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상반기-함께가는 여성] 회원이야기
3·8여성의날 익명의 페미니스트들이 모여 이야기한 사연
여성의 날엔 역시!
2021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113주년이었습니다. 그럼 역시 매년 하는 여성대회를 빠뜨릴 수 없죠. 그리고 민우회가 운영하는 부스도 빠질 수 없습니다1).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열리지 못한 여성대회. 내년으로 기약하고 전체 활동가들끼리 모여 ‘페미니스트들끼리 임파워링 할 수 있는 무언가 해보자!’ 결의를 다졌는데요. 그 결과 코로나 시대에 한동안 못 만나고 있던 페미니스트들과 각자의 장소에서 온라인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익명의 오픈 채팅방이 열렸습니다.
역시! 오픈 채팅방이지!
여성대회나 퀴어문화축제에 다양한 부스가 있듯이 오픈 채팅방을 여러 주제로 열기로 하고 12개의 후보를 정해 민우회 트위터와 SNS에 ‘여성의 날 오픈 채팅방 - 난 이 방 열리면 들어간다’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약 600표가 모였고 7개의 채팅방 주제가 선정되었습니다.
△은평구에 사는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 근황도 나누고 꿀팁도 공유하는‘당신 근처의 은평 페미니스트 모임’△혼자 사는 여성들이 모여 레시피를 공유하고 식재료 공수와 손질의 이모저모, 끼니와 요리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이야기하는‘1인 가구 여성들의 3·8밥상 대화’△참여자 각자 자신이 애정하는 콘텐츠를 영업하고 최고의 영업왕에게 콘텐츠짱을 투표하는‘[페미니즘X미디어] 천하제일 영업 대회 오픈 카톡방’△'트랜스젠더 혐오, 퀴어로서 겪는 차별과 혐오, 퀴어 페미니스트로서 뭘 해야 할까? 뭘 할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을 나눈‘퀴어 페미 톡방’△각자의 취업준비 역사부터 취준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 차별에 분노한 순간들을 나눴던‘여성취준생들의 한풀이방’△이전 시장들의 성폭력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4.8) 상황의 갑갑함과 분노에 대해 이야기하는‘내 속이 아니라 재보궐이 터져야’△각자 해본 운동들의 역사와 운동하면서 겪는 온갖 차별을 나누는'나는 운동하는 페미니스트 득근득근'.
다양한 주제로 방을 열면 참여자들이 선택하기 어렵지 않을까,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방이 열리지 않아 참가하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3월 8일 행사 당일. 활동가들끼리 각자 준비한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긴장 반 설렘 반인 마음을 가지고 행사 시작을 기다렸는데요.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5시. 채팅방 링크를 보내고 신청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을 지향한다는 공지를 올리고 떨린 마음으로 드디어 행사 시작! 각 채팅방에서는 신청자들이 저마다 자기소개를 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눴습니다.“거기 비건 메뉴 맛있어요”, “페미 책 꽂혀 있는 괜찮은 한의원 알아요”정보 공유도 하고,“페미니스트이면서 퀴어인 사람은 왜 이렇게 드문지, 퀴어 친구 중 페미니스트를 찾는 게 빠를지 페미니스트 중 퀴어를 찾는 게 빠를지 항상 딜레마에요ㅎㅎ”, “투표 날에 누굴 뽑아야 할까요?”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요즘 저는 수제비 해먹는 데 맛 들렸어요!”, “얼마 전부터 클라이밍을 하고 있어요”각자의 일상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설명: 익명의 페미니스트 오픈채팅방 중 ‘당신 근처의 은평 페미니스트 모임’과 ‘여성취준생들의 한풀이방’에서 참가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각자 관심 있는 주제의 방으로 들어온 데다 모처럼 페미니스트들끼리 모였으니, 모두 진심으로 참여해 주셨던 것 같아요. 5분 같은 50분이 지나고 끝날 시간이 되자 다들 아쉬워하며 후속 모임을 약속하고 다음 행사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하며 채팅방을 마무리했습니다. 여운이 남은 활동가들은 자신이 진행한 채팅방의 분위기를 다른 활동가에게 공유하기도 하고 ‘여성 운전자 오픈 채팅방’을 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눴는데요. 추후 진행할 소모임에 반영하기로 하며 그 여운을 달랬습니다.
이 날의 오픈 채팅방은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소한 일상이나 갖고 있던 문제의식을 나눌 수 있어 위로도 받고 연결감을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는데요. 이렇게 페미니스트들끼리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 운동의 소중한 동력이라는 걸 새삼 다시 느끼기도 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엔 온라인으로 만났지만 다음엔 민우회 회원공간에서 그리고 광장에서 볼 날을 기다리며 “또 만나요. 우리~!”
이미지 설명: 익명의 페미니스트 오픈채팅방 중 ‘퀴어 페미 톡방’ 참가자들이 마무리 인사를 나누는 모습
영지(박영지)
❚ 여는 민우회 회원·여성건강팀
가볍지만 진지한, 그리고 진심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매년 민우회는 여성대회에서 부스에 참여해 ‘가부장제를 부숴버릴 민우회 게임(눈싸움·팔씨름·etc)’, 페미니스트 티셔츠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2021 상반기-함께가는 여성] 회원이야기
3·8여성의날 익명의 페미니스트들이 모여 이야기한 사연
여성의 날엔 역시!
