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부터 글쓰는 걸 좋아해서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어요. 그래서 문예창작과도 생각했고 부모님은 국문과를 제안하기도 했었어요. 당시에 쓰고 싶던 건 청소년 소설이라 ‘학교를 가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거든요. ‘내가 대학을 가서 그런 이야기를 쓰는 게 맞나’라는 생각을 중·고등학교때 많이 했었어요.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저와 4년제를 가라는 부모님의 마찰 끝에 영화과를 가게 되었죠.
5. 페미니즘...첫인상과 그 이후
새벽바람: 페미니즘을 접했을 때랑 지금이랑 어떤 느낌인지 달라진 게 있는지 궁금해요.
보라: 페미니즘과의 첫 만남이 저는 생생한데요. 예비대학생이던 겨울에 일본군 ‘위안부’ 평화비를 지키는 선배들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한 선배가 ‘혹시 여성학 관심 있어요?’라고 물었고 그래서 처음엔 사회학, 정치학처럼 학문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요. 멋진 선배들을 따라서 여성학 수업도 듣고 페미니즘 모임도 하면서 페미니스트가 되어갔고 지금은 페미니즘이 일상이 되었습니다ㅎㅎ 새벽바람은 기억나나요? 페미니즘과의 첫 만남?
새벽바람: 저는 10대 때 여성청소년들이 모여서 페미니즘 연극을 한다는 공고(*또 하나의 문화 “무대를 횡단하는 은빛 물고기”)를 통해 처음 페미니즘을 알게 됐어요. ‘너무 재밌겠다’하고 시작했고요ㅎㅎ 그 곳에서 몸을 움직이는 방법, 호흡하는 방법을 배웠고 〈티스〉라는 영화를 같이 봤었어요. 성기에 이빨이 생긴 여학생의 이야기예요. 그 당시엔 그냥 봤는데,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작품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그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페미니즘을 접해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가 긍정적인 걸로 남아 있어요.
(은빛물고기 포스터, 티스 포스터)
보라: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정의했던(?) 순간도 기억나나요?
새벽바람: 페미니즘 연극을 했다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었는데,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하기까진 좀 오래 걸렸어요. 트위터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이라는 해시태그가 있었잖아요. 그런 것처럼 당시 제가 생각하기에 페미니스트는 적극적으로 여성주의 운동을 하는 운동권(?)에 가까운 이미지였던거죠. 나는 너무 겉핥기로만 알고 있다는 생각이 있었어서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이라는 해시태그를 볼 때 ‘맞아 나도 이랬어’ 생각했어요.
6. 민우회
보라: 민우회를 처음 알게 된 계기나 회원가입한 계기가 기억나나요?
새벽바람: 민우회를 크게 인식하게 된 계기는 *게임회사 페미니즘 사상검증 즈음에 민우회 입장문을 봤어요.
*게임회사 페미니즘 사상검증 : IMC게임즈와 넥슨 등의 게임회사에서 직원, 성우, 캐릭터 작가 등이 페미니즘과 관련되었다는 이유로 작업에서 하차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일들.
(게임회사 페미니즘 사상검증 당시 민우회 입장문) (링크 클릭)
성차별에 강경히 반대하는 것이
'메갈'이라면
우리는 '메갈'이다.
가부장적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
'반사회적'이라며
우리는 '반사회적'이다.
이 글을 봤어요. 원래도 민우회를 알고는 있었는데,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말이다’해서 한동안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으로 해뒀어요. 그리고 2018년에 민우회에서 드라마 모니터링단을 했어요. 국내 드라마에서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 장면들(벽치기, 손목잡기, 스토킹 등)을 모니터링하는 거였는데, 그 활동을 계기로 회원가입을 하게 됐어요.
[후기]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발표회 "로맨스가 아니라 폭력입니다" (링크 클릭)
보라: 저는 올해부터 회원팀 업무도 하고 있어서 신입회원분들께 감사인사 겸 안내전화를 해요. 가입계기를 조심스레 물어보는데, 어떤 행사나 집회, 입장문 같이 뚜렷한 시점을 말해주면 담당 활동가들에게 크게 힘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관심있게 지켜보다가 그냥 시작했어요.”라고 얘기해주는 경우도 많은데, ‘그냥’이라는 말속에 많은 것이 담겨 있는 걸 알아서 평소에 활동을 차곡차곡 잘 해야 하는구나 생각하죠.
새벽바람: 소소하게 많이 연결고리를 만들면서 계속 언급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저도 트위터에서 민우회 모임 다녀온 이야기나 쏟콘빛 콘텐츠 이야기, 행사이야기 등 많이 올리는데 10년정도 알고 지낸 트친한테 좋게 다가왔나 보더라고요. 후원처를 고민하길래 이런 곳들을 후원한다고 얘기했더니 민우회 후원을 시작했어요.
보라: 역시 영업이 체질이시군요. 굿즈 제작이나 단관(단체관람)처럼 사람들 모으고 뭔가 나누어주는 데에도 익숙하신 거 같아요...? (각종 굿즈 선물을 받았습니다!)
(새벽바람이 인터뷰 때 선물해준 굿즈들)
새벽바람: 작품을 보고 연관된 뭔가를 갖고 싶은데 팔지는 않으니까 만들게 된 것들이에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벌새 등등 있어요. 좋아하는 콘텐츠나 창작자를 좋아한다고 계속 이야기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기도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어떤 응원이 되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좋아한다는걸 좋아한다고 얘기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내놓고 이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보라: 그럼 쏟콘빛 영업팀도 영업해주시겠어요?
새벽바람: 영업팀 멤버들의 추천평을 보면서 자기만의 감성을 담아 영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동감이 되고 나도 이거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여성창작자와 여성주의콘텐츠를 알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있고요.
근데 꼭 물어보고 싶었는데, 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솔직히 다른 회원분들의 크로스인터뷰를 재밌게 읽었지만 제가 하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보니 막 몇 년 된 회원이어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달까요. 물론 저는 이야기 듣는 것도 하는 것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 거절하지 않았습니다ㅎㅎ
보라: 그런 말 들어본 적 있지 않나요? 시험 문제 속에 답이 있다고? 새벽바람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죠. 수다쟁이는 수다쟁이가 알아본달까요ㅎㅎ 저희가 2년 동안 쏟콘빛을 함께하면서 콘텐츠 이야기는 많이 나누었지만 그 외의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어서, 저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라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요청드렸습니다.
