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올해 민우회는 회원들과 더욱 지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매월 1명씩 8명의 회원들과
크로스 인터뷰를 진행하는데요.
첫 번째 게스트로춘님을 모셨습니다. (저는 활동가영지입니다. ^-^ㅎ)

(왠지 글만 보면 지루할까봐 사진 넣으려고 호다닥 찍은 카페 사진)
민우회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난 둘.

말주변이 없어 걱정이네요

엇 ㅎㅎ 저도 없는데~!
로 운을 뗀누가 봐도 크로스가 아닌 그냥회원 인터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춘님 자기소개 해주세요~!

저는 개인 작업을 하고 싶지만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맞춰 디자인 일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 춘입니다.


(춘님이 직접 주신 그림파일의 이름->돈벌려고그린강아지초상화1,2.jpg)

헉, 제 주위에서도 개인 작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짬을 내서 하든지, 못하든지 그러더라고요.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며)일하다 보니 개인 작업은 많이 힘들더라고요.^_ㅜ

..ㅠ앗.. 슬픈...
프리랜서분들이 일이 많이 끊겼다고 하더라고요. 춘님은 괜찮으신가요?

저는 프리랜서지만, 회사에 좀(?)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어요.
감사하게도 요즘 너무 바쁘답니다.
----------------------------------------------------------------------------------------------
바쁘시다고 말씀해 주시니
작년에 저와*작업했을 때도 바쁘셨을까?를 생각하며 질문을 이어갔는데요.
(*작년 영지는 '여성들의 의료 경험 가시화 프로젝트' 리플릿의 디자인을 춘에게 의뢰했다.)

(여성들의 의료경험 가시화 프로젝트 리플릿사진)

민우회에서 디자이너를 구인할 때 항상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춘님.
혹시 부담스러운가요? 소감이 있다면?ㅎ
(이미 해놓고 이상한 질문인 걸 눈치채 머쓱해하며)

되게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이 혼재하는데
일이 딱 들어오면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보니 바쁘지만,
원래 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이 들어오면 즐겁거든요.

ㅎㅎ 저도 작년 건강팀 사업으로 바쁜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신입회원 손편지 쓰기,
후원박스 포장이 제일 재밌더라고요. 역시 다른 일 최고~!

재밌는데 힘들긴 하고 하지만 재밌고.. 하지만 힘들고!!!
민우회는 제가 좋아하는 곳이니까 연결고리가 있으면 비빌 언덕 생긴 것 같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 뿌듯 하더라고요.

감동..^_ㅠ 우리 더 지독해져요..(일방적)
그런데 거절을 못 하신다니..!
다음에 저희가 제안했을 때 힘든 상황이시면 꼭 거절해 주세요...!

'진짜 안 되겠다' 싶을 때는 거절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에겐 그런 감이 없거든요.
일이 들어와도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하면서. 근데 나중에 피눈물 흘리고 있고,,

있잖아요.. 저랑 일할 때 어떠셨나요?
(답변 듣고 '다음에 디자이너와 일할 때 참고해서 그 디자이너 분에게 민우회와의 작업이
더 좋은 경험으로 남도록 해야지'라는 변명을 가지고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질문)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며)
ㅎㅎㅎ.

역시 질문이 좀 그렇죠..? 인터뷰라고 좋은 말만 해주실텐데~!하핫~~!

일정이 빠듯했어요.ㅎㅎ

그렇죠..? 저도 그때 일정 되게 빠듯했던 걸로 기억해요....ㅎ

하지만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또래의 여성이면 되게 편한 게 있어요.
공기관이나 다른 기업이랑 일할 때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직급이 있는 남성이거나 그러면 힘들더라고요.
아 그리고 수정 횟수가 많았어요..
애초에 계약할 때 수정횟수는 몇 번으로 제한한다. 이런 게 있긴 한데..
(민우회 활동가 여러분 수정 횟수를 같이 제안해야 한답니다!!
다음엔 꼭 그래요~!! 저만 몰랐던 것 같지만ㅎ~!!)

