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 일시: 2025년 11월 12일(수) 오전 10시
-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
- 공동주최: 한국여성민우회,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
*본 사업은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지원사업입니다.

[사진 설명] 상단에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전자 현수막이 띄어져있고, 토론회 참가자들이 ㅁ자로 둘러 앉아있다.
지난 11월 12일, 국회에서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토론회는 민우회와 국회의원 정혜경(진보당), 국회의원 이용우(더불어민주당) 공동주최, 민우회 공동대표인 몽실(최희연)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2025년 올 한해 민우회가 집담회와 인터뷰로 만난 여성/성소수자 노동자들의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관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법률 전문가, 고용노동부 관계자 등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는데요. 발제와 토론, 질의응답 내용을 함께 공유합니다!
[발제] 사례를 통해 살펴본 여성노동자가 경험하는 성차별적 괴롭힘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배찬민
지난해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여성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자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사업을 진행하면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라는 명명이 적합한가, 이 이슈를 설명하고 그 문제점을 적확하게 드러내는 용어인가 고민이 많았습니다. 당시 토크쇼 패널이었던 김현미 교수님께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허상된 지표(집게손가락)를 빌미로 생떼를 부리는 것이 어떻게 ‘사상’씩이나 될 수 있냐는 말씀과 함께, 이는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통해 교묘하게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며, 여성노동자에 대한 집단적 괴롭힘’이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올해 민우회는 성별에 근거하여 발생하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를 모으며 접근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성별을 이유로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거나, 비하적, 굴욕적 언행을 반복하거나 그러한 환경 등을 조성하는 행위”로 이는 성적 함의를 가진 성희롱, 성차별과는 구분됩니다.
집담회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분석하였고, 크게 조직문화, 피해양상, 대응양상,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그로 인한 영향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조직문화
참여자들은 성별에 따른 직무분리가 일어나고 있다고 인식했습니다. 여성노동자는 성적으로 상품화되거나, 여성이 스스로를 성적 상품화하여 업무적 성과로 가져오는 것이 여성의 ‘능력’인 양 여기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하였는데요. 여성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성적 대상화하며 ‘스토킹’에 준하는 비도덕적인 행태가 ‘일상적’이고 일종의 ‘놀이’로 소비되는 문화도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업무공백은 조직의 인력 관리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간주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피해양상
“그리고 품질 QC(Quality Control)를 여자가 거의 안 한단 말이죠. 그래서 감독관들이 오면 “여자 처음 보는데” 이러고 (..) 나보고 “너 여기 있는 게 전략이냐”고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무슨 전략이야 했더니 너 결혼 잘 하려고” (화학플랜트/현장, 두부)
“제 바로 뒤에 따라 들어왔던 차량이 저랑 아는 다른 팀 사람이었는데, 제가 잠깐 앞에 문제가 생겨서, 자전거가 있었나. 하여튼 그래서 제가 그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나중에 현장에서 만났는데 욕을 하는 거예요.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그러면서. 다른 옆에 있던 다른 애가 그걸 듣더니 정말 김 여사라고.” (의료제약/공장, 채현)
“일회용 생산에 쓰는 백이 있거든요. 비닐백이 있는데 그게 되게 비싸요. 몇천만 원짜리 이렇게 되는데 이거 되게 비싼 백이라고 명품백이라고 저보고 뭐라 하더라 이거 들라고 그랬나 명품백이다 이러면서” (의료제약/공장, 채현)
“저는 완전히 비출산이다, 라는 거를 말한 적이 있었고, 저는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발언까지 했던 사람인데 아기를 낳으면 이라고 자기 멋대로 가정을 하면서 “리을 쌤은 아기를 낳으면 맘충될 것 같아” 정말 맘충이라는 단어가 어떤 사람의 성대를 뚫고 나와서 기관을 거쳐서 말로 나오는 걸 정말 처음 봤어요. 커뮤니티에서 자행되는 그런 여성혐오 발언인 줄 알았는데. 그 말을 하고 자기가 먼저 와 이렇게 큰소리로 웃는 거 있잖아요. 아무도 이제 뭐라고 못하게.” (헬스트레이너, 리을)
위와 같은 여성을 낮잡아 이르는 말들, 김여사, 명품백, 맘충 등 여성에 대한 멸시와 혐오, 편견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말들을 들어야 했습니다.
