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반기-함께가는여성] 활동_성평등네트워크팀
『핫 데뷔』 성평등네트워크팀, 첫 행보 포착!
페미니스트랑 티타임 즐기는 팀?!
민우회 새로운 팀이 생겼다. 성평등네트워트팀? 네트워크?! 페미니스트들 만나서 티타임 즐기는 팀인가요?? 성평등네트워크팀은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새로 등장한 모임, 단체, 개인 활동가들이 보여준 다양한 페미니즘의 흐름 속에서 민우회가 어떻게 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만들어졌다. 뭘 하게 될 팀인지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의 조각들은 왠지 이 팀, 재미있을 것 같고 뭘 할 지 잘 모르니까 오히려 좋다는 식으로 짜 맞춰졌다.
작년 말 〈도토리포럼〉이라는 민우회 활동가 포럼에서 나눴던 말들이 떠올랐다. 소수자성이 능력 없음, 민폐로 치환되는 사회에서 소수자들의 연대는 이런 사회를 멈추게 하고, 지금이 아닌 사회를 상상하는 기회이자 페미니즘 내부의 다양한 차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소수자들이 만나 이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소수자들보다 이 사회에 더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뭘 하게 될지도 모르면서 네트워크라는 말에 꽂혀 성평등네트워크팀 팀원이 되었다!
근데 왜 또 연결하세요?
바뀐 자리, 바뀐 팀원들과의 새로움, 어색함도 잠시 총회날짜에 맞춰 사업계획을 짜고, 마감 날짜에 맞춰 프로젝트 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팀원들과 회의에 회의를 이어갔다. 출근하자 시작된 회의가 퇴근 때까지 이어졌다. 성평등네트워크팀은 올해 뭘 하는 게 좋을지, 왜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사업을 상상하는 지난한 시간들이었다.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낸 우리의 계획은 이러했다. 소수자운동을 하는 그룹과 만난다! 만나서 함께 공동액션을 한다! 만나고 싶었지만 만나지 못했던 여성들을 만난다! 여성들의 경험을 서로 듣고,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일을 친다! 우리가 만난 소수자/여성/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파티를 연다!
우리의 사업계획서를 보고, 민우회는 항상 연결하는 일을 해왔는데 왜 또 ‘연결‘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난 2년간의 위기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소수자, 여성들에게 더 가혹했다.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그저 극복해야할 어떤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많은 시민들이 말하고 있다. 약자를 위한 것은 모두를 위한 것이기에 소수자들이 그리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은 모두를 혼자만 살아남는데 몰두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만나서 우리의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차별과 억압의 구조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우리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는지 밝혀내야 한다. 성공주의, 배제적인 흐름을 거부하고,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약자를 위한 새로운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함께 대화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연결하려 한다.
잘 아플 권리, '질병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교차적인 관점에서 고민하면서 변화를 만드는 〈다른몸들〉, 신경다양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고, 신경다양인들의 장점과 개성을 알리는〈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트랜스젠더의 지속가능한 삶을 주요 가치로 삼고, 젠더와 다양성을 고민하는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한국에 온 난민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로 변화를 만드는〈난민인권센터〉네 단체가 민우회와 연결되기로 했다!〈다른몸들〉과〈세바다〉,민우회가 한 팀,〈조각보〉와〈난센〉,민우회가 한 팀이 되어 도원결의를 맺었다(?)
활동가들과 티타임
수색역 근처 한 카페에서 네트워크팀 활동가 해파리와 제이가〈다른몸들〉의 반다,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의 리얼리즘과 만났다.〈다른몸들〉은 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부터 '아픈 몸 선언문'까지 질병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세바다〉는 올해 첫 회인 신경다양성 포럼을 열어 신경다양성 논의를 이끌고 있다. 민우회는 정신질환자 페미니스트 회원 소모임〈페/미/정/신〉의 활동 경험을 나누며, 다양한 삶과 교차하는 페미니즘의 모습, 질병과 장애를 혐오의 대상이 아닌 인간의 단면으로 바라보고 취약성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다른 날, 신촌역 근처 한 카페에서〈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리나와 준우, 〈난민인권센터〉 허니와 사라를 만났다. 젠더라는 경계를 넘나드는 트랜스젠더의 삶, 국경이라는 경계 앞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삶을 떠올리며〈조각보〉,〈난센〉과 함께 ‘경계’라는 개념에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고 했다. 리나는 그간 트랜스젠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었던 간담회 내용을 묶은 자료집을 나눠주었다. 여섯 권이나 돼서 꽤 무거울 텐데 들고 와주셔서 황송한 마음이 들었다. 우린 스티커 몇 장 들고 왔는데... 사라는 난민인권센터에서 활동하는 난민 당사자이고, 이집트에서는 페미니즘 활동을 했다고 한다. 사라와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라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허니의 통역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허니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지 못했다. 이번 만남은 사라의 회의 참여 여부를 당일 알게 되어 통역을 준비하지 못했다 쳐도, 통역가와 소통, 통역시간, 통역비 등 새롭게 생긴 고민거리들이 걱정이었다. 소수자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말하기 전에 지금 여기를 그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부터 차근차근 할 일이 많구나...

