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트를 했더니 모든 통증이 사라졌어요!
스쿼트 전도하러 왔습니다.
수다 윤소 운동 좋아하잖아요.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뭐에요?
윤소 저는 계속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제대로 배워본 운동은 클라이밍이었어요. 가격이 좀 비싸긴 했는데 그 당시 해보고 싶은 걸 당장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서 갑자기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3년 정도하고, 수영도 계속하고, 최근에는 크로스핏하고 있어요. 운동을 안 하면 또 편해서 좋은데, 운동을 하면서 성취하는 것이 정말 좋아요.
수다 운동을 하면서 생긴 변화가 있어요?
윤소 원래 체력은 좋은 편인 것 같고, 키가 1cm 컸어요 ㅋㅋㅋ 척추가 펴졌나봐요.
수다 나는 생존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걷거나 실내자전거를 타거나 스쿼트를 하거나... 그런거는 아무 때나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꾸준히 해요. 스쿼트를 한지 2년 됐어요. 하루에 20번 이상 무조건 해요. 나눠서 하는 거지만 하루에 300번을 할 때도 있어요!
윤소 요즘에 풋살도 하고 있는데 수다도 오실래요?
수다 저는 못 뛸 것 같아요. 혼자 내가 하고 싶을 때 원하는 만큼 하는 운동이 좋아요. 그래서 홈트가 나한테 맞아요.
윤소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데 저는 운동을 하면 무릎이 아프더라고요. 수다는 어디 아픈 데는 없으세요?
수다 스쿼트 하면서 어깨 아픈게 많이 나아졌어요. 손목 터널 증후군도 많이 좋아졌는데 이것도 스쿼트 덕분일까...? 어쨌든 스쿼트하면서 통증이 많이 완화됐어요. 4년 전부터 영양제를 열심히 챙겨 먹고, 식단도 바꿨어요. 요즘에는 건강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아요.
윤소 수다는 요리 좋아하세요?
수다 요리 안 좋아하는데 식단 바꾸고 조리 방식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같은 재료도 조리 방법에 따라 혈당 수치가 달라지더라고요. 아빠가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셔서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윤소 엄마랑 같이 사는 건 어떤 것 같아요? 비혼 여성은 부모 돌봄을 요구받잖아요. 너는 돌볼 기족도 없으니까 엄마를 당연히 돌봐야 하는거 아니냐!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수다 같이 사니까 내 역할로 생각하고 있어요. 가족들이 내 역할이라고 강요한 적은 없지만, 엄마가 날 제일 편하게 생각하니까 내가 먼저 하게 돼요. 엄마는 내가 사표 쓰는 것도 허락해줬고, 엄마 덕분에 민우회 활동도 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집안 어른들의 잔소리를 엄마가 다 커버해줬어요. 엄마가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셔서 고마움이 커요. 효도 그런 건 아니고 인간적인 마음에서 두 명의 사람이 같이 사는거죠 뭐.
윤소 사이가 좋으신가봐요.
수다 좋은 편이긴 하지만 싸우긴 하죠. 내가 음식 할 때 당신 스타일대로 안 하면 뭐라고 하고... 새 그릇으로 바꿔드리고 싶어서 헌 냄비 버렸다가 몇 시간 동안 혼났어요. “나도 늙었으니까 버릴거냐!!”고 ㅎㅎㅎ 워낙 절약하는 분이셔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서로의 룰이 있고, 그거를 정확하게 지키고 있어서 같이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소 좋은 동거인이네요. 혼자 살고 싶지는 않으세요?
수다별로.
윤소 그렇구나. 수다의 방은 어떻게 생겼어요? 원하는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수다 방 한 쪽에는 온라인 강의할 수 있게 컴퓨터 놓고, 남는 자리에 잠자리를 펴고. 티비도 있고 자전거도 있어요. 엄마 집이니까 엄마한테 부담주기도 싫고, 인테리어에 별로 관심도 없어요. 그런데 노트북, 컴퓨터는 최신형을 사서 써요. 아 화장품도!
윤소 저는 21살에 서울에 왔어요. 거의 20년 가까이 서울에 살았는데 이제는 좀 만족스러운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큰 TV도 갖고 싶어요. 작년에 처음올 제 돈을 주고 매트리스를 샀는데 좋더라고요. 혼자 살아서 싱글 샀는데 앞으로는 더 큰거 사려고요!
