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사회현안[후기-2부] 망국정치에 맞서는 페미니스트 이어말하기 대회 (반동을 저지하며 전진)

2023-11-03
조회수 2738

(1부 후기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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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후기 보러가기)

 

 

이번 이어말하기 대회에서는 발언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스, 전시도 함께 진행되었는데요.

 

윤 정부 하에서 사라져간 것들에 관해 쓸 수 있는 “기억할 거야, 살려낼 거야” 판넬에는 대회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다양한 목소리가 담긴 포스트잇들이 붙었습니다.

 

 

[사진: "기억할 거야, 살려낼 거야"라는 판넬에 시민들이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망국정치를 대하는 심정을 붓글씨로 성토하는 “분노와 슬픔의 캘리그라피” 코너에는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의 분노를 담은 여러 문장들이 전시되었고, 이 곳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며 살펴봐주셨어요.

 

 

[사진: "분노와 슬픔의 캘리그라피" 코너에서 쓰여진, 정부를 규탄하는 붓글씨 종이들이 전시되어 있다]

 

 

 

3부

 

계속해서 3부를 사회자 행크가 이어갔습니다. 돌봄공공성 후퇴와 돌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오대희 님이 발언해주셨습니다.

 

돌봄노동에서 효율성이라는 것은 인건비 대비 이윤에 시장원리가 아니라 돌봄서비스대상의 만족도와 안정감이 높은가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면 돌봄노동자들에게 안정된 노동조건과 임금은 전제되어야 합니다. 여성노동자들의 저임금 비정규직 비율은 정말 높습니다. 여성들이 돌봄서비스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때문에 돌봄노동의 공공성 강화는 전체 여성의 임금과 처지, 권리를 높이는 효과를 낳을 것입니다.

 

-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쇄 규탄, 돌봄공공성 강화 촉구: 오대희(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집은 인권이다! 주제로 민달팽이유니온 지수님이 발언해주셨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공공임대주택 예산 5조 삭감했습니다. 저는 이것만큼이나 제 삶에 위협적인 게 없습니다. 제가 마련할 수 있는 월세 저 30만 원도 힘들거든요. 50만 원 힘들거든요. 70만 원 턱도 없습니다. 저렴하고 오래 살 수 있는 집 공공임대주택뿐인데. 제 주변에 가난하고 집 없는 많은 여성들 어디서 삽니까? 공공임대 확대해야 하고 계속해서 공공임대 늘려야 한다 같이 주장하면 좋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주거정책: 지수(민달팽이유니온)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리오 님은 현 정부의 저출생정책에 대해 말씀 나눠주셨습니다.

 

개개인의 삶이 안정되고 일터의 환경이 나아져야만, 돌봄의 가치와 의미가 잘 확립된 사회가 되어야 우리는 아이를 낳을지 말지 고민하는 것이 비로소 가능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오로지 출산과 양육을 하려고 세상에 태어난 존재가 아니거든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정책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란 말입니다. 우리는 친밀한 사람들과 함께 돌보며 살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일터에서 존중받는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또 한 인간으로 오롯이 대접받을 수 있는 정의로운 복지 속에서 살고 싶습니다.

 

- 정부 저출생대응정책 및 가족주의 강화 비판: 리오(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수영님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시도하는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함에 대해 발언해주셨습니다.

 

