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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후기] 격(주)독(서)모임 - [섬에 있는 서점-개브리얼 제빈]과 [왕진 가방 속 페미니즘-추혜인]을 읽었어요! (긴 글 주의)

2021-07-07
조회수 2025

안녕하세요?

민우회 소모임 중, 격(주)독(서) 모임지기를 맡은 바사입니다. :)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을 정도로 모임을 했던 매 순간이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는데요.

함께 해주셨던 모임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함께 책을 읽고 남겨주셨던 생각과 소감을 정리하여 후기로 남겨볼까 합니다.

 

격독모임은 총 4회로 5월 20일부터 6월 3일, 6월 17일, 7월 1일까지 격주 목요일 7시 30분에 온·오프라인으로 만나,

모임 전 정해진 분량까지 책을 읽고 와 들었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4번의 만남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책은 ‘개브리얼 제빈 - 섬에 있는 서점“ 소설책 1권과 ’추혜인 - 왕진가방 속 페미니즘’ 에세이집 1권, 총 2권의 책이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간단히 책 소개를 해드린다면, 첫 2주간 얘기를 나누었던 책은 ‘섬에 있는 서점’으로 섬에 하나밖에 없는 동네 서점:

아일랜드 북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로 얼마 전 사고로 아내를 잃은 성격까칠, 편향적인 책 취향으로 위태롭게 서점을 운영하고 있던

A.J에게 어느 날 서점에서 놀라운 바구니 하나가 발견되면서 변화되는 A.J의 삶과 사랑, 그리고 책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책이랍니다. 책을 사랑하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고 싶지 않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

 

아래 내용은 격독 모임 분들이 ‘섬에 있는 서점-개브리얼 제빈’을 읽고 남긴 소감입니다.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섬에 있는 서점 - 개브리얼 제빈

출판사: 문학동네 

 

연수: 이 책안에서 벨로니 선생님이 마야가 쓴 소설에 대해 평가 해주는 부분이 있는데, 전 이 책과 비슷하지 않았나 싶어요.

결론이 모호하지만 열리듯 한 결론으로 끝났는데 그 이후가 궁금하고 끝까지 멋지고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지혜: 이 책은 사람이 죽었을 때 다른 사람의 기억에서 영원히 사는 책 중 하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억이 될 텐데 서로에게 좋은 방식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도저: 세심함이 녹아있는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어요. 주인공이 A.J로 보였는데, 주변사람들의 서사까지도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좋았습니다.

 

재영: 이 책은 책에 대한, 책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묘미를 일깨워준 책이고, 책에 대한 희망과 또한 그로인해 연결되는 세상에 대한 희망까지 가지게 되는 책이었어요.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동화 같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한편으론 판타지면 어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웃음)

그리고 끝까지 읽었을 때 소위 떡밥 회수가 잘 된, 이야기 적으로 재미를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같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아세라: 앞서도 말씀해주셨지만, 이야기 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고 자칫 이야기가 무거울 수도 있는데 무겁지 않게 풀어냈고, 작가의 가족, 결혼관등의 자기 생각을 은근히 소설의 스토리로

담담히 잘 풀어낸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짜여진 이야기를 읽을 때의 만족감 다들 아시죠?(웃음) 내가 공감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을 찾았을 때 쾌감이 있는 것 같아요. 주로 비문학이나, 역사관련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요.

해당 계열들은 내가 얻을 정보가 확실한데 반해, 소설은 제목만이나 책 소개란을 봐도 잘 모르겠고. 취향이 맞을 지도 몰라서 잘 읽지 않았는데,

이 시간을 통해 다른 소설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슬레라: 서점을 하거나 , 글을 쓰거나, 출판사나 출판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고 하시고는 기억 남는 구절이라며 해당 책 중 일부를 밑줄 그어 주셨답니다.)

우리는 우리가 수집하고, 습득하고, 읽은 것들이 아니다.우리는,우리가 여기 있는 한,그저 사랑이야.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그리고 그런 것들이,그런 것들이 진정 계속 살아남는 거라고 생각해.

" 내 인생은 이 책들 안에 있어,' 그는 마야에게 말하고 싶다.

'이 책들을 읽으면 내 마음을 알 거야.우리는 딱 장편소설이 아니야. '그가 찾고 있는 비유에 거의 다가간 것 같다.

'우리는 딱 단편소설은 아니야.'그러고 보니 그의 인생이 그 말과 가장 가까운 것 같았다.

'결국, 우리는 단편집이야.'수록된 작품 하나하나가 다 완벽한 단편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 만큼 읽었다.

성공작이 있으면 실패작도 있다. 운이 좋으면 뛰어난 작품도 하나쯤 있겠지.