수다 맞아 넓은 게 좋아. 어떤 여행 스타일을 좋아해요?
윤소 저는 좋은 숙소에서 자는 거 좋아해요.
수다 나도!
윤소 근데 요즘에 내가 여행을 안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떠나는 것까지 마음을 먹는 게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여행을 안 즐긴다고 하면 여행 다 좋아하는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듣게 되잖아요. 좋은 호텔에서 자는 건 너무 좋은데 길게 집 밖을 나가 있는 게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빨리 집에 오고 싶어요.
수다 그렇구나. 그건 의외다.
윤소 오히려 즉흥적으로 떠나는 건 좋아요. 혹시 경제적인 고민은 없으세요?
수다 경제적인 고민이 있기는 한데 나 하나 먹고 사는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지금 성평등 교육 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70살까지는 하고 싶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 덜 아플 때 강의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건 내가 바란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윤소는 고민 없어요?
윤소 당연히 있지만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ㅎㅎㅎ 민우회 복지팀에서 해결해주겠지 생각해요 ㅎㅎㅎ 미몽(민우회 동료)이 그랬어요. 노후를 왜 자기 돈으로 책임지려고 하냐 국가가 책임질 수 있게 운동을 해야지 ㅎㅎㅎ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는 강사 수다의 모습
남은 질문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수다 안주파? 술(?)파?
윤소저는 안주 잘 안 먹어요.
수다 나는 안주파. 요즘 꽂혀 있는 음악은?
윤소 세븐틴. 음악이 엄청 신나요. 그런데 셔플로 나오는거 그냥 들어요. 예상치 못하게 좋은 곡을 찾게 되었을 때 즐거워요.
수다 나는 드라마 OST 많이 들어요.
윤소 10년 후 나의 모습은?
수다 민우회 활동하면서 강의하고 있을 것 같아요.
윤소 저는 잘 모르겠어요. 활동가가 재밌고 좋은데 그냥 다른 방식으로 살아볼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수다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가장 기대되는게 있다면 뭐에요?
수다 나는 책을 쓰고 싶어요.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요.
윤소 그러면 성실히 쓰셔야 겠어요.
수다 아직 안 쓰고 있기는 한데, 달력에 메모한 것을 성실히, 차곡차곡 모아뒀어요. 내 만족인 것 같아요.
윤소 내 만족이 제일 중요하죠.
수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1년에 한 번씩이라도 밥을 먹고 싶어요. 메신저는 자주 하는데 만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회원에게 바라는 점 있어요?
윤소없어요 ㅎㅎㅎ 그냥 회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수다 힘들어도 버티자...? 오래 살아남자...? ㅎㅎㅎ 그리고 성평등미디어팀 파이팅(?) ㅎㅎㅎ
윤소 수다도 파이팅!
(끝)
(다음 크로스인터뷰를 기대해주세요!)
지난 크로스 인터뷰 읽어보기
▶ 크로스인터뷰① 내향인들의 만남.. 영지 춘을 만나다
▶ 크로스인터뷰② 노새, 효선님을 만나다-스포츠와 아드레날린과 물질만능주의에 관한 고찰(아님)
▶ 크로스인터뷰③ 제이, 엘라를 만나다- 안 친해도 세시간 반(놀랍게도 요약본)
▶ 크로스인터뷰④ 인터뷰 제목 뭐하지z (영지x장캡틴)
▶ 크로스인터뷰⑤ 밍기뉴x인경(전기뱀장어)의 만남. *페미니즘, 비건 그리고 음악 *
▶ 크로스인터뷰⑥ 노새x양수안나, 스포츠에 진심인 여자들 주목!
▶ 크로스인터뷰⑦ 제이x다정, 일의 좋음과 싫음
▶ 크로스인터뷰⑧ 밍x돌(큐캔디) ‘퀴어’한(?) 둘의 만남,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돌’을 만나다
▶ 크로스인터뷰⑨ 보라X은하수, 풋살, 뮤지컬, 술 - 마음의 방이 많은 은하수와 함께
▶ 크로스인터뷰⑩ 베리X첼시, 에너지 부자들의 만남
▶ 크로스인터뷰⑪ 단호박X고부가같이_수요일의 특별활동 "책 좋아하신다면서요?"