오늘 저는 학생과 교사인권 보호와 교육환경 개설의 책무를 방해할 뿐 아니라 주체성을 약화시키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교사의 책임을 늘리는 법안과 고시를 던져놓고 학생인권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이미 학생인권조례 제정 지역에서 교육활동 침해 건수가 교권의 침해는 나쁜 조례라는 주장을 앵무새같이 반복하는 대통령은 억지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무의미한 면책과 학생인권 퇴행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의 대책은 여러 폭력의 맥락 속에서 삶을 마감한 교사들이 휴대폰을 압수할 권리가 없어서 밖으로 내보낼 힘이 없어서 사망한 것이라고 무력화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 수영(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어이없는 현실에 대해 출판사 딴짓 박초롱 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오늘 여기 나온다고 했더니 제 친구들이 너 심지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말하지 못하더라고요. 저한테 너 그런 거 나가? 너 페미 그런 거 해? 마치 해리포터의 볼드모트는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존재잖아요. 너무 무서워서. 그런 존재가 된 기분이라서 내가 이렇게 막강한 존재였구나. 우리가 또 이렇게 막강한 사람들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그렇게 되겠죠. 오늘 저는 출판 이야기를 하려고 여기 왔는데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출판에 대한 탄압도 만만치 않거든요. 작은 도서관 예산을 전액 삭감해서 다 없어질 뻔했다가 지금 조금 변했지만 예산이 확보된 것은 아닙니다. 마포구도 마찬가지로 그걸 반대하는 관장님이 파면 당하는 사건이 있었죠.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도서관에 들어가는 책들은 문체부에서 내려오는 예산으로 세종도서 블라블라 책을 사야 되는 거거든요. 그 예산은 내년에 0원이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조카 여러분의 자녀 친구들은 도서관에 가도 볼 도서관도 없고 책도 없게 될 거예요. 제 걱정은 이런 다른 정책들은 안 좋아졌을 때 언젠가 다시 좋아질 거라는 민주주의의 힘을 믿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이 책을 계속 가까이 하지 않고 자라나게 되면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됩니다.

 

- 플랫폼P 폐쇄와 출판계 탄압: 박초롱(출판사 딴짓)

 

 

[사진: 발언자들과 발언을 듣고 있는 시민들]

 

 

일상의 공기처럼 존재하는 채용성차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정부에 대해 한국여성노동자회 레나 님이 발언해주셨습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구조적 성차별 없다고 부인했던 윤석열 정부의 여성노동정책은 딱 하나였습니다. 성별근로공시제인데요. 여러분 매년 발표되는 OECD 성별임금격차지수 1위 국가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맞습니다. 한국이에요. 집계 이래로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고요. 과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한국사회의 일터는 성차별로 가득합니다. 근속연수, 고용형태 등 중요한 정보는 포함되지 않아서 사실상 반쪽짜리 제도지만 각 기업의 채용, 승진, 퇴직까지 단계별 현황을 알 수 있는 제도입니다. 성차별을 시정하고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사전에 채용성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지표로써 기능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한국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놈의 정부는 기업이 자율참여하도록 추진 중에 있습니다. 강제력도 없고 벌칙조항도 없는 제도라는 건데요. 어느 기업이 그렇다면 자율적으로 참여할까요? 저는 이것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주장하는 정부답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 구조적 성차별은 있다: 레나(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한국여성노동자회)

 

 

 

디자인/출판/문화예술계 프리랜서에 여성들이 왜 많은지, 지원 마저 축소되는 현 상황에 대해 프리랜서권익센터 이다혜 님이 말씀 나눠주셨습니다.

 

올해 새로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는 프리랜서권익센터에서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이다혜입니다. (중략) 하지만 저희 진짜 프리랜서 많거든요. 여기에 오시는 분들의 99%가 여성이에요. 고민을 해봤어요. 왜일까. 많은 분야, 여성의 많은 분야에서 프리랜서들이 많이 일하고 있어요. 디자인 출판 문화예술. 여러분 감 오죠? 정말 여성이 많은 분야입니다. 출판은 출판업은 한번 더 말씀드리면 70%가 5인 이하 사업장이에요. 왜인지 아세요? 외주 시스템이 안전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서가 이 산업을 받쳐주고 있다는 것이죠. 프리랜서를 위한 어떤 정책이나 지원예산 자체가 없는데 그나마도 어디서 예산이 조금씩 찔끔찔끔 흘러나왔냐면 노동계였어요. 저희 프리랜서가 기댈 수 있는 곳은 노동계와 문화예술재단 이거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제가 찾아봤어요, 오늘. 정말 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우선 지역 노사민정협력활성화 사업비라고 있어요. 지역 일자리창출과 노동고용에 관한 사업을 추진하는 곳인데 올해 16억 200만 원이었던 이 예산을 0원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에 노동권익센터가 있다는 거 아시나요? 노동권익센터가 굉장히 노동자 권리구제사업을 하면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사막화된 노동환경에 단비 같은 존재로 있었거든요. 여기도 예산이 35억 8200만 원이 작년 예산인데 올해 24억 7000만 원으로 31%가 줄었어요. 엄청나죠. 그만큼 31% 줄인 만큼 여기서 일하는 분들도 이제 없어지고 일하는 사람이 준다는 건 지원체계도 줄어든다는 의미잖아요. 그러면 프리랜서는 거기서 가장 먼저 삭제되는 거예요.