결국 사람들은 그 뛰어난 것들만 겨우 기억할 뿐이고,그 기억도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맞아, 별로 오래가지 않아.'

 

나머지 2주간 읽었던 책은 ‘왕진 가방 속 페미니즘 - 추혜인’으로 국내최초 여성주의 병원으로 서울 은평구에 소재에

‘살림 의료협동조합’을 만들어오는 과정과 에피소드, 동네 주치의로 여성주의 의료 실천가로 살아온 20여 년 간의 경험과 철학을

따뜻하고, 뭉클하게 풀어낸 에세이집이랍니다. 저자분이 맺음말에 남겨주신 글인데요

페미니즘만으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페미니즘 없이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해당 글은 의료이야기에 연관된 글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저자의 글에 동의가 되는 분들이라면 다들 한 번씩 읽어 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

 

아래 내용은 격독 모임 분들이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추혜인’을 읽고 남긴 소감입니다.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 추혜인

출판사: 심플라이프 

 

재영: 이 책은 의사가 환자를 대할 때이 이야기지만, 그 시선이 닿는 곳에 페미니즘도 있고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해서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연수: 저자의 에필로그에 적혀있는 글귀처럼‘페미니즘만으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페미니즘 없이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라는 말에 공감하는데요.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은 사회의 건강함과 개인의 건강함이 어우러진 세상이 아닐까싶습니다. 

 

슬레라님: 전체적 모든 에피소드가 모두 따뜻했어요. 아픔에 공감하는 태도에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환자들을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들여다보는 존재로 바라보려고 두루 살피는 시선이 좋았어요. 의료 행위도 다 연결이 되어있는 것 같아요.

해당지역에 소속되진 않았지만 이런 곳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만으로도 희망이 보인다고 할까요?

그리고 책 내용 중 저자분이 다리를 다쳐 휠체어로 병원을 이동했던 에피소드를 말씀하시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환자들의 불편함을 없애려고

병원 구조를 신경 썼었는데 정작 그 혜택을 자신이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라는 부분을 읽었을 때는 차별금지법 생각이 났어요.

세상일은 모르는 거고 그 혜택을 내가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 빨리 차별금지법이 제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저: 처음엔 챕터가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저자분의 신념을 얕고 넓게 잘 본 것 같은, 가치관을 통으로 들여다본 느낌이었어요.

 

아세라: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전 그동안 페미니즘은 빨간약이란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 납득해야하고 싸워하는 부딪치는 일들이 많아서 페미니즘이 나 자신의 삶에 아주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저자 분은 페미니즘은 차별과 혐오 없이 관계한다는 것이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책을 읽는 내내 존경스럽고, 눈물이 나고 감동스러웠습니다.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과 더해지는 기술 발전 속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안 느껴지게 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의료인의 시선이지만 그 시선을 넘어 자세하고

섬세히 들여다보는 모습들이 굉징히 좋았습니다.

 

지혜: 이제껏 들어봤던 의사가 된 이유 중 가장 멋있는 이유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의사가 되었다는 또는 누군가를 존경해서 의사가 되는 경우를

많이 접했던 것 같은데 멋있고 새로웠습니다. 내년이 대선인데 대선 주자들에게 모두 이 책을 꼭 읽게 해서(읽을 것 같지도 않지만..;;)

책의 따뜻한 시선이 정책으로 반영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처음엔 다들 어색해하며 만났던 얼굴들이 이제는 가장 반가운 얼굴들이 되었는데요.

아쉬운 마음을 담아 참여자분들의 참여 소감과 추천 책을 끝으로 격독모임 후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지혜 – 격독 후기

그동안 즐겁게 참여했었는데, 벌써 끝나버려서 많이 아쉽네요. ㅜㅜ ㅎㅎ

함께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반기에 다시 꼭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지혜의 추천 책

1. [마르타의 일] - 박서련

'SNS 스타' 동생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던 언니가 동생의 죽음 속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동생을 애도하고,

비밀을 추적하면서도, 코앞으로 다가온 임용고시 준비 역시 놓지 않는 주인공을 쉬지 않고 쫓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훌륭한 스릴러로서의 재미와 함께, 우리 곁을 떠난 자매들, 그리고 우리가 맺었던 복잡한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랍니다.

 

2.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수는 없어] - 정세랑

모두가 여행을 그리워하는 시대, 정세랑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여행을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그 전만큼 여행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할 때 읽어보기 좋은 환경주의 에세이입니다.

 

 

연수 – 격독 후기

정말 즐거운 4번의 모임이었습니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페미니스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언제나 즐겁지만,

특히 격독 모임은 구성원들 간의 케미가 너무 좋아서 매번 모임이 기다려졌어요.

