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

신청[후기] 회원님들의 안부가 궁금해요!: 민우콜링

2020-08-07
조회수 2946

 

 

안녕하세요! 오늘이 입추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제는 비가 그만 오면 좋으련만 입추인 오늘도 호우특보인 지역이 있죠. 더 이상의 비피해 없이 무사히 가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민우회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활동방식의 변화가 있었어요. 오픈채팅방부터 화상채팅, 넷플릭스 파티 등 온라인상에서 회원님들을 만날 수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온라인을 통해 회원님을 만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있지만 직접 만나서 대화 나눌 수는 없어 많이 아쉬웠는데요.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회원님들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는 ‘민우콜링’을 했어요!

 

그동안 손정우 송환 불허 판결부터 서울시장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까지 분노가 들끓는 일들이 계속 되었죠. 이런 때 회원님들을 만나 분노의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활동가들은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이었답니다. ‘민우콜링’을 통해 여러가지 사건에 분노하는 회원님들, 이 사건에 분노하는 액션을 하고 싶은 회원님들, 적은 수라도 함께 만나서 일상의 페미니즘을 나누고 싶은 회원님들과 통화하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어요. 회원님들과의 대화가 활동가들에게 전해지고 이는 곧 민우회의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민우회 활동은 회원님을 통해 움직인다는 것. 민우회 활동의 주체는 회원이라는 사실 기억해주세요!

 

그럼 ‘민우콜링’을 통해 회원님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함 보실래요?

회원님들께 여러가지 질문을 드렸는데요. 첫번째 질문에 대한 회원님들의 답변부터 나눠볼 게요

 

 

Q. 최근에 분노했던 소식은?!

 

-박원순 성희롱 사건. 2차 가해, 서울시와 민주당이 책임지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너무 괴롭다.

 

-SNS 다 끊었다. 힘들더라. 박원순, 인터넷으로 보기도 싫고 똑똑하고 존경하던 사람도 다 똑같고, 택시타면 라디오 계속 그런뉴스나오고 기사도 그렇게만 말하고 지긋지긋. 주변사람들 미통당이 어쩌고 이러는데 아 내가 스크립트를 잘 짜서 대응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저 저번주 연달아 손정우 미국송환x, n번방, 안희정, 박원순 가해 사실 기사 나고, 그 주가 너무 힘들었다. 특히 박원순 때는 주변에 그 사람을 좋아하던 옛날 동료들이 있어서 대화가 너무 어려웠다. 나는 성추행 행위에 충격을 받았는데 그 사람들은 박원순의 죽음이 충격이더라.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면 잘 이해됐던 사람들이 대화가 점점 안되어서 힘들었다. 점점 첨예하게 입장 달라지는 것에서 서로 상처받고 그러겠구나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다. 너무 명확히 동의하는 그룹들이 있고, 애매하게 의견 맞았다가 여기서 갈라지는 사람들 보니 소수 중에 소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 지 여전히 고민이다

 

-처음에는 그냥 거짓말인 줄 알았다. 피해자가 걱정이 많이 됨. 나도 직장 내 성희롱 문제제기를 해봤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앎. 가해자가 사과하고 어떤 처벌을 받든 엄청난 상처였을 텐데 심지어.. 스스로 죽었을 때 그 스트레스가 심하실 것임.

 

-박원순 전 시장 사건, 채널A등에서 피해자지원 변호사의 이상한사진을 첨부하여 가해를 가하는 듯한 언론보도나 주변 행태에 화가 나는 상황임

 

-사장과 비서의 로맨스물이나 우아한친구들 같은 드라마 좀 없어지면 좋겠다.

 

-정부가 글렀다. 답이 없구나. 대정부투쟁을 해야되나. 여가위 폐지도 그렇고.