 

- 여성을 불안정노동으로 내모는 성차별 구조 강화: 이다혜(프리랜서권익센터)

 

 

작가 최현숙 님은 보수양당 체계를 깨고 우리들을 위한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보수양당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최악을 막기 위해서, 최악의 옛날 한나라당, 지금의 국민의힘까지 최악을 막기 위해서 차선으로라도 민주당을 찍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비판적 지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하면서 여러분의 정당을 키우지 않은 것입니다. 여러분을 실질적으로 대변하고 여러분이 스스로 들어가서 만들어낼 정당을 키우지 않은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제 진보정치들도 너무 엉망이 됐고 지금 진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몇 개의 작은 정당들이 난립해져 있고 일부는 또 민주당 옆으로 기어들어가서 위성 정당이라고 하면서 국회로 들어가서는 좀 소리를 외치고는 있지만 민주당의 위성 정당으로 들어간 국회의원 하나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저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거든요. 그런 면에서 지금 이제 제가 올해 66살이에요. 여러분이 정치 개혁에 함께하지 않으면 지금 보수양당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이 강고한 양당구조 체제를 깨뜨리지 않으면 여러분 제 나이 돼서 아직도 길거리에서 이러고 떠들고 있을 거예요.

 

- 우리들을 위한 정치판을 만들기, 정치개혁: 최현숙(작가)

 

 

[사진: 발언자와 공연자]

 

 

3부의 마지막은 이 시대에도 이렇게 웃으면서 분노하고 우리의 애환을 달래줄 노래가 절실하다는 뜻에서, 그런 힘나는 노래를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엘라 님이 신명나게 불러주셨습니다.

 

 

 

민요 닐리리야 (개사)

 

 

닐리리야 늴리리야

백성들 고혈로

술만 처먹는다

닐니리 늴리리야

 

용산각에 불 밝혀라

신호등 초록불

내가 지나간다

닐니리 늴리리야

 

해가 지는 남쪽 마을

오염수 콸콸콸

내가 맛보리다

닐니리 늴리리야

 

닐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난실로

너만 살맛났다

닐니리 늴리리야

 

 

 

 

4부

 

 

멋진 가사를 가진 늴리리야 공연의 뜨거운 환호 속에 4부가 이어졌습니다. 사회는 은사자가 맡아주셨습니다.

 

페미니스트 시민으로서 이 사회를 어떤 마음을 갖고 살고 있는지 성토해주실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로리 님, 모후아 님, 미보 님이 나와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진짜 웬만하면 관심을 끊고 살고 싶었는데, 월급날마다 세금은 턱턱 떼어가고 지난 달에 10년만에 처음으로 9월 전기요금 앞자리가 바뀌었어요. 고속도로 예정지에 단체로 땅 사놓고, 택시 기본요금 2000원인 줄 아는 사람들한테는 너무 작게 느껴지겠지만, 납세자로서 시민으로서 나는 매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사회를 지하고 있는데, 왜 용산에 사는 내가 뽑지도 않은 사람이 내 인생을, 내가 속한 사회를 적극적으로 망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원통한 마음에 나왔습니다. 저는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존재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았고 어떤 책임도 없지만, 최소한 윤석열 주변인들과 기존 정치권에 있던 사람들은 윤석열이라는 괴물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과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을 멸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윤석열이 당선되자마자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거든요. 지난 10년 간 아무도 저지하지 않고 규제받지도 않은 채 점점 더 강해져 갔습니다.

