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강 교육 후기>
안녕하세요.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교육의3강과4강에 대한 후기입니다.
지난7월22일 수요일,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정현채 교수님께서[죽음은 벽인가,문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사실 평생‘내과의사’로서 살아오신 분이 죽음학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신다는 게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하고 신선했는데요.
강의 내내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그래서 지금 우리가 삶을 살아나가는 데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들을,다양한 영상들을 통해 보여주셨어요.
우리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문화는 최근 급격히 변화되었습니다.예전에는 마을이나 가정에서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고 장례도 함께 치르기도 하였지요.그러나 요즘에는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대부분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의료 실패로 바라보게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죽음을 터부시하고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부정적으로 여기고 회피하게 되었고,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입니다.사랑하는 가족,지인들과 함께 준비하고 아름답게 맞는 죽음은 어떤 모습인지,몇몇 사례들을 보았습니다.정말 감동적이더군요.
그에 반해 중환자실에 누워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기도삽관을 하고 인공호흡기와 온갖 호스를 꽂고 기계장치에 의존한 채 물리적인 생명만 연장하는 모습은 무척 대조적이었습니다.면회도 제한되고,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 한마디도 남길 수 없는 상태로 마지막을 맞이해야 하는 현대인의 죽음을 보면서,내가 죽는 순간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잠깐 상상해 보기도 했는데요.
선생님은 또한,수많은 근사체험의 증언들을 통해,인간의 죽음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어요.죽음은 존재하지 않고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일 뿐이라는데요.죽음의 과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두려움이 훨씬 줄어드는 것은 물론,주어진 삶을 더욱 더 풍부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셨어요.
자세한 후기는 회원 곽선숙님의 후기로 전합니다.
정현재 교수님의 강연, ‘죽음은 벽인가,문인가?’를 듣고 곽선숙 이 세상에서 가장 흔들릴 수 없는,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몇 안 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사실이다.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그러나 그 죽음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아니,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그런데 이 번 강의를 듣고 죽음을 한층 정답게 끌어안을 수 있는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기분이다. 정현재 교수님은 죽음이라는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강의의 단락 마다 영화의 장면을 넣어 설명하셔서 강의에서 언급된 그 많은 영화들을 다 한 번씩 봐야지 하는 다짐까지 하면서 잘 몰입할 수 있게 해주셨다. 대형병원1인실에서,중환자실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뒤늦은 후회도 밀려왔고,지금부터라도‘어영부영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하지 않기 위해 내 주위의 친구들과 더불어 좀 더 죽음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욕구도 생겼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머리에 남는 것은 죽음을 알고 생활한다는 것이 바로 지금 여기서 후회 없는,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내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내는 추동력이 된다는 사실이었다.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듯이 온갖 탐욕을 부리며 힘없는 민초들의 삶을 짓밟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버젓이 세상의 전면에 나서는 이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공부는 적어도 그들을 흉내 내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은 주지 않을까!이런 의미에서 정현재 교수님의 죽음에 대한 강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정현재 교수님의 죽음에 대한 강의는 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듯이 온갖 크고 작은 탐욕을 부리며 남에게 슬픔을 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좀 더 겸손하고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
그리고7월24일 김영옥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내가 꿈꾸는 노년,함께 그리는 노년]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의 시작하기에 앞서 잠시 일본의 사진작가 야나기 미와의“My Granmothers"의 작업을 소개하였습니다.야나기 미와는 젊은 여성들에게50년 후 나이든 모습을 상상해 보고,그들이 직접 모델이 되어 분장하고 세트를 구성하여 사진을 찍는 작업을 하였습니다.정말 다양하고 의외의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그들은 우아하고 평화롭고,혹은 섹시하기도 하고요.어느 누구도 친족과 관련된 모습은 단 한 컷도 없었지요.
아래 할머니가 보이세요?어린(?)애인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빨강 머리를 휘날리며 질주하는 모습이요.경비행기를 직접 몰거나,책에 파묻혀 독서에 몰두하는 모습도 있었어요.
