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활동가 텔방은] 코로나19 그리고 재택근무 이야기
-꼬깜(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코로나 19로 일상이 재편되고 있는 지금 다들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유래 없는 나날들과 예측되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민우회 총회 슬로건이 "얼굴을 맞대고 크게 외치고 함께 바꾸는" 이었는데
이렇게 한 달 만에 얼굴을 못 맞댈지는 몰랐다는....
민우회는 지난주부터 재택근무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민우회 활동하면서 모두가 이 경험은 처음)
온라인 화상회의도 도전해보고 텔방 소통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끔은 '왜 이걸 이렇게 길게 논의해야 할까....', '우리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온라인 소통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요? ㅎㅎㅎ
지금, 민우회 활동가 텔방을 살짝 공개해봅니다.
#1. 굿모닝~
"인간시리 윤시리가 아침을 알리며 재택 스타트"
오전 9시 반, 온라인 굿모닝을 나눕니다. (왜 재택근무 때 더 일찍 일어나는지 아시는 분?)
민우회에 인간시리 윤시리가 있어서요. 윤시리가 9시 30분 땡하면 굿모닝 외쳐줍니다.

#2. 재택근무 TMI
“마음을 다잡기 위해 셔츠를 입는다”
“가족들이 일하는 줄 몰라서 괴롭혀”
다들 재택을 하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모 활동가는 셔츠를 챙겨 입고 (전 며칠 내내 잠옷으로 일하고 있다는 불필요한 정보 노출)
가족이 계속 뭔가 물어봐서 일을 못하기도 하고 심지어 일하는걸 안믿기도 한다는 슬픈 소식.

#3. 누가 프리랜서 편하다고 했어
“이럴 바에 사무실 나오고 싶다.”
“일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지는 기분”
“마치 텔을 잠깐 안보면 일 안한다고 느낄까봐 초초”
“몸은 편한데 마음은 안편해, 결국 불편"
올 해 노동팀에서는 비정형 노동에 대한 연구사업을 준비 중인데요. 연구사업이 돌입하기도 전에 프리랜서 노동에 대한 간접 체험을 이어가고 있네요.
프리랜서라고 하면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네요.
장소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은 일과 생활의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이며 모든 노동이 그렇듯 프리랜서 노동의 형태도
쉽거나 단순하지 않다는걸 다시 느껴봅니다.
몇 분 텔을 보지 않으면 일하지 않게 보일까봐 입증해야 할것만 같은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는 고충도 나누었는데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의 과정이 드러나지 않는 노동 형태가 늘어날 때
노동은 어떤 개념으로 재편되어야 할까요?

#4. 동거가족 자랑중
"강아지 시루와 고양이 율목이 실물로 처음만나"
"최모대표 동거식물 많아, 생각보다 여유있는 베란다에 화들짝"
여 모 활동가의 가족, 시루의 다양한 표정에 화상회의가 방해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네요.
시루의 몸짓에 들썩거리는 채팅창.

5살 된 고양이 율목이는 스트레칭 중이네요. 요가중인가요 율목?

모 활동가, 율모기의 예쁜 모습이 더 많다며 보내준 율모기공

이에 질세라 최모 대표는 동거 식물을 자랑합니다. 생각보다 베란다가 커
식물보다 의외의 넉넉함에 당황한 채팅방의 기색도 역력했는데요. ㅋㅋ

#5. 심리테스트 활발
"민우활동가는 곰발바닥 많아"
재택근무가 어렵고 당황스런 일만 있는 건 아니네요. 각자 어울리는 꽃 테스트도 해보았는데요.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꼭 소리 키우고 하세요. 음악좋아여
http://me2.do/GT0hhRxx
(참고로 민우활동가들은 곰발바닥이 제일 많이 나오네요~~ 곰발바닥이 뭐냐, 식물이래요)


#6. 구름을 보고있나요
"모 활동가 하늘 보고 눈물나"
미세먼지, 전염병으로 마스크를 끼고 최대한 밖을 나가지 않는 지금
하늘, 구름, 바람과 같은 가장 일상적이었던 것들은 낯설게 다가오네요.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작고 힘없는 존재인지 실감하며 하늘을 봅니다.

#7. 포즈연습, 스트레칭 독려 중
"재택하며 스트레칭 독려해"
"스트레칭 하다 괜히 포즈연습도"


#8. 인싸용어도 배워보기

#9. 4차산업혁명 체험중
"화상회의 생각보다 괜찮아"
"하지만 깊은 대화는 어려워"
처음 경험해보는 화상회의, 지금 민우회에서는 팀회의 등 대부분의 회의를 화상회의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텔이나 톡보다는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나누는 게 더 수훨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역시 얼굴은 마주봐야할까여)
하지만 한시간 이상 했을 때 피로도가 높다는 평이 대다수였습니다. 1시간 이내로, 서로 이야기 할 때는 손을 들고
회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원칙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납니다. 왠지 미래영화에서만 보던 상황이 일상이 되었네요.

#10. 지나간다
아마 이 시간도 분명히 지나갈 것입니다.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위생에 신경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근거 없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아니라 근거 있는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해서요.
하지만 이 시간 속에서 사회적으로 자원이 없을수록, 조직문화 때문에, 계층과 조건 때문에, 일 때문에
안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결코 잊지 않아야 하겠지요.
"노동자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재택근무를 시키지 않아서 너무 괴롭다"
는 회원 이야기가 기억나네요.
해보니 신뢰는 이 전에 있어야 하는 문제이고 자율성에 근거한 조직문화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이란 생각도 다시금 듭니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일들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기 때문에 여러 형태의 준비와 재편이 필요한 시기기도 하네요.
초유의 상황이 지나가고 이 사회는, 인류는 무엇을 남기게 될까요?

