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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소모임 후기] 격독 2기 (피프티 피플-정세랑), (말하는 몸1.- 박선영 유지영) 작가의 책을 읽었어요.

2021-11-30
조회수 2241

안녕하세요?

격(주)독(서)모임(이하 격독) 2기입니다. :)

2기의 마지막 모임이 11월 12일이었으니 벌써 2주가 훌쩍 넘어버렸네요. (모임원 분들이 보고 싶군요 아련~아련~)

오늘은 기필코~ 11월의 마지막 날을 넘기기 전에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a 

 

격독 2기 멤버는 도저, 슬레라, 연수, 아세라, 지혜, 재영, 호수, 바사 이렇게 8명이 함께 하였고요. 전체 일정은 아래와 같았답니다.

모임일: 9/15, 9/29, 10/13, 11/12 (수) 총 4회

- 모임시간: 저녁 7시 30분

* 모임장소

1회: 오프라인 9/15(수) 7:30 민우회 3층 사무실

2회: 온라인 줌 9/29(수) 7:30

3회: 온라인 줌 10/13(수) 7:30

1회: 오프라인 10/27(수) 7:30 민우회 3층 사무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책 2권을 4주간 격주로 읽고 만나 책을 읽고 느꼈던 생각이나 책을 읽고 나누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그 주제 맞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유로운 방식이었어요.

아, 자유로움 속에서도 매 모임 시간을 200% 즐기기 위해 아무리 책이 재미있어도 해당 격주에 나눌 챕터까지만 읽고 오는 것을 권장 하였답니다. ^^a

 

격독 모임은 2번의 온라인과 2번의 오프라인으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코로나19로 불편한 것들이 많이 생겨나긴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되어지는 것도 있었어요. 이제껏 소모임 자체가 서울·경기지역 분들 위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었는데요. 줌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다 보니 지역의 범위를 확장해서 지역 회원분들과도 소모임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게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TMI이긴 하지만 마지막 모임날 지역에서 모임원분들을 만나겠다고 휴가까지 내시고 안동에서 오셨지 뭐에요! (우왕 감동감동^^) 4번의  격독모임 동안 어느 한 날 재미있지 않은 날이 없었답니다 *^^*~

 

그럼 서두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책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격독 2기의 하반기 책 2권은 바로~(피프티피플-정세랑), (말하는 몸-박선영 유지영)작가 분들의 책이었어요.

알라딘서점에서는 두 책을 이렇게 소개했는데요.

* 피프티 피플-우리를 닮은 얼굴, 우리를 닮은 목소리에는 많은 사람들의 개인적 고민과 사회적 갈등이 녹아들어 있다. 작가는 그 안에서 허황한 낙관도, 참담한 절망도 하지 않는 건강한 균형감각으로 하루하루 겪어내는 삶의 슬픔과 감동을 조화롭게 버무린다.

*말하는 몸1.-다양한 삶의 이력을 지닌 여성 88인의 몸 이야기와 이를 기록한 두 여성 제작자의 에세이 (말하는 몸)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질병, 우울, 출산, 직업병, 성폭력, 성정체성, 다이어트, 운동, 탈코르셋, 연대 등 여성의 삶을 말하는 수많은 주제들이 몸의 고백에서부터 시작된다.

 

격독에서는 2권의 책을 읽고 어떻게 감상평을 남겨주셨을까요^^? 이 후기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책을 개인적으로 읽으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본인의 감상평과 격독 멤버들의 감상평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를 함께 음미해보시는 것도 좋고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들이라면 후기를 읽으시고 나도 한 번 읽어볼까?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첫 번째 책 : 피프티 피플입니다.

호수

"잊을 것이다. 다음주쯤 되면 말이다." 피프티피플의 이기윤의 말 입니다. 우리는 정말 피프티 피플에서 만난 사람들을 잊게 될까요? 어쩌면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세랑 작가의 말처럼 오래오래 퍼즐을 맞추고 싶은 그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바라보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어쩌면 저는 피프티피플의 많은 주인공들과 함께 정세랑 작가의 말처럼 나란히 나란히 자리를 찾게 될거에요. 좋은 책을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좋은 책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이야기를, 지금 느낀 감정을 소중히 오래오래 간직할 것입니다.

 

도저

특이한 형식의 소설을 읽어서 신선했고 제일 공감가는 인물은 권나은 이었다. 최근 몇년간 있었던 유명인들의 비보로 느꼈던 똑같은 감정이 드러나 있어 위로가 되었다.

 

슬레라

너무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버리면 어쩐지 사놓고도 책에 손이 잘 안 가는데 독서모임이라는 약간의 외압으로 드디어 읽었다. 슬픈 세상의 구석구석에 살가운 눈길을 보내는 소설이다. 사람들의 이름으로 이뤄진 목차로 거듭 돌아가며 간과했던 연결고리들을 확인하고 또 재확인하게 된다. 재독이 기대되는 책이 생겨서 뿌듯하다.