여러분도 한 번‘나의 노년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어떤 모습인가요? :)
(위 사진은 www.yanagimiwa.net/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아래 박진아님의 후기로 대신합니다.
<“내가 꿈꾸는 노년,함께 그리는 노년”에 대한 후기> 박진아 민우회 기획강좌“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의 네 번째 시간, “내가 꿈꾸는 노년,함께 그리는 노년”강의에 대한 후기를 전합니다. 이날의 강의는 김영옥 선생님의 이야기로 진행되었는데요,이 강의가 더 궁금하고 관심이 갔던 건 혼자서는‘노년’의 제 모습에 대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강의를 들으며,그 실체가 실은 노년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그래서 강의의 제목처럼“함께 그리는 노년”은 어떤 모습일지,노년에 대한 어떤 새롭고 유쾌한 상상이 가능할지에 대한 기대로 강의에 함께 했습니다. 근대에서 탈근대로 넘어 오면서 산업체계 자체가 어떻게 인간을 쓰레기로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는 지그문트 바우만의『쓰레기가 되는 삶들(Wasted lives : modernity and its outcasts)』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노인은 더 이상 생산 및 소비시스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잉여인간처럼 취급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론에서 노년을 언급하고 기사화할 때,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가’, ‘어떤 식의 언어가 채택되고 있는가’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는데요.노년에 대한 담론이 주로“세대갈등”, “청년층 부담 증가”, “연금고갈 위험”이라는 용어로 구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노년에 대한 이런 식의 언어가 얼핏 들으면 꽤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이러한 언어의 반복적 채택은‘노인인 내가 가족의 짐이 되면 어떡하나’,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가능한 한 사회 국가적으로 짐이 되지 말아야 하는데’와 같은 내면화를 강요하게 된다는 것입니다.이와 더불어 정부가 어떤 식의 언어를 통해 노인에 대한 복지를 축소하려고 하는지 그 꼼수를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인식과 함께 무엇보다 노년에 대한 사회적 담론과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는데요.신자유주의식 노년 이해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통해 노화라는 것 자체를 성공이나 실패라는 단어와 결부시키지 않는 것,사회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하고 해결해야 될 문제를 노인 개인의 자기관리 및 준비 부족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 등이 실천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제가 갖고 있던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이“성공적 노화”에 대한 강박과 노년을 개인적 차원에서만 상상했기 때문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우리는 어떤 노년의 모습을 함께 그려볼 수 있을까요? ‘노년’이란 친족‧혈연 중심의 관계를 넘어서는 발상이 가능해지고,이성애‧가족 중심의 규범적 틀에서 벗어나 가부장제나 자본주의와 같은 기존 시스템을 가장 경쾌하게 전복시킬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을 새롭게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따라서 정치적,문화적,사회규범적 관점에서 노년은 가장 전복적인 세대라는 담론을 구성해가면서‘노년’의 정의를 새롭게 바꾸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고 또 가능할 수 있겠지요.나아가 노년 세대라는 이유로 정치적 존재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노년 세대로서 자기 언어를 갖는 가운데 사회적‧정치적으로 여전히 개입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노년을‘인정’하는 단계를 넘어 유쾌한‘전복’으로 나아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전복’의 관점에서 노년에 대한 다른 이미지를 만드는 다양한 작업들,즉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부여한 지배적 서사와 각본에서 재현되는 나이와 노년이 아닌 다른 다양한 서사들을 찾아서 드러내고 공유하는 작업이 중요하겠지요!그리고 이 과정에서‘노년’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시스템이 계속해서 지워내고,배제시키며,잉여로 간주하는 다른 삶들과의 연대 또한 필요함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함께’그리는 노년 속에서, ‘함께’라야 가능한 작업들을 상상하고 그 첫 발을 내딛은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
민우회는 올해 하반기에도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교육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의견이나 좋은 교육 주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교육팀([email protected])으로 연락 주세요~ 고맙습니다.