*사진설명: 오버랩 워크샵에서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는 민우회 활동가 모습
그러니까 설레는 거 아닐까요..?
무작정 '협업하자', '만나자'는 제안에 덥석 우리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동료가 생겼다는 기쁨을 느끼면서도,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까. 어떻게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서로의 이슈가 교차하는 공동액션을 할 수 있을까. 막연함 속에서 헤매는 기분이 들었다. 함께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아보기 위한 워크숍을 준비하기로 했다. 워크숍은 다양한 몸, 다양한 정체성, 다양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혼자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몸, 환청이 들리는 몸, 트라우마틱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준비가 필요한 몸, 엎드리거나 누워있어야 하는 몸, 통증을 느끼는 몸, 멍 때리는 몸, 문자통역이나 수어통역이 필요한 몸. 퀴어의 몸, 가난한 몸, 노동자의 몸. 모두가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자통역, 쉬는 시간과 공간, 사전 안내 등 꼼꼼하게 준비했다. 그런데 몸에 배인 습관은 미리 준비할 수 없었다. 청인중심사회에서 음성언어만 사용하는 습관이 몇 번의 회의와 고민과 준비로 바뀔 리 없었다. 다른 몸은 어떤지 살피고, 또 다른 몸인 나는 어떤지 고민하게 됐다. 워크숍은 우리가 어떻게 협업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하고 보니까 이미 워크숍 준비부터 끝까지 협업 중이었다.
앞으로 협업의 과정들을 어떻게 기록하고, 의미를 짚어내고, 또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한다. 〈난센〉,〈다른몸들〉,〈세바다〉,〈조각보〉와 함께 하는 협업의 모양이 어떨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러니까 설레는 거 아닐까요..? 민우회가 이들과 함께 뭘 할지 많이 기대해주세요!
해파리(옥나래)
❚ 여는 민우회 성평등네트워크팀
나래에서 해파리로 개명했어요! 왜냐면 ...더보기
[2022 상반기-함께가는여성] 활동_성평등네트워크팀
『핫 데뷔』 성평등네트워크팀, 첫 행보 포착!
페미니스트랑 티타임 즐기는 팀?!
민우회 새로운 팀이 생겼다. 성평등네트워트팀? 네트워크?! 페미니스트들 만나서 티타임 즐기는 팀인가요?? 성평등네트워크팀은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새로 등장한 모임, 단체, 개인 활동가들이 보여준 다양한 페미니즘의 흐름 속에서 민우회가 어떻게 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만들어졌다. 뭘 하게 될 팀인지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의 조각들은 왠지 이 팀, 재미있을 것 같고 뭘 할 지 잘 모르니까 오히려 좋다는 식으로 짜 맞춰졌다.
작년 말 〈도토리포럼〉이라는 민우회 활동가 포럼에서 나눴던 말들이 떠올랐다. 소수자성이 능력 없음, 민폐로 치환되는 사회에서 소수자들의 연대는 이런 사회를 멈추게 하고, 지금이 아닌 사회를 상상하는 기회이자 페미니즘 내부의 다양한 차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소수자들이 만나 이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소수자들보다 이 사회에 더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뭘 하게 될지도 모르면서 네트워크라는 말에 꽂혀 성평등네트워크팀 팀원이 되었다!
근데 왜 또 연결하세요?
바뀐 자리, 바뀐 팀원들과의 새로움, 어색함도 잠시 총회날짜에 맞춰 사업계획을 짜고, 마감 날짜에 맞춰 프로젝트 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팀원들과 회의에 회의를 이어갔다. 출근하자 시작된 회의가 퇴근 때까지 이어졌다. 성평등네트워크팀은 올해 뭘 하는 게 좋을지, 왜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사업을 상상하는 지난한 시간들이었다.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낸 우리의 계획은 이러했다. 소수자운동을 하는 그룹과 만난다! 만나서 함께 공동액션을 한다! 만나고 싶었지만 만나지 못했던 여성들을 만난다! 여성들의 경험을 서로 듣고,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일을 친다! 우리가 만난 소수자/여성/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파티를 연다!