새벽바람: ㅎㅎ보라에게 민우회는 일하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최근에 쏟콘빛 여성창작자 토크쇼로 토크쇼 진행 데뷔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땠나요?
(쏟콘빛 여성창작자 토크쇼. 왼쪽부터 보라, 미깡 작가, 이은규 피디)
보라: 한마디로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보라(짱구 아님)의 하루였습니다...
제가 진행할 때 보려고 태블릿을 책상에 올려뒀거든요. 근데 책상이 너무 작고 불안정했던 거예요. 토크쇼가 시작되고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던 중에 (역시나) 태블릿을 떨어뜨렸어요. 이렇게 한 번 크게 실수를 하니까 오히려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와~ 드디어 사고를 쳤구나 이제 더 망할 것도 없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룰루랄라 진행하다가...또 떨어뜨렸답니다^^ 이렇게 두 번이나 분위기를 와장창 깨는 실수를 했고요.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 일이지만 제 마음속엔 거의 천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달까요. 얼마나 바보 같아 보였을까...하핳핳 심지어 공용태블릿(다행히 고장나진 않았습니다...)이었어요.
(떨어뜨린 태블릿을 줍는 보라. 이 순간을 하필 누가 찍었네...)
새벽바람: 너무 힘들었겠어요. 그날 저는 민우회 다른 소모임을 해서 토크쇼는 못보고 토크쇼 마친 직후에 보라를 마주쳤잖아요. 너무 정신없어 보여서 잘 끝낸 건가 궁금했어요.
보라: 토크쇼 준비하면서 정말 100가지 정도의 걱정을 했었거든요. 시간을 못 맞추면 이렇게 해야지, 내가 질문을 까먹으면 이렇게 해야지 등등 많은 걱정과 대비책이 있었는데, 미리 걱정한 일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고요...당일엔 실수 때문에 정말 증발하고 싶었는데, 동료들의 위로도 듬뿍 받고요! 나중엔 ‘그래...이 한 몸 희생해서 웃겼으니 됐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새벽바람: 토크쇼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보라: 미깡 작가님, 이은규 피디님 콘텐츠를 원래도 좋아했지만, 토크쇼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특정인의 작품을 곱씹어서 본다는 게 그 사람을 알아가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새벽바람: 맞아요. 작품에 묻어있는 그 사람의 느낌이 있죠.
보라: 서로 다른 장르의 여성창작자 두 분을 모시고 이야기 나눈 것도 너무 의미 있었어요. 두 분 모두 유쾌하시고 창작자로서 본인이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도 솔직하게 나누어 주신거에요. 본인의 한계와 고민을 얘기한다는 게 어려운 일인데 용기 있다고 생각했고 두 분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고 참여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얻어가는 장면을 보기도 해서 보람되기도 했어요. (자세한 내용은 이후 업로드 될 쏟콘빛 토크쇼 후기로 확인해주세요!)
새벽바람: 코로나 시기에 민우회에 입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입사했을 때와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금을 비교해서 달라진 게 있을까요? 업무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보라: 그럼요 있죠. 제가 작년 초에 입사했는데, 작년엔 오프라인 행사를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총회도 후원의 밤도 신입회원만남의 날도, 쏟콘빛 영업팀도 거의 온라인으로 진행했어요. 아무래도 온라인에선 사람들을 밀도 있게 만나긴 어려우니까 아쉽더라고요. 민우회는 회원단체고 회원이 중요하고 중심이라는 얘기를 (진짜로) 자주 하거든요. 회원단체인데 회원을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태가 저한텐 1년이 지속된 거예요.
그러다가 올해에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후원의 밤을 했어요. 회원이랑 후원자들이 와글와글 모여있는 걸 보면서 ‘와 민우회에 함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힘을 받는 순간이었어요. 사람들을 통해서 페미니즘이 점점 삶에 스며든 것처럼(?) 민우회도 스며들고 있다(?)
새벽바람: 민우회는 활동가들이 업무 로테이션을 도는 걸로 알고 있어요. 보라는 작년과 올해 모두 성평등미디어팀에 있는데 경험해보지 못한 팀/업무 중, 기회가 된다면 나중엔 이런 팀에서/업무를 메인으로 맡아보고 싶다! 하고 관심이 생긴 또는 노리고 있는(?!) 게 있을지 알고 싶어요.
보라: 저는 지금 하고 있는 회원, 미디어 업무가 너무 재밌기는 한데요. 다른 업무 중에도 하나를 고르기 어려울 만큼 두루두루 관심이 있어요. 민우회가 다양한 팀이 다양한 이슈를 다루니까 그게 민우회에 들어온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꼭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여성노동팀 업무에 관심이 많아요. 노동 이슈가 삶에 너무 중요하다고 옛날부터 생각했거든요. 보통 직장인이라면 하루의 3분 1 정도를 직장에서 보내잖아요. 그리고 각종 사회문제를 알아보면 결국 노동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새벽바람: 맞아요. 결국 직장문제고 돈 문제고 노동현장에서 존중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바꾸잖아요.
보라: 맞아요. 엄마,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같은데, 아빠는 평생 회사원, 그러니까 노동자로 살았는데, 한 직종에서 쭉 일했음에도 항상 본인이 잘리거나 일하다 다치면 어떡할지 두려움을 갖고 있었어요.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 동료들은 잘리기도 하고 본인은 살아남기도 하면서 불안정성을 본인이 느끼시고 저한테도 이어진 거죠. 엄마도 일터의 조직문화나 부당함을 종종 저한테 얘기해주기도 했고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지 않겠어요...? 노동업무는 관심에 비해서 아는 거나 경험은 별로 없어서 먼 훗날 언젠가 노려볼게요ㅎㅎ
7. 콘텐츠 사랑하는 페미니스트
보라: 새벽바람과 저의 공통점은 콘텐츠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선호하는 장르가 다르다는 것인데요. 저는 최근에 영화와 친해질 결심(?)을 하고, 영화제 영화들을 살펴봤는데 대체 뭘 봐야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영화제 영화 고르는 팁 좀 알려주십시오!