(눈을 어디다 둘지 모르는 상태로) ㅎㅎ.. 그쵸 많았죠!???
너무 디테일한 것도 요청 드려서 죄송한 맘이 있었답니다..
다음엔 꼭 정해서..!! 작업을!!
우리 다른 얘기 할까요~?ㅎㅎ
춘님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명확한 계기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페미니즘 잘 알지 못했던 때에
대표가 남자 둘인 작은 회사에 잠시 다녔어요.
그때 되게 못 볼 꼴을 많이 봤는데
원래 *반골기질 있었던 사람이어서 그때 눈을 뜬 것 같기도 하고
(*반골(反骨)이란, 뼈가 거꾸로 된 것을 말하며, 속뜻은 명령이나 권위에 따르지 않고 반항하는 기질을 의미한다.)
그때부터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다 페미니즘이랑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한번 개안하면 모든 것들이 그것들이랑 연결 지어져서 보이잖아요.
힘들었어요. 친구도 많이 잃고..
만나도 괴로워서 연락 안 하게 돼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불편한 존재가 되니까...

맞아요.. 저도 연락 끊은 사람이 꽤 있어요.
하지만 가는 인연이 있으니 오는 인연도 있더라고요..
남아 있는 친구들은 이제 페미니스트들뿐이에요.

원래 친구가 많았었거든요. 하루에 두 탕 세 탕 약속 잡고.
infp 주제에 무슨 에너지가 그렇게 많았는지... 과거엔 그랬답니다.

헉 저도 infp에요..!!!(갑작스러운 mbti 얘기에 흥분하며)

INFP.. 이목 집중되면 손 떨리고 그러는데 관심 안 가져주면 서운하고,
사회로 나가면 잘 없는 유형이고 INFP가 16개 유형 중 가장 돈을 못 번대요. ㅎㅎ 정말 저네요. 하하..
저는 지금 최근 새로 알게 된 친구들과
그전에 알던 친구 중 소수의 친구들만 남았어요.
하지만 그 소수의 친구들 중에서도 ‘너 페미니스트야?’ 했을 때
그렇다고 답변할 친구는 음..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충분히 걸러졌다고 생각했는데도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에서 또 걸러지고, 그걸 느꼈을 때 참 슬펐어요.

그럴 때 너무 화나면서 슬프고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이지 않아요?
전 마음에 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험을 하면 맘이 허해지더라고요.
저는 '우리.. 행복했잖아!!' 라고 절규하며 떠나보내요..

영지님은 활동가가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실 전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SNS에 지독하게 빠져있을 무렵 아주 오래된 친구가 <좋아요> 누르고 공유하는 게시물을 보게 되었어요.
페미니즘 관련된 게시물이었는데 당시엔 흠?음? 하고 넘어갔죠.
근데 그 친구가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 거에요.
평소에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 없는 친구여서 신경쓰였어요. 제게 소중한 친구기도 했고요.(내친구욕하지마ㅠ)
들어가서 열심히 정독하고, 친구가 올린 게시물을 다시 보다 춘님처럼 개안을 해버렸답니다.
그러다 여차저차~ 페미니즘 단체의 소모임에 참여했다가~ 시위도 같이 준비하게 되고~ 활동가가 되고..?ㅎ_ㅎ

방금 말씀해주신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민우회에 후원하게 된 계기'가 좀 맞닿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후원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민우회가 눈에 안 들어올 수 없잖아요.
여러 가지 정보를 찾다 보니까 민우회가 자주 눈에 띄고 활동도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러다가 뭔가 ‘강연이나 다른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었던 차에 민우회에서 진행한 홍성수 교수님 강연이 있었어요.
그때 처음 강연을 들었다가 회원가입을 했어요. 처음으로 후원하게 된 단체입니다.ㅎㅎ

처...음..! (또 감격)
혹시 민우회에서 했던 활동 중 가장 재밌었던, 기억에 남았던 활동이 있나요?