■■■■■■
1년 365일, 매일 한 명의 페미니스트와 연결되고 싶어요.
올해 민우회는 매일 한명의 새로운 후원회원을 기다리는
[365일 365명의 회원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금 보신 활동을 응원하고 함께 하고 싶다면?
민우회 회원가입! (클릭)
안녕하세요. 민우회 회원팀 활동가 윤소입니다.
크로스 인터뷰를 할 순서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사람이 수다였어요.
제가 민우회 활동가가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에 참여하시는 분 중 한 분이 수다였거든요.
10년 넘게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시는 회원이 많지 않은데 민우회 행사에 즐겁게 참여해주시는 수다에게 힘을 얻곤 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와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단둘이 길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어 즐거웠어요.
6월에 했던 인터뷰를 이제야 올리게 되어서 수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인터뷰를 전해봅니다!
2010년 초겨울, 미디어교육분과 회원들과 함께 하늘공원 산책을 갔었다. 맨오른쪽 윤소, 오른쪽에서 두번째 수다.
싸이월드에서 찾아낸 사진이라서 화질이 떨어진다
2010년 푸른미디어상 시상식 단체사진. 저는 어디에 있을까요?
밥 사준다던 친척 언니는
나를 민우회 토론회로 데려갔다
수다 윤소는 민우회 활동가가 되기 전에 다른 직업이 있었어요?
윤소 저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었어요. 대학원에 갈 계획이어서 취업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갑자기 작은 외주제작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PD가 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시작했는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됐어요. 노동 시간이 너무 길고 체계가 없었거든요. 성장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좋아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되는 건 어렵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일을 그만두고 페미니즘 공부를 하고 싶었으니까 여성단체에서 경험을 쌓고 공부를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민우회에 지원하게 됐어요. 수다는 민우회를 만나기 전 어떤 일을 하셨었어요?
수다 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재수때도 합격하지 못했어요. 삼수를 하고 싶었는데 우리 아버지가 나도 모르게 내 이력서를 써서 제출을 한거에요. 덜컥 은행에 합격을 했어요. 은행들이 영업점을 확장하던 시기여서 사람을 많이 뽑았던 때였고, 지원만하면 대부분 합격했었어요. 은행 다니면서도 대학 갈 거라고, 은행 다니기 싫다고 사표 쓸거라고 말하면서, 퇴근하고 공부해서 대학가려고 했는데, 입사 2년쯤 되었던 시기에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직장에 계속 다니게 되었어요. 그렇게 12년을 다녔어요.
윤소오래 다니셨네요!
수다 스무살에 입사해서 12년을 다니고 2001년 10월에 그만뒀어요. 은행 다니면서는 지점장이 되는 꿈을 꾸기도 했는데, IMF가 온거죠. 농협 사내 부부 해고 사건 알죠? 당신 은행에서 여성직원들을 많이 해고했어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도 여자라는 이유로 잘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책은 없는데 뭐라도 하고 싶은거 하면 되는거 아닌가! 사표를 내고 집에서 놀고 있는데 한 달도 안 된 어느 날 아침에 친척언니한테 전화가 왔어요. 밥 사준다고 해서 나갔는데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어떤 회의 자리로 저를 부른 거에요. 이거 끝나면 밥 사준다고. 그게 민우회와의 첫 만남이었어요. TV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그 자리가 어색하다는 것을 못느꼈어요.
윤소 그게 언제였어요?
수다 첫 만남은 2001년, 회원가입은 2002년이었던 것 같아요. 민우회 회원이었던 친척언니가 회비는 오천원, 만원 가능하다고 해서 만원 회비를 내는 회원이 됐어요. 미디어 모니터링 모임에 들어갔는데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드라마를 엄청 좋아했는데 내가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했던 점을 시원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거든요. ‘창조 모임’이라는 여성학 책 세미나 모임에도 참여했어요. 오전 10시에 만나서 어떤 날은 저녁 6시에 헤어지는 날도 있었고, 모임 책자도 만들고... 교육분과에 참여하면서 미디어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게 됐어요.
윤소 저는 민우회를 알긴 알았는데 좀 이상한 데인 줄 알았어요. 보수단체라고 생각한거에요. 왜냐하면 단체 이름이... (수다: 이름이 그런 게 있죠...) 올드(?)한 느낌이 있었는데 겪어보면서 이름과는 좀 다르군(?)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민우회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민우회는 어떤 단체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았고, 여전히 새로운 곳인 것 같아요.