 

재영

이야기가 술술 읽히는 것과 별개로 작가가 등장인물들에게 예의를 다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작품 안에서 어떻게 그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는지 창작의 윤리에 관한 질문을 던지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특정한 누군가에게 불행이나 시련을 몰빵함으로써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아서 좋았고, "가장 경멸하는 것도 사람, 가장 사랑하는 것도 사람. 그 괴리 안에서 평생 살아갈 것이다"라는 한 인물의 말을 오래 곱씹게 될 것 같습니다.

 

아세라

잘 짜인 이야기를 읽을 때의 쾌감을 알려준 책이었다. 원래 좀 비정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피프티 피플을 읽으면서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정말 좋았다. 순간순간 왠지 모르게 울컥하게 만드는 섬세한 문구들과 함께, 이상향을 꿈꾸는 게 뭐가 나빠?하고 말해주는 듯한 책이었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잃지 말자고 결심해본다.

 

연수

가장 좋아하는 책을 민우회 회원들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피프티 피플에 등장하는 50여명의 삶의 이야기는 각각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면서도 언제나 나에게, 내 주변에, 혹은 뉴스와 기사에서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늘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 깊이 공감됐습니다. 

 

지혜

평소라면 읽지 않을 책을 읽기 위해 시작한 독서모임인데, 사랑하는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보다 훨씬 신이 나버렸네요. 잘 알고 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격독에서 함께 읽으며 새로운 점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이번에는 마치 러시아 소설을 읽을 때처럼, 인물의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해 보았습니다. 철저히 분자화되는 사회에서 개인의 이름을 호명하는 소설을 다시 읽는 게 무척 의미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라는 <피프티 피플>의 메시지는 영원히 낡지 않을 거 같습니다.

 

두 번째 책: 말하는 몸1.입니다.

도저

다양한 의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페미니즘 입문서로도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화체로 풀어서 쉽게 읽혔다. 나와 접점이 있는 사람은 공감이 되어 좋았고 없는 사람은 생소한 경험이었다. 가장 공감이 되는 것은 탈코를 한 이후로 자신의 몸을 그냥 아무 느낌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 또한 그랬거든요. 좋은 책을 접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호수

내 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내게 페미니즘이란 몸의 자유인데 미워했던 내 몸을 내려놓고 있는그대로의 나의 몸을 마주하게 된 것. 토닥토닥 책속의 인물들이 내 이야기를 함께 들으며 위로해줄것만 같았다.

 

슬레라

"말하는 몸"은 워낙 즐겨들었던 팟캐스트여서 책으로 만나니 반가웠다. 인터뷰가 성사되기까지 과정과 인터뷰어의 경험과 인터뷰이에 대한 인상, 인터뷰 당시의 스튜디오 분위기 등을 상상할 수 있어, '오프더레코드' 느낌도 들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생생한 육성과 숨소리가 담긴 오디오로 듣는 것과 비교해, 추상적인 매체인 활자로 하나의 지면에 찍혀 나온 것을 읽으니 개별적인 경험들이 갖는 보편성이 더 두드러지게 다가왔다. 격독 2기에서 '피프티 피플'도 '말하는 몸'을 읽으며 다양한 계급, 성정체성, 직업, 경험을 갖는 여성들의 삶을 두루 살펴보고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그 큰 연결망 속에 내 경험을 놓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연수

이렇게 다양한 많은 사람들, 여성들의 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모든 분들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지만, 저는 특히 논바이너리 화자의 이야기가 인상깊었어요. 사람이 직접 경험하는 몸은 평생 자기 자신의 몸 뿐이어서 아무래도 나와 다른 몸의 경험에 대해서는 막연했는데,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독서였습니다.

 

지혜

각자의 몸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라 읽기 쉽지 않았지만, 격독 덕분에 용기를 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말하는 몸의 화자로 나간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나의 몸에 대한 기억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몸이 아닌 말하는 몸으로서, 능동적으로 나의 몸에 대해 사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세라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성의 몸은 개인적인 몸이자 사회적 시선이 투영되는 공간이라 그런지.. 어느 곳 어느 시간에 있어도 자유롭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의 몸과 잘 지내고자 노력하고 있을 여성 모두를 응원하게 된다!

 

재영

여성의 몸에 대한 이런저런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그 의미를 치열하게 성찰하는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어떤 글은 마냥 좋지는 않고 '힘든데 좋은, 고통스럽지만 외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담고 있었습니다. 내밀한 이야기를 바로 옆에서 들려주는 듯한 인터뷰이들과 내적 친밀감이 뿜뿜하는 독서경험이었고, 이를 통해 소모임 회원분들과 각자의 경험을 털어놓은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격독2기는 열화와 멤버들의 성원에 힘입어  겨울 방학을 가지고 내년에 상반기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답니다.

 자, 어떠셨나요^^? 격독의 후기를 접하시고 책에 영업을 당하시는 분들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너무 행복할 것 같네요.^^

격독 2기의 후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녕~~~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