지금까지 했던 소모임이 되게 즐거웠어요!
노새와 했던 우드카빙, 부추와 했던 채식하는 페미,
호연과 채식 식당 갔던 소모임을 참여했는데
그때부터 비거니즘에 입문해 조금씩 비건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당시 2주에 한 번 모였는데 기다리면서
그동안 묵혀온 말들을 속 풀이 하는 시간을 가진 게 너무 소중했어요. ㅎㅎ

(민우회 19년 하반기 소모임 '채식하는 페미' 리플릿. 비건인들의 비건하는 이유, 추천 비건 정보 등이 수록되어 있다.
디자인:춘)
4월부터 곧 소모임을 시작할 예정이거든요!
그때 맘에 드는 소모임이 있다면 꼭 참석을! ㅎ_ㅎ!
작년부터 단체 오프라인 모임도 거의 하지 않고 사람들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요즘엔 어떻게 지내시나요?
요즘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는데.
사실.. 제가.... 쑥스럽네요.... 이반지하님 덕질 중입니다.

아~! 이반지하님 알아요..! [바이처럼] 부르신 분!
정말 재밌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을 만나셨다고 했는데 트위터에서 만나신 건가요?
아뇨. 이반지하님과 팬들만 있는 오픈카톡방에서 자주 얘기를 나눠요.
최근 *연분홍 티비에서 이반지하님이 작가로 각본을 쓰신 작품<으랏파파>가 발표되어 *감태들끼리 더욱 활발하게 소통 중입니다.
(*연분홍티비는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에서 운영하는 유튜브이다)
(*감태는 이반지하님의 팬을 칭한다)

(춘님께서 이반지하 팬미팅 때 쓰려고 만든 명언 부적사진)
이반지하님이 팬들과 굉장히 가깝게 지내시네요!
여러 번 뵀죠.. (의지만 있다면) 손에 닿는 셀럽이랄까.. 곧 손에 닿지 않는 셀럽이 되실거예요.
ㅎㅎㅎㅎ 손에 닿는 셀럽 재밌네요.ㅎㅎ
이반지하님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엄청 세게 말씀하시잖아요. 하지만 마음은 정말 따뜻하시고,
팬들이 했던 말들도 다 기억해 주시고요.
츤데레세요.ㅎㅎ
최근 *영노자에서 항상 레전드를 갱신중입니다. 일할 때 들으면 좋아요
(*영혼의 노숙자라는 팟캐스트)
사실 민우회 팟캐스트 해장상담소도 다 듣지 않았지만.(고백)
영노자 한번 들어봐야 겠어요..후후
헛.. 저에게도 물어봐 주세요..(크로스인터뷰 본분)
덕질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기다렸다는 듯) 저는 요즘 여자배구를 정말 열심히 보고 있는데요.
최근에 정말 좋아하는 선수가 꿈에 나왔답니다..
꿈에 나오면 끝인 거 아시죠..?
곧 챔피언 결정전을 하거든요. 티켓팅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저는 꿈에 감태들이 나오던데..
네...? 감태님들과 무엇을 하나요?
그건 잘 기억이 안 나요!
궁금..하지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춘 이란 이름에 무슨 뜻이 있나요?
사실 별 뜻이 없어 민망하네요..ㅎ
중학교 때 안 친한 애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울릴법한 이름을 지어주고 다녔는데
저에게 [춘]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어요.
그때부터 모든 애들이 저를 춘이라고 불렀는데
듣다 보니 맘에 들어서 계속 쓰고 있어요.
작업할 때도 춘이라는 이름을 쓰는데 듣기만 해도
약간 따뜻한 그림 그리는 사람 같고 봄[춘] 이런 것과 연관 지어보기도 해요.
실제로도 제 그림을 보여드리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분은 작명소 차리셔도 되겠어요.
잘 사는지 모르겠네요.ㅎㅎ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하는데, 오늘 즐거우셨나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_!
오프라인으로 민우회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참 좋아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까웠어요.
그런 와중에 오랜만에 활동가분을 만나서 정말 반가웠네요!
(mbti도 같아서 더더욱...ㅎㅎ)
질문에 대해 깊은 대답을 했어야 했는데,
횡설수설 하며 겉핥기로 내뱉고만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고요.
일개 회원의 넋두리 및 tmi를 좋아해주실까 걱정이 되지만 재밌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
------------------------------------------------------------------
이렇게 크로스 인터뷰를 마쳤는데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춘님 감사합니다!_!~~
처음 하는 회원 인터뷰라 정말 많이 긴장했는데
춘님과 이야기 하면서 점점 긴장도 풀리고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MBTI 약간의 맹신자로서 다른 *INFP를 만나 정말 반가웠답니다!
(*INFP는 INFP끼리 많이 친하다(저만?ㅎ))
<infp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웹툰(네이버 웹툰 '2020 최애캐의 mbti'):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51013&no=6>
크로스 인터뷰라는 본분을 잊은 것 같지만 다음엔 더 개선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외전§~※★
1.
보물이 있다면?
음~(고민 중) 저랑 같이 사는 로로라는 강아지가 있는데요.
원래 저는 고양이파였는데 같이 사는 파트너가 강아지를 정말 좋아해요.
인간과 세상에 환멸이 나서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던 와중에 제 삶에 정을 붙일 존재가 간절히 필요했어요.
그러던 중 어디에선가 구조되어 몇 번의 파양을 거치고 병원에서 임보 하던 친구를 데려오게 됐네요.
제가 강아지를 안 좋아했던건 아니지만 (매일 산책에 자신이 없는 게으름뱅이라) 강아지보단 고양이와 살고 싶었는데
로로와 함께하게 된 후 날씨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곤 매일 산책을 나가는 강아지 덕후가 되어버렸답니다.
로로 보고 싶어요!