새벽바람: 최근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왔어요. 보통 영화제는 시놉시스를 먼저 보긴 해요. 출연진이랑 내용을 먼저 파악하고요. 일단 포스터에 다 남자들만 있으면 안가는 건 기본이죠ㅎㅎ 그때그때 다른데 이번엔 좀 무거운 영화를 피해 즐겁고 여운에 잠겨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준으로 골랐어요.
보라: 그럼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것 중에 원 픽이 있다면?
새벽바람: 7편 정도 봤어요. 영화 ‘수성못’ 만든 유지영 감독님의 작품 ‘Birth’를 유일하게 내용을 모르고 의리로ㅎㅎ 예매했는데요. 개봉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감독님의 마음을 많이 담은 작품이라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아줌마’라는 작품은 싱가포르라 한국이 합작한 작품인데, 싱가포르에 중년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예요. 한류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이라 한국 여행을 결심해서 혼자 여행을 가게 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던 게 재밌었어요. 개봉이 확정됐으니까 한 번 보시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제 외에도 곧 ‘낮과 달’이라는 영화 시사회에 가요. 남편이 사망하고 남편의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서 생활하면서 옆집 여자랑 친분을 쌓는데, 그 여자가 남편의 첫사랑이란 내용이에요. 유다인 배우, 조은지 배우 이렇게 여성 배우 두 분의 케미가 좋고 생각보다 톤이 통통 튀는데, 무대인사에서 배우들이 말했던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더라고요.
(birth, 아줌마, 낮과 달 이미지)
보라는 어때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영업하고픈 추천작이 있을까요?
보라: 이미 온 세상 페미들이 다 보고 있는거 같아서 추천이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정서경 작가가 쓴 작은아씨들을 추천하고 싶어요. (약 스포일러 주의) 각각 결함이 있으면서 자기 욕망을 쫓는 세 자매가 좋았어요. 그리고 저는 평소에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캐릭터에 대한 불만이 많은데, 오인주를 계속 도와주는 최도일 캐릭터도 재밌었어요. 제 친구는 최도일이 나중에 배신할 거라는 의심을 계속 했대요. 돈만 쫓는 캐릭터인 최도일이 왜 끝까지 오인주를 도왔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런 캐릭터의 일관성 없음이 좋았어요. 보통 한국 드라마에서 능력 있고 개성 있는 여자 주인공이 연애만 하면 다 똑같이 세상 바보가 되잖아요. 저는 그런 캐릭터의 일관성 없음이 되게 별로고 재미없었거든요. 근데 캐릭터의 일관성이 무너지는 걸 남자캐릭터로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흥미로웠어요.
(작은아씨들 이미지)
8. 영화 러닝타임 같은(?) 213분의 급 마무리
보라: 아직 더 수다를 더 떨 수 있는데...벌써 3시간이 넘었네요? 이제 마무리를 해볼까 봐요.
새벽바람: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보라를 설명하는 세 가지 단어는?
보라: 민우회, 풋살, 사랑(또는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새벽바람은요?
새벽바람: 사람, 이야기, 최선을 다해서 좋아하는 마음(영업력...일지도...?)
이렇게 영업왕 새벽바람과 크로스인터뷰가 끝났습니다! 와아- 다음 크로스 인터뷰도 기대해주세요!
지난 크로스 인터뷰 읽어보기
▶ 크로스인터뷰① 내향인들의 만남.. 영지 춘을 만나다
▶ 크로스인터뷰② 노새, 효선님을 만나다-스포츠와 아드레날린과 물질만능주의에 관한 고찰(아님)
▶ 크로스인터뷰③ 제이, 엘라를 만나다- 안 친해도 세시간 반(놀랍게도 요약본)
▶ 크로스인터뷰④ 인터뷰 제목 뭐하지z (영지x장캡틴)
▶ 크로스인터뷰⑤ 밍기뉴x인경(전기뱀장어)의 만남. *페미니즘, 비건 그리고 음악 *
▶ 크로스인터뷰⑥ 노새x양수안나, 스포츠에 진심인 여자들 주목!
▶ 크로스인터뷰⑦ 제이x다정, 일의 좋음과 싫음
▶ 크로스인터뷰⑧ 밍x돌(큐캔디) ‘퀴어’한(?) 둘의 만남,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돌’을 만나다
▶ 크로스인터뷰⑨ 보라X은하수, 풋살, 뮤지컬, 술 - 마음의 방이 많은 은하수와 함께
▶ 크로스인터뷰⑩ 베리X첼시, 에너지 부자들의 만남
▶ 크로스인터뷰⑪ 단호박X고부가같이_수요일의 특별활동 "책 좋아하신다면서요?"
▶ 크로스인터뷰⑫ 민우회 13년지기 수다×윤소 “밥 사준다던 친척 언니는 나를 민우회로 데려갔다”
▶ 크로스인터뷰⑬ 나리맛탕X온다_약한 존재들을 환영하는 세상을 함께 꿈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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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매일 한 명의 페미니스트와 연결되고 싶어요.
올해 민우회는 매일 한명의 새로운 후원회원을 기다리는
[365일 365명의 회원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금 보신 활동을 응원하고 함께 하고 싶다면?
민우회 회원가입! (클릭)
(크로스 인터뷰. 영업왕 새벽바람을 만나다. 활동가 보라 회원 새벽바람)
민우회 홈페이지 소개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삶이 곧 운동이 되는 곳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다른 세상을 꿈꾸는 당신과 함께합니다.