한 참여자는 사회 초년생 때 체구가 작고 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한 사례를 얘기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고연차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미팅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잘 모르시겠지만”이라고 덧붙이는 경우도 잦다고 합니다. 이는 여성의 외형을 빌미로 업무능력을 폄훼하거나, 여성이라면 당연히 경험이 없을 것이라는, 전문성을 의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간에서도 여성노동자는 배제를 경험하는데요. 업무 공간인 사무실, 건물 내에 여자화장실이 없는 경우도 있었고요.
일터에서 여성노동자들은 탈정치화된 존재이기를 요구받습니다. 회사의 분위기가 안티페미니즘적이어서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고, 머리를 짧게 자른 여성 동료에게 부사장이 “혹시 페미냐”며 검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 그것을 우려하는 모습인데요. 올해 초에는 남성 동료와 상사가 탄핵시위에 나갔냐, 누구에게 투표했냐고 물으며 계속 자신의 정치성향을 떠보더라는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그로 인한 영향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여쭈어보았는데요. 많은 집담회 참여자들이 자괴감, 이직/퇴사 키워드를 선택했습니다. 연차가 쌓이면서 반박할 수 있게 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대응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사회초년생 여성 직원들이 퇴사할 때가 되어서야 피해경험을 털어놓지만 결국 공식적인 신고는 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는 선택을 한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는데요. 또 퇴사하는 과정에서도 ‘여성은 감정적’이라는 성별고정관념과 어우러져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이야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집담회 참여자 대부분은 제도화가 꼭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참여자는 제도화가 이루어질 경우 피해자가 문제제기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피해로 인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도가 단순히 행위자 처벌에 그치지 않고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경험하는 성차별적 괴롭힘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있는 것입니다.
#성차별적 괴롭힘 제도화, 어떻게?
첫째로 ILO 190호의 완전한 비준입니다. 여성의 일 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일어나는 폭력을 종식시켜야만 직장 내 괴롭힘 또한 근절될 거라는 ILO 190호 협약의 관점을 정확히 견지하고 온전히 비준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고용노동부 지침상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배포한 매뉴얼에는 직장 내 괴롭힘의 요건을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셋째,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입니다. 2007년 이후 19년간 계류 상태인 차별금지법, 이제는 “나중에”로 미룰 수 없습니다.
#발제를 마치며
결혼이나 출산이 아닌 다른 사회문제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경력단절 여성은 정책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집담회에 참여한 대부분의 여성노동자가 성차별적 괴롭힘으로 인해 이직/퇴사했지만, 이들의 퇴사는 제도적으로는 자발적 퇴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해석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아 다시금 성별화되고 개인화되는 이유에 대해 더 이상 개인의 일로 치부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문화 아래에서 집단적,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피해경험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토론1] 성별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사례 및 대응 양상

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위원회 노무사 김세정
직장 내 젠더폭력 경험 여부를 묻자, 직장인 10명 중 약 4명이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높았고, 여성 상용직의 경험 정도가 남성 비상용직보다 10% 이상 높아 고용형태를 넘어 젠더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성노동자에게 “저 나이에는 고양이를 안을 게 아니라 시집 가서 애를 낳아 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거나 여성 직원에게만 사장님과 손님 커피 타기, 사장님 과일 깎기, 설거지 등을 시켜서 화장실에 있다가도 전화가 오면 바로 나가서 커피를 내가야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구애 갑질’은 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위원회가 상담 사례를 기반으로 고안한 용어로, 구애를 거절한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불이익을 주는 등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피해 사례도 많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집단 내 젠더폭력을 경험한 피해자에게 어떻게 대응했느냐고 물어보니 ‘참거나 모른 척했다’가 절반 이상, 10명 중 1명은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신고했다’는 성별 차이가 아주 뚜렷하게 나타났어요. 남성은 15.7%, 여성은 7.1%로 응답률 차이가 2배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여성 비상용직은 신고했다는 응답이 겨우 5.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여성 집단에서도 비상용직일수록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니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응답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내 사례고충처리위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1.7%로 10명 중 1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여성노동자에 대한 젠더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관련 법 제개정과 적극적인 법 해석, 고용노동부 역할을 강조하고 싶은데요.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은 2019년 최초 발간된 후 2023년 5월 한차례 개정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상정할 수 있는 구체적 예시”를 추가하였는데요, 직장 내 괴롭힘 규정에 근거한 성차별적 괴롭힘의 적극적인 해석은 이 지점에서부터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했습니다. 기존 업무 일부를 노동행정 권한이 없는 성평등가족부로 이관하여 과연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고용노동부가 일터 성평등 조성 책임과 역할을 회피·방치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큰데요. 고용노동부가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토론2] 현행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제도의 한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김두나