(춘과 함께 지내고 있는 강아지 로로사진)
(인스타에 있는 로로 사진을 보여주시며) 로로는 시크한 강아지입니다.
애정을 갈구하지 않아요.(로로가 하루만 무릎강아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겁도 많아서 다른 강아지와 친하게 지내지 못해요.ㅎㅎㅎㅎㅎ
2.
만약 10억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일단 집을 살 거예요. 일도 안 할 거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쓰고 싶어요.
지금 몇몇 단체를 후원 중인데 후원도 팍팍하고 싶어요.
아! 엄마아빠 빚도 갚아줘야 하는데, 제가 K-유교장녀거든요ㅎ ㅠㅠ
그리고 (안락사가 없는) 동물보호소도 하나 만들고 싶어요.

(춘님이 그리신 친구네 고양이 그림)
다음 크로스 인터뷰도 기대해주세요. !_!~
('나도 인터뷰 당하고 싶다(?)' 회원가입 하러 가기 클릭 >_0~ㅎ --▼)

회원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올해 민우회는 회원들과 더욱 지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매월 1명씩 8명의 회원들과
크로스 인터뷰를 진행하는데요.
첫 번째 게스트로춘님을 모셨습니다. (저는 활동가영지입니다. ^-^ㅎ)
(왠지 글만 보면 지루할까봐 사진 넣으려고 호다닥 찍은 카페 사진)
민우회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난 둘.
말주변이 없어 걱정이네요
엇 ㅎㅎ 저도 없는데~!
로 운을 뗀
누가 봐도 크로스가 아닌 그냥회원 인터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춘님 자기소개 해주세요~!
저는 개인 작업을 하고 싶지만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맞춰 디자인 일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 춘입니다.
(춘님이 직접 주신 그림파일의 이름->돈벌려고그린강아지초상화1,2.jpg)
헉, 제 주위에서도 개인 작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짬을 내서 하든지, 못하든지 그러더라고요.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며)일하다 보니 개인 작업은 많이 힘들더라고요.^_ㅜ
..ㅠ앗.. 슬픈...
프리랜서분들이 일이 많이 끊겼다고 하더라고요. 춘님은 괜찮으신가요?
저는 프리랜서지만, 회사에 좀(?)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어요.
감사하게도 요즘 너무 바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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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시다고 말씀해 주시니
작년에 저와*작업했을 때도 바쁘셨을까?를 생각하며 질문을 이어갔는데요.
(*작년 영지는 '여성들의 의료 경험 가시화 프로젝트' 리플릿의 디자인을 춘에게 의뢰했다.)
(여성들의 의료경험 가시화 프로젝트 리플릿사진)
민우회에서 디자이너를 구인할 때 항상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춘님.
혹시 부담스러운가요? 소감이 있다면?ㅎ
(이미 해놓고 이상한 질문인 걸 눈치채 머쓱해하며)
되게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이 혼재하는데
일이 딱 들어오면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보니 바쁘지만,
원래 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이 들어오면 즐겁거든요.
ㅎㅎ 저도 작년 건강팀 사업으로 바쁜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신입회원 손편지 쓰기,
후원박스 포장이 제일 재밌더라고요. 역시 다른 일 최고~!
재밌는데 힘들긴 하고 하지만 재밌고.. 하지만 힘들고!!!
민우회는 제가 좋아하는 곳이니까 연결고리가 있으면 비빌 언덕 생긴 것 같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 뿌듯 하더라고요.
감동..^_ㅠ 우리 더 지독해져요..(일방적)
그런데 거절을 못 하신다니..!
다음에 저희가 제안했을 때 힘든 상황이시면 꼭 거절해 주세요...!