바로 그 ‘당신’이 누군지 궁금해서 민우회 회원팀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22 민우회 [크로스인터뷰] 프로젝트, 여섯 번째 인터뷰는 활동가보라가 회원새벽바람을 만났습니다. 날씨가 쌀랑하던 2022년 10월의 어느 날 저녁, 민우회 사무실에서 크로스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보라와 새벽바람은 민우회 후원 티셔츠 3종을 모두 갖고 있는 민우회 덕후(?) 이기도 했는데요. (서로 비밀로 하고) 3종 중 가장 좋아하는 티셔츠를 입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와일드페미보라와 위얼드 페미새벽바람. 커플티(?) 실패...인터뷰 전이라 어색한 브이. 새벽바람의 얼굴을 대신한 알파카는 ‘나 대신 일했으면 싶어 앉혀둔 친구’라고 합니다.)
재밌게 시작해보려고 밸런스게임을 준비했어요. 5초 안에 두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셔야 합니다!
0. 밸런스게임
1) 인터넷 10년 금지 vs 과거 10년치 인터넷 기록 모두 공개하기
새벽바람: 기록 공개. 요즘 같은 세상에 이미 10년치 기록은 찾고자 하면 다 나오는데, 10년 인터넷 못한다는 건 너무 힘들 거 같아요. 저는 딱히 거리낄 건 없는 거 같아요.
보라: 기록 공개. 찾으면 나오는 건 맞지만 내밀하게(?) 넷플릭스, 웨이브에서 뭘 봤는지까지 나온다면...저는 시원하게 공개하고 아무래도 도망을...길티플레저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너무 많습니다ㅎㅎ
(*길티플레져 : '죄의식을 동반하지만, 했을 때 즐거운 일'이라는 말로, 죄책감을 느끼거나 남한테 이야기하기에 부끄러운 일이지만, 막상 하고나면 즐거운 일을 뜻하는 신조어다. 출처 : 네이버 오픈사전)
2) 응가 급한 상황, 2억 받고 광화문에서 응가 vs 100만원 내고 집에서 응가
새벽바람: 집. 광화문 응가는 일단 범법이잖아요.
보라: 광화문. 새벽바람님 혹시 부자이신가요ㅋㅋㅋ 저는 1억이어도 할 것 같은 걸요?
3) 나랑 입맛이 비슷한 애인 vs 유머코드가 비슷한 애인.
새벽바람: 유머코드. 입맛은 비슷하지 않아도 서로 좀 맞춰가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유머코드가 다르면 대화하기가 애매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ㅎㅎ 나는 웃긴데 상대는 아니면 민망하고 좀 싫어요.
보라: 저도 유머코드. 웃음이랑 분노포인트가 비슷한 건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거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왜 페미니스트들끼리 통하는 농담이 있고 트위터사람들끼리 통하는 농담이 있고 좀 그렇잖아요.
4) 평생 제일 좋아하는 음식 ‘한 종류만’ 먹기 vs 평생 제일 좋아하는 음식 못 먹기
새벽바람: 한 종류만 먹기. 왜냐면 좋아하는 음식이 김치전, 김치볶음밥 이런 건데 거의 한 달 가까이 김치전만 먹은 적도 있거든요. (보라 : 그래서 원픽은 김치전인가요? 김치 볶음밥인가요?) 김치볶음밥이요.
보라: 한 종류만 먹기. 저는 초밥을 진짜 많이 좋아하거든요. 거의 인생의 원수라도 초밥 사준다면 따라갈 수도 있을 정도로ㅎㅎ 그리고 초밥은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음식이 없어요.
5)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기 vs 모르기
새벽바람: 알기. 언제 어떻게 죽을지를 알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후회없이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골라봤어요.
보라: 알기. 민우회 활동가들이랑 베타테스트(?) 했을 땐 ‘모르기’를 고르는 사람들이 더 많더라고요. 근데 저는 인생에 장단기 플랜을 좀 세워두어야 마음이 편해서, (항상 계획대로 실행한다는 뜻은 아닙니다...인생이란 변수와 작심삼일의 연속...) 만약에 먼 미래를 위해 현재를 좀 양보하고 있는데 만약에 1년 뒤에 죽는다면 너무 억울하겠잖아요.
새벽바람: 맞아요. 그리고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면 죽지 않으려 하기 보단 죽음과 내가 죽기 이후 상황에 대해 대비해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6) 애인이랑 24시간 붙어있기 vs 한 달에 한 번 만나기
새벽바람: 한 달에 한번. 저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골랐어요.
보라: 24시간. 한 달에 한 번 만나면...사랑할 수 있나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24시간동안 지긋지긋하게 만나고 빨리 헤어지는 방법도 있지 않겠어요...?ㅎㅎㅎ
이후엔 키워드 카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1. (이제 와서) 누구시죠? : 자기소개
새벽바람: 저는 새벽바람이라고 하고요. 새벽바람은 제 SNS 닉네임인데, 영화 벌새에서 김새벽 배우님을 보고 너무 좋아서 연관된 닉네임을 지어야겠다해서 단어를 조합하다 만들게 되었고요. 이야기를 무척 좋아해서 민우회에서 *쏟콘빛 영업팀 활동을 하고 있고, 평소에 영화나 콘텐츠 관련에서 많이 떠드는 사람입니다.
(쏟콘빛은?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페미니스트가 좋아하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콘텐츠를 찾고 영업팀의 추천평으로 널리 알리는 활동)
[후기] 페미니즘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우영우’ 부터 ‘헤어질 결심’까지 : 2022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줄기 빛 영업팀 상반기 결산(링크클릭)
보라: 저는 보라입니다. 보라색을 좋아하고요. 민우회 회원·성평등미디어팀에서 활동하고 있고 쏟콘빛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2. 집, 그리고 밥 : 밥 잘 차려주는 착한 오빠
보라: 음식에 관한 철학(?) 고집(?)이 있나요? 즐겨하는 요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새벽바람: 사전에 보내준 이 질문을 보고 보라는 음식과 요리를 좋아하나보다 생각했어요. 저는 음식은 그냥 나를 활동하게만 하면 되는 것이라서, 보라 얘기 잘 들어봐야지 이러면서 왔어요.
