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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후기] 미래사회 탐색회

2023-12-08
조회수 717

 

 

 

 

‘미래사회 탐색회’라는 거창한 이름의 소모임을 열게 된 건,(윤석열 정부가 상징하는)현재사회가 너무 한심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었어요.(사실 미래전략연구실 같은 거 우리도 이름 붙이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도 있었음) 페미니스트와 장애인, 퀴어에 대한 혐오 차별이, 그동안 애써 이뤄온 사회적 합의와 인권담론의 성장이 무색하게 다시 전방위적으로 가속화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이미지 설명: 소모임 '미래사회 탐색회' 홍보물. 날짜, 장소, 설명글이 적혀 있다.)

 

 

 

그렇지만 이 모든 퇴행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라면?!

우리가 미래사회로 나아가기 전에 겪게 되는 과정일 뿐이라면?!

호주제처럼 낙태죄처럼 과거사회의 한심한 것들을 뒤로 하고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두근두근,,)

더 나은 미래엔 어떤 존재들이, 어떤 가치들이 포함될까? 

 

 

이런 깜깜한 때일수록 근본적인 질문들을 떠올리고,

(현재의 차별과 싸우는 것에 더해서)우리가 궁극적으로 불러오고 싶은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탐색하자! 하여,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라는 멋진 제목의 책을 같이 읽고 싶은 한국여성민우회 회원들이 모였습니다. 

 

 

 

스티비, 파인, 초록, 임선윤, 심장, 제이10월25일, 11월1일, 11월8일, 11월15일이렇게 네 번의 수요일 저녁 민우회 사무실에서 만났어요.  

 

(이미지 설명: 책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다섯 권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책은 오렌지색이고(?), 두껍고, 파워풀하고, 죠금 어려웠어요(먼곳 응시)

 


하지만 그만큼 서로 잘 모르겠는 부분들을 묻고 답하면서 같이 완독하는 성취감이 컸습니다.“아 그런 뜻 맞는 거 같아요!(짜릿)” “오 그 부분은 생각 못 해봤었는데 정말 그렇네요!”


책 내용을 따라가면서, 한숨 나오는 현실과 급진적 상상력 사이 공간(주의: 약간 넓음,,)을 탐색하는 각자의 경험과 고민을 많이 나눴어요. 모임 때마다 저자가 엄청난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긴 호흡으로 글을 썼다는 점에 탄복하기도 했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함께 읽었으면 좋겠어요!!! 

 

 

 


모임원분들이 남겨주신 소감을 전해봅니다. 

 

 

 

 

 

· 책 내용은 다소 무거웠지만 자극적인 근황 토크(?)와 어우러져 훌륭한 단짠 밸런스를 갖춘 모임이었는데 회사 때문에 마지막 모임을 불참하게 돼 아쉬워요.
· 매 회차에 초록색 옷을 입고 온 누군가가 있었지만 그것이 초록님은 아니었다는 것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그 어느 것과도 상관없는 취미 목적 원데이클래스에서 파인님을 마주친 것도 굉장히 반갑고 신기했어요.
· 책이 저 혼자 읽긴 버거웠지만 함께 읽을 민우회원 분들이 있어 다행이었어요. 밑줄 친 문장들(대체로 이해 여부와 무관^^)이 너무나 많았지만 "누구에게 더 나은 삶인가?"라는 질문 겸 소제목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장애인의 복지를 논할 때조차 그 초점이 장애인 당사자보다는 그들의 가족이나 활동지원사 등의 편의에 가 있을 때가 많았다는 것을 새삼 자각하고 꽤나 머쓱했네요. 

- 스티비 

 

 

 

 

매번 책장에서 눈 마주칠 때마다 ‘읽어야 하는데…’ 하고 미뤄뒀던 책을 드디어 다 읽게 되어 기쁩니다. 민우회원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다 못 읽었을 거예요.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를 읽으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떻게 연대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와 장애의 미래를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상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얻었습니다. 이 주제들을 계속 탐구해나갈 예정입니다(일이라서 어쩔 수 없이 탐구할 것 같기도… 좋은 거 나오면 공유할게요…). 
기후와 비인간 동물을 자주 생각하는 비건이자 페미니스트로서 신체 및 정신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며 제가 기웃거리는 운동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타협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어떤 때는 죄책감이 되고 어떤 때는 잠깐 생각을 미루며 흔들려왔는데, 그런 경험들을 회원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화 나고 답답한 일이 많은 요즘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설명하고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시간을 보내게 해주신 데 감사합니다. 다음 주 수요일이 허전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우리 또 만나요!