'진짜 안 되겠다' 싶을 때는 거절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에겐 그런 감이 없거든요.
일이 들어와도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하면서. 근데 나중에 피눈물 흘리고 있고,,
있잖아요.. 저랑 일할 때 어떠셨나요?
(답변 듣고 '다음에 디자이너와 일할 때 참고해서 그 디자이너 분에게 민우회와의 작업이
더 좋은 경험으로 남도록 해야지'라는 변명을 가지고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질문)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며)
ㅎㅎㅎ.
역시 질문이 좀 그렇죠..? 인터뷰라고 좋은 말만 해주실텐데~!하핫~~!
일정이 빠듯했어요.ㅎㅎ
그렇죠..? 저도 그때 일정 되게 빠듯했던 걸로 기억해요....ㅎ
하지만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또래의 여성이면 되게 편한 게 있어요.
공기관이나 다른 기업이랑 일할 때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직급이 있는 남성이거나 그러면 힘들더라고요.
아 그리고 수정 횟수가 많았어요..
애초에 계약할 때 수정횟수는 몇 번으로 제한한다. 이런 게 있긴 한데..
(민우회 활동가 여러분 수정 횟수를 같이 제안해야 한답니다!!
다음엔 꼭 그래요~!! 저만 몰랐던 것 같지만ㅎ~!!)
(눈을 어디다 둘지 모르는 상태로) ㅎㅎ.. 그쵸 많았죠!???
너무 디테일한 것도 요청 드려서 죄송한 맘이 있었답니다..
다음엔 꼭 정해서..!! 작업을!!
우리 다른 얘기 할까요~?ㅎㅎ
춘님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명확한 계기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페미니즘 잘 알지 못했던 때에
대표가 남자 둘인 작은 회사에 잠시 다녔어요.
그때 되게 못 볼 꼴을 많이 봤는데
원래 *반골기질 있었던 사람이어서 그때 눈을 뜬 것 같기도 하고
(*반골(反骨)이란, 뼈가 거꾸로 된 것을 말하며, 속뜻은 명령이나 권위에 따르지 않고 반항하는 기질을 의미한다.)
그때부터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다 페미니즘이랑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한번 개안하면 모든 것들이 그것들이랑 연결 지어져서 보이잖아요.
힘들었어요. 친구도 많이 잃고..
만나도 괴로워서 연락 안 하게 돼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불편한 존재가 되니까...
맞아요.. 저도 연락 끊은 사람이 꽤 있어요.
하지만 가는 인연이 있으니 오는 인연도 있더라고요..
남아 있는 친구들은 이제 페미니스트들뿐이에요.
원래 친구가 많았었거든요. 하루에 두 탕 세 탕 약속 잡고.
infp 주제에 무슨 에너지가 그렇게 많았는지... 과거엔 그랬답니다.
헉 저도 infp에요..!!!(갑작스러운 mbti 얘기에 흥분하며)
INFP.. 이목 집중되면 손 떨리고 그러는데 관심 안 가져주면 서운하고,
사회로 나가면 잘 없는 유형이고 INFP가 16개 유형 중 가장 돈을 못 번대요. ㅎㅎ 정말 저네요. 하하..
저는 지금 최근 새로 알게 된 친구들과
그전에 알던 친구 중 소수의 친구들만 남았어요.
하지만 그 소수의 친구들 중에서도 ‘너 페미니스트야?’ 했을 때
그렇다고 답변할 친구는 음..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충분히 걸러졌다고 생각했는데도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에서 또 걸러지고, 그걸 느꼈을 때 참 슬펐어요.
그럴 때 너무 화나면서 슬프고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이지 않아요?
전 마음에 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험을 하면 맘이 허해지더라고요.
저는 '우리.. 행복했잖아!!' 라고 절규하며 떠나보내요..
영지님은 활동가가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실 전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SNS에 지독하게 빠져있을 무렵 아주 오래된 친구가 <좋아요> 누르고 공유하는 게시물을 보게 되었어요.
페미니즘 관련된 게시물이었는데 당시엔 흠?음? 하고 넘어갔죠.
근데 그 친구가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 거에요.