 

- 여성혐오를 강화하는 윤석열 정부 비판, 동료 여성들 응원: 로리(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지금 망국정치에 맞서는 페미니스트 릴레이 말하기대회에 참가한 이유는. 고용평등예산 전액삭감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러다가 진짜 다 사라지겠구나라는 게 조금 더 다가왔던 거 같아요. 전액삭감도 많이 있었는데. 만약에 내가 일하다가 어디다 전화하지? 이렇게 다가왔던 거 같아서. (중략) 2024년 고용평등 상담실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4년 고용평등 상담을 직접 진행하겠다며 고용평등 상담실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였습니다. 이는 여성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모두 놓아버린 것이며 여성 노동자에게 아무런 방패막이 없이 차별과 고통을 감내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반대 1만인선언 참여: 모후아(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어제자로 다들 신문으로 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당부했다는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라는 말에 대한 일종의 태클을 걸면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애당초 지금 현재 정부 여당의 이름도 국민의힘인데요. 국민 언급 참 좋아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의 임기 29%를 지나오고 있는 지금 국민들이 가장 여실하게 느끼는 것은 바로 민주주의의 퇴보입니다. (중략) 저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말하는 국민의 뜻을 부정합니다. 참된 민주주의는 국민의 뜻이라는 말을 자주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이미 국민의 동의하에 세운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가를 운영하고 이 헌법체제 안에서 삼권이 분립하여 경쟁하고 유지하면서 국민의 뜻을 앞세워서 독단하거나, 못하도록하는 게 민주주의입니다. 참된 민주주의는 국민을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와 원칙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으로 보장될 수 있다고, 국민들 자신의 의지와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공통의 조건과 여건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는 그런 믿음이 곧 민주주의 국가의 뿌리입니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검사들과 술판을 벌이면서 카르텔의 정점에 서서 사법권력을 휘둘러서 입법부의 국회의원듈을 탄압하고 나아가 언론과 예술인들까지, 민주주의 국가의 뿌리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감히 국민의 뜻을 참칭하지 마십시오.

 

-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국민'의 뜻 참칭 비판: 미보(한국여성민우회 회원)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계신 K 작가님은 직접 겪은 사상검증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1차 면접과 2차 면접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3차 최종면접에서 이미 입사가 확정되었고 연봉협상을 하기 위해 테이블에서 그 회사 남자 대표에게. 당신 SNS를 봤는데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성향이 문제가 될 것 같다. 이를 어떻게 책임질 건가? 이미 우리 직원이 SNS에 그런 성향을 드러내서 항의가 들어온 적이 있다. 그래서 회사 내부에서 조심하고 있다. 당신이 당했다고 하는 성차별이 정말로 성차별이었는지 그냥 인간관계의 호불호 문제로 남자를 더 우대를 해준 것뿐인데 남자와 같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성차별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당신이 겪은 그 성차별이 정말 성차별이라는 판단을 어떻게 한 건지 나는 알아야겠다. 내가 성차별을 한다고 오해를 받을까 우려된다고 압박면접 및 인신공격을 당했습니다. (중략) 그런데 저는 어떤 SNS 정보도 적지 않았는데 사내에 이미 저를 작가로서 알고 있는 분이 계셨고 어떤 경로인지 몰라도 대표가 제 SNS를 보고 압박면접을 한다. 겁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저는 침착하게 잘 대답했고요.