보통 독서모임은 혼자서 읽기 힘든 무겁거나 어려운 책으로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격독에서 같이 읽은 책들은 일상의 경험을 공유하기 좋은,

술술 읽히는 재밌는 책이어서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서울이 아닌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도 온라인 회의 기능을 통해서 함께할 수 있었던 점이 정말 특별했어요.

판데믹이 우리의 삶을 여러 가지로 힘들게 바꿔놓았지만, 이렇게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 것만큼은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인연이 닿아서 이런 좋은 소모임을 만들어주신 바사님과, 그리고 우리 격독 멤버들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연수의 책 추천

1. 정세랑 – 피프티피플

정세랑님의 작품들은 모두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50명의 등장인물들이 각 챕터별로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서로 이어지기도 하고 전혀 상관없기도 한 각자의 삶이 마지막 장면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그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들은 너무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어서 읽는 내내 울고 웃고 했습니다. 감동과 재미를 모두 갖춘 소설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 이 소설은 그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었어요.

 

2. 윤승희 –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

스웨덴의 복지 정책을 다룬 에세이 책입니다. 복지국가로 잘 알려진 스웨덴이 어떻게 그러한 위치에 오르게 됐는가를 정책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툭하면 ‘사회적 합의’ 운운하면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사람들의 인식이라는 것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국가의 정책을 바꿈으로써 사회적 합의 또한 그에 맞춰 바뀌어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레라 - 격독 후기

지인과 친구 대부분이 출판업 안팎에서 일하기 때문에 업계 밖 사람들이 책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육성으로 들을 일이 별로 없었어요.

이렇게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데다 자신의 비평을 명확한 연어로 전달할 수 있는 독자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고 고무적이었습니다.

줌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한 것이 좋았어요. 타 지역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오프 모임에 매번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참석률이 저조하면 맥이 빠질 수도 있는데 유연하게 운영한 점이 좋았습니다.

 

전혀 몰랐거나 평소처럼 고르지 않았을 책을 읽으며 지평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을 가운데 놓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니

마치 내가 읽은 책이 더 두꺼워지기라도 한 듯 훨씬 더 풍성하게 다가왔거든요. 한 권의 책을 여럿이 읽는 것이 여러 권의 책을 혼자 읽는 것보다

값진 경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슬레라의 책 추천

1. [올리브 키터리지] [다시 올리브] 왓챠 드라마 [올리브 키터리지]

올리브 라는 여성을 중심으로 미국의 작은 해안 마을 사람들의 삶을 옴니버스 형태로 소설입니다. 각각의 장이 독립성을 띠지만 하나의 전체로서 우주를 이루거든요.

올리브는 그 마을의 중학교에서 수십년을 수학 교사로 일했기에, 다양한 세대의 마을 주민들에게 무섭고 소신 있는 수학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인물입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조용히 속 깊은 배려와 도움을 건넬 수 있는 '쫌 다른' 어른이지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무뚝뚝함과 독선이라는

인간적인 한계를 가지고 그래서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괴로워합니다.

후속작인 "다시 올리브"에는 재혼 후 또다시 사별하고 요양원에서 보내는 말년을 다루는데,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도 훨씬 깊고 진해진 것이 느껴집니다.

한 사람이 자기 삶을 끝까지 치열하게 살아냈을 때 그 사람이 성인이나 보살은 못 되더라도, 자신의 삶과 자신이 가까이서 들여다본 세계 안에서 나름의

'도'를 깨친다고 생각하는데 올리브가 정확히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을 사는 노년 여성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고, 죽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

달라진 몸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노년의 삶에 대한 두려움을 다소 덜 수 있었습니다.

결국 중년과 말년을 소재로 한 성장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드라마 [올리브 키터리지]는 이를 영상화한 작업인데, 내용을 많이 추려냈음에도 소설의 감동을 해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소설 없이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드라마입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서로가 서로를 뻔히 아는 작고 한갓진 해변 마을의 공기를 아주 잘 재현해 낸답니다.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할 새가 없거든요. 소설의 감동을 드라마로 이어가며 그 세계에 더욱 푹 빠질 수 있고 생각도 확장해 갈 수 있는, 책을 다시금 펼쳐보고 싶게 합니다.

 

※ 소설도 전작보다 속편이 더 좋고, 드라마도 원작 못지않게 좋은 아주 희귀한 경우랍니다.

 

도저 – 격독 후기

저는 지방에 거주해 혼자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 신경써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민우회 모임은 처음인데 너무 좋아서 다음번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들에게서 나오는 다채로운 의견이 특히 좋았습니다.

