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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2022 상반기-함께가는여성] 소모임 리포트

2022-07-13
조회수 1822

[2022 상반기-함께가는여성]

 

소모임 리포트 

 

 

안녕하세요. 편집팀 행크입니다. 민우회 활동가는 1인 1소모임을 지향하고 있는데요. 활동가들 성격에 따라 소모임도 제각각, 소모임에 따라 모이는 회원도 제각각! 저녁 7시 30분, 문 닫은 사무실에서 회원들의 특색있고 의미있는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소모임 활동가와 참여 회원들을 찾아가 소모임 소개와 자랑을 부탁드려보았습니다. 

 

① 생각을 퀴어요 (담당 활동가 류)

1) 계속 책모임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10년 째 책읽기 소모임 외길 인생입니다. 주로 사회과학,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는데 인식이 확장되는 순간이 좋아요. 또, 여러 사람과 이야기 하면 그런 순간이 많아져서 계속 책모임을 하게 되네요. ‘생각을 퀴어요’에서는 책과 함께 퀴어 페미니스트로서 하는 일상의 고민, 나를 설명하는 개념, 내게 필요한 제도 등을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2) 소모임을 10년 동안 하면서 힘들지는 않나요?

(아무래도 저녁에 모임을 하다보니) 바쁘면 힘들 때도 있는데, 회원 분을 만나서 얘길 나누다 보면 오히려 힘을 얻어요. 페미니스트라면 참을 수 없는 순간이 많잖아요. 부당함을 참지 않고 문제제기 해나가는 에피소드를 나눌 때면 ‘각자의 자리에서 이렇게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구나. 울 횐님들,, 넘 멋져,,’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민우회에서 활동가 10년 차를 맞이하면 ‘심지상’을 받는데요. 올해 제가 심지상을 받을 때 회원 분들이 정말 많이 축하해주셨어요. 저의 든든한 페미니스트 동료들입니다! 


 

② 원가족 탈출기 페미니스트 자조모임: 혼자사는 사람들 (회원 비누)

1) 어떻게 소모임을 신청하게 되셨어요?

전 이 소모임을 하려고 회원가입을 했어요. 가족 이야기를 할 때면 ‘아휴, 어떻게 부모님을 욕해’라고 하거나 ‘다 지나간 일을 가지고 그래’ 이런 말을 듣는 것 같아요. 어디서도 할 수 없는 얘기를 이 소모임에서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함께하고 싶었어요.

2) 우리 소모임만의 특징을 꼽아본다면?

다들 집안일 걱정을 많이 하고 피곤해 해요. 어떻게 퇴근하고 집안일 감당하나 서로 묻기도 하구요. 그런 얘길 하다보면 여럿이 살았던 가족 ‘어른’들이 그렇게 어른인 척했던 게 조금 괘씸하고 어이 없어요. 혼자 사는 게 진짜 ‘어른’의 경험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3) 비누 님은 이 모임을 통해서 변한 게 있으실까요?

가족을 훨씬 덜 만나게 됐어요. 원가족에게 많이 집착 당했거든요. 가족을 안 만나고도 잘 사는 여러 사람을 보니까 ‘안 만나도 상관 없잖아’라는 자연스러운 자신감이 생겼달까. (만나러 오라는 원가족에게도) ‘피곤해. 못 가’ 이렇게 잘 말하고, 은은하게 관계를 이어가게 돼요.


 

③ 격주독서모임, 격독 (회원 연수)

1) 소모임 소개를 부탁드려요!

격독은 두 달 동안 두 권의 책을 읽는 모임입니다. 첫 시즌 때 함께했던 멤버 간에 합이 잘 맞아서 이번에 시즌3까지 맞이하게 됐어요! 책은 혼자서 읽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면 더 좋고, 페미니스트와 나누면 훨씬 좋더라고요. 모임에 꼭 참석하고 싶어 업무 시간을 조정할 정도로 애착이 있는 모임이랍니다.

2) 우리 소모임을 자랑해주세요!