 

- 게임업계 사상검증 규탄: K(프리랜서 작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박미혜 님은 이태원 참사와 정부의 책임에 대해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고 여당 그다음에 책임자 처벌 아무도 없었죠. 이상민 장관부터 해서. 들어준 게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올라가고 있는데 여당에서 도움을 안 줘서 계속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행진도 하고 유가족분들하고 삼보일배 걷기도 하고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는데요. 지금 이제 곧 말씀드렸던 것처럼 1주기가 오고 있습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고 또 또래분도 많으시고 자녀분들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다 관련이 돼 있더라고요. 분양소에 앉아 있는데 어떤 분이 조용히 오더니 이 OOO이 여기 있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자기는 사실 경찰인데 오랜만에 고향에 갔는데 자기 지인분 자녀가 죽었더라고요.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자기가 지금 경찰이니까 여기 와서 보지는 못하고 나중에 다시 와볼게요. 하고 가시는 분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정부가 너무 화가 납니다. TV 나와서 개들 이름은 부르면서 이쁘다고 하면서 어떻게 이 많은 생명을 잃은 이 사건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계속 이 정부에서 보여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분노스럽습니다.

 

-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및 정부 책임이행 촉구: 박미혜(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진: 발언자들과 발언을 듣고 있는 시민]

 

 

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 관련하여 함께하는시민행동 채연하 님께서 발언해주셨습니다.

 

여러분, 한번 생각해보실까요? 여러분, 혹시라도 사업하실 때 영수증 붙이시면 거기에 어떤 항목이 들어가야 되는지 굉장히 까다롭게 굴죠? 그런데 저희가 1억 원을 썼다고 하는 돈을 A4 한 장으로 확인했습니다. 그것마저도 많이 가리고 줍니다. 왜 가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불을 비춰봤습니다. 그랬더니 가린 이유를 알았습니다. 특수활동비로 쓰지 말아야 될 돈들을 그냥 자기네들끼리 나눠 가졌기 때문에 부끄러워서, 그래서 가린 것 같습니다. 그걸 열심히 다 가리지 않고 드러내도록 그리고 정말 그렇게 쓰는 돈이면 지금 나라 살림 어렵다고 하니까 특활비라도 좀 아껴보죠. 저희 특활비 이번에 폐지하거나 아니면 정말 니네가 아껴서 쓸 수 있을 만큼만 주는 것으로 나라 살림 어려우니까요. 여러분, 같이 지켜보시고 국회가 그 역할을 하는지 열심히 살펴봐주시기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부 예산 사용,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비판: 채연하(함께하는시민행동)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영 님은 환멸과 냉소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고민을 나눠주셨습니다.

 

냉소와 환멸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여전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답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여기 여러분을 만나러 왔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페미니스트란 길을 잃기 전문가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어진 지도를 버리고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품고 그럼에도 낯선 길을 걷는 사람들이니까요. 그게 때로 위험이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마음에 품은 질문이 자석처럼 우리를 연결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여성들이 낯선 길을 가는 거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중략) 냉소와 환멸은 상처의 표시입니다. 이미 너무 많은 상처 앞에서 각자의 방에 굳게 침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도 우리에게 전진이란 서로를 연결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혼자서는 풀리지 않는 질문을 서로에게 건네면서 함께 낯선 길을 마음껏 거닐어보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한 구절 더 나누면서 마치겠습니다.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어가는 길이 실이라면 걷는 길은 찢어진 것을 꿰매는 바느질입니다. 보행은 찢어진 길에 맞서는 저항입니다.

 

- 환멸과 냉소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한국여성민우회 회원)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고구마 님은 스스로의 이름을 지키는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저희에게 우리의 이름을 스스로 지킬 힘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름 없는 현상이 때때로 괴롭히더라고요. 마녀사냥이 그랬고. 권위자들의 인정받지 못하는 관계. 이해받지 못하는 슬픔과 좌절감 또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 시간을 겪으면서 많은 이름을 잃었습니다. 많이 애통했지만 결국에는 이 수많은 이름이 당연시되는 세상에 분노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사랑하는 친구가 저를 떠난 지 3주기가 되던 날이었고 또 떠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남겨진 자가 아니라는 것 말입니다. 저는 끊임없이 생을 향해 나아갈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름은 절망에서 왔고 어떤 이름은 기쁨에서 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어떤 이름으로 불릴지 저희 스스로 선택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의 이름을 단연코 잃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 모두 끝까지 살아가고 끝까지 저희 이름을 지킬 수 있도록 저희가 원하는 이름으로 저희가 스스로 불리며 스스로 명할 수 있는 세상이 올 때까지 여러분 모두 다 응원하고 싶습니다.