- 의외로 초록색 옷을 자주 입지 않았던 초록

 

 

 

 

요새 이런저런 이슈들을 접하며 장애인에게 '착한 장애인'이길 강요하는 사회에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 자신도 장애를 타자화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 또한 들어 장애에 대한 담론을 더 알고 싶었습니다.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는 장애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혼자서 읽었다면 어려워서 진작에 포기했을 것 같은데 독서모임을 통해서 끝까지 읽어서 뿌듯합니다. (여전히 어려워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ㅋㅋ)

애슐리 X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장애인의 삶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의사가 아니라 그 주변인들의 편의에 의해 끔찍한 결정들이 내려졌다는 것이.. 또 화가 났습니다. 저는 화가 많은 편인 거 같아요..

"정상세계"에 절여져서 살다보면 숨막히는 일 투성이인데 일주일에 한 번 이런 이상한 세상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니 뭐가 정상이고 뭐가 비정상인데??? 후기 쓰면서도 다시 조금 화가 나네요ㅋㅋ 다른 곳에서도 또 만나요~

- 파인 

 

 

 

 

“필요한 것은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뿐만 아니라, 장애를 다르게 사유하고자 하는 열망이다.

미래를 향한 꿈과 현재에 대한 비판을 이렇게 강력하게 조합하는 방식은 정치에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선 우리의 정치적 전망의 한도를 열어두어야 한다. 우리의 작업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다. 우리의 정치적 상상에 포함되거나 제외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미래에 대한 그런 꿈속에서 '장애와 '장애인'(또는 '여성‘, ‘퀴어’, '인종‘……)은 어떻게 정의되는가? 이러한 상상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접근은 어떤 방식으로 묘사되는가? 어떤 문제들이 페미니즘적, 퀴어적, 불구적이라고 표시되는가? 앞선 질문으로 돌아가면, 장애학이나 장애 운동이 장애를 찾아야 할 곳은 어디인가? 장애학은 어디에서 자신을 보거나 인식하는가? 

(…) 필연적으로 불완전하겠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장애를 다르게 상상하는 방법, 가령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장애를 찾고, 다른 사회정의 운동과 연결되기 위해 장애를 활용하고, 장애에서 욕망의 가능성을 인식하는 방법에 관한 사례들을 제공한다. 잠재적으로 더 접근 가능한 미래가 있다.” 382~389p, <7. 접근 가능한 미래, 미래 연합>


함께 읽어서 더욱 좋은 책이었습니다! '생각을 연결하면 미래가 보인다'라는 문장을 어디선가 봤는데요. 이 책을 읽으며, 또 이 소모임을 통해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연대해야 하고 무엇을 쟁점화해야 할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 심장 

 

 

(이미지 설명: 소모임원 다섯 명의 사진. 모두 책 '페미니스트, 퀴어, 불구'를 손에 들고 있다) 

 

 


사실,,,,,, 미래사회에 대한 희망적인 탐색보다는 우리의 매일매일에 대한 개탄과 탄식,,,을 더 많이 나눴던 거 같아요ㅎㅎㅎ

 

하지만 이렇게 같이 분노하고 어처구니 없어 하고 크고작게 뭐라도 해보는! 용감한 페미니스트 동료들과 함께 어딘가로든 같이 나아간다는 사실이 주는 에너지를 매주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습니다. 

 

 

 

계속 또 마주치기를, 미래사회에서도?! 같이 책 읽고 놀고 이야기나누는 페미니스트들과 함께이기를 바랍니다 : )

 

 

 

 

+) 혹시,,, 민우회 소모임에 함께하고 싶나요?(반갑습니다)민우회에 힘을 더하고 싶으신가요?(감사합니다) 민우회 회원이 되어주세요!(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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