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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안[후기] 목화는 뭉칠수록 강해지니까: 동덕여대 학생 탄압 규탄 시위 후기(2/9)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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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는 뭉칠수록 강해지니까: 동덕여대 학생 탄압 규탄 시위 후기]


사진: 총장직선제가 적힌 다홍색 수건을 머리에 두른 사람들이 모여있다. 목화꽃 사진이 크게 배치되어 있다. 


- 일시: 2025.02.9(일) 14:00

- 장소: 안국역 6번 출구 동덕빌딩 앞

- 프로그램

14:00 - 14:30 인사, 시위취지 소개, 안내사항 및 주의사항 안내

14:30 - 15:00 구호 제창 및 발언

15:00 - 15:40 연대 공연(로빈킴, 하트드래곤, 블러디퍼니)

15:40 - 16:00 구호 제창 및 발언

16:00 - 16:30 연대 공연(퀴어 페미니스트 댄스 공간 루땐)

16:30 - 17:00 구호 제창 및 발언

17:00 - 17:30 연대 공연(하림)

17:30 - 18:00 구호 제창 및 바발언

18:00 - 18:30 연대 공연(MORAN)

18:30 - 19:00 구호 제창 및 발언

19:00 - 19:30 연대 공연(마이너리티 풍물패 퀴얼)

19:30 - 20:00 마치는 발언 및 연대 성명문 낭독


2월 9일 찬바람이 매섭게 불던 날, 민우회는 동덕여대 학생 탄압 규탄 시위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에 다녀왔습니다. 동덕여대 내 사학비리 근절과 학내 민주주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모여주셨습니다.

 

재학생 연대 대표단의 발언과 구호 제창으로 시위가 시작되었는데요, “대자보는 학생들의 목소리고 외침이다.”, “학생시위 정당하다 헌법상의 자유이다.”라는 구호에서 동덕여대 학생들의 가열찼던 투쟁과 학교 측이 얼마나 부당하게 학생들의 목소리를 억압해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발언에서도 본관 점거를 ‘폭력 시위’로 왜곡하고, 심지어는 사다리로 건물을 진입하려는 학생의 얼굴을 촬영하며 창문을 잠그는 등 학교 측의 폭력적인 수위의 탄압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해가 진 뒤에도 동덕여대의 민주주의를 위한 집회는 계속되었습니다. 동덕여대를 비롯한 여자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투쟁의 역사와 현장을 말했습니다. 여성학자, 대학원생노조,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 등 곳곳에서 백래시와 부정의에 맞서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연대발언과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사진: 시위 현장을 비추는 스크린에 "네 마음을 몰라 준비해봤어 총장직선제 어서 YES or YES? 라는 가사가 적혀있다. 


2월 5일, 개혁신당 이준석 국회의원은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야만적 폭력”, “반지성, 반문명적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여성과 페미니스트의 투쟁을 위법, 폭도로 몰아가며 우리의 의도를 왜곡하고 변질시키기 위한 수단입니다. 또한, 소수 집단을 다수 집단의 적으로 몰아감으로써 우리의 연대를 무너뜨리려는 저열한 시도입니다. 이러한 혐오정치와 이를 그대로 받아적는 언론에 맞서 집회에서는 학생들을 악마화하는 극우언론과 정치권을 규탄하는 구호를 연호했습니다.

 


사진: 민주동덕이라고 써져있는 플랑 위의 무대에서 민우회 새길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시위에서는새길 활동가가 연대발언에 참여했는데요, “교묘하게 모습을 바꾸는 가부장제는 우리가 뭉치는 것을 방해하지만, 가장 길던 밤, 남태령에서 동덕여대 재학생의 연대발언을 들었고 성소수자들과 연대하는 동덕여대의 깃발도 보았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차별에 맞서 연대해나가야 합니다🔥" 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러한 왜곡과 혐오 선동에 굴하지 않고 계속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요구를, 사회를 더 낫게 바꾸려는 노력을 그 누구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라는 마지막 구호처럼 말입니다.

