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안][후기] 가자지구 집단학살 2년 규탄 전국집중행동 <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이다>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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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토요일, 보신각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집단학살 2년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2023년 10월 7일부터 2년입니다. 이 2년동안 집계된 것만 해도 6만 7천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살해당했습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아이입니다. 의도적인 기아를 발생시키고, 모든 교통수단을 파괴하고 동물을 살해했습니다. 휴전 협상이 이루어졌지만, 이는 위태롭습니다. 약간의 구호품이 반입되고, 피란민들이 집에 돌아가고 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휴전 합의를 계속해서 위반해 온 이스라엘의 그동안의 이력이 있고, 실제로 지금도 계속해서 가자를 공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세 속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보신각으로 모였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에서 진행하는 집회마다 격주간 정세보고를 합니다. 이스라엘이 날조를 일삼고 있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 보도하는 한국 언론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자세한 현실을 지도, 사진, 보고서 등과 함께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꼭 시간 내어 읽어봐 주세요.

▶ 전국집중행동 집회일 정세보고 보기(10/18) : 링크 클릭

▶ 최신의 정세보고 보기(11/15) : 링크 클릭


 

▲ 사진 설명: (좌) 야외 집회에서 한 사람이 붉은색 피켓을 들고 있으며, 피켓에는 “휴전은 시작이다 팔레스타인 해방으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피켓 너머로 단상 위 전광판이 보이고, 화면에는 두 명의 발언자가 대화하며 발언하는 장면이 크게 비친다. 주변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앉아 있고, 여러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하늘은 흐리고 주변에는 고층 건물들이 보인다.

(우) 대리석 재질로 보이는 야외 바닥에 검은색 피켓과 작은 사이즈의 팔레스타인 국기 손깃발이 놓여 있다. 피켓에는 영어와 아랍어로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팔레스타인인이 정한다" 라고 쓰여 있다.



팔레스타인 활동가 마리암 이브라힘 님의 발언을 들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전합니다.

지금 위태로운 휴전이 유지되고 있고 우리 인질의 일부는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수무드, 즉 흔들림 없는 결의로 존엄성을 유지해 온 팔레스타인 인질들이 드디어 이스라엘 감옥으로부터 석방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희망과 큰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들의 귀환에 기뻐하는 것이 옳습니다. 기쁨의 순간, 안도의 순간을 만끽할수 있습니다.하지만 안도와 기쁨은 승리가 아닙니다. 정의가 승리입니다. 해방이 승리입니다. (번역: 한나)

'내가 있는 그 곳에서 나로서 살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ㅡ 제가 생각하는 '수무드'의 정의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피란민이 되었다가도 휴전이 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자 (물론 무너진 폐허이지만요) 살던 곳으로 돌아가 건물의 잔해를 들어내고 가족과 친구, 이웃의 시신을 수습하고 거기에서 다시 삶을 삽니다. 이 모든 것이 팔레스타인인으로서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이자 살아가겠다는 의지 그 자체가 투쟁입니다. 

이번 집회의 제목인 <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이다>의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으로서, 퀴어로서, 노동자로서, 빈민으로서, 장애인으로서, '다른 무엇이 아닌 나로서' 살아가는 것을 계속해서 외치고, 곁을 돌아보며 '너는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질문하고 살피는 것이 팔레스타인인이 팔레스타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연대하는 방법이지 않을까요.



다음 발언은 HD현대건설기계 해고노동자 변주현님이 해 주셨습니다. 가자지구를 '물리적으로 파괴하고 있는' HD현대의 중장비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노동자로서 바라보는 심정과 결의를 전해주셨습니다. 발언 일부를 전합니다.

저희가 해고됐을때부터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 중간회사인 에프코에 굴착기를 팔고, 결국 그 굴착기가 팔레스타인인들의 불법점령에 이용되고 있다는 소식들 들은지가 2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대한민국 대기업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가 팔레스타인 인들의 집을 파괴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충격적이게도 가자지구 집단 학살에도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가 쓰이고 있습니다. 버젓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눈앞에 두고 말입니다.

아직 회사 안의 노동자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를겁니다. 아니 외면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현장에 들어가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집을 불법으로 파괴하고 점령하는데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함께 이를 공감하고 집단학살에 사용되지 안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모으고 싶습니다.