평소엔 제가 선택하지 않는 책, 자주 읽지 않는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아요. 또,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번갈아 하게 되었는데요. ‘도저’라는 회원은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셨어요. 오프라인으로 진행 될 때면 도저만 온라인으로 참여했는데 ‘AI 도저’라고 장난 치던 게 생각나네요. 최근엔 서울로 오시게 되어 이제 ‘리얼 도저’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3) 소모임 후로 연수 님은 무엇이 달라지셨나요?

직장인이다 보니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페미력’이 무뎌질 때가 있어요. 문제적인 부분을 접하더라도 ‘어쩔 수 없지’하고 넘어가는 때도 있었는데, 페미니스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느슨해지는 저를 잡아주는 느낌이 들어요. 비건을 지향하는 호수를 보며 한 끼 정도 비건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게 된다거나, 페미니즘 관련 책이나 드라마를 보며 ‘우리 회원들이 좋아하겠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일상에서도 페미니스트로서 작은 실천을 하게 되어 참 좋습니다.

 

 

④ 어쩌면 실격당한 (담당 활동가 리오)

1) 소모임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그동안 회원들과 장애 이슈를 나눠보는 자리가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장애와 페미니즘을 교차하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에 소모임을 만들었는데, 그 즈음 이동권 투쟁이 이슈가 되며 많은 회원 분이 모임을 신청해주셨답니다.

2) 〈어쩌면 이상한 몸〉,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두 권의 책을 읽었죠. 혹시 소개하고 싶은 책 내용이나 대화가 있나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장애, 가난, 차별 받는 인종, 성별, 성적지향을 지닌 채 살아가면서도 그것을 당당히 부정하면서, 자신의 ‘결핍’을 실천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만 존엄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는 내용이 있어요. 스스로를 수용하고 돌보려고 노력하지만 결코 완전하지는 못 할 이 ‘취약함’이야 말로 우릴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분모라고 한 문장을 소개 하고 싶습니다. ‘취약함’이 오히려 우리의 자원이며, 우리를 연대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아요.

3) 리오는 이 모임을 통해서 회원 분들과 무엇을 나누고 싶었어요?

아마도 연대겠죠? 한 사람의 정체성이라는 건 정말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지는데 당사자성으로서 장애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각자의 삶에서 어떤 소수자성을 갖고 살아가잖아요? 우리가 더 넓게 생각해보고 뭔가를 넘나드는, 유연함을 가진 페미니스트 시민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⑤ 성평등 어린이책 함께 읽는 페미니스트 모임! 어.읽.페2 (회원 혜영)

1) 소모임에서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을 소개해주세요!

다 너무 좋았는데…오늘 읽은 〈인어를 믿나요?〉라는 책 추천하고 싶어요.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성소수자 이슈를 떠올리게 해요. '인어' 하면 백인에, 되게 예쁜(웃음) 그런 전형적인 이미지가 연상되잖아요. 이 책은 그러지 않은, 나다움을 고민할 수 있는 책이었어요. 아, 책 색감도 너무너무 예뻐요. 약간 남미를 연상케하는?

2) 우리 소모임을 자랑한다면?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이고, 성평등한 관점을 갖고 책을 읽는다고 해도 각자가 발견하는 새로움이 있다는 것. 그래서 그 새로움을 나누면서 내가 책을 더 풍성하게 읽어낼 수 있다는 게 참 좋고 반가워요. 

3) 어린이책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학교 안에서부터 혐오와 차별, 배제가 시작되잖아요. 내 주변에도 어린이가 함께 살아가는데, 어린이들과 만날 때 잘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배워야 할 게 많더라고요. 함께 본 그림책에서 읽어낸 이야기, 우리가 만든 질문을 통해서 어린이와 잘 만나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이렇게 상반기 소모임을 호로록 알아보았는데요. 정말 다양한 모임들이 있죠?! 소모임 활동가, 회원들과 인터뷰를 해보니 다들 너무 열정적으로 소모임 자랑을 해주셔서 저도 순간순간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셨을까요?(제발) 하반기에도 소모임이 진행됩니다. 홍보물이 올라오면 관심 갖고 한땀한땀 훑어봐주세요. 그럼 저는 하반기 소모임 리포트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