보라: 어머 세상에...음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시는군요. 그런 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새벽바람: 저희 오빠는 예전부터 저를 정약용 같다고 했었어요. 유배지에서 정약용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가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안으로 들어가면 더러운 물건이 되어버린다.” 라는 내용이 있는데, 제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 출처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창비,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저는 식사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빠가 대학교 때문에 자취하러 나가면서 걱정했던 게 제 식사일 정도였어요.
보라: 오빠가 식사를 많이 챙겨줬나봐요?
새벽바람: 네 부모님이 맞벌이라서 오빠가 좀 챙겨주는 편이었고, 사실 제가 안하니까 오빠가 했어요.
보라: 밥 챙겨주는 오빠 이야기는 사실 처음 들어봐요. 여성들은 오빠가 있으면 가족들에게 “오빠 밥 차려줘라”라는 말을 듣고 페미니스트가 되기도 하잖아요? (저는 오빠가 없습니다만...)
저는 음식도 요리도 좋아해서 많이 (해) 먹는데요. 최근 휴일에 하루 종일 누워 있다가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에어프라이기로 얼렁뚱땅 또띠아 피자를 해먹었어요. 근데 다시는 안 해먹을 거 같아요. 왜냐면 만드는데 30분 걸리고 먹는데 3분 걸렸어요ㅎㅎㅎ 피자는 사먹읍시다. (피자학교 쵝오...)
(에어프라이로 만든 피자. 이래 뵈도(?) 꽤 맛있었어요)
새벽바람: 그렇군요. 저는 음식을 할 바에는 시켜먹는 타입이라. 가족이랑 같이 살고 있는데, 부모님 두 분 다 일을 하시지만 아무래도 어머니가 집안일을 좀 더 하게 되니까 엄마가 뭐 차리고 이러는 게 싫어서 “뭐 먹을래?” 물어보고 시켜먹어요. 아빠가 밥해먹자고 말하면 “이미 시켜먹기로 결정을 했어” 이렇게 말하고요.
보라: 새벽바람이 가족이랑 같이 산다고 하셔서, (물어보신 적 없지만...)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저는 원래 가족들이랑 같이 살다가 최근에 독립을 했고, 얼마 전에 독립 100일을 맞이했어요. 사실 어디에든 이 독립고생눈물엉엉스토리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새벽바람: 친구의 친구가 전세사기를 당해서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 한 6년 동안 고생했단 얘기를 들은 적도 있어요. 집구하는 건 어땠나요?
보라: 처음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거여서 모든 게 서툴렀거든요. 사기도 무섭고 서울에 집이 이렇게 많은데 왜 내 집은 없나 역시 달팽이로 태어났어야 했나 화가 나고...회사를 다니면서 시간을 내서 집을 알아보고 게다가 대출을 위한 각종 서류를 챙기면서 너무 지쳐서 아무 집에서나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계약하는 날에 집주인이 서류를 누락시켜서 계약을 하네 마네 우당탕탕하기도 하고...다시 돌이켜보니 눈물겹네요.
새벽바람: 혼자서 그걸 다 하신 거죠?
보라: 혼자이긴 했지만 운 좋게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집을 같이 보기도 하고 동료들이랑 상의도 많이 하고요. 혼자 했으면 진짜로 울었을 것 같아요. 근데 이사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줄 알았는데 싱크대, 세탁기, 보일러가 연달아 고장나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었답니다. 끝이란 없더라고요^^ 이 세상 민달팽이들 모두 화이팅 하세요.
3. 일하는 페미니스트 안녕하신가요?
보라: 전에 새벽바람이 남초회사 다닌다고 해서, ‘남초회사에 페미니스트라...흥미롭군’ 생각했었어요. 어떻게...안녕...하신가요...?
새벽바람: 작년에 차별금지법 촉구 이어말하기 [페미는 참지 않아]에서 이야기하기도 했었는데요.
[페미는 참지 않아 후기] -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페미니스트 이어말하기 (링크 클릭)
작지 않은 규모의 회사인데, 여성직원이 10% 정도밖에 안 되는 극 남초회사예요. 저희 팀에서 저 혼자 여자고 저희 층에서도 저 혼자 여자인거예요. CS(고객서비스) 같이 민원응대하는 팀엔 여성직원들이 좀 있어요. 다만 내부적으로 남자직원들은 업무배치에서 영업이나 기획이나 다른 업무를 경험해 보기도 하는데, 여성 구성원들은 좀 비슷비슷한 환경에서 그냥 도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보라: (눈으로 욕 하는 중)
새벽바람: 나쁜 사람은 없겠죠...없겠지만? 너무 무신경한 발언을 할 때가 많아요. 음식점에서 점심을 같이 먹고 있었는데 같이 있던 남자 상사 한 분이 갑자기 “여자들은 좋겠다. 남자들이 불쌍하네”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왜요?” 그러니까, 전 기억 안나는데 주변에 여성분들이 많이 앉아 있었나보죠? 그걸 보고 “남자들은 밖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줌마들이 자기들끼리 이렇게 나와서 떠들면서 밥 먹고 이러니까” 이러는 거예요?
보라: (입으로 심한 욕하는 중)
새벽바람: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지금 우리도 나와서 먹고 있지 않냐 막 쏴 붙였죠. 이제는 저를 이렇게 ‘안 참고 말하는 사람’으로 다들 인식하고 있는 거 같긴 해요.
보라: 페미니스트의 사회적 책무 같은 거랄까...저는 정말 친절한 사람이고 싶은데도 가만 둘 수 없는 상황들이 있더라고요. 지금 직장에서는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새벽바람: 원래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했어요. 구성원이 계속 바뀌는 어려운 업무 환경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맡게 된 업무 영역이 바뀌었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만뒀어요.
보라: 재미를 쫓아 헤매는 일관됨이 저랑 많이 비슷하시네요. 지금 회사는 그럼 완전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신 건가요?
새벽바람: 맞아요. 저는 영화 전공을 하고 관련일도 조금 했었는데, 현장을 다닐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기도 했고...그러면 뭘 해볼까? 하다가 안 해본 걸 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생각이 많아지는 게 커리어라고 할 만한 게 있지가 않아요. 한 길을 걸어왔으면 여기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가지를 뻗고 그런 게 있을 텐데, 아르바이트 할 때도 그렇고 직장을 선택할 때도 ‘재밌겠네? 해볼까?’ 이런 식이었어요.