우리의 사업계획서를 보고, 민우회는 항상 연결하는 일을 해왔는데 왜 또 ‘연결‘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난 2년간의 위기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소수자, 여성들에게 더 가혹했다.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그저 극복해야할 어떤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많은 시민들이 말하고 있다. 약자를 위한 것은 모두를 위한 것이기에 소수자들이 그리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은 모두를 혼자만 살아남는데 몰두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만나서 우리의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차별과 억압의 구조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우리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는지 밝혀내야 한다. 성공주의, 배제적인 흐름을 거부하고,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약자를 위한 새로운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함께 대화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연결하려 한다.
잘 아플 권리, '질병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교차적인 관점에서 고민하면서 변화를 만드는 〈다른몸들〉, 신경다양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고, 신경다양인들의 장점과 개성을 알리는〈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트랜스젠더의 지속가능한 삶을 주요 가치로 삼고, 젠더와 다양성을 고민하는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한국에 온 난민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로 변화를 만드는〈난민인권센터〉네 단체가 민우회와 연결되기로 했다!〈다른몸들〉과〈세바다〉,민우회가 한 팀,〈조각보〉와〈난센〉,민우회가 한 팀이 되어 도원결의를 맺었다(?)
활동가들과 티타임
수색역 근처 한 카페에서 네트워크팀 활동가 해파리와 제이가〈다른몸들〉의 반다,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의 리얼리즘과 만났다.〈다른몸들〉은 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부터 '아픈 몸 선언문'까지 질병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세바다〉는 올해 첫 회인 신경다양성 포럼을 열어 신경다양성 논의를 이끌고 있다. 민우회는 정신질환자 페미니스트 회원 소모임〈페/미/정/신〉의 활동 경험을 나누며, 다양한 삶과 교차하는 페미니즘의 모습, 질병과 장애를 혐오의 대상이 아닌 인간의 단면으로 바라보고 취약성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다른 날, 신촌역 근처 한 카페에서〈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리나와 준우, 〈난민인권센터〉 허니와 사라를 만났다. 젠더라는 경계를 넘나드는 트랜스젠더의 삶, 국경이라는 경계 앞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삶을 떠올리며〈조각보〉,〈난센〉과 함께 ‘경계’라는 개념에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고 했다. 리나는 그간 트랜스젠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었던 간담회 내용을 묶은 자료집을 나눠주었다. 여섯 권이나 돼서 꽤 무거울 텐데 들고 와주셔서 황송한 마음이 들었다. 우린 스티커 몇 장 들고 왔는데... 사라는 난민인권센터에서 활동하는 난민 당사자이고, 이집트에서는 페미니즘 활동을 했다고 한다. 사라와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라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허니의 통역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허니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지 못했다. 이번 만남은 사라의 회의 참여 여부를 당일 알게 되어 통역을 준비하지 못했다 쳐도, 통역가와 소통, 통역시간, 통역비 등 새롭게 생긴 고민거리들이 걱정이었다. 소수자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말하기 전에 지금 여기를 그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부터 차근차근 할 일이 많구나...
*사진설명: 오버랩 워크샵에서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는 민우회 활동가 모습
그러니까 설레는 거 아닐까요..?
무작정 '협업하자', '만나자'는 제안에 덥석 우리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동료가 생겼다는 기쁨을 느끼면서도,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까. 어떻게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서로의 이슈가 교차하는 공동액션을 할 수 있을까. 막연함 속에서 헤매는 기분이 들었다. 함께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아보기 위한 워크숍을 준비하기로 했다. 워크숍은 다양한 몸, 다양한 정체성, 다양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혼자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몸, 환청이 들리는 몸, 트라우마틱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준비가 필요한 몸, 엎드리거나 누워있어야 하는 몸, 통증을 느끼는 몸, 멍 때리는 몸, 문자통역이나 수어통역이 필요한 몸. 퀴어의 몸, 가난한 몸, 노동자의 몸. 모두가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자통역, 쉬는 시간과 공간, 사전 안내 등 꼼꼼하게 준비했다. 그런데 몸에 배인 습관은 미리 준비할 수 없었다. 청인중심사회에서 음성언어만 사용하는 습관이 몇 번의 회의와 고민과 준비로 바뀔 리 없었다. 다른 몸은 어떤지 살피고, 또 다른 몸인 나는 어떤지 고민하게 됐다. 워크숍은 우리가 어떻게 협업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하고 보니까 이미 워크숍 준비부터 끝까지 협업 중이었다.
앞으로 협업의 과정들을 어떻게 기록하고, 의미를 짚어내고, 또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한다. 〈난센〉,〈다른몸들〉,〈세바다〉,〈조각보〉와 함께 하는 협업의 모양이 어떨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러니까 설레는 거 아닐까요..? 민우회가 이들과 함께 뭘 할지 많이 기대해주세요!
해파리(옥나래)
❚ 여는 민우회 성평등네트워크팀
나래에서 해파리로 개명했어요! 왜냐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