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상반기-함께가는 여성] 민우ing
성평등 콘텐츠 나와랍 휘리릭 퐁 퓨전!
“21세기를 창조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제니퍼에요. 휘리릭 퐁 퓨전!” 화려한 셔츠에 부츠컷 바지를 입고 잔망스러운 웨이브를 추며 등장했던 제니퍼1). 초록색 칠판 앞 낡은 책걸상에 앉아 있는 복고 스타일의 주변 캐릭터와 대비되는 제니퍼는 의상과 이름만큼이나 한층 업그레이드된 개그 스타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잔망스러운 ‘퓨전’ 주문에 나는 중독되어 언제 어디서나 “퓨전”을 외치고 다녔다. 연습장에 귀여운 스티커를 붙일 때, 새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한 바퀴 빙그르 돌 때에 “퓨전”을 외쳤다. 퓨전은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때 꼭 외쳐야 하는 주문이었다. 그리고 미디어 콘텐츠의 변화가 필요한 지금, 성평등미디어팀의 콘텐츠 활동을 소개하기 전에 제니퍼의 주문을 외치고 싶다.
‘휘리릭 퐁 퓨전!’
이미지 설명: 2020년 쏟콘빛 추천 콘텐츠 바로 보기 QR코드
“21세기를 창조하는 미디어 활동가로서 말한다. 올해 성평등미디어팀은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이하 쏟콘빛) 영업팀’ 활동을 새롭게 시작했다!” ‘휘리릭 퐁’ 주문에 제니퍼처럼 재치 있는 소식을 기대했다면 사과드린다. 하지만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새로운 콘텐츠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지금의 성평등미디어팀이 존재하기 전 미디어운동본부 시절에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든 제작자와 프로그램을 선정해 ‘푸른미디어상’을 시상하는 활동을 했다. 1998년부터 어언 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각종 차별을 드러내고 성평등 관점을 확산하는 데 기여한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콘텐츠의 의미를 다시 한번 기억하고 성평등한 콘텐츠가 제작되도록 독려해왔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고, 미디어 환경은 변했다.
지상파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존과는 다른 여성 캐릭터, 여성 중심 예능과 같은 콘텐츠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JTBC와 tvN의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다양한 OTT2)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는 지상파 영역의 의미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독려하던 성평등미디어팀의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된 기폭제가 되었다.
작년 쏟콘빛은 지상파 콘텐츠를 넘어 유튜브·팟캐스트·웹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분야를 확장했고, 페미니즘적으로 ‘완벽’하진 않더라도, 페미니즘이 ‘한 스푼’이라도 담겨있는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미디어 이용자로부터 콘텐츠를 추천받고 활동가들이 모니터링을 거친 후 그 결과를 공유해 성평등 콘텐츠가 널리 확산되도록 했다. 그 결과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EBS)〉, 〈극락왕생(딜리헙웹툰)〉, 〈재벌과의 인터뷰(다음웹툰)〉 등 여러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는 민우회 회원과 함께 콘텐츠 영업팀 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직접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콘텐츠별 추천 이유를 적어 홍보한다. 플랫폼이 많아진 만큼 소비자인 우리는 쏟아지는 콘텐츠들을 바라보며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문제적인 성차별 콘텐츠를 보고 괴로운 비명을 지를 때도 있었다. 괴로운 비명은 더 작아지도록 즐거운 비명은 더 넘치도록, 영업팀 멤버들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영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4월 15일 영업팀 멤버들과 드디어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한 줄기 빛과 같은 우리들
이미지 설명: 4월 15일 영업팀 첫 모임의 모습
영업팀 멤버들은 페미니스트가 마음 놓고 편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서로 추천하고 공유하는 쏟콘빛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모였다. 서로를 소개하고 영업팀 활동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묻자 모두 반짝이는 눈으로 대답했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왔어요.”
미디어팀에서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활동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진행하는 것이다. 회원들이 영업팀에 참여하는 이유는 “모니터링 활동에 관심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멤버와의 대화에 더 큰 욕구를 보이다니. 솔직히 조금 놀랐다. 자신을 소개할 땐 수줍게 얘기했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 왔다”는 말에는 뭔가 강한 힘이 느껴졌다.
반짝이는 눈을 보고 있자니 문득 친구들과 어제 봤던 드라마를 주제로 시시콜콜 수다 떨던 예전 일상이 떠올랐다. “야, 그거 봤어?”라는 물음에 “당근이지”라며 어이없다는 듯 대답하고, “다음 주까지 언제 기다리냐”라며 분노의 안타까움을 터뜨리곤 했던 기억. 같은 취향과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과 나누던 대화, 답답한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던 대화는 우리의 일상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어주곤 했다. 그런데 그 즐거움을 그날 처음 만난 멤버들과의 대화에서 오랜만에 다시 느낀 것이다! “혹시 이 콘텐츠 아세요?”라는 질문에 “네! 그거 너무 좋죠.”, “이거 꼭 보세요. 그거 좋아하시면 이것도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라며 낯설지만 반가운 대화를 이어나갔다.