수다 저도 20년째 회원인데 민우회는 항상 새롭고 발 빠르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있고, 그래서 늘 긴장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지향점이 되고, 신뢰도 주는 단체...
윤소 수다와 오랜 기간 함께 활동할 수 있어서 고마워요. 후원 요청 전화드려도 흔쾌히 받아주시고, 활동에도 여전히 많이 와주시고... [쏟콘빛] 영업팀 활동도, AI 가이드라인 만들때도 와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쿵짝이 잘 맞는 회원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에요. 그래서 크로스인터뷰를 하면 수다랑 해야겠다고 떠올렸어요. 수다와 같이 성장해 온 것 같아요.
2012년 총회에서 회원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는 수다의 모습
로맨스 드라마를 여전히 좋아해요.
수다 윤소만의 좋은 콘텐츠를 찾는 노하우가 있나요?
윤소 왓챠피디아라는 콘텐츠에 별점을 줄 수 있는 어플이 있는데 그걸 이용해요. 활동가들이랑 어플에서 친구를 맺었는데, 활동가들이 좋게 평가한 것을 참고로 해요. 그리고 [쏟콘빛]에 추천해주신 콘텐츠도 많이 봐요. 우리 팀이라서가 아니라 진짜 믿을만한 것 같아요.
수다 다 좋아요. 시간이 없어서 다 못 볼 뿐이지 ㅎㅎㅎ 저는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좋아하는 작가나 감독이면 무조건 봐요. 노희경 작가님을 좋아해요. 논란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긴 한데 초창기부터 보아와서인지 신뢰가 쌓였어요.
윤소 저는 사실 페미니즘이랑 무관한 콘텐츠를 보고 싶을 때도 있어요. 최근에는 체인지 데이즈라는 프로그램을 봤어요. 헤어질 위기에 처한 커플들이 나와서 파트너를 바꿔서 데이트를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저 사람들은 왜 이 프로그램에 나왔을까, 왜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싸우고 있을까... 이런 생각하면서 봐요.
수다 나는 로맨스 드라마는 진짜 좋아하는데 데이팅 프로그램은 안 봐요. 다 거짓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편집이 개입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만들어져서 전달되는 것으로 느껴져요.
윤소 페미니스트가 로맨스물을 본다는게 엄청 복잡한 마음이 들잖아요. 이성애 중심적이고, 이성애 각본도 한계가 명확하고... 그런데도 보게 되는 이유가 뭔 것 같아요?
수다 로맨스물 변화의 과정을 수집한다고 해야 할까? 벽치기 키스가 넘쳤는데, 이제는 서로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그려지고... 조금씩 변화하는 로맨스물을 보는 즐거움이 있죠. 재현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어서 저런 방식으로 로맨스를 그리는 것도 가능하구나 그런 생각하면서 봐요. 윤소는 누가 돈을 지원해 준다고 하면 만들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요?
윤소 아뇨. 어려울 것 같아요. 좋은 콘텐츠란 무엇인지 하나의 기준만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기준을 맞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재미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예전에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었지만 요즘은 뭔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콘텐츠 안에서의 작은 변화를 찾아내고 즐거워하는 그런 순간들이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수다는요?
수다 미디어에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출연하는 로맨스물? 근데 제작 경험이 없어서 어렵긴 하네요.
윤소 최근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는 뭐에요?
수다 최근에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봤는데, 나는 왜 염기정처럼 못 해봤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머리도 빡빡 밀어보고, 아무나랑 연애도 해볼걸. 연애를 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보수적이어서 틀 안에서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윤소 수다는 비혼이 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에요?
수다 절대 아니에요.
윤소 비혼인 현재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나요?
수다아뇨. 너무 편해요. 젊었을 때 소개팅을 많이 했어요 ㅎㅎㅎ 젊은 시절 나 스스로 스물여덟에 결혼해서 서른에 출산을 하는 등등의 플랜이 있었거든요. 민우회를 몰랐으면 싱글인 나 스스로를 비하했을 수도 있는데,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지금은 너무 자유롭고 좋아요. 그런데 로맨스에 대한 판타지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로맨스 드라마를 아직도 보나...? 콩닥콩닥, 아드레날린 요동치는 걸 즐겼는데, 그런 즐거움이 줄어들어서 슬픈 것 같아요. 내 감정이 옛날만큼 요동치지 않는다는 걸 느끼면서 이렇게 늙어가는 거구나 생각해요. 그런데 다 나 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염기정처럼 분출하면서 사는 사람도 분명 있겠죠?