 

- 스스로의 이름을 선택하고 지키는 일: 고구마(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이 삭감된 상황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바람 님이 발언해주셨습니다.

 

어제 민우회 상담소 활동가들이 이 예산삭감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통합상담소를 지금 정부는 만들겠다고 하고 있고. 그 통합상담소에 성폭력상담소, 가정폭력상담소가 다 통합되면 별도의 독립상담소들은 사라져도 된다는 것이 현 취지인데요. 우리가 정말 종합병원이 있다고 해서 동네에 있는 병원에 안 가지 않잖아요. 각각 그 기관들이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왜 하나로 다 일반화해야 하냐, 통합해야 하 냐는 이야기를 활동가들이 하였습니다. 지금 정부는 말로는 약자 복지라고 하긴 하지만 정말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지원기관이라는 것은 효율성으로 따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 상담기관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식과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효율성과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그 누구도 약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윤석열 정부에게 정말 말하고 싶고요. 윤석열 정부가 계속해서 돈이 줄줄 새는 거 낭비되는 것 구조적 개혁을 하겠다.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하지만 저는 제일 먼저 묻고 싶어요. 그 효율성을 과연 윤석열 본인은 실천하고 있는지를요. 말에 힘이 있으려면 본인이 그 말을 실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버젓한 청와대에 있는 것을 버려두고 용산으로 이전하는데 1조 단위의 돈을 집행하고 아까도 특사 활동비에 다양한 돈을 무분별하게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 따끔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효율성, 본인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피해 방지 예산 삭감: 바람(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그리고 지나가던 한 시민께서는 현장에서 자유발언을 신청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며 드는 고민을 진솔하게 나눠주셨습니다.

 

아무튼 다각도로 되게 뭐랄까 여성의 인권적인 관심은 점점 모든 커뮤니티에서 점점 더 꺼져가고 있는 것 같고요. N번방이 굉장히 커다란 이슈였잖아요. 그것이 굉장히 뭔가 커다랗게 해결이 안 된 것으로 많이 꺾였다고 얘기를 하고 서로 정말 너무 많이 싸우고 사실 싸우면서도 되게 커다란 이제는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우리가 뭔가 구축했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 것들을 지금이라도 더 구축해가려고 노력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암흑적인 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여성인권이 공적으로,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올라갈수록 백래시 체계에 의하면 그런 것들을 공격하는 이미지나 그런 것들이 나타난다고 얘기하잖아요. 최근에 유행하는 프로그램이나 음악이나 그런 것들만 봐도 그런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여성의 공적 인권이 올라갈수록 이건 좀 납작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음악산업의 아이돌들은 점점 더 마르고 뼈대가 없고 굉장히 그런 물화되거나 아무튼 여성에 굉장히 가학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방향으로 많은 공격이 들어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많이 걱정이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여러 가지 정책성으로 여성의 숨을 꺾고 또 다른 사회 계급을 다 꺾고 하면 가장 약자인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공격이 들어가니까 그래서 저도 힘을 받고 싶어서 나왔는데 약간 힘을 받아가기도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얘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다들 더, 여기가 이렇게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대중화 불씨를 절대 꺼뜨리지 말자: 시민 자유발언

 

 

추운 날씨에도 발언은 4시간 동안 계속 이어졌는데요.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수달 님이 가수 김현정 씨의 ‘멍’을 지금의 시국에 어울리게 개사하여 부르는 공연이었는데요. 가사가 정말 굉장하여 뜨거운 호응이 계속되었어요. 그렇게 민우회가 준비한 ‘반동을 저지하며 전진 - 망국정치에 맞서는 페미니스트 릴레이 말하기대회’가 끝이 났습니다.