보라: 다양한 경험이 자기 콘텐츠이기도 한 거겠죠?ㅎㅎ
4. 전공 : 재밌는 걸 찾아 해매는 사람들
보라: 영화 전공이란 얘기를 해주셨는데, 전공을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영화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새벽바람: 네 영화전공이었고 그 중에서 연출전공, 졸업은 PD로 했습니다.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재밌어보여서ㅎㅎㅎ (보라 : 모든 선택에 굉장히 일관됨이 있네요.)
10대 때부터 글쓰는 걸 좋아해서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어요. 그래서 문예창작과도 생각했고 부모님은 국문과를 제안하기도 했었어요. 당시에 쓰고 싶던 건 청소년 소설이라 ‘학교를 가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거든요. ‘내가 대학을 가서 그런 이야기를 쓰는 게 맞나’라는 생각을 중·고등학교때 많이 했었어요.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저와 4년제를 가라는 부모님의 마찰 끝에 영화과를 가게 되었죠.
(새벽바람이 고등학생때 썼던 글공책들과 영화, 페미니즘, 기타 등등 주제의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
보라: 그럼 입학하면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게 있나요?
새벽바람: 인권이나 복지가 관심분야여서 쭉 생각했었고, 여자들의 이야기를 쓰거나 찍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글로 써도 되지만 결국 영화를 선택한건 활자는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미지는 뜻이 더 넓게 통하니까였던 것 같아요. 보라는 어때요?
보라: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회과목을 좋아하고 수능 준비할 때도 사회·문화 과목 공부를 정말 취미활동처럼 할 정도로 재미있어했어요. 그래서 대학에서 사회학이랑 정치학을 복수 전공했어요. 근데 대학에 가서는 강의실 안에서보다 밖에서 배운 게 더 많았어요. 페미니즘을 처음 만난 것도 대학선배를 통해서였고, 페미니즘 모임에서 같이 책을 읽고,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오락가락 하는 성적 속에 재밌는 대학 생활을 했었어요.
새벽바람: 그럼 전공에서는 어떤 걸 얻은 거 같아요?
보라: 사실 사회학자 이름이나 사회이론 대봐라 하면 열 개도 생각 안 나거든요. 지식보다는 세상을 삐딱하고 다정하게 보는 시선 같은 걸 배웠다고 생각해요. 사회학/정치학 수업에서 제도나 문화가 변해온 역사를 많이 배우거든요. 그래서 세상은 (좋은 쪽이든 아니든) 변한다는 걸 알게 되고 그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게 가장 크게 얻은 게 아닐까...그래서 활동가가 됐나? 생각합니다.
5. 페미니즘...첫인상과 그 이후
새벽바람: 페미니즘을 접했을 때랑 지금이랑 어떤 느낌인지 달라진 게 있는지 궁금해요.
보라: 페미니즘과의 첫 만남이 저는 생생한데요. 예비대학생이던 겨울에 일본군 ‘위안부’ 평화비를 지키는 선배들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한 선배가 ‘혹시 여성학 관심 있어요?’라고 물었고 그래서 처음엔 사회학, 정치학처럼 학문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요. 멋진 선배들을 따라서 여성학 수업도 듣고 페미니즘 모임도 하면서 페미니스트가 되어갔고 지금은 페미니즘이 일상이 되었습니다ㅎㅎ 새벽바람은 기억나나요? 페미니즘과의 첫 만남?
새벽바람: 저는 10대 때 여성청소년들이 모여서 페미니즘 연극을 한다는 공고(*또 하나의 문화 “무대를 횡단하는 은빛 물고기”)를 통해 처음 페미니즘을 알게 됐어요. ‘너무 재밌겠다’하고 시작했고요ㅎㅎ 그 곳에서 몸을 움직이는 방법, 호흡하는 방법을 배웠고 〈티스〉라는 영화를 같이 봤었어요. 성기에 이빨이 생긴 여학생의 이야기예요. 그 당시엔 그냥 봤는데,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작품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그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페미니즘을 접해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가 긍정적인 걸로 남아 있어요.
(은빛물고기 포스터, 티스 포스터)
보라: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정의했던(?) 순간도 기억나나요?
새벽바람: 페미니즘 연극을 했다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었는데,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하기까진 좀 오래 걸렸어요. 트위터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이라는 해시태그가 있었잖아요. 그런 것처럼 당시 제가 생각하기에 페미니스트는 적극적으로 여성주의 운동을 하는 운동권(?)에 가까운 이미지였던거죠. 나는 너무 겉핥기로만 알고 있다는 생각이 있었어서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이라는 해시태그를 볼 때 ‘맞아 나도 이랬어’ 생각했어요.
6. 민우회
보라: 민우회를 처음 알게 된 계기나 회원가입한 계기가 기억나나요?
새벽바람: 민우회를 크게 인식하게 된 계기는 *게임회사 페미니즘 사상검증 즈음에 민우회 입장문을 봤어요.
*게임회사 페미니즘 사상검증 : IMC게임즈와 넥슨 등의 게임회사에서 직원, 성우, 캐릭터 작가 등이 페미니즘과 관련되었다는 이유로 작업에서 하차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일들.
(게임회사 페미니즘 사상검증 당시 민우회 입장문) (링크 클릭)
성차별에 강경히 반대하는 것이
'메갈'이라면
우리는 '메갈'이다.
가부장적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
'반사회적'이라며
우리는 '반사회적'이다.
이 글을 봤어요. 원래도 민우회를 알고는 있었는데,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말이다’해서 한동안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으로 해뒀어요. 그리고 2018년에 민우회에서 드라마 모니터링단을 했어요. 국내 드라마에서 로맨스로 포장되는 폭력 장면들(벽치기, 손목잡기, 스토킹 등)을 모니터링하는 거였는데, 그 활동을 계기로 회원가입을 하게 됐어요.