2015년 전후로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찍기, 온/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마녀사냥식 공격도 일터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상 대화에서부터 채용, 업무배치, 임금, 평가, 승진 등 주요한 인사상 조치에 이르기까지 성차별적 괴롭힘은 노동의 전 영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현행 법·제도들은 성차별적 괴롭힘을 규율할 명확한 근거가 부재하거나 기준이 모호하여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부 성차별적 괴롭힘이 인정된 판례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청소를 여직원에게 시키는 등 갑질 사례의 경우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괴롭힘 인정 사례가 많지는 않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는 행위 유형은 상당한 수준의 가해행위일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와 다른 양상으로 발생하는 성차별적 괴롭힘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직장 상사와 같은 지위에서의 우위가 분명한 관계뿐 아니라 동료, 후배, 업무상 지휘 관계가 없는 일터 구성원 등 지위의 우위가 인정되지 않는 관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며 조직문화, 시스템 자체에 의하여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관계의 우위’라는 요건을 두어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지만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실무적으로 이를 해석하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와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한 경우만 적용되기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비정형 노동자는 직장 내 괴롭힘 법·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2015년 전후로 일터 안팎에서 마녀사냥식 페미니스트 낙인찍기 등 성차별적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 중에는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많았는데, 이들 대다수는 도급이나 용역계약을 체결한 프리랜서였습니다. 부당한 계약해지나 업무지시가 있어도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었어요.
또 남녀고용평등법의 경우에는 직장 내 성희롱을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정의합니다. 그동안 성차별적 언동이 성희롱으로 인정된 경우는 있었지만, 성적 함의 없는 성차별적 언동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는 빈번하게 쟁점이 되었습니다. 즉, 성차별적 괴롭힘을 직장 내 성희롱으로 포섭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노동자의 인격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인데요. 성평등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성차별적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성차별적 괴롭힘을 명확히 규율할 수 있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토론3]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제도 개선 방안 및 해외 사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구미영
직장 내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문화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이 자리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입법만으로는 한계가 큽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정책 또는 중요한 판결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면 사람들 인식이 굉장히 많이 바뀌게 됩니다. 마치 1998년도 서울대 신 교수 사건 관련 성희롱 법제화를 통해 2016, 2017년 약 20년 뒤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요. 그런데 성차별적 괴롭힘의 경우 그런 계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 게임 업계 페미니스트 사상검증 사건이었는데 인권위나 노동부, 또 저희 연구원 같은 곳들이 다소 타이밍을 놓친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서울대 신 교수 성희롱 사건 이후 30년을 걸쳐 ‘성희롱은 불법행위’임을 설득하고 규범으로 확립해왔다면, 이제는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언행도 위법함을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할 시점입니다. 성차별적 괴롭힘, 젠더 기반 괴롭힘 관련하여 외국과 달리 한국은 고용상 성차별과 성희롱만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입법 누락이자 공백입니다.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희롱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행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당장은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도 있을텐데요. 예컨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성차별적인 괴롭힘 금지 규정과 성희롱 예방교육에 관련 내용을 포함할 의무를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상 취업규칙 필수적 기재사항에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고충 처리 절차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연성적으로 접근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오늘 고용노동부에서 두 분이 참석하셨는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매뉴얼에 이러한 성차별적 괴롭힘을 한 유형으로 하여 구체적으로 예시를 명시하는 방안은 어떠신지 또는 해석상 일부 포섭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의견을 여쭙고 싶기도 합니다.
