충족할지, 우리의 일과 일 바깥의 삶이 어떤 모양을 띨지 결정하는 것은***우리가 아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일상을 우리가 변화시키고 결정할 수 없다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플라스틱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잘하는 개인의 책임의식에서 나아가 기후위기의 원인을 직시하고 기후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기업과 정부에 대항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여성의 돌봄 노동에 의존해 이윤을 축적해온 자본의 방식을 거부하고, 사회적 재생산을 우리 삶에 새롭게 위치 짓는 사회, 자본의 이윤에 따라 자연과 비인간 동물이 착취당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을 그려보려 한다. 성평등네트워크팀은 올해 ’지구인 페미니스트 클럽‘을 기획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소수자들의 연대를 만들고, 이들과 함께 기후정의 공동액션을 열 예정이다. 청소년, 동물권, 빈곤, 이주민, 난민 등 다양한 의제로 활동하는 소수자 운동 단체와 서로의 교차점을 찾아 실험적인 방식의 기후정의 액션을 탐색하는 워크샵을 진행하려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소수자가 체제 전환의 주체로 등장하는 기후정의 사회의 스케치를 그려보려 한다. 또한 ’뭐라도 하는 페미니스트 클럽‘으로 모인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기후정의를 위한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전 지구적인 변화 없이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기에 무기력해지기도 우울함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사회적 소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믿는다.
* 오찬호. “일하는 시간 줄이지 않으면 기후 위기 해결 못해요. 바쁘고 힘들면, 삶 안에 '기후'라는 단어를 무게감 있게 준거점으로 설정할 수 없어요. 플라스틱 안 쓰는 캠페인보다, 여유롭게 휴식하고 장보고 요리하고 뒷정리하고 멍 때릴 수 있는 시간을 개인이 가지면 별다른 결심 없이도 쓰레기가 줄지요.”. 2022.12.21.14:00. Tweet.
** ‘함께 살기 위해 멈춰! 414 기후정의파업’ 참가자 일동, 함께 살기 위해 멈춰! 414 기후정의파업 선언
*** 낸시 프레이져(지은이), 좌파의 길: 식인자본주의에 반대한다, 장석준(옮긴이), 서해문집, 2023, 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