스쿼트를 했더니 모든 통증이 사라졌어요!
스쿼트 전도하러 왔습니다.
수다 윤소 운동 좋아하잖아요.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뭐에요?
윤소 저는 계속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제대로 배워본 운동은 클라이밍이었어요. 가격이 좀 비싸긴 했는데 그 당시 해보고 싶은 걸 당장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서 갑자기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3년 정도하고, 수영도 계속하고, 최근에는 크로스핏하고 있어요. 운동을 안 하면 또 편해서 좋은데, 운동을 하면서 성취하는 것이 정말 좋아요.
수다 운동을 하면서 생긴 변화가 있어요?
윤소 원래 체력은 좋은 편인 것 같고, 키가 1cm 컸어요 ㅋㅋㅋ 척추가 펴졌나봐요.
수다 나는 생존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걷거나 실내자전거를 타거나 스쿼트를 하거나... 그런거는 아무 때나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꾸준히 해요. 스쿼트를 한지 2년 됐어요. 하루에 20번 이상 무조건 해요. 나눠서 하는 거지만 하루에 300번을 할 때도 있어요!
윤소 요즘에 풋살도 하고 있는데 수다도 오실래요?
수다 저는 못 뛸 것 같아요. 혼자 내가 하고 싶을 때 원하는 만큼 하는 운동이 좋아요. 그래서 홈트가 나한테 맞아요.
윤소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데 저는 운동을 하면 무릎이 아프더라고요. 수다는 어디 아픈 데는 없으세요?
수다 스쿼트 하면서 어깨 아픈게 많이 나아졌어요. 손목 터널 증후군도 많이 좋아졌는데 이것도 스쿼트 덕분일까...? 어쨌든 스쿼트하면서 통증이 많이 완화됐어요. 4년 전부터 영양제를 열심히 챙겨 먹고, 식단도 바꿨어요. 요즘에는 건강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아요.
윤소 수다는 요리 좋아하세요?
수다 요리 안 좋아하는데 식단 바꾸고 조리 방식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같은 재료도 조리 방법에 따라 혈당 수치가 달라지더라고요. 아빠가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셔서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윤소 엄마랑 같이 사는 건 어떤 것 같아요? 비혼 여성은 부모 돌봄을 요구받잖아요. 너는 돌볼 기족도 없으니까 엄마를 당연히 돌봐야 하는거 아니냐!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수다 같이 사니까 내 역할로 생각하고 있어요. 가족들이 내 역할이라고 강요한 적은 없지만, 엄마가 날 제일 편하게 생각하니까 내가 먼저 하게 돼요. 엄마는 내가 사표 쓰는 것도 허락해줬고, 엄마 덕분에 민우회 활동도 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집안 어른들의 잔소리를 엄마가 다 커버해줬어요. 엄마가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셔서 고마움이 커요. 효도 그런 건 아니고 인간적인 마음에서 두 명의 사람이 같이 사는거죠 뭐.
윤소 사이가 좋으신가봐요.
수다 좋은 편이긴 하지만 싸우긴 하죠. 내가 음식 할 때 당신 스타일대로 안 하면 뭐라고 하고... 새 그릇으로 바꿔드리고 싶어서 헌 냄비 버렸다가 몇 시간 동안 혼났어요. “나도 늙었으니까 버릴거냐!!”고 ㅎㅎㅎ 워낙 절약하는 분이셔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서로의 룰이 있고, 그거를 정확하게 지키고 있어서 같이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소 좋은 동거인이네요. 혼자 살고 싶지는 않으세요?
수다별로.
윤소 그렇구나. 수다의 방은 어떻게 생겼어요? 원하는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수다 방 한 쪽에는 온라인 강의할 수 있게 컴퓨터 놓고, 남는 자리에 잠자리를 펴고. 티비도 있고 자전거도 있어요. 엄마 집이니까 엄마한테 부담주기도 싫고, 인테리어에 별로 관심도 없어요. 그런데 노트북, 컴퓨터는 최신형을 사서 써요. 아 화장품도!