팔레스타인을 파괴하는 데 공모하는 것은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정부도 이와 무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석유공사가 100%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인 '다나 페트롤리엄'이 이스라엘이 발행한 가자지구 앞바다의 가스전 탐사권을 204억원을 주고 획득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불법점령은 이스라엘과 유럽, 미국, 우리나라까지 깊숙이 공모하고 있는 '에너지' 산업과 강하게 연루되어 있습니다. 초국가적으로 학살과 점령, 기후위기를 공모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를 규탄하는 발언을 전합니다.

한국석유공사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를 침공한 다음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앞바다 유전 12개의 탐사권을 발행했습니다. 3주 뒤 한국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가진 다나페트롤리엄이 이스라엘에 204억 원을 주고 그 탐사권을 얻었습니다. 현재 석유공사는 전 세계 17개 지역에서 석유 및 가스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대왕고래사업이 실패로 끝났지만, 동해에서 유전을 찾겠다며 지진 위험까지 무릅쓰고 여전히 탐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는 전세계 석유개발에 의한 탄소 배출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팔레스타인 자원 수탈과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기여하는 공범입니다. 한국정부는 당장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에 화가 난다면,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면 한국석유공사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연료를 대지 마라! 서명에 참여해 주세요. 11월 26일 한국석유공사&다나페트롤리엄 규탄 국제 행동의 날에 울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앞에 직접 가서 강력히 규탄할 예정입니다!

서명하러 가기(클릭)


▲ 야외 집회 현장의 큰 전광판에 쿠피예(팔레스타인 전통 문양이 그려진 스카프)를 어깨에 두르고 머리를 묶은 해초 활동가의 얼굴이 보이고, 아래 작은 화면에는 검은 티셔츠와 금색 머리를 한 수어통역사가 보인다.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구호선단 '천 개의 메들린호' 선원으로 항해에 참여한 해초 활동가의 발언을 영상통화로 연결하여 들었습니다. 발언의 일부를 전합니다.

서울의 거리에서 외치는 목소리가 모이고 모여서 결국에 가자까지 닿을 것입니다. 왜냐면 세계는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 연결은 가끔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이스라엘의 학살에 가담 하고 공모하는 것과 같은 끔찍한 연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저희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 연결에 금을 내고 만드는 새로운 연결입니다. 저희는 끊임 없이 저항하고 목소리 외쳐 작은 연결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합니다.

또한 저희는 계속해서 목격 해야 합니다. 세계의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계속해서 목격 해야 합니다. 목격 한다는 일은 내가 봄으로써 그것을 책임 진다는 일입니다. 우리들은 가자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학살과 비극을 목격 했고 그렇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이 완전하게 해방 될 때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 사진 설명: 야외 집회 현장. 무대 위에 7명의 발언자가 서 있거나, 전동휠체어에 앉아 있다. 전동휠체어에 앉은 발언자의 모습이 전광판에 크게 확대되어 송출되고 있다. 붉은색과 초록색이 섞인 투쟁띠를 머리에 두르고, 붉은 조끼를 입고 두꺼운 표지의 선언문을 펼쳐 들고 낭독하고 있다. 작은 화면에는 수어통역사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이다> 공동성명서 낭독이 있었습니다. 링크를 첨부합니다.

공동성명서 보러 가기 (클릭)


▲ 사진 설명: 집회 행진이 이루어지는 현장. 크게 보이는 깃발은 한국여성민우회라고 쓰여 있고, 깃발 아래에 팔레스타인 국기가 함께 달려 있다. 그 주변으로 많은 다양한 깃발들이 보이고, 높은 건물과 도로 신회등이 배경으로 보인다.


본집회를 마치고 민우회 깃발 아래서 함께 행진했어요. 행진 경로는 미국대사관을 지나 이스라엘 대사관이 보이는 곳에서 다이인 퍼포먼스를 한 후 보신각으로 돌아왔습니다. 행진을 하는 도중 경찰이 미국대사관 앞 행진을 제한통고라는 이유로 막아서려고 했지만, 법원에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어 미국대사관을 지나 힘차게 행진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멈춰섰던 미 대사관 앞에서 전쟁범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규탄하는 구호를 소리높여 외쳤습니다.