🔥 투쟁🔥


[연대 성명문]  '민주 동덕에 봄은 오는가,목화는 밟힐지언정 꺾이지 않는다'

 

민주 동덕에 봄은 오는가

목화는 밟힐지언정 꺾이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7일, 대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대학 본부의 여대 무단 공확전환 시도가 발각되었다. 그 이후 학내외에서 발생한 학생 인권 탄압을 통해 대학 본부가 보인 행보는 ‘민주 동덕’이라는 수식의 무게를 잊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에, 2월 9일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연합은 대학 본부의 반민주적인 행태를 규탄하고자 동덕 빌딩 앞에서 시위를 열고자 한다.

 

동덕여자대학교 대학 본부는 1973명이 참석한 정족수 650명의 학생총회에서 ‘공확 전환’ 찬서 0표, 반대 1971표, 기권 2표를 받았음에도 전체 학생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또한 찬성 1932표, 반대 0표, 기권 1표를 받은 ‘총장 직선제’는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학생총회에서 다뤄진 바 있으나 형식적인 논의조차 이루어진 적 없다. 학생 총회 결과조차 무시하는 것은 명백히 반민주적 대학 운영이며 불통 행정이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어째서 대학 본부는 학생들의 외침을 묵살하고 지우는가?

 

대학 본부는 학생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학생들이 학내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하자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대적으로 색출하여 탄압햇다. 학측은 시위를 했다는 명목으로 학생 21명에 대하여 공동죄물손괴, 공동근조물침입, 공동퇴거불응, 업무 방해 등의 죄명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했으며, 학생들 대상으로 공권력을 투입하여 강제퇴거를 요청하는 퇴거단행 가처분을 요청했다. 대학 본부는 지금까지도 학생에 대한 고소ㆍ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최근 시위를 하지 않은 학생에게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내용 증명을 두 차례에 걸쳐 발송하였다. 대학 본부는 학내 시위에 대한 모든 것, 학교 점퍼(과잠) 시위, 구호 제창 및 노래 제창, 근조 화환 설치 등의 모든 행동을 금지했으며, ‘환경 미화’를 명목으로 학생들의 대자보를 전부 떼어내고 찢어버렸다. 그럼에도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며 우리의 목소리를 이어가고자 했던 학우는, 직원으로부터 “미친년”이라는 조롱을 받았고 학측은 대자보를 붙이던 학생들의 얼굴을 쓰고 있던 모자를 억지로 들어올려 촬영해가는 등 협박의 목적이 다분한 위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대학 본부에게 묻는다. 동덕여자대학교는 학교인가, 혹은 이사진의 사유재산인가? 동덕여자대학교의 재학생은 인격체인가, 이사진의 사유재산 구성품인가? 동덕여자대학교 대학 본부는 재학생을 인격체로 대우하라.

 

민주 동덕에 봄은 오는가. 우리 분노의 본질은 ‘반민주적’ 공학 전환 시도에서 기인했다. 학측의 반민주적 대학 운영과 불통 행정에 참다 참다 못해 학생들의 분노하여 시위를 열었을 때, 언론은 달려들어 동덕여대 학생들을 ‘불법 폭도’로 몰아가며 찍어눌렀다. 학내 민주주의를 되찾고자 했을 뿐인 학생들의 목소리가 악의적인 언론 보도와 그에 힘입은 대학 본부의 프레이밍에 일반 시민의 시야가 가려진 동안, 고립되어 외로운 싸움을 이어 간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탄압은 2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시민 분들게 간곡히 요청드리고자 한다. 학생 인권 탄압을 자행하는 대학 본부를 멈추기 위하여 부디 본질을 봐 주시기를, 연대해주시기를 절실하게 부탁드린다.

 

우리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연합은 동덕여자대학교 대학 본부에 다음을 요구한다.

 

하나, 대학 본부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소ㆍ고발을 취하하고 부당 징계를 철회하라.

하나, 사학 비리와 세습 경영으로 반민주적 대학 운영을 초래한 조원영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하나,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라.

하나, 학생 총회 투표 결과를 묵살하고, 이사진의 밀실논의로 진행된 여대 무단공학전환을 철회하라.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에 가만히 있는 세대가 아니다. 학생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우리는 동덕여자대학교의 진정한 변화와 민주적 운영을 위해, 고통받은 수많은 학우들의 목소리를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5년 1월 24일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