[후기] 드라마 모니터링 결과발표회 "로맨스가 아니라 폭력입니다" (링크 클릭)
보라: 저는 올해부터 회원팀 업무도 하고 있어서 신입회원분들께 감사인사 겸 안내전화를 해요. 가입계기를 조심스레 물어보는데, 어떤 행사나 집회, 입장문 같이 뚜렷한 시점을 말해주면 담당 활동가들에게 크게 힘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관심있게 지켜보다가 그냥 시작했어요.”라고 얘기해주는 경우도 많은데, ‘그냥’이라는 말속에 많은 것이 담겨 있는 걸 알아서 평소에 활동을 차곡차곡 잘 해야 하는구나 생각하죠.
새벽바람: 소소하게 많이 연결고리를 만들면서 계속 언급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저도 트위터에서 민우회 모임 다녀온 이야기나 쏟콘빛 콘텐츠 이야기, 행사이야기 등 많이 올리는데 10년정도 알고 지낸 트친한테 좋게 다가왔나 보더라고요. 후원처를 고민하길래 이런 곳들을 후원한다고 얘기했더니 민우회 후원을 시작했어요.
보라: 역시 영업이 체질이시군요. 굿즈 제작이나 단관(단체관람)처럼 사람들 모으고 뭔가 나누어주는 데에도 익숙하신 거 같아요...? (각종 굿즈 선물을 받았습니다!)
(새벽바람이 인터뷰 때 선물해준 굿즈들)
새벽바람: 작품을 보고 연관된 뭔가를 갖고 싶은데 팔지는 않으니까 만들게 된 것들이에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벌새 등등 있어요. 좋아하는 콘텐츠나 창작자를 좋아한다고 계속 이야기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기도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어떤 응원이 되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좋아한다는걸 좋아한다고 얘기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내놓고 이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보라: 그럼 쏟콘빛 영업팀도 영업해주시겠어요?
새벽바람: 영업팀 멤버들의 추천평을 보면서 자기만의 감성을 담아 영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동감이 되고 나도 이거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여성창작자와 여성주의콘텐츠를 알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있고요.
근데 꼭 물어보고 싶었는데, 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솔직히 다른 회원분들의 크로스인터뷰를 재밌게 읽었지만 제가 하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보니 막 몇 년 된 회원이어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달까요. 물론 저는 이야기 듣는 것도 하는 것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 거절하지 않았습니다ㅎㅎ
보라: 그런 말 들어본 적 있지 않나요? 시험 문제 속에 답이 있다고? 새벽바람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죠. 수다쟁이는 수다쟁이가 알아본달까요ㅎㅎ 저희가 2년 동안 쏟콘빛을 함께하면서 콘텐츠 이야기는 많이 나누었지만 그 외의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어서, 저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라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요청드렸습니다.
새벽바람: ㅎㅎ보라에게 민우회는 일하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최근에 쏟콘빛 여성창작자 토크쇼로 토크쇼 진행 데뷔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땠나요?
(쏟콘빛 여성창작자 토크쇼. 왼쪽부터 보라, 미깡 작가, 이은규 피디)
보라: 한마디로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보라(짱구 아님)의 하루였습니다...
제가 진행할 때 보려고 태블릿을 책상에 올려뒀거든요. 근데 책상이 너무 작고 불안정했던 거예요. 토크쇼가 시작되고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던 중에 (역시나) 태블릿을 떨어뜨렸어요. 이렇게 한 번 크게 실수를 하니까 오히려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와~ 드디어 사고를 쳤구나 이제 더 망할 것도 없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룰루랄라 진행하다가...또 떨어뜨렸답니다^^ 이렇게 두 번이나 분위기를 와장창 깨는 실수를 했고요.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 일이지만 제 마음속엔 거의 천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달까요. 얼마나 바보 같아 보였을까...하핳핳 심지어 공용태블릿(다행히 고장나진 않았습니다...)이었어요.
(떨어뜨린 태블릿을 줍는 보라. 이 순간을 하필 누가 찍었네...)
새벽바람: 너무 힘들었겠어요. 그날 저는 민우회 다른 소모임을 해서 토크쇼는 못보고 토크쇼 마친 직후에 보라를 마주쳤잖아요. 너무 정신없어 보여서 잘 끝낸 건가 궁금했어요.
보라: 토크쇼 준비하면서 정말 100가지 정도의 걱정을 했었거든요. 시간을 못 맞추면 이렇게 해야지, 내가 질문을 까먹으면 이렇게 해야지 등등 많은 걱정과 대비책이 있었는데, 미리 걱정한 일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고요...당일엔 실수 때문에 정말 증발하고 싶었는데, 동료들의 위로도 듬뿍 받고요! 나중엔 ‘그래...이 한 몸 희생해서 웃겼으니 됐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새벽바람: 토크쇼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보라: 미깡 작가님, 이은규 피디님 콘텐츠를 원래도 좋아했지만, 토크쇼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특정인의 작품을 곱씹어서 본다는 게 그 사람을 알아가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새벽바람: 맞아요. 작품에 묻어있는 그 사람의 느낌이 있죠.
보라: 서로 다른 장르의 여성창작자 두 분을 모시고 이야기 나눈 것도 너무 의미 있었어요. 두 분 모두 유쾌하시고 창작자로서 본인이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도 솔직하게 나누어 주신거에요. 본인의 한계와 고민을 얘기한다는 게 어려운 일인데 용기 있다고 생각했고 두 분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고 참여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얻어가는 장면을 보기도 해서 보람되기도 했어요. (자세한 내용은 이후 업로드 될 쏟콘빛 토크쇼 후기로 확인해주세요!)
새벽바람: 코로나 시기에 민우회에 입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입사했을 때와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금을 비교해서 달라진 게 있을까요? 업무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보라: 그럼요 있죠. 제가 작년 초에 입사했는데, 작년엔 오프라인 행사를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총회도 후원의 밤도 신입회원만남의 날도, 쏟콘빛 영업팀도 거의 온라인으로 진행했어요. 아무래도 온라인에선 사람들을 밀도 있게 만나긴 어려우니까 아쉽더라고요. 민우회는 회원단체고 회원이 중요하고 중심이라는 얘기를 (진짜로) 자주 하거든요. 회원단체인데 회원을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태가 저한텐 1년이 지속된 거예요.