영업팀 모임이 끝날 때쯤 한 멤버가 “이런 대화 정말 오랜만이네요. 한동안 너무 답답했어요”라고 소감을 말하자, 둘러앉아 얘기를 듣던 모두가 순간 뭉클해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콘텐츠로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게 모르게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성평등 콘텐츠를 발굴하고 확산하는 것이 쏟콘빛 활동의 목표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그날의 시간은 우리에게 영업팀 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영업팀 활동을 소개하려고 쓴 글인데, 쓰다 보니 영업팀 멤버와 나눴던 시간을 자랑하는 글이 되었다. 만남이 어려워진 답답한 일상 속에서 영업팀과의 대화가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다는 걸 알리고 싶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이런 대화가 갈급해졌다면, 여러분이 알고 있는 좋은 콘텐츠를 쏟콘빛에 추천하는 방법으로 함께 소통할 수 있다. 추천해 주신 콘텐츠는 영업팀이 잘 모아서 뉴스레터와 토크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널리 알릴 예정이다. 여러분의 추천이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콘텐츠를 찾는 많은 페미니스트의 심심한 밤을 책임질 수 있다!
* 바로 아래 QR코드를 인식한 후 여러분만의 콘텐츠를 추천해 주세요!
이미지 설명: 2021년 쏟콘빛 콘텐츠 추천하러 바로가기 QR코드
단(박해연)
❚ 여는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단 단 무슨 단 쟁반같이 둥근 단
1)KBS 〈개그콘서트(2005)〉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개그맨 김재롱이 연기하던 캐릭터. ‘휘리릭 퐁 퓨전’은 다른 두 인물의 사진을 반씩 합쳐 하나의 인물 사진으로 합성한 사진 기술을 활용한 제니퍼의 개그 콘텐츠. 새로운 합성 사진을 보여주기 전 이 주문을 외친다.
2)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컫는다. 넷플릭스·유튜브·왓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2021 상반기-함께가는 여성] 민우ing
성평등 콘텐츠 나와랍 휘리릭 퐁 퓨전!
“21세기를 창조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제니퍼에요. 휘리릭 퐁 퓨전!” 화려한 셔츠에 부츠컷 바지를 입고 잔망스러운 웨이브를 추며 등장했던 제니퍼1). 초록색 칠판 앞 낡은 책걸상에 앉아 있는 복고 스타일의 주변 캐릭터와 대비되는 제니퍼는 의상과 이름만큼이나 한층 업그레이드된 개그 스타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잔망스러운 ‘퓨전’ 주문에 나는 중독되어 언제 어디서나 “퓨전”을 외치고 다녔다. 연습장에 귀여운 스티커를 붙일 때, 새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한 바퀴 빙그르 돌 때에 “퓨전”을 외쳤다. 퓨전은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때 꼭 외쳐야 하는 주문이었다. 그리고 미디어 콘텐츠의 변화가 필요한 지금, 성평등미디어팀의 콘텐츠 활동을 소개하기 전에 제니퍼의 주문을 외치고 싶다.
‘휘리릭 퐁 퓨전!’
이미지 설명: 2020년 쏟콘빛 추천 콘텐츠 바로 보기 QR코드
“21세기를 창조하는 미디어 활동가로서 말한다. 올해 성평등미디어팀은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이하 쏟콘빛) 영업팀’ 활동을 새롭게 시작했다!” ‘휘리릭 퐁’ 주문에 제니퍼처럼 재치 있는 소식을 기대했다면 사과드린다. 하지만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새로운 콘텐츠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지금의 성평등미디어팀이 존재하기 전 미디어운동본부 시절에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든 제작자와 프로그램을 선정해 ‘푸른미디어상’을 시상하는 활동을 했다. 1998년부터 어언 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각종 차별을 드러내고 성평등 관점을 확산하는 데 기여한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콘텐츠의 의미를 다시 한번 기억하고 성평등한 콘텐츠가 제작되도록 독려해왔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고, 미디어 환경은 변했다.
지상파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존과는 다른 여성 캐릭터, 여성 중심 예능과 같은 콘텐츠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JTBC와 tvN의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다양한 OTT2)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는 지상파 영역의 의미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독려하던 성평등미디어팀의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된 기폭제가 되었다.