2021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113주년이었습니다. 그럼 역시 매년 하는 여성대회를 빠뜨릴 수 없죠. 그리고 민우회가 운영하는 부스도 빠질 수 없습니다1).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열리지 못한 여성대회. 내년으로 기약하고 전체 활동가들끼리 모여 ‘페미니스트들끼리 임파워링 할 수 있는 무언가 해보자!’ 결의를 다졌는데요. 그 결과 코로나 시대에 한동안 못 만나고 있던 페미니스트들과 각자의 장소에서 온라인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익명의 오픈 채팅방이 열렸습니다.
역시! 오픈 채팅방이지!
여성대회나 퀴어문화축제에 다양한 부스가 있듯이 오픈 채팅방을 여러 주제로 열기로 하고 12개의 후보를 정해 민우회 트위터와 SNS에 ‘여성의 날 오픈 채팅방 - 난 이 방 열리면 들어간다’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약 600표가 모였고 7개의 채팅방 주제가 선정되었습니다.
△은평구에 사는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 근황도 나누고 꿀팁도 공유하는‘당신 근처의 은평 페미니스트 모임’△혼자 사는 여성들이 모여 레시피를 공유하고 식재료 공수와 손질의 이모저모, 끼니와 요리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이야기하는‘1인 가구 여성들의 3·8밥상 대화’△참여자 각자 자신이 애정하는 콘텐츠를 영업하고 최고의 영업왕에게 콘텐츠짱을 투표하는‘[페미니즘X미디어] 천하제일 영업 대회 오픈 카톡방’△'트랜스젠더 혐오, 퀴어로서 겪는 차별과 혐오, 퀴어 페미니스트로서 뭘 해야 할까? 뭘 할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을 나눈‘퀴어 페미 톡방’△각자의 취업준비 역사부터 취준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 차별에 분노한 순간들을 나눴던‘여성취준생들의 한풀이방’△이전 시장들의 성폭력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4.8) 상황의 갑갑함과 분노에 대해 이야기하는‘내 속이 아니라 재보궐이 터져야’△각자 해본 운동들의 역사와 운동하면서 겪는 온갖 차별을 나누는'나는 운동하는 페미니스트 득근득근'.
다양한 주제로 방을 열면 참여자들이 선택하기 어렵지 않을까,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방이 열리지 않아 참가하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3월 8일 행사 당일. 활동가들끼리 각자 준비한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긴장 반 설렘 반인 마음을 가지고 행사 시작을 기다렸는데요.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5시. 채팅방 링크를 보내고 신청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을 지향한다는 공지를 올리고 떨린 마음으로 드디어 행사 시작! 각 채팅방에서는 신청자들이 저마다 자기소개를 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눴습니다.“거기 비건 메뉴 맛있어요”, “페미 책 꽂혀 있는 괜찮은 한의원 알아요”정보 공유도 하고,“페미니스트이면서 퀴어인 사람은 왜 이렇게 드문지, 퀴어 친구 중 페미니스트를 찾는 게 빠를지 페미니스트 중 퀴어를 찾는 게 빠를지 항상 딜레마에요ㅎㅎ”, “투표 날에 누굴 뽑아야 할까요?”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요즘 저는 수제비 해먹는 데 맛 들렸어요!”, “얼마 전부터 클라이밍을 하고 있어요”각자의 일상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설명: 익명의 페미니스트 오픈채팅방 중 ‘당신 근처의 은평 페미니스트 모임’과 ‘여성취준생들의 한풀이방’에서 참가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각자 관심 있는 주제의 방으로 들어온 데다 모처럼 페미니스트들끼리 모였으니, 모두 진심으로 참여해 주셨던 것 같아요. 5분 같은 50분이 지나고 끝날 시간이 되자 다들 아쉬워하며 후속 모임을 약속하고 다음 행사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하며 채팅방을 마무리했습니다. 여운이 남은 활동가들은 자신이 진행한 채팅방의 분위기를 다른 활동가에게 공유하기도 하고 ‘여성 운전자 오픈 채팅방’을 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눴는데요. 추후 진행할 소모임에 반영하기로 하며 그 여운을 달랬습니다.
이 날의 오픈 채팅방은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소한 일상이나 갖고 있던 문제의식을 나눌 수 있어 위로도 받고 연결감을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는데요. 이렇게 페미니스트들끼리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 운동의 소중한 동력이라는 걸 새삼 다시 느끼기도 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엔 온라인으로 만났지만 다음엔 민우회 회원공간에서 그리고 광장에서 볼 날을 기다리며 “또 만나요. 우리~!”
이미지 설명: 익명의 페미니스트 오픈채팅방 중 ‘퀴어 페미 톡방’ 참가자들이 마무리 인사를 나누는 모습
영지(박영지)
❚ 여는 민우회 회원·여성건강팀
가볍지만 진지한, 그리고 진심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매년 민우회는 여성대회에서 부스에 참여해 ‘가부장제를 부숴버릴 민우회 게임(눈싸움·팔씨름·etc)’, 페미니스트 티셔츠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