[토론4]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해결을 위한 고용노동부 역할

고용노동부 고용문화개선정책과 과장 박정현
저희 과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중심으로 성희롱, 성차별 등에 정책적으로 집중하는 편입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 중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낮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고용노동부에 직접 진정, 신고하는 방식도 있긴 하지만, 회사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어떤 정책 접근이 가능한가 고민스럽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같이 법제도가 도입되어도 실제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도 심각하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참는 건 고용 안정성을 더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인데, 이를 지키는 효과적인 방식은 무엇일지 여러모로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의 경우, 88년 입법 당시에는 여성만 쓰게끔 되어 있고, 이후 95년 경 여성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남성이 쓸 수 있게 됐고, 그리고 2001년 비로소 남녀평등한 관점으로 바뀌었는데요. 2025년 최근에는 3분의 1 이상의 남성이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변화는 한 번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노력들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성평등가족부와 같이 협의를 모색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 오정택
성차별적 괴롭힘을 포함해서 직장 내 괴롭힘 제도 개선 방안 모색에 적극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를 기준으로 현재는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접수, 신고된 사건을 보면 2020년 약 5823건 정도에서 2024년 말 기준으로는 약 1만 3601건이 접수되어 상당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직장 내 부적절한 성적 언동 등 성차별적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고, 노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해서 피해자 보호, 권리 구제,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제도, 인프라 및 시스템 개선, 인식 개선과 같은 다양한 업무를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Q. 성차별적 괴롭힘에 참는 것 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집담회 참가자 중 문제제기 등으로 대응한 사례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배찬민 : 집담회 참가자 중 본인이 겪었던 사건을 회사 내부에 신고해서 실제로 조직 내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진행되는 등 큰 변화를 경험하신 분도 계셨어요. 속시원하다거나 명쾌한 결과를 얻는 것이 우리 사회구조나 문화상 굉장히 어려운 것 같고요. 다만 그 경험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는가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담회 참가자 중에서도 대응하지 못했던 것들에 죄책감을 토로해주시기도 하셨어요. 그 경험을 굳이 제도가 아니더라도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게 되고, 자신의 경험이 그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아는 것만으로도 그 경험을 딛고 일어서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실무적인 법 개정으로 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방향을 말씀해주셨지만 꼭 한 가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구미영 : 법 개정으로 한정한다면 저는 고용노동부 매뉴얼 개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뉴얼과 고용노동부 홍보 자료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법 개정에 한정해서 본다면 일단은 남녀고용평등법 입법 누락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두나 : 차별금지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같이 동감하며 끄덕끄덕!)
Q.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중에서 ‘원치 않는 상대와 사귈 것을 부추기거나 강요했다’는 것은 성차별적인 혹은 이성애 중심적 조직 문화의 작동과 그것이 폭력이냐, 아니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젠더폭력으로 규정하였을 때, 해결 방식이 우리 조직과 문화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와 법적인 접근으로만 가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세정 : 어제 직장갑질119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있어서 저희가 앞으로 고민하겠다는 말씀을 드려요. 개별 사건화하는 것보다 조직 문화를 개선한다면, 사건화 될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두나 : 어떤 문제를 법으로 규율하는 것과 조직에서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같이 붙어 있는 것이기도 해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조직 문화 개선이 잘 안 되니까 노동자들이 법적 근거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가지게 되잖아요. 그래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설명] 상단에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전자 현수막이 띄어져있고, 토론회 참가자들이 정면을 보고 서있다.
집담회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신 참가자 분들과 토론회에 함께해주신 토론자, 참가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여성 노동자들이 성평등한 일터에서 노동자로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성차별적 괴롭힘 법 제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민우회는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바로가기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 일시: 2025년 11월 12일(수) 오전 10시
-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
- 공동주최: 한국여성민우회,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
*본 사업은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지원사업입니다.
[사진 설명] 상단에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전자 현수막이 띄어져있고, 토론회 참가자들이 ㅁ자로 둘러 앉아있다.