[지금 활동가 텔방은] 코로나19 그리고 재택근무 이야기
-꼬깜(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코로나 19로 일상이 재편되고 있는 지금 다들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유래 없는 나날들과 예측되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민우회 총회 슬로건이 "얼굴을 맞대고 크게 외치고 함께 바꾸는" 이었는데
이렇게 한 달 만에 얼굴을 못 맞댈지는 몰랐다는....
민우회는 지난주부터 재택근무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민우회 활동하면서 모두가 이 경험은 처음)
온라인 화상회의도 도전해보고 텔방 소통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끔은 '왜 이걸 이렇게 길게 논의해야 할까....', '우리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온라인 소통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요? ㅎㅎㅎ
지금, 민우회 활동가 텔방을 살짝 공개해봅니다.
#1. 굿모닝~
"인간시리 윤시리가 아침을 알리며 재택 스타트"
오전 9시 반, 온라인 굿모닝을 나눕니다. (왜 재택근무 때 더 일찍 일어나는지 아시는 분?)
민우회에 인간시리 윤시리가 있어서요. 윤시리가 9시 30분 땡하면 굿모닝 외쳐줍니다.
#2. 재택근무 TMI
“마음을 다잡기 위해 셔츠를 입는다”
“가족들이 일하는 줄 몰라서 괴롭혀”
다들 재택을 하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모 활동가는 셔츠를 챙겨 입고 (전 며칠 내내 잠옷으로 일하고 있다는 불필요한 정보 노출)
가족이 계속 뭔가 물어봐서 일을 못하기도 하고 심지어 일하는걸 안믿기도 한다는 슬픈 소식.
#3. 누가 프리랜서 편하다고 했어
“이럴 바에 사무실 나오고 싶다.”
“일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지는 기분”
“마치 텔을 잠깐 안보면 일 안한다고 느낄까봐 초초”
“몸은 편한데 마음은 안편해, 결국 불편"
올 해 노동팀에서는 비정형 노동에 대한 연구사업을 준비 중인데요. 연구사업이 돌입하기도 전에 프리랜서 노동에 대한 간접 체험을 이어가고 있네요.
프리랜서라고 하면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네요.
장소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은 일과 생활의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이며 모든 노동이 그렇듯 프리랜서 노동의 형태도
쉽거나 단순하지 않다는걸 다시 느껴봅니다.
몇 분 텔을 보지 않으면 일하지 않게 보일까봐 입증해야 할것만 같은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는 고충도 나누었는데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의 과정이 드러나지 않는 노동 형태가 늘어날 때
노동은 어떤 개념으로 재편되어야 할까요?
#4. 동거가족 자랑중
"강아지 시루와 고양이 율목이 실물로 처음만나"
"최모대표 동거식물 많아, 생각보다 여유있는 베란다에 화들짝"
여 모 활동가의 가족, 시루의 다양한 표정에 화상회의가 방해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네요.
시루의 몸짓에 들썩거리는 채팅창.
5살 된 고양이 율목이는 스트레칭 중이네요. 요가중인가요 율목?
모 활동가, 율모기의 예쁜 모습이 더 많다며 보내준 율모기공
이에 질세라 최모 대표는 동거 식물을 자랑합니다. 생각보다 베란다가 커
식물보다 의외의 넉넉함에 당황한 채팅방의 기색도 역력했는데요. ㅋㅋ
#5. 심리테스트 활발
"민우활동가는 곰발바닥 많아"
재택근무가 어렵고 당황스런 일만 있는 건 아니네요. 각자 어울리는 꽃 테스트도 해보았는데요.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꼭 소리 키우고 하세요. 음악좋아여
http://me2.do/GT0hhRxx
(참고로 민우활동가들은 곰발바닥이 제일 많이 나오네요~~ 곰발바닥이 뭐냐, 식물이래요)
#6. 구름을 보고있나요
"모 활동가 하늘 보고 눈물나"
미세먼지, 전염병으로 마스크를 끼고 최대한 밖을 나가지 않는 지금
하늘, 구름, 바람과 같은 가장 일상적이었던 것들은 낯설게 다가오네요.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작고 힘없는 존재인지 실감하며 하늘을 봅니다.
#7. 포즈연습, 스트레칭 독려 중
"재택하며 스트레칭 독려해"
"스트레칭 하다 괜히 포즈연습도"
#8. 인싸용어도 배워보기
#9. 4차산업혁명 체험중
"화상회의 생각보다 괜찮아"
"하지만 깊은 대화는 어려워"
처음 경험해보는 화상회의, 지금 민우회에서는 팀회의 등 대부분의 회의를 화상회의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텔이나 톡보다는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나누는 게 더 수훨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역시 얼굴은 마주봐야할까여)
하지만 한시간 이상 했을 때 피로도가 높다는 평이 대다수였습니다. 1시간 이내로, 서로 이야기 할 때는 손을 들고
회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원칙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납니다. 왠지 미래영화에서만 보던 상황이 일상이 되었네요.
#10. 지나간다
아마 이 시간도 분명히 지나갈 것입니다.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위생에 신경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근거 없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아니라 근거 있는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해서요.
하지만 이 시간 속에서 사회적으로 자원이 없을수록, 조직문화 때문에, 계층과 조건 때문에, 일 때문에
안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결코 잊지 않아야 하겠지요.
"노동자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재택근무를 시키지 않아서 너무 괴롭다"
는 회원 이야기가 기억나네요.
해보니 신뢰는 이 전에 있어야 하는 문제이고 자율성에 근거한 조직문화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이란 생각도 다시금 듭니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일들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기 때문에 여러 형태의 준비와 재편이 필요한 시기기도 하네요.
초유의 상황이 지나가고 이 사회는, 인류는 무엇을 남기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