<3, 4강 교육 후기>
안녕하세요.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교육의3강과4강에 대한 후기입니다.
지난7월22일 수요일,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정현채 교수님께서[죽음은 벽인가,문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사실 평생‘내과의사’로서 살아오신 분이 죽음학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신다는 게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하고 신선했는데요.
강의 내내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그래서 지금 우리가 삶을 살아나가는 데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들을,다양한 영상들을 통해 보여주셨어요.
우리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문화는 최근 급격히 변화되었습니다.예전에는 마을이나 가정에서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고 장례도 함께 치르기도 하였지요.그러나 요즘에는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대부분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의료 실패로 바라보게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죽음을 터부시하고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부정적으로 여기고 회피하게 되었고,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입니다.사랑하는 가족,지인들과 함께 준비하고 아름답게 맞는 죽음은 어떤 모습인지,몇몇 사례들을 보았습니다.정말 감동적이더군요.
그에 반해 중환자실에 누워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기도삽관을 하고 인공호흡기와 온갖 호스를 꽂고 기계장치에 의존한 채 물리적인 생명만 연장하는 모습은 무척 대조적이었습니다.면회도 제한되고,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 한마디도 남길 수 없는 상태로 마지막을 맞이해야 하는 현대인의 죽음을 보면서,내가 죽는 순간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잠깐 상상해 보기도 했는데요.
선생님은 또한,수많은 근사체험의 증언들을 통해,인간의 죽음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어요.죽음은 존재하지 않고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일 뿐이라는데요.죽음의 과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두려움이 훨씬 줄어드는 것은 물론,주어진 삶을 더욱 더 풍부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셨어요.
자세한 후기는 회원 곽선숙님의 후기로 전합니다.
곽선숙
이 세상에서 가장 흔들릴 수 없는,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몇 안 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사실이다.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그러나 그 죽음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아니,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그런데 이 번 강의를 듣고 죽음을 한층 정답게 끌어안을 수 있는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기분이다.
정현재 교수님은 죽음이라는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강의의 단락 마다 영화의 장면을 넣어 설명하셔서 강의에서 언급된 그 많은 영화들을 다 한 번씩 봐야지 하는 다짐까지 하면서 잘 몰입할 수 있게 해주셨다.
대형병원1인실에서,중환자실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뒤늦은 후회도 밀려왔고,지금부터라도‘어영부영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하지 않기 위해 내 주위의 친구들과 더불어 좀 더 죽음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욕구도 생겼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머리에 남는 것은 죽음을 알고 생활한다는 것이 바로 지금 여기서 후회 없는,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내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내는 추동력이 된다는 사실이었다.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듯이 온갖 탐욕을 부리며 힘없는 민초들의 삶을 짓밟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버젓이 세상의 전면에 나서는 이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공부는 적어도 그들을 흉내 내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은 주지 않을까!이런 의미에서 정현재 교수님의 죽음에 대한 강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정현재 교수님의 죽음에 대한 강의는 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듯이 온갖 크고 작은 탐욕을 부리며 남에게 슬픔을 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좀 더 겸손하고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7월24일 김영옥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내가 꿈꾸는 노년,함께 그리는 노년]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의 시작하기에 앞서 잠시 일본의 사진작가 야나기 미와의“My Granmothers"의 작업을 소개하였습니다.야나기 미와는 젊은 여성들에게50년 후 나이든 모습을 상상해 보고,그들이 직접 모델이 되어 분장하고 세트를 구성하여 사진을 찍는 작업을 하였습니다.정말 다양하고 의외의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그들은 우아하고 평화롭고,혹은 섹시하기도 하고요.어느 누구도 친족과 관련된 모습은 단 한 컷도 없었지요.