지난 11월 12일, 국회에서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토론회는 민우회와 국회의원 정혜경(진보당), 국회의원 이용우(더불어민주당) 공동주최, 민우회 공동대표인 몽실(최희연)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2025년 올 한해 민우회가 집담회와 인터뷰로 만난 여성/성소수자 노동자들의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관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법률 전문가, 고용노동부 관계자 등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는데요. 발제와 토론, 질의응답 내용을 함께 공유합니다!
[발제] 사례를 통해 살펴본 여성노동자가 경험하는 성차별적 괴롭힘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배찬민
지난해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여성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자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사업을 진행하면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라는 명명이 적합한가, 이 이슈를 설명하고 그 문제점을 적확하게 드러내는 용어인가 고민이 많았습니다. 당시 토크쇼 패널이었던 김현미 교수님께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허상된 지표(집게손가락)를 빌미로 생떼를 부리는 것이 어떻게 ‘사상’씩이나 될 수 있냐는 말씀과 함께, 이는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통해 교묘하게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며, 여성노동자에 대한 집단적 괴롭힘’이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올해 민우회는 성별에 근거하여 발생하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를 모으며 접근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성별을 이유로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거나, 비하적, 굴욕적 언행을 반복하거나 그러한 환경 등을 조성하는 행위”로 이는 성적 함의를 가진 성희롱, 성차별과는 구분됩니다.
집담회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분석하였고, 크게 조직문화, 피해양상, 대응양상,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그로 인한 영향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조직문화
참여자들은 성별에 따른 직무분리가 일어나고 있다고 인식했습니다. 여성노동자는 성적으로 상품화되거나, 여성이 스스로를 성적 상품화하여 업무적 성과로 가져오는 것이 여성의 ‘능력’인 양 여기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하였는데요. 여성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성적 대상화하며 ‘스토킹’에 준하는 비도덕적인 행태가 ‘일상적’이고 일종의 ‘놀이’로 소비되는 문화도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업무공백은 조직의 인력 관리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간주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피해양상
위와 같은 여성을 낮잡아 이르는 말들, 김여사, 명품백, 맘충 등 여성에 대한 멸시와 혐오, 편견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말들을 들어야 했습니다.
한 참여자는 사회 초년생 때 체구가 작고 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한 사례를 얘기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고연차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미팅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잘 모르시겠지만”이라고 덧붙이는 경우도 잦다고 합니다. 이는 여성의 외형을 빌미로 업무능력을 폄훼하거나, 여성이라면 당연히 경험이 없을 것이라는, 전문성을 의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간에서도 여성노동자는 배제를 경험하는데요. 업무 공간인 사무실, 건물 내에 여자화장실이 없는 경우도 있었고요.
일터에서 여성노동자들은 탈정치화된 존재이기를 요구받습니다. 회사의 분위기가 안티페미니즘적이어서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고, 머리를 짧게 자른 여성 동료에게 부사장이 “혹시 페미냐”며 검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 그것을 우려하는 모습인데요. 올해 초에는 남성 동료와 상사가 탄핵시위에 나갔냐, 누구에게 투표했냐고 물으며 계속 자신의 정치성향을 떠보더라는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그로 인한 영향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여쭈어보았는데요. 많은 집담회 참여자들이 자괴감, 이직/퇴사 키워드를 선택했습니다. 연차가 쌓이면서 반박할 수 있게 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대응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사회초년생 여성 직원들이 퇴사할 때가 되어서야 피해경험을 털어놓지만 결국 공식적인 신고는 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는 선택을 한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는데요. 또 퇴사하는 과정에서도 ‘여성은 감정적’이라는 성별고정관념과 어우러져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이야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집담회 참여자 대부분은 제도화가 꼭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참여자는 제도화가 이루어질 경우 피해자가 문제제기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피해로 인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도가 단순히 행위자 처벌에 그치지 않고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경험하는 성차별적 괴롭힘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있는 것입니다.
#성차별적 괴롭힘 제도화, 어떻게?
첫째로 ILO 190호의 완전한 비준입니다. 여성의 일 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일어나는 폭력을 종식시켜야만 직장 내 괴롭힘 또한 근절될 거라는 ILO 190호 협약의 관점을 정확히 견지하고 온전히 비준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고용노동부 지침상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배포한 매뉴얼에는 직장 내 괴롭힘의 요건을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셋째,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입니다. 2007년 이후 19년간 계류 상태인 차별금지법, 이제는 “나중에”로 미룰 수 없습니다.
