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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후기]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권 올 자리, 바로 여기! feat. 내란범들, 배웅안나갈게! (3/5)

2025-03-07
조회수 93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권 올 자리, 바로 여기!

feat. 내란범들, 배웅안나갈게! (3/5)


안녕하세요. 활동가 헤다입니다.

지난 수요일, 윤석열 퇴진!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내란범들은 가고, 임신중지 권리보장 오라!> 집회가 열렸습니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민우회도 함께했습니다!

밤이 깊어 가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어떤 목소리들이 울려퍼졌는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사진설명: 무대가 설치된 트럭이 보이고, 전광판이 밝혀져 있으며 그 앞에 사람들이 모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6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건강보험에서, 근로기준법의 휴가규정에서,

산부인과의 진료항목에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에서 임신중지 권리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치 내란범들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현실처럼 말이죠!


그래서 이번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에는 내란범들은 가고! 안전한 임신중지권은 오는!

구호를 외치며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사진설명: 어두운 마로니에 공원 중앙에 무대 트럭, 전광판이 있고 트럭 위에는 사회자와 수어통역사가 있다. 우측에는 깃발들이 늘어서 있고 앞에는 옹기종기 앉은 시민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권을 바라는 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의 나영 님은 2012년에 임신중지 시술을 받다 목숨을 잃은 19세 여성의 이야기를 전하며, 수많은 청소년, 이주민, 난민, 불안정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 가난하고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포괄적이고 보편적으로 임신중지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 한국여성의전화의 도도 님은 여아낙태가 흔하던 1990년을 전후로 한 시기, 극악의 출생성비(셋째 394.3)를 자랑(?)하는 대구에서 셋째딸로 태어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더는 성과 재생산권리 보장을 가로막는 폭력과 강압, 차별을 두고 보지 않을 것' 이라고 전하며,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 이들과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 주셨습니다!

○ 임신중지 권리보장을 위한 실천에 함께하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발언대에 선 시민께서는, 임신중지는 1973년 모자보건법 이래로 지금까지 쭉 합법적인 의료서비스였고, 그 자체가 위험하거나 금지된 의료행위였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며 똑같은 의료행위가 상황에 따라 범죄가 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 인권운동가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님은 국가의 인구정책에 따라 어떤 때는 적게 낳아야 한다는 구호 아래 많은 기혼 여성이 낙태를 경험해야 했고, 어떤 시기에는 낙태죄를 내세우고 여성을 임신출생의 수단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임신중지 시술, 약물 수입 등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적절한 의료비용으로 안전하게 임신중지할 수 있어야 하고, 근로기준법에 휴가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국가는 우리의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라고 외쳐 주셨습니다!

○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이보배 님은 개발된지 30년, 세계보건기구에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지 20년이 된 검증되고 보편화된 임신중지 약물인 미프진 도입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미프진 도입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입법공백'을 내세우는 뻔뻔한 식약처의 행태를 꼬집으며 누구나 안전하게 임신중지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발언해 주셨습니다.

○ 시민 가희 님은 여성해방과 동물해방의 교차성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 받아온 차별과 배제, 인간중심사회에서 비인간 동물이 받아온 억압과 차별이 이어지는 장면들을 이야기하며, 자본주의 체제에서 착취되고 팔리는 여성동물들의 현실이 있는 한 여성해방 또한 요원할 것이라고, 모두의 해방을 위해 투쟁!을 외쳐 주셨습니다.

○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의 리나 님은 한국에서 법적 성별정정을 하려면 "비가역적인 생식 능력 제거"가 요구되는 트랜스젠더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트랜스젠더의 재생산권, 임신중지와 관련된 통계가 국내에서는 전무하며 미국의 통계를 보면 임신을 경험한 트랜스젠더의 1/5이 의료기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임신중지를 시도했으며 이는 여성 응답자보다 세 배나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임신중지권의 공론장에 트랜스젠더를 포함하는 것이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아일랜드의 트랜스젠더 인권단체의 성명을 인용하며 발언해 주셨습니다.


발언 사이에 준비된 공연도 너무 좋았는데요.