 

 

[사진: 공연자와 이를 환호하며 즐기는 시민들]

 

 

김현정 - 멍 (개사)

 

 

넌 국민 쉽게 봤어 그렇지 않니

너는 몰라 너무 몰라 정치를

안돼 니 맘대로 나라 망칠 수 없어

끝낸다면 너나 끝내 기억해

 

잘못이었어 니가 뽑힌건

너는 국민따위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표가 필요 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탄핵으로 끝내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께 다음번에 대통령 선거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안 뽑기를

 

 

 

세상이 바뀔지 안 바뀔지 전전긍긍하기 보다 지금 우리의 말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계속 존재해야 싸울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내면서 또 만납시다! 여러분의 안녕을 기원해요.

 

***발언전문 링크*** 

***발언전문 링크*** 

***발언전문 링크*** 

 

 

ps. 시간 관계상 현장에서 대독하지 못했던 발언문 중 일부도 함께 전합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위드유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센터에서 일했던 이가현입니다. “일했던.” 과거형인 이유는 지금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위드유센터는 서울 시민이 안전하고 성평등하게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체계 구축을 돕고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대응을 지원하는 기관이었습니다. 미투 운동의 결과로 설립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곁에서 함께 했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의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민간영역에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은 성희롱 예방 및 대응체계 자체가 부재한 경우가 많고,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당장의 생존과 성장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직장 내 성희롱을 비롯한 조직문화는 부차적인 문제로 다룹니다. 그래서 정부의 역할, 정치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효율성”이라는 명목하에서 민간위탁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위드유센터의 수탁법인과 서울시의 민간위탁사무 위수탁협약도 종료했습니다

 

- 이가현(전,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위드유)

 

 

 

“여성폭력유형별로 시설이 있어야 하나요?” 시 예산이 많이 든다는 취지의 이 질문을 작년부터 받았습니다. 이후 여성폭력피해자쉼터 통폐합 관련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입소정원대비 입소률이 낮은 것이 이유였습니다. 쉼터 활동가들은 광장에 나가서 “저희 쉼터로 오세요” 홍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웃지 못할 농담을 합니다. 입소률이 왜 낮아지는지, 현재와 같은 집단거주형태의 시설이 다른 형태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른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 관심은 없고 그저 효율성에 기댄 행정의 태도에 화가 났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저희 쉼터건물 전세금은 법인에서 전액 부담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째, 임금상승률에 따른 예산만 올랐을 뿐 피해자지원을 위한 예산은 동결상태입니다. 저번 주 2024년 예산안을 전달받았습니다.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피해자쉼터 다솜누리 의료비는 올해 대비 60%가 감축됐고, 치유회복프로그램비는 70%가 감축됐습니다. 입소자 5인이 집단상담을 하면 상담비가 적게 들고, 입소자 10인이 집단상담을 하면 상담비가 많이 듭니까? 1인의 성폭력피해자를 지원하더라도 필요한 예산은 쓰여야 합니다

 

- 도담(광주여성민우회)

 

 

 

이외에도 적지 못한 수많은 예산 삭감이 민생과 평등, 약자와 소수자를 옥죄어 오고 있는데도 입으로는 ‘민생’이니 ‘이념’을 운운하면 뭐라도 하는 줄 아는 기만적인 행태를 비판합니다. 이러한 국민 기만 정책들을 비판하면 ‘이념 논쟁’ 이니, ‘정쟁’이니 하며 헛소리로 받아치는 행태 역시 규탄합니다. 국민은 눈이 있고 귀가 있습니다. 정부는 핵심적인 정책과 예산을 국민을 우롱하는 삭감을 실행하면서도 ‘정쟁’이니 ‘이념’으로 받아치는 국민의 지적 능력을 우롱하는 기만적 행위를 그만두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대치도서관 폐관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이에 비판하자 폐관이 철회된 일이 있습니다. 우리가 계속 지켜보고 떠들며, 더욱 크게 외칠 때 정부는 국민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지금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그리고 우리가 만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모여 외치고 또 퍼뜨립시다. 감사합니다.

 

- 이연지(여성운전프로젝트 언니차)

 

 

이상 페미니스트 이어말하기 대회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