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여성노동[토론회 후기] 청년 노동, 말하는 대로!

2015-11-05
조회수 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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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일하며 겪은 불안과 빡침을 함께 이야기하며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였던 2-30대 여성들의 말하기대회 <어디가서 말하겠어> 이후,지난 10월 29일 목요일 오후 2시, 대안을 찾기 위한 정책토론회<청년 노동, 말하는 대로: 20~30대 여성들의 일 경험을 중심으로>가 한국성폭력상담소 지하1층 이안젤라홀에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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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장지연 선생님(한국여성민우회 이사·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께서 맡아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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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발제는김현미 선생님(연세대 문화인류학 교수)께서 해주셨습니다. 
<청년 여성의 일과 이동의 좌충우돌 생애사: 해법의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민우회와 만난 20명의 인터뷰에 대한 거시적인 분석을 해주셨어요. 최근 청년구직자들은 임시적 단기 취업과 장기화된 학습 또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오고가는'요요 이행'을 겪고 있다는 점, 취업전의 훈련과 취업 기간 중 이직을 위한 자기계발과 이동을 위한 투자 등'고비용의 취업구조'에 대해 짚어주셨습니다. 
 
또한, 평생 여러 가지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일자리를 갖는 방식으로'애매모호한 횡적이동'을 반복하는 동안 깊은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 최근 청년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문화산업이나 디지털/IT 분야 등에서청년의 '자기착취'가 심해지는 모습이 관찰된다는 점도 함께 지적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인격과 노동력이 분리되지 않고 인격이 곧 노동력이 되는 등, 근무시간 외에도 항상 대기해야 하는 점, 일의 완수를 위해 전인격적 능력을 갖추도록 요구받는 등일터의 사사화와 감정화가 수반하는전면적인 질적 하향과 총체적인 인격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김현미 선생님의 '결론' 부분에 붙은 부제에 계속 눈길이 갔습니다. 결론의 부제는'건강하게 일하고 사는 것이 가능한가?'. 우리가,"잦은 수평적, 하향적 이동성이 여성들의 생애기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보편적 급여와 서비스를 확대하는 복지국가적 개혁과 이중노동시장체제의 개혁, 여성 노동자에 대한 제도적 훈련, 노동현장에서의 '인격침해'에 대한 문화 운동의 필요성, 한국 기업의 책임과 사회적 역할, 사회적 임금이나 기본소득과 같은 제도의 도입을 우리가 모색해볼 수 있는 해법으로 짚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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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두번째 발제는민우회 여성노동팀 류형림 활동가<20~30대 여성 20명의 일 경험을 통해 본 청년 노동의 현실과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해주셨습니다. 2014년, 민우회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10년 이상 일을 지속하고 있는 30~40대의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하면서,최초의 노동 경험 당시 어떤 조건으로 일을 시작했는지가 이후의 노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첫 직장, 첫 일을 시작하게 되는 20~30대의 여성들의 경험을 인터뷰하게 되었다는 연구배경에 대한 이야기로 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청년 여성들이 겪은 노동의 현주소에 대해, 가지고 있는자원에 따라 달라지는 출발선, OO인력양성과정과 인턴을 비롯한 '양질의 저임금 인력 공급 시스템'과 같은 진입 과정, 그리고 실제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배열'되는 방식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직장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아예제외되거나,보조적 역할에만 머무르게 되거나,저임금에 긴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분야에는 여성들이 많다는 점, 직장에서 오랜 연차의 여성 선배나 임원까지 승진한 여성선배 등'롤모델'이 없다는 점,'어린 여성'노동자를 생계부양자로 인식하지 않는 점등 생생한 이야기들을 인터뷰 사례들과 함께 짚어주셨어요.
 