싱어송라이터 예람 님과 장애여성공감의 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  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께서 흥겨운 장구와 꽹과리에 맞춰 <아리랑>을 개사하여 '미프~미프진~ 미프~미프진~'을 구성지게 불러 주신 것이 인상깊었어요! 민중가요 '불나비'를 열창하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시기도 했답니다.

○  예람 님이 여기 있는 모두를 위한 응원가로 불러 주신 '호흡'의 가사를 소개합니다.

넌 푸른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모래야

넌 거친 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나무야

넌 뭐든 너의 길을 가고 뒤돌아보지 마

끝이 없는 길을 가더라도 다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고유한 존재인 우리 한 명 한 명을 다독여주며 응원해주는 메세지가 담긴 노랫말이 정말 좋았답니다.



(@사진설명: 피켓이 커다랗게 찍혀 있고, '내란범들은 가고 임신중지 권리보장 오라' 라고 적혀 있다.)


본집회 이후 마로니에공원을 출발해 종로5가, 종로3가를 지나 탑골공원까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행진 사회 데뷔인 두 분의 힘찬 사회에 맞춰 구호를 외쳤습니다.


"내란범들 어서가고! 안전하게 임신중지할 권리 보장하라!"

"안전한 임신중지가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

"안전한 임신중지약 미프진을 승인하라!"

"장애여성에게도, 청소년에게도, 이주민 난민에게도, 성소수자에게도,

홈리스에게도, 성노동자에게도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하라!"

"모자보건법 전부 개정하라!"


행진의 장면들은 아래에서 사진으로 몇 장 더 소개해 드릴게요!

(@사진설명: 많은 사람들이 색색깔의 깃발과 피켓을 들고 밤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깃발 사이에 한국여성민우회 깃발이 보인다.)


저는 한낮의 행진도 경쾌하고 좋지만, 밤이 온 길을 행진하는 것도 특유의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데요.

도시의 하루가 끝나가며 고요해진 가운데 우리의 구호를 더 멀리 울려 퍼지게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왠지 버스를 타고 퇴근하고 이동하는 시민들도 우리를 더 응원하고 있을 것만 같기도 해요!



(@사진설명: 앞에서 바라본 행진 대열의 모습. 선두에 휠체어에 탄 참가자들이 여럿 보이고, 뒤로 행진 대열이 늘어서 있다. 다양항 성소수자 프라이드 깃발과 단체의 깃발들이 보인다. 사진: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


행진 선두의 트럭에서 바라보는 행진 대열의 모습은 왠지 더 특별할 것 같아요.

흥겨운 음악이 울려퍼질 땐 나름의 두둠칫 스탭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도 잘 보이고,

구호를 외칠 때 제각각의 비장한 얼굴들도 더 잘 보일 테니까요!


(@사진설명: 한 무리의 행진대열 속에 빨간 슬로건을 백팩에 매고 걷는 사람이 있다. 슬로건에는 '나는 윤석열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 빨갱이, 페미다'라고 적혀 있다.)


지난 2월 민우회에서 주최한 페미니스트 공론장에서 나누어 드렸던 굿즈인 '나는 윤석열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 빨갱이, 페미다' 슬로건을 가방에 내걸고 행진하는 참여자분이 계셔서 반갑고 든든한 행진길이었습니다!

★ 슬로건은 내일 3.8 여성대회 부스에서 리워드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어느새 내일이 3.8 세계 여성의 날이네요!

윤석열 파면 이후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에서 모두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임신중지권을 쟁취합시다!

건강보험에서 임신중지를 다룰 날이,

직장의 휴가기준에서 임신중지휴가가 보장될 날이,

약국에서 안전한 유산유도제를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날이,

임신중지권리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가 구축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마지막에 정리발언에서 "와야 할 것들이 오지 않았기에 그 자리에 오지 말아야 할 것들이 왔습니다.

임신중지권이 오지 않았기에, 차별금지법이 오지 않았기에, 노조할 권리가 오지 않았기에

그 비어있는 자리에 내란범들이 왔습니다.

그 자리에 와야 할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 내란을 종식할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고 해 주신

미류 활동가의 말처럼 안전하고 건강한 임신중지권이 어서 오기를 함께 외칩시다!


광장에서 만나요.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