 

-손정우 건 때문에 잠을 못 잤다. 너무 답답하고 시위도 나가고 싶다

 

-최근에는 조금 페미니즘 내부가 분열되는 것들이 마음이 아프다, 트렌스젠더 배제하는 것의 움직임이 커져서 그사람들의 생각이려니 초반엔 조금 받아들이려고 했었는데 심각해지는 것을 보기도 한다. 혐오는 금방 퍼지더라. 페미니즘 안에서 이러니 오히려 다른 것들보다 슬프다고 느꼈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페미니즘 혐오하는 이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싶어서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음 이해가는 부분도 있음. 여성으로 겪은 억압과 혐오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페미니즘 리부트 된 것이 폭발적으로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페미니스트 하면 어떤 사람이든 큰연대감을 느꼈던 시기가 있었는데 요즘엔 그 사람은 어떤 종류의 페미니스트일까 라고 생각하면 속상하더라. 나와 생각이 다를수도 있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최근 외국 게임회사 성폭력 사건 알려져서 담당자 사임한 사건 유심히 봤다. 최근 00게임에서?  여자 술탄 등 게임 캐릭터 성별을 바꿔 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게임 내에 반영됐다. 문제가 많아도 바꿔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했던 게임에 여성 캐릭터가 여성 유저들도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의 퀴어인데…. 캐릭터 몸싸움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독보적 캐릭터라 너무 좋았음. 게임 속에서 무지개 깃발, 횡단보도도 나오고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미술계 내 성폭력 사건이 묻히고, 손정우 석방, 안희정 화환 등등… 뭐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변 페미니스트 미술가들과 성명 내고 릴레이 해시태그 운동이라도 벌이기로 함

 

 

 

Q. (코로나19로 바닥난 콘텐츠를 충전해주실)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넷플릭스<포즈>드라마. 드랙, 트랜스젠더 이슈, 추천하고 싶다.

 

-넷플릭스<빨간머리앤>시즌 1,2 인생 드라마. 시즌 3는 아직 보지 못 했지만 시즌 1,2 인생드라마일 정도로 정말 추천하고 싶음.

 

-youtube.박막례 할머니, 문명특급보고 있다.

 

-요즘에 궁금한 드라마는 하나 있다.사이코지만 괜찮아라는 드라마에 대한 기사를 봤다. 여성이 남성을 미러링하는 부분이 있다는 내용이길래 어떤지 드라마를 한번 보고싶어졌다.

 

-킬링이브. 재밌게 보고있다. 산드라오 너무 좋아해서. 시대별로 여성 세명이 나오는 드라마.와이우먼킬. 다양한 가족구성원을 보여줘서 재밌다. 다양한 캐릭터로 나오는 것도 좋고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도 좋고.

 

-요즘에는 책들을 많이 읽고있다. 별로 페미니즘은 아닌 거 같은데 뜯어보면 페미니즘 책인 거 같은 책들. 올해 상반기 교보독자들이 뽑은 책 1위가<배움의 발견>. 미국의 여성이 쓴 책인데 원리주의 몰몬교도 7남매 막내로 태어나서 교육을 전혀 못 받고 가정의 억압 속에서 여성은 어떻게 배움의 기회를 얻고 가정을 극복하게 되는가에 대한. 글이 너무 아름답고 가슴 아픈 글. 아버지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버지와의 대결. 종교에 미쳐서 예수가 재림할 거니까 학교도 안 보내고 그런 아버지와 어떻게 맞섰는지.

 

드라마는이어즈 앤 이어즈. Years and years.엠마 톰슨이 극우정치인으로 나오는데 재밌다.

 

영화는<찬실이는 복도 많지>너무 재밌어서 계속 돌려보고. 궁금해서 구입해서 봤는데 좋더라. 울림도 있고. 배우분이 1인극을 예매해서 보러 갈 예정. 영화 역사상 가장 귀여운 캐릭터가 나온다.