성명문의 일부를 인용해 봅니다.

오늘 우리가 흔드는 팔레스타인 국기는 인류의 깃발이다. 정의와 해방, 평화의 깃발이다. 이스라엘도, 미국도 전 세계로 이어진 우리의 연대를  이길 수 없다. 우리는 1단계 휴전을 영구적인 휴전으로 만들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과 식민 지배를 끝내 종식시킬 것이다. 집단학살 국가 이스라엘을 제재하고, 전쟁범죄자들에게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이로써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우리의 해방을 함께 앞당길 것이다.


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이다!

휴전을 넘어, 팔레스타인 해방으로!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팔레스타인이 정한다!



▲ 사진 설명: 행진 대열의 사람들이 도로에 누워 있고,많은 깃발들이 보인다.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펼치는 중이다. 왼쪽 난간에는 경찰들이 줄지어 서 있다.


행진 중에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보이는 청계천 앞에서 '다이 인'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행진하는 모두가 잠시 행진으로 나아가기를 멈추고, 바닥에 드러눕거나 눈을 감고 죽은 듯이 시위하는 퍼포먼스입니다. 이를 통해 희생당한 팔레스타인인이 되어 보기도 하고, 애도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의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외치는 연대의 마음이 팔레스타인에 가 닿길 바라 봅니다. 🇵🇸 



지난 8월 23일, 48차 긴급행동 집회에서 발언한 발언문도 함께 첨부합니다. 투쟁!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헤다입니다.

 

생각할 것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우리는 종종 어떤 일 앞에서는 생각을 멈추게 됩니다.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집단학살과 인종청소도 어쩜 그럴 수 있겠죠. 마주하기 너무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는 이유로, 혹은 너무 복잡하고 무엇이 진실인지 가려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쟁범죄자들이 퍼뜨린 프레이밍 때문이지만요).. 눈을 감아버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부정의를 직시하고, 함께 외치기로 한 페미니스트들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만 도려내서 평안하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현재 내가 사는 삶의 황폐함이 있다면 그것이 결국 전지구적인 불평등과 부정의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가 팔레스타인과 더 적극적으로 연대해야만 한다고, 우리는 상호의존하는 존재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페미니즘을 알게 되고, 페미니스트로서 세상을 다시 읽어내던 날들에,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삶과 내 삶이 직조되고 맞닿던 그 감각이 지금 팔레스타인을 마주하며 되살아납니다. 페미니스트 활동가로서, 퀴어로서, 엄마로서 내가 견디고 존재하는 방식이 곧 팔레스타인 민중의 수무드이고, 내가 싸우는 방식도 팔레스타인 민중으로부터 일어나는 인티파다일 수 있겠다는 연결감에 휩싸여요.

 

고백하자면 저는 이곳에서 구호를 외치다 보면 어김없이 눈물이 나는데요. 냄비를 두드리는 소리도 슬프고 그냥 갑자기 눈물이 나와요. 아마 다들 그러실 거에요. 그것은 여기에 모인 우리들의 마음이 단순히 먼 곳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그 땅에 발 딛고 선 사람들의 고통이 내 몸에도 전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우리 더이상 단 한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잃지 말자’고 곁을 돌보는 시간이 지금이 아닐까 싶어요.

 

다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 100% 소유한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이 가자 앞바다에서 탐사하는 가스전 개발 이윤은 한국 정부로 돌아갑니다. 팔레스타인의 바다는 전쟁범죄의 현장이자, 한국 정부가 공모하는 약탈의 장소입니다. 여성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 전쟁과 개발의 이름으로 대상화되고 착취되어 온 것처럼, 팔레스타인의 바다 또한 지금 수탈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으로부터 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에너지를 캐야겠다고 마음먹은 기업과 자본주의 전체로부터요. 그래서 더 크게 외칠 겁니다.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그 모든 땅과 바다가 자유로워질 때까지 외칠 겁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팔레스타인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연대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바다와 비인간 동물, 여성이 자유로워지기 전까지 진정한 자유란 없다!

팔레스타인에 정의를, 팔레스타인에 해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