 

도저의 책 추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대체로 이상적인 이야기이며 다양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놀랍도록 풍부하여 깜짝 놀랐다.

진입장벽이 낮은 SF물이라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재영 - 격독 후기

민우회 격독 모임을 하면서 페미니즘적 읽기의 힘은 역시 무궁무진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의 저라면 집어 들지 않았을 책들의 매력을 터놓고 나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두 책 다 너무 좋았고요, 다들 정들었어요ㅠㅠ꼭 다시 만나요!

 

재영의 책 추천 

1.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 데이비드 엡스타인

최근에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라 추천합니다. 특정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일찍 진로를 정한 뒤, 뒤돌아보지 않고 매진해야 한다는

조기 교육 신화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입니다. 좁은 분야에서 숙련된 전문성을 쌓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자원을 가지고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는 게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 저자는 이 명제를 다양한 사례와 인터뷰를 통해 흥미롭게 입증해나갑니다.

지금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데 나이가 많아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까 봐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망설이는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해오던 터라 이 책에서 많은 위안과 힘을 얻었습니다.^^

 

2. [다른 사람] - 강화길

2017년에 출간된 강화길 작가님의 대놓고 페미니즘 소설이고요, 힘 있는 전개와 직설적인 심리 묘사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진아'는 데이트폭력 피해자입니다. 직장 상사였던 남자친구를 고소하고 자기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린 뒤, 댓글 공격에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이후 모종의 사건이 발단이 되어 진아의 과거와 연관이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 과정에서 진아가 미처 몰랐던 진실이 밝혀지는데,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무결함이 공기처럼 존재하는 현실이 어떻게 그들의 마음을 망가뜨리는지,

서로를 오해하여 연대하지 못했던 여자들이 먼길을 에둘러 끝내 만나는 순간이 그려집니다. 슬프지만 웅장하고 벅찬 여운과 함께 책장을 덮게 되는 책입니다.

 

아세라 - 격독 후기

대학 졸업 이후로 책 읽기 모임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여러 사람들이랑 생각을 나누는 시간도 좋았고, 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근황을 공유하고 이런 저런 취향을 알게 되는 것도 좋았어요ㅎㅎ

민우회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 마주칠 일 없었던 드센(!) 여자들을 알게 되는 거 넘 좋은 거 같아요~ 민우회 파이팅!! 다음에도 책 읽기 소모임이 있으면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아세라의 - 책 추천

1) 시녀 이야기 + 증언들 (마거릿 애트우드)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죠! 영화/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여성 인권이 가축 수준으로 떨어진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여성을 아내/시녀(아이낳는 여자)/하녀 등 역할에 따른 계급으로 구분하고, 각 계급을 벗어나는 행동은 엄격하게 금지하는 세상에서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일견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지금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는 내용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엄청 재밌어요! 후속작인 증언들까지 추천 드립니다.

 

2) 밀레니엄 (스티그 라르손)

스웨덴 작가의 소설인데요, 이 소설도 인기가 많아서 스웨덴 및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습니다.

(헐리우드 판에서는 다니엘 크레이그와 루니 마라가 나왔죠.. 영화도 재밌어요!) 작가와 주인공이 전부 남자지만,

그래도 크게 불편한 부분 없이 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좀 더 개방적인(?) 문화라서 그런 거 아닐까 싶네요.

작가 개인의 성향도 영향이 클 거구요. 진정한 주인공인 리즈베트의 성장과 함께 훌륭한 떡밥 회수를 즐겨보시길 추천드려요.

 

3) 중세의 사람들 + 중세의 여인들 (아일린 파워)

이건 소설은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역사책이에요.

19세기 말 영국의 역사학자였던 아일린 파워 선생님의 저서인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중세 영국 미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왕조의 흥망성세와 전쟁으로 주로 서술되는 역사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실제 생활을 엿볼 수 있어요!

저자는 특히 여성들의 삶에 관심이 많아서 '중세의 여인들'이라는 책을 따로 쓰기도 하셨어요~ 2권 모두 재미있으니

역사에 관심이 있다! 중세 여자들이 어떻게 살았었는지 궁금하다! 하시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격독 후기는 여기 까지입니다. ^^

아, 여기서 반가운 소식하나! 격독 모임분들의 아쉬움이 모여 하반기에도 격독모임을 쭈욱~ 이어가기로 했답니다. 와아~~^^

후기 글을 읽으시고 오~ 격독 괜찮은 데 나도 한번 신청해봐? 하시는 분들이라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어느 날 마음을 따숩게 데워줄 새로운 책으로 하반기 격독2기로 다시 반갑게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격(주)독(서)모임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