 

-갑자기 눈에 띄는 여성 유튜버나 여성 중심의 기획 컨텐츠가 많이 등장하는 거 같다. 이영지영지발굴단프로그램도 그렇고. 박미선미선임파서블. 선우용녀 이경실 조혜련하고 남자PD 한명 끼워서 마피아 게임하는 콘텐츠가 있었는데. 방송에서 중년 여성, 노년 여성 개그우먼 잘 안 찾는데 다른 젊은 사람들이 하는 컨텐츠보다 훨씬 재밌고 불편한 농담이 없다.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라고 해서 화사, 한혜진, 박나래 세 명이 했던 게 있는데. 이번에나혼자산다 스튜디오라는 유튜브 채널 만들면서 세 명이 독립 컨텐츠 만들고 있는데 그것도 재밌다. 볼 만한 여성 유튜버들이 등장했다.

 

-최근 콘텐츠는 미디어 상반기 콘텐츠에도 답변함. 게임하는 것 중 퀴어 캐릭터 여성캐릭터 주인공 감동하면서 하고 있음. 게임계 관련해서는 관심이 많아서 소식 챙기고 있음.

 

-최근 경제 관련해서 관심이 있음. 주변 친구들은 관련해서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도 찾아서 보거나 듣는 것 같음. 주식 열풍이 부는 듯.

 

-아이를 재우고 일기를 쓸 때해장상담소,임경선 작가 수요일 라이브(네이버),서늘한마음썰등 팟캐스트 많이 듣고 있음.

 

 

 

Q. 관심있게 보고 있는 민우회 활동이 있다면?

 

-‘정직한 후보’ 넷플릭스 채팅방너무 재미있었다. 지금 같은 시기에 앞으로도 넷플릭스 채팅방, 상영회 활동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당시에 채팅도 너무 재미있었고 그런 기능이 있는 지 처음 알기도 해서 신기했다. 여성주의 콘텐츠 중심으로 상영회하면 좋을 것 같고 참여도 할 의향이 있다.

 

-얼마전에 물론 늘 나오던 거긴 했지만 발빠르게언론 가이드라인나왔던 거. 사람들이 이게 사실은 엄청 큰 사건이니까 평소에는 관심을 안 가지다가 이번에 관심 가지게 된 사람들이 많으니까. 나도 이런 가이드라인 있었던 거 같은데 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잘 정리된 걸 보니까 좋았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좋았다.

 

-해장상담소애청자로 잘 듣고 있음. 지방이지만 트윗으로 민우회 소식 잘 보고 있음. 

 

-프리랜서 집담회신청했다. 프리랜서들은 코로나 때문에 더 불안한 상황이고 정보를 나누고싶을 거 같다.

 

-법원 앞 집회 좋았다.

 

-원데이클래스(조직문화 포스터 만들기)신청했다. 거기에 쓸 사진짤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의료경험문자 보고 응답해야 지 생각했다. 요즘엔 나에게 맞는 병원을 찾았지만, 그 전에는 그렇지 않은 경험을 한 기억도 나더라.

 

-일 고민 상담실 활동

 

-MBC 채용 성차별 규탄문제랑, 이전부터 민우회가 꾸준히 해왔던 거 같은데 언론 관련 프로젝트. 예를 들어 성평등한 방송 시상하는 것, 성차별적 방송 분노하는 것..여성 방송계 종사자들에 대한 상담 지원. 

 

-민우회성폭력상담소에 도움받았을 때 정말 든든했음. “나도 빽이 있다!” 하는 마음이었음. 지금도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나는 고자질할 곳이 있다고 생각함.

 

 

 

 

모든 민우회 회원님들과 통화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여러 조건들에 아쉬울 따름이에요

앞으로도 회원님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회원님들의 목소리를 듣고 안부를 나누면서 활동가들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궁금하시죠!

‘민우콜링’을 통해 회원님들과 통화한 활동가들의 후기를 전하면서 후기를 마무리 지어 볼게요!

그럼 회원님들 모두 다시 만날 때까지 무탈하게 잘 지내고 계시기를 바랄게요!