작년 쏟콘빛은 지상파 콘텐츠를 넘어 유튜브·팟캐스트·웹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분야를 확장했고, 페미니즘적으로 ‘완벽’하진 않더라도, 페미니즘이 ‘한 스푼’이라도 담겨있는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미디어 이용자로부터 콘텐츠를 추천받고 활동가들이 모니터링을 거친 후 그 결과를 공유해 성평등 콘텐츠가 널리 확산되도록 했다. 그 결과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EBS)〉, 〈극락왕생(딜리헙웹툰)〉, 〈재벌과의 인터뷰(다음웹툰)〉 등 여러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는 민우회 회원과 함께 콘텐츠 영업팀 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직접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콘텐츠별 추천 이유를 적어 홍보한다. 플랫폼이 많아진 만큼 소비자인 우리는 쏟아지는 콘텐츠들을 바라보며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문제적인 성차별 콘텐츠를 보고 괴로운 비명을 지를 때도 있었다. 괴로운 비명은 더 작아지도록 즐거운 비명은 더 넘치도록, 영업팀 멤버들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영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4월 15일 영업팀 멤버들과 드디어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한 줄기 빛과 같은 우리들
이미지 설명: 4월 15일 영업팀 첫 모임의 모습
영업팀 멤버들은 페미니스트가 마음 놓고 편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서로 추천하고 공유하는 쏟콘빛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모였다. 서로를 소개하고 영업팀 활동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묻자 모두 반짝이는 눈으로 대답했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왔어요.”
미디어팀에서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활동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진행하는 것이다. 회원들이 영업팀에 참여하는 이유는 “모니터링 활동에 관심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멤버와의 대화에 더 큰 욕구를 보이다니. 솔직히 조금 놀랐다. 자신을 소개할 땐 수줍게 얘기했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 왔다”는 말에는 뭔가 강한 힘이 느껴졌다.
반짝이는 눈을 보고 있자니 문득 친구들과 어제 봤던 드라마를 주제로 시시콜콜 수다 떨던 예전 일상이 떠올랐다. “야, 그거 봤어?”라는 물음에 “당근이지”라며 어이없다는 듯 대답하고, “다음 주까지 언제 기다리냐”라며 분노의 안타까움을 터뜨리곤 했던 기억. 같은 취향과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과 나누던 대화, 답답한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던 대화는 우리의 일상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어주곤 했다. 그런데 그 즐거움을 그날 처음 만난 멤버들과의 대화에서 오랜만에 다시 느낀 것이다! “혹시 이 콘텐츠 아세요?”라는 질문에 “네! 그거 너무 좋죠.”, “이거 꼭 보세요. 그거 좋아하시면 이것도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라며 낯설지만 반가운 대화를 이어나갔다.
영업팀 모임이 끝날 때쯤 한 멤버가 “이런 대화 정말 오랜만이네요. 한동안 너무 답답했어요”라고 소감을 말하자, 둘러앉아 얘기를 듣던 모두가 순간 뭉클해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콘텐츠로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게 모르게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성평등 콘텐츠를 발굴하고 확산하는 것이 쏟콘빛 활동의 목표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그날의 시간은 우리에게 영업팀 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영업팀 활동을 소개하려고 쓴 글인데, 쓰다 보니 영업팀 멤버와 나눴던 시간을 자랑하는 글이 되었다. 만남이 어려워진 답답한 일상 속에서 영업팀과의 대화가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다는 걸 알리고 싶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이런 대화가 갈급해졌다면, 여러분이 알고 있는 좋은 콘텐츠를 쏟콘빛에 추천하는 방법으로 함께 소통할 수 있다. 추천해 주신 콘텐츠는 영업팀이 잘 모아서 뉴스레터와 토크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널리 알릴 예정이다. 여러분의 추천이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콘텐츠를 찾는 많은 페미니스트의 심심한 밤을 책임질 수 있다!
* 바로 아래 QR코드를 인식한 후 여러분만의 콘텐츠를 추천해 주세요!
이미지 설명: 2021년 쏟콘빛 콘텐츠 추천하러 바로가기 QR코드
단(박해연)
❚ 여는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단 단 무슨 단 쟁반같이 둥근 단
1)KBS 〈개그콘서트(2005)〉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개그맨 김재롱이 연기하던 캐릭터. ‘휘리릭 퐁 퓨전’은 다른 두 인물의 사진을 반씩 합쳐 하나의 인물 사진으로 합성한 사진 기술을 활용한 제니퍼의 개그 콘텐츠. 새로운 합성 사진을 보여주기 전 이 주문을 외친다.
2)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컫는다. 넷플릭스·유튜브·왓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