직장에서 여성들은 '쇼잉(showing)', 여자동료를 '꽃'취급하는 회사에서 여자이면서도 여자가 아닌 경계에 서는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었으며, 군대문화와 반말, 쌍욕, 모욕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 또한 생생하게 드러내보였습니다. 죽어라 일하지만 정당한 보상은 없는 현실에서, 좀 더 나은 노동과 삶을 위한 대안으로민우회가 제안한 구체적인 정책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현재를 저당잡히지 않을 시간과 여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청년들에게 구직수당을 보장할 것
둘째, 차별 없는 채용이 가능하도록 평등이력서 사용과 채용자 성별비율 공시제를 연계할 것
셋째, 일 외의 삶이 가능하도록 업무시간 외 연락을 금지할 것
넷째, 청년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신입사원에게도 온전한 연차유급휴가를 보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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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의 발제가 끝나고,토론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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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토론자는김원정 선생님(서울대 여성학 협동과정 박사과정 수료).
<청년 노동의 젠더 불평등 해소를 위한 담론과 실천, 정책에 대한 의견>
김원정 선생님께서는 먼저 이 인터뷰 사업이, 청년의 실패와 고통이 '노오력' 부족이라는 등, 오늘날에 넘쳐 나는몰젠더적 청년 담론들이 간과하고 있는 지점들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있는 시의적절한 작업이었다고 평가해주셨습니다.
 
또한 회사의 문화를 '잔혹하다'고 표현하시면서, 이 잔혹한 회사문화는 청년, 중년, 여성, 남성 누구도 피해가지 않지만 젠더화된 특성을 갖는 것 또한 분명하다는 점, 이 열악하고 잔혹한 상황에서도 임금노동을  단념하지 않으면서대응하고 협상하는 여성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정책 대안에 관해서는, 구직수당의 도입보다는 자발적 이직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등 고용보험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해법을 요구했으면 한다는 제안과, 업무시간 외 연락에 대한 규제 역시 자율적 협상의 영역으로 남겨두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김현미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바대로, 우리사회의 젠더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조직의 내부 메커니즘을 개조하기 위한 정책수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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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토론자는김경희 선생님(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께서, <청년여성의 노동경험과 대안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해주셨습니다.
 
정부가 만들어내는 단기적인 일자리 정책은 청년노동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 여전히 저임금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는 점, 여성들의 참여비율이 낮진 않지만 직종과 직무에서 성별분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시며,사회서비스가 상시적으로 필요한 부문을 공공부문의 질 좋고 안정적인 일자리로 정착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구직수당 형태의 지원책이 이미 유럽 국가들에서는 청년실업부조 정책으로 도입되었음에 주목해야 하며, 늘 노동시장 문제에서 핵심적인 원인 제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빠져있던기업에 대한 문제의식과 책무성 부여가 시급함을 지적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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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이어진 세번째 토론은오세연 청년유니온 사무처장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통계'로 잡히지 않는 청년 노동의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해주셨습니다. 올해 초 청년유니온에서 진행한 '과도기 노동(인턴, 수습, 교육생)' 면접조사 사례자들의 의견을 참고로 해 노동시장 진입 초기 현황을 이야기해주셨어요. 특히 이 단계에서는 실제로는 교육보다는 '노동'에 가까운 경험들이 주를 이루어 과도한 노동시간과 업무량으로 인한 노동착취가 이루어지고 있음이 드러났다는 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현재 직장에서의 불합리한 조직문화, 노동조건 등이 문제점으로 드러났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그러한 문제들이 합리적인 토론과 조정을 통해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고용보험제도 수정의 절실함과 '청년보장(Youth Guarantee)' 제도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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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자인이병일 서울시 청년허브 일자리정책팀 매니저<더 좋은 이행을 위한 양질의 일경험 제공>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해주셨습니다. 청년들이 인턴, 수습과 같은 현장에서의 일경험을 많이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은 '양질의 일경험'을 담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노력과 함께, "민간에 대한 더 많은 자율성 부여"와 "신뢰에 기반한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 특히 복지, 돌봄, 고용, 주거, 문화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 주목해야 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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