평소에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 없는 친구여서 신경쓰였어요. 제게 소중한 친구기도 했고요.(내친구욕하지마ㅠ)
들어가서 열심히 정독하고, 친구가 올린 게시물을 다시 보다 춘님처럼 개안을 해버렸답니다.
그러다 여차저차~ 페미니즘 단체의 소모임에 참여했다가~ 시위도 같이 준비하게 되고~ 활동가가 되고..?ㅎ_ㅎ
방금 말씀해주신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민우회에 후원하게 된 계기'가 좀 맞닿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후원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민우회가 눈에 안 들어올 수 없잖아요.
여러 가지 정보를 찾다 보니까 민우회가 자주 눈에 띄고 활동도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러다가 뭔가 ‘강연이나 다른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었던 차에 민우회에서 진행한 홍성수 교수님 강연이 있었어요.
그때 처음 강연을 들었다가 회원가입을 했어요. 처음으로 후원하게 된 단체입니다.ㅎㅎ
처...음..! (또 감격)
혹시 민우회에서 했던 활동 중 가장 재밌었던, 기억에 남았던 활동이 있나요?
지금까지 했던 소모임이 되게 즐거웠어요!
노새와 했던 우드카빙, 부추와 했던 채식하는 페미,
호연과 채식 식당 갔던 소모임을 참여했는데
그때부터 비거니즘에 입문해 조금씩 비건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당시 2주에 한 번 모였는데 기다리면서
그동안 묵혀온 말들을 속 풀이 하는 시간을 가진 게 너무 소중했어요. ㅎㅎ
(민우회 19년 하반기 소모임 '채식하는 페미' 리플릿. 비건인들의 비건하는 이유, 추천 비건 정보 등이 수록되어 있다.
디자인:춘)
4월부터 곧 소모임을 시작할 예정이거든요!
그때 맘에 드는 소모임이 있다면 꼭 참석을! ㅎ_ㅎ!
작년부터 단체 오프라인 모임도 거의 하지 않고 사람들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요즘엔 어떻게 지내시나요?
요즘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는데.
사실.. 제가.... 쑥스럽네요.... 이반지하님 덕질 중입니다.
아~! 이반지하님 알아요..! [바이처럼] 부르신 분!
정말 재밌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을 만나셨다고 했는데 트위터에서 만나신 건가요?
아뇨. 이반지하님과 팬들만 있는 오픈카톡방에서 자주 얘기를 나눠요.
최근 *연분홍 티비에서 이반지하님이 작가로 각본을 쓰신 작품<으랏파파>가 발표되어 *감태들끼리 더욱 활발하게 소통 중입니다.
(*연분홍티비는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에서 운영하는 유튜브이다)
(*감태는 이반지하님의 팬을 칭한다)
(춘님께서 이반지하 팬미팅 때 쓰려고 만든 명언 부적사진)
이반지하님이 팬들과 굉장히 가깝게 지내시네요!
여러 번 뵀죠.. (의지만 있다면) 손에 닿는 셀럽이랄까.. 곧 손에 닿지 않는 셀럽이 되실거예요.
ㅎㅎㅎㅎ 손에 닿는 셀럽 재밌네요.ㅎㅎ
이반지하님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엄청 세게 말씀하시잖아요. 하지만 마음은 정말 따뜻하시고,
팬들이 했던 말들도 다 기억해 주시고요.
츤데레세요.ㅎㅎ
최근 *영노자에서 항상 레전드를 갱신중입니다. 일할 때 들으면 좋아요
(*영혼의 노숙자라는 팟캐스트)
사실 민우회 팟캐스트 해장상담소도 다 듣지 않았지만.(고백)
영노자 한번 들어봐야 겠어요..후후
헛.. 저에게도 물어봐 주세요..(크로스인터뷰 본분)
덕질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기다렸다는 듯) 저는 요즘 여자배구를 정말 열심히 보고 있는데요.
최근에 정말 좋아하는 선수가 꿈에 나왔답니다..
꿈에 나오면 끝인 거 아시죠..?
곧 챔피언 결정전을 하거든요. 티켓팅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저는 꿈에 감태들이 나오던데..
네...? 감태님들과 무엇을 하나요?
그건 잘 기억이 안 나요!
궁금..하지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춘 이란 이름에 무슨 뜻이 있나요?
사실 별 뜻이 없어 민망하네요..ㅎ