윤소 저는 21살에 서울에 왔어요. 거의 20년 가까이 서울에 살았는데 이제는 좀 만족스러운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큰 TV도 갖고 싶어요. 작년에 처음올 제 돈을 주고 매트리스를 샀는데 좋더라고요. 혼자 살아서 싱글 샀는데 앞으로는 더 큰거 사려고요!
수다 맞아 넓은 게 좋아. 어떤 여행 스타일을 좋아해요?
윤소 저는 좋은 숙소에서 자는 거 좋아해요.
수다 나도!
윤소 근데 요즘에 내가 여행을 안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떠나는 것까지 마음을 먹는 게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여행을 안 즐긴다고 하면 여행 다 좋아하는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듣게 되잖아요. 좋은 호텔에서 자는 건 너무 좋은데 길게 집 밖을 나가 있는 게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빨리 집에 오고 싶어요.
수다 그렇구나. 그건 의외다.
윤소 오히려 즉흥적으로 떠나는 건 좋아요. 혹시 경제적인 고민은 없으세요?
수다 경제적인 고민이 있기는 한데 나 하나 먹고 사는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지금 성평등 교육 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70살까지는 하고 싶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 덜 아플 때 강의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건 내가 바란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윤소는 고민 없어요?
윤소 당연히 있지만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ㅎㅎㅎ 민우회 복지팀에서 해결해주겠지 생각해요 ㅎㅎㅎ 미몽(민우회 동료)이 그랬어요. 노후를 왜 자기 돈으로 책임지려고 하냐 국가가 책임질 수 있게 운동을 해야지 ㅎㅎㅎ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는 강사 수다의 모습
남은 질문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수다 안주파? 술(?)파?
윤소저는 안주 잘 안 먹어요.
수다 나는 안주파. 요즘 꽂혀 있는 음악은?
윤소 세븐틴. 음악이 엄청 신나요. 그런데 셔플로 나오는거 그냥 들어요. 예상치 못하게 좋은 곡을 찾게 되었을 때 즐거워요.
수다 나는 드라마 OST 많이 들어요.
윤소 10년 후 나의 모습은?
수다 민우회 활동하면서 강의하고 있을 것 같아요.
윤소 저는 잘 모르겠어요. 활동가가 재밌고 좋은데 그냥 다른 방식으로 살아볼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수다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가장 기대되는게 있다면 뭐에요?
수다 나는 책을 쓰고 싶어요.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요.
윤소 그러면 성실히 쓰셔야 겠어요.
수다 아직 안 쓰고 있기는 한데, 달력에 메모한 것을 성실히, 차곡차곡 모아뒀어요. 내 만족인 것 같아요.
윤소 내 만족이 제일 중요하죠.
수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1년에 한 번씩이라도 밥을 먹고 싶어요. 메신저는 자주 하는데 만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회원에게 바라는 점 있어요?
윤소없어요 ㅎㅎㅎ 그냥 회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수다 힘들어도 버티자...? 오래 살아남자...? ㅎㅎㅎ 그리고 성평등미디어팀 파이팅(?) ㅎㅎㅎ
윤소 수다도 파이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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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인터뷰② 노새, 효선님을 만나다-스포츠와 아드레날린과 물질만능주의에 관한 고찰(아님)
▶ 크로스인터뷰③ 제이, 엘라를 만나다- 안 친해도 세시간 반(놀랍게도 요약본)
▶ 크로스인터뷰④ 인터뷰 제목 뭐하지z (영지x장캡틴)
▶ 크로스인터뷰⑤ 밍기뉴x인경(전기뱀장어)의 만남. *페미니즘, 비건 그리고 음악 *
▶ 크로스인터뷰⑥ 노새x양수안나, 스포츠에 진심인 여자들 주목!
▶ 크로스인터뷰⑦ 제이x다정, 일의 좋음과 싫음
▶ 크로스인터뷰⑧ 밍x돌(큐캔디) ‘퀴어’한(?) 둘의 만남,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돌’을 만나다
▶ 크로스인터뷰⑨ 보라X은하수, 풋살, 뮤지컬, 술 - 마음의 방이 많은 은하수와 함께
▶ 크로스인터뷰⑩ 베리X첼시, 에너지 부자들의 만남
▶ 크로스인터뷰⑪ 단호박X고부가같이_수요일의 특별활동 "책 좋아하신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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