#발제를 마치며
결혼이나 출산이 아닌 다른 사회문제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경력단절 여성은 정책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집담회에 참여한 대부분의 여성노동자가 성차별적 괴롭힘으로 인해 이직/퇴사했지만, 이들의 퇴사는 제도적으로는 자발적 퇴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해석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아 다시금 성별화되고 개인화되는 이유에 대해 더 이상 개인의 일로 치부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문화 아래에서 집단적,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피해경험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토론1] 성별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사례 및 대응 양상
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위원회 노무사 김세정
직장 내 젠더폭력 경험 여부를 묻자, 직장인 10명 중 약 4명이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높았고, 여성 상용직의 경험 정도가 남성 비상용직보다 10% 이상 높아 고용형태를 넘어 젠더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성노동자에게 “저 나이에는 고양이를 안을 게 아니라 시집 가서 애를 낳아 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거나 여성 직원에게만 사장님과 손님 커피 타기, 사장님 과일 깎기, 설거지 등을 시켜서 화장실에 있다가도 전화가 오면 바로 나가서 커피를 내가야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구애 갑질’은 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위원회가 상담 사례를 기반으로 고안한 용어로, 구애를 거절한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불이익을 주는 등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피해 사례도 많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집단 내 젠더폭력을 경험한 피해자에게 어떻게 대응했느냐고 물어보니 ‘참거나 모른 척했다’가 절반 이상, 10명 중 1명은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신고했다’는 성별 차이가 아주 뚜렷하게 나타났어요. 남성은 15.7%, 여성은 7.1%로 응답률 차이가 2배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여성 비상용직은 신고했다는 응답이 겨우 5.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여성 집단에서도 비상용직일수록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니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응답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내 사례고충처리위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1.7%로 10명 중 1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여성노동자에 대한 젠더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관련 법 제개정과 적극적인 법 해석, 고용노동부 역할을 강조하고 싶은데요.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은 2019년 최초 발간된 후 2023년 5월 한차례 개정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상정할 수 있는 구체적 예시”를 추가하였는데요, 직장 내 괴롭힘 규정에 근거한 성차별적 괴롭힘의 적극적인 해석은 이 지점에서부터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했습니다. 기존 업무 일부를 노동행정 권한이 없는 성평등가족부로 이관하여 과연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고용노동부가 일터 성평등 조성 책임과 역할을 회피·방치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큰데요. 고용노동부가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토론2] 현행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제도의 한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김두나
2015년 전후로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찍기, 온/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마녀사냥식 공격도 일터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상 대화에서부터 채용, 업무배치, 임금, 평가, 승진 등 주요한 인사상 조치에 이르기까지 성차별적 괴롭힘은 노동의 전 영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현행 법·제도들은 성차별적 괴롭힘을 규율할 명확한 근거가 부재하거나 기준이 모호하여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부 성차별적 괴롭힘이 인정된 판례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청소를 여직원에게 시키는 등 갑질 사례의 경우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괴롭힘 인정 사례가 많지는 않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는 행위 유형은 상당한 수준의 가해행위일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와 다른 양상으로 발생하는 성차별적 괴롭힘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직장 상사와 같은 지위에서의 우위가 분명한 관계뿐 아니라 동료, 후배, 업무상 지휘 관계가 없는 일터 구성원 등 지위의 우위가 인정되지 않는 관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며 조직문화, 시스템 자체에 의하여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관계의 우위’라는 요건을 두어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지만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실무적으로 이를 해석하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와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한 경우만 적용되기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비정형 노동자는 직장 내 괴롭힘 법·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2015년 전후로 일터 안팎에서 마녀사냥식 페미니스트 낙인찍기 등 성차별적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 중에는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많았는데, 이들 대다수는 도급이나 용역계약을 체결한 프리랜서였습니다. 부당한 계약해지나 업무지시가 있어도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었어요.