아래 할머니가 보이세요?어린(?)애인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빨강 머리를 휘날리며 질주하는 모습이요.경비행기를 직접 몰거나,책에 파묻혀 독서에 몰두하는 모습도 있었어요.
여러분도 한 번‘나의 노년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어떤 모습인가요? :)
(위 사진은 www.yanagimiwa.net/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아래 박진아님의 후기로 대신합니다.
박진아
민우회 기획강좌“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의 네 번째 시간, “내가 꿈꾸는 노년,함께 그리는 노년”강의에 대한 후기를 전합니다.
이날의 강의는 김영옥 선생님의 이야기로 진행되었는데요,이 강의가 더 궁금하고 관심이 갔던 건 혼자서는‘노년’의 제 모습에 대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강의를 들으며,그 실체가 실은 노년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그래서 강의의 제목처럼“함께 그리는 노년”은 어떤 모습일지,노년에 대한 어떤 새롭고 유쾌한 상상이 가능할지에 대한 기대로 강의에 함께 했습니다.
근대에서 탈근대로 넘어 오면서 산업체계 자체가 어떻게 인간을 쓰레기로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는 지그문트 바우만의『쓰레기가 되는 삶들(Wasted lives : modernity and its outcasts)』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노인은 더 이상 생산 및 소비시스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잉여인간처럼 취급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론에서 노년을 언급하고 기사화할 때,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가’, ‘어떤 식의 언어가 채택되고 있는가’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는데요.노년에 대한 담론이 주로“세대갈등”, “청년층 부담 증가”, “연금고갈 위험”이라는 용어로 구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노년에 대한 이런 식의 언어가 얼핏 들으면 꽤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이러한 언어의 반복적 채택은‘노인인 내가 가족의 짐이 되면 어떡하나’,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가능한 한 사회 국가적으로 짐이 되지 말아야 하는데’와 같은 내면화를 강요하게 된다는 것입니다.이와 더불어 정부가 어떤 식의 언어를 통해 노인에 대한 복지를 축소하려고 하는지 그 꼼수를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인식과 함께 무엇보다 노년에 대한 사회적 담론과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는데요.신자유주의식 노년 이해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통해 노화라는 것 자체를 성공이나 실패라는 단어와 결부시키지 않는 것,사회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하고 해결해야 될 문제를 노인 개인의 자기관리 및 준비 부족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 등이 실천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제가 갖고 있던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이“성공적 노화”에 대한 강박과 노년을 개인적 차원에서만 상상했기 때문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우리는 어떤 노년의 모습을 함께 그려볼 수 있을까요? ‘노년’이란 친족‧혈연 중심의 관계를 넘어서는 발상이 가능해지고,이성애‧가족 중심의 규범적 틀에서 벗어나 가부장제나 자본주의와 같은 기존 시스템을 가장 경쾌하게 전복시킬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을 새롭게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따라서 정치적,문화적,사회규범적 관점에서 노년은 가장 전복적인 세대라는 담론을 구성해가면서‘노년’의 정의를 새롭게 바꾸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고 또 가능할 수 있겠지요.나아가 노년 세대라는 이유로 정치적 존재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노년 세대로서 자기 언어를 갖는 가운데 사회적‧정치적으로 여전히 개입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노년을‘인정’하는 단계를 넘어 유쾌한‘전복’으로 나아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전복’의 관점에서 노년에 대한 다른 이미지를 만드는 다양한 작업들,즉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부여한 지배적 서사와 각본에서 재현되는 나이와 노년이 아닌 다른 다양한 서사들을 찾아서 드러내고 공유하는 작업이 중요하겠지요!그리고 이 과정에서‘노년’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시스템이 계속해서 지워내고,배제시키며,잉여로 간주하는 다른 삶들과의 연대 또한 필요함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함께’그리는 노년 속에서, ‘함께’라야 가능한 작업들을 상상하고 그 첫 발을 내딛은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민우회는 올해 하반기에도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교육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의견이나 좋은 교육 주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교육팀([email protected])으로 연락 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