중학교 때 안 친한 애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울릴법한 이름을 지어주고 다녔는데
저에게 [춘]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어요.
그때부터 모든 애들이 저를 춘이라고 불렀는데
듣다 보니 맘에 들어서 계속 쓰고 있어요.
작업할 때도 춘이라는 이름을 쓰는데 듣기만 해도
약간 따뜻한 그림 그리는 사람 같고 봄[춘] 이런 것과 연관 지어보기도 해요.
실제로도 제 그림을 보여드리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분은 작명소 차리셔도 되겠어요.
잘 사는지 모르겠네요.ㅎㅎ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하는데, 오늘 즐거우셨나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_!
오프라인으로 민우회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참 좋아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까웠어요.
그런 와중에 오랜만에 활동가분을 만나서 정말 반가웠네요!
(mbti도 같아서 더더욱...ㅎㅎ)
질문에 대해 깊은 대답을 했어야 했는데,
횡설수설 하며 겉핥기로 내뱉고만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고요.
일개 회원의 넋두리 및 tmi를 좋아해주실까 걱정이 되지만 재밌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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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크로스인터뷰를 마쳤는데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춘님 감사합니다!_!~~처음 하는 회원 인터뷰라 정말 많이 긴장했는데
춘님과 이야기 하면서 점점 긴장도 풀리고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MBTI 약간의 맹신자로서 다른 *INFP를 만나 정말 반가웠답니다!
(*INFP는 INFP끼리 많이 친하다(저만?ㅎ))
<infp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웹툰(네이버 웹툰 '2020 최애캐의 mbti'):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51013&no=6>
크로스 인터뷰라는 본분을 잊은 것 같지만 다음엔 더 개선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외전§~※★
1.
보물이 있다면?
음~(고민 중) 저랑 같이 사는 로로라는 강아지가 있는데요.
원래 저는 고양이파였는데 같이 사는 파트너가 강아지를 정말 좋아해요.
인간과 세상에 환멸이 나서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던 와중에 제 삶에 정을 붙일 존재가 간절히 필요했어요.
그러던 중 어디에선가 구조되어 몇 번의 파양을 거치고 병원에서 임보 하던 친구를 데려오게 됐네요.
제가 강아지를 안 좋아했던건 아니지만 (매일 산책에 자신이 없는 게으름뱅이라) 강아지보단 고양이와 살고 싶었는데
로로와 함께하게 된 후 날씨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곤 매일 산책을 나가는 강아지 덕후가 되어버렸답니다.
로로 보고 싶어요!
(춘과 함께 지내고 있는 강아지 로로사진)
(인스타에 있는 로로 사진을 보여주시며) 로로는 시크한 강아지입니다.
애정을 갈구하지 않아요.(로로가 하루만 무릎강아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겁도 많아서 다른 강아지와 친하게 지내지 못해요.ㅎㅎㅎㅎㅎ
2.
만약 10억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일단 집을 살 거예요. 일도 안 할 거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쓰고 싶어요.
지금 몇몇 단체를 후원 중인데 후원도 팍팍하고 싶어요.
아! 엄마아빠 빚도 갚아줘야 하는데, 제가 K-유교장녀거든요ㅎ ㅠㅠ
그리고 (안락사가 없는) 동물보호소도 하나 만들고 싶어요.
(춘님이 그리신 친구네 고양이 그림)
다음 크로스 인터뷰도 기대해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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