또 남녀고용평등법의 경우에는 직장 내 성희롱을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정의합니다. 그동안 성차별적 언동이 성희롱으로 인정된 경우는 있었지만, 성적 함의 없는 성차별적 언동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는 빈번하게 쟁점이 되었습니다. 즉, 성차별적 괴롭힘을 직장 내 성희롱으로 포섭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노동자의 인격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인데요. 성평등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성차별적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성차별적 괴롭힘을 명확히 규율할 수 있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토론3]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제도 개선 방안 및 해외 사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구미영
직장 내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문화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이 자리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입법만으로는 한계가 큽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정책 또는 중요한 판결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면 사람들 인식이 굉장히 많이 바뀌게 됩니다. 마치 1998년도 서울대 신 교수 사건 관련 성희롱 법제화를 통해 2016, 2017년 약 20년 뒤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요. 그런데 성차별적 괴롭힘의 경우 그런 계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 게임 업계 페미니스트 사상검증 사건이었는데 인권위나 노동부, 또 저희 연구원 같은 곳들이 다소 타이밍을 놓친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서울대 신 교수 성희롱 사건 이후 30년을 걸쳐 ‘성희롱은 불법행위’임을 설득하고 규범으로 확립해왔다면, 이제는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언행도 위법함을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할 시점입니다. 성차별적 괴롭힘, 젠더 기반 괴롭힘 관련하여 외국과 달리 한국은 고용상 성차별과 성희롱만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입법 누락이자 공백입니다.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희롱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행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당장은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도 있을텐데요. 예컨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성차별적인 괴롭힘 금지 규정과 성희롱 예방교육에 관련 내용을 포함할 의무를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상 취업규칙 필수적 기재사항에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고충 처리 절차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연성적으로 접근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오늘 고용노동부에서 두 분이 참석하셨는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매뉴얼에 이러한 성차별적 괴롭힘을 한 유형으로 하여 구체적으로 예시를 명시하는 방안은 어떠신지 또는 해석상 일부 포섭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의견을 여쭙고 싶기도 합니다.
[토론4]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해결을 위한 고용노동부 역할
고용노동부 고용문화개선정책과 과장 박정현
저희 과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중심으로 성희롱, 성차별 등에 정책적으로 집중하는 편입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 중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낮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고용노동부에 직접 진정, 신고하는 방식도 있긴 하지만, 회사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어떤 정책 접근이 가능한가 고민스럽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같이 법제도가 도입되어도 실제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도 심각하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참는 건 고용 안정성을 더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인데, 이를 지키는 효과적인 방식은 무엇일지 여러모로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의 경우, 88년 입법 당시에는 여성만 쓰게끔 되어 있고, 이후 95년 경 여성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남성이 쓸 수 있게 됐고, 그리고 2001년 비로소 남녀평등한 관점으로 바뀌었는데요. 2025년 최근에는 3분의 1 이상의 남성이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변화는 한 번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노력들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성평등가족부와 같이 협의를 모색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 오정택
성차별적 괴롭힘을 포함해서 직장 내 괴롭힘 제도 개선 방안 모색에 적극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를 기준으로 현재는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접수, 신고된 사건을 보면 2020년 약 5823건 정도에서 2024년 말 기준으로는 약 1만 3601건이 접수되어 상당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직장 내 부적절한 성적 언동 등 성차별적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고, 노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해서 피해자 보호, 권리 구제,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제도, 인프라 및 시스템 개선, 인식 개선과 같은 다양한 업무를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Q. 성차별적 괴롭힘에 참는 것 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집담회 참가자 중 문제제기 등으로 대응한 사례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Q. 실무적인 법 개정으로 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방향을 말씀해주셨지만 꼭 한 가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Q.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중에서 ‘원치 않는 상대와 사귈 것을 부추기거나 강요했다’는 것은 성차별적인 혹은 이성애 중심적 조직 문화의 작동과 그것이 폭력이냐, 아니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젠더폭력으로 규정하였을 때, 해결 방식이 우리 조직과 문화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와 법적인 접근으로만 가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진 설명] 상단에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 분석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전자 현수막이 띄어져있고, 토론회 참가자들이 정면을 보고 서있다.
집담회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신 참가자 분들과 토론회에 함께해주신 토론자, 참가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여성 노동자들이 성평등한 일터에서 노동자로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성차별적 괴롭힘 법 제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민우회는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