그러다가 올해에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후원의 밤을 했어요. 회원이랑 후원자들이 와글와글 모여있는 걸 보면서 ‘와 민우회에 함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힘을 받는 순간이었어요. 사람들을 통해서 페미니즘이 점점 삶에 스며든 것처럼(?) 민우회도 스며들고 있다(?)
새벽바람: 민우회는 활동가들이 업무 로테이션을 도는 걸로 알고 있어요. 보라는 작년과 올해 모두 성평등미디어팀에 있는데 경험해보지 못한 팀/업무 중, 기회가 된다면 나중엔 이런 팀에서/업무를 메인으로 맡아보고 싶다! 하고 관심이 생긴 또는 노리고 있는(?!) 게 있을지 알고 싶어요.
보라: 저는 지금 하고 있는 회원, 미디어 업무가 너무 재밌기는 한데요. 다른 업무 중에도 하나를 고르기 어려울 만큼 두루두루 관심이 있어요. 민우회가 다양한 팀이 다양한 이슈를 다루니까 그게 민우회에 들어온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꼭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여성노동팀 업무에 관심이 많아요. 노동 이슈가 삶에 너무 중요하다고 옛날부터 생각했거든요. 보통 직장인이라면 하루의 3분 1 정도를 직장에서 보내잖아요. 그리고 각종 사회문제를 알아보면 결국 노동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새벽바람: 맞아요. 결국 직장문제고 돈 문제고 노동현장에서 존중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바꾸잖아요.
보라: 맞아요. 엄마,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같은데, 아빠는 평생 회사원, 그러니까 노동자로 살았는데, 한 직종에서 쭉 일했음에도 항상 본인이 잘리거나 일하다 다치면 어떡할지 두려움을 갖고 있었어요.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 동료들은 잘리기도 하고 본인은 살아남기도 하면서 불안정성을 본인이 느끼시고 저한테도 이어진 거죠. 엄마도 일터의 조직문화나 부당함을 종종 저한테 얘기해주기도 했고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지 않겠어요...? 노동업무는 관심에 비해서 아는 거나 경험은 별로 없어서 먼 훗날 언젠가 노려볼게요ㅎㅎ
7. 콘텐츠 사랑하는 페미니스트
보라: 새벽바람과 저의 공통점은 콘텐츠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선호하는 장르가 다르다는 것인데요. 저는 최근에 영화와 친해질 결심(?)을 하고, 영화제 영화들을 살펴봤는데 대체 뭘 봐야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영화제 영화 고르는 팁 좀 알려주십시오!
새벽바람: 최근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왔어요. 보통 영화제는 시놉시스를 먼저 보긴 해요. 출연진이랑 내용을 먼저 파악하고요. 일단 포스터에 다 남자들만 있으면 안가는 건 기본이죠ㅎㅎ 그때그때 다른데 이번엔 좀 무거운 영화를 피해 즐겁고 여운에 잠겨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준으로 골랐어요.
보라: 그럼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것 중에 원 픽이 있다면?
새벽바람: 7편 정도 봤어요. 영화 ‘수성못’ 만든 유지영 감독님의 작품 ‘Birth’를 유일하게 내용을 모르고 의리로ㅎㅎ 예매했는데요. 개봉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감독님의 마음을 많이 담은 작품이라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아줌마’라는 작품은 싱가포르라 한국이 합작한 작품인데, 싱가포르에 중년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예요. 한류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이라 한국 여행을 결심해서 혼자 여행을 가게 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던 게 재밌었어요. 개봉이 확정됐으니까 한 번 보시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제 외에도 곧 ‘낮과 달’이라는 영화 시사회에 가요. 남편이 사망하고 남편의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서 생활하면서 옆집 여자랑 친분을 쌓는데, 그 여자가 남편의 첫사랑이란 내용이에요. 유다인 배우, 조은지 배우 이렇게 여성 배우 두 분의 케미가 좋고 생각보다 톤이 통통 튀는데, 무대인사에서 배우들이 말했던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더라고요.
(birth, 아줌마, 낮과 달 이미지)
보라는 어때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영업하고픈 추천작이 있을까요?
보라: 이미 온 세상 페미들이 다 보고 있는거 같아서 추천이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정서경 작가가 쓴 작은아씨들을 추천하고 싶어요. (약 스포일러 주의) 각각 결함이 있으면서 자기 욕망을 쫓는 세 자매가 좋았어요. 그리고 저는 평소에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캐릭터에 대한 불만이 많은데, 오인주를 계속 도와주는 최도일 캐릭터도 재밌었어요. 제 친구는 최도일이 나중에 배신할 거라는 의심을 계속 했대요. 돈만 쫓는 캐릭터인 최도일이 왜 끝까지 오인주를 도왔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런 캐릭터의 일관성 없음이 좋았어요. 보통 한국 드라마에서 능력 있고 개성 있는 여자 주인공이 연애만 하면 다 똑같이 세상 바보가 되잖아요. 저는 그런 캐릭터의 일관성 없음이 되게 별로고 재미없었거든요. 근데 캐릭터의 일관성이 무너지는 걸 남자캐릭터로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흥미로웠어요.
(작은아씨들 이미지)
8. 영화 러닝타임 같은(?) 213분의 급 마무리
보라: 아직 더 수다를 더 떨 수 있는데...벌써 3시간이 넘었네요? 이제 마무리를 해볼까 봐요.
새벽바람: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보라를 설명하는 세 가지 단어는?
보라: 민우회, 풋살, 사랑(또는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새벽바람은요?
새벽바람: 사람, 이야기, 최선을 다해서 좋아하는 마음(영업력...일지도...?)
이렇게 영업왕 새벽바람과 크로스인터뷰가 끝났습니다! 와아- 다음 크로스 인터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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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인터뷰⑬ 나리맛탕X온다_약한 존재들을 환영하는 세상을 함께 꿈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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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매일 한 명의 페미니스트와 연결되고 싶어요.
올해 민우회는 매일 한명의 새로운 후원회원을 기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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