 

 

바사의 후기

 

올해는 코로나 19로 회원분들을 만나는 여러 행사가 뜻하지 않게 일정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어떻게들 지내고 계시는지 피해는 없으신지 회원분들의 소식이 너무 궁금했었는데요. 안부 전화 드리는 건 처음이다 보니 다들 어색해하시지 않겠냐는 살짝 긴장된 마음에 전화를 드렸었는데요. 안부 전화 드렸다고 말씀드리니 모두 환하게 웃어주시면서 ‘활동도 바쁠 텐데 무슨 이런 전화까지 하는 거냐’라며 타박 아닌 타박을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그리고 최근 이슈들에 대한 분노, 민우회에 대한 애정, 사는 이야기 등을 짧은 시간에 마음 담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응원의 마음을 담아 전화 드렸는데 오히려 저희가 마음 따뜻한 힘 받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마음 같아선 모든 회원분께 전화를 드리고 싶었는데.. 다른 일정들이 있다 보니 모두 인사드리진 못했어요. 코로나 시국 모두 무탈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상황을 봐서 종종 인사드릴 수 있는 시간 또 만들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편의 후기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맞아 회원소모임을 열지 못하고 보냈던 지난 상반기, 손정우 미송환 불가 판결, 전 서울시장 성폭력 고발 이후 피해자가 감당해야 했던 2차 피해 같이 화나는 일들을 겪으면서 활동가 모두가 ‘회원소모임 하고 싶다’, ‘회원들 만나고 싶다’를 입에 달고 지냈습니다. 회원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뭔가 도모하는 일이 활동가들 모두에게 큰 위로이자 힘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계기였어요. 회원들께 안부전화를 걸자는 일명 ‘민우콜링’ 아이디어는 이런 활동가들의 갈망(?) 속에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페미니스트, 그리고 민우회라는 공통분모로 묶여있기는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저)이 안부를 묻는 전화를 드리면 과연 좋아하실까? 당황하거나 어색해하시지는 않을까?’ 걱정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설레기도, 떨리기도 하는 마음으로 기다린 통화연결음 끝에는 제 걱정이 무색하게도 매번 반갑게 맞아주는 회원 분들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회원 분들의 멋진 활동에 감탄하기도 하고 새 가족이 생겼다는 소식에 축하와 축복을 전하기도 했어요. 멀리 떨어져있지만 민우회의 활동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는 분도 계셨는데요, 홈페이지에서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에 연대하는 성명을 봤다며 든든하다고 말해주셨을 때는 보람을 느꼈다는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감동을 받았습니다(엉엉).

 

답답한 나날이 이어지는 요즘, 민우콜링을 통해 회원 분들께 인사를 건넬 수 있어서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하루빨리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도록 해요! 안녕!

 

 

류의 후기

 

너무나 보고싶은 회원님들... 바쁜 와중에 전화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했답니다! 목소리로나마 안부도 묻고 최근의 사건들에 대한 분노와 참담함을 나누다보니 ‘아, 그렇지. 만나지 못해도 우리는 연결되어있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것저것 해나가는 여성운동단체의 특성상 비대면만으로는 활동에 한계가 참 많습니다. 화나는 사건, 바꾸고 싶은 일은 역시 같이 모여서 외치기라도 해야 속이 조금은 후련해지니까요. 코로나 시기여도 활동만은 위축되지 않으려고 고민이 많아요. 그렇지만 오히려 멀리 계신 분들은 이번에 전화로 찾아뵐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늘어나서 좋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어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같이 화를 내다가도 민우회에 바라는 점이 있냐고 물으니 활동가들 힘들지 않게 쉬엄쉬엄 해라, 휴가 좀 가라며 활동가들 안부를 걱정해주시는 회원님들의 마음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지고 고마워서 눈물이 날 뻔했답니다. 흑흑... 잘 쉬면서 열심히(?) 할게요!

소규모 행사들은 방역 철저히 하면서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답답한 마음이 가득 찼다면 민우회에 놀러오세요.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갑갑한 마음 털어보아요. 여전히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불안이 우리 일상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용기 내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