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월 26일 오전 10시 30분에 있었던 "MBN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여성언론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후기를 전합니다.
민우회의 <언더피프틴>과 관련한 성명(링크)을 보셨나요? 사실 성명을 올리기 전, MBN이 기자회견을 통해 <언더피프틴〉폐지 소식을 발표해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바코드를 학생증으로 설명하는 제작사의 반성 없는 궤변, 추이를 지켜보며 전략적으로 입장을 취하려는 MBN의 이중적인 태도만 확인할 수 있었지요. 그렇기에 민우회는 <언더피프틴>의 방송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여성·언론·청소년·교육·문화·인권·노동 등 총 129개 시민사회단체가 개최한 기자회견에 공동으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노새 활동가🐂가 첫 번째로 발언해 주었는데요. '일부'이지만 기자회견 발언과 기자회견문을 통해 가열찬 발언들을 소개하며 다시 한번 강력히 항의하고자 합니다.
발언1. 노새(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 한국여성민우회)
"아동과 청소년은 사회 구조적으로 성인보다 취약한 연령이기 때문에 인권과 노동권의 보호가 각별히 필요하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상식으로서 합의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여성 아동 연예인은 다중의 취약한 지위에 놓인 존재로서 더욱더 책임 있는 대우와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15세 이하 아동 청소년’만 모아다가 연예인이 되기 위한 경쟁을 쇼오락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자본이 ‘아동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선의로 포장하여, 우리 공동체가 합의하고 있던 이 최소한의 상식선을 ‘글로벌 최초로’ 저 아래로 추락시키겠다는 선언, 그래서 아동인권을 퇴행시키는데 미디어가 나서겠다는 공표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프로그램의 만듦새가 매끄럽고, 출연자들의 꿈과 열정과 의지가 대단하고, 제작 과정 중에 출연아동들에 대한 배려와 보호자의 ‘동의’가 넘쳐난다고한들, 이런 방송이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여성연예인, 연예인지망생의 인권과 노동권에 우리 사회가, 방송연예 산업과 자본, 언론과 미디어가 좀더 책임있게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MBN <언더피프틴> 방영을 전면 취소할 것, 둘째, 방심위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감시기능을 더 촘촘히 만들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발언2. 김지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 한국여성민우회)
"제작진은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프로그램에 지원”했다며 방송을 강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어린 참가자들과 보호자들이 상처를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이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의사가 있냐 없냐를 따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그동안 얼마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성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착취해왔는지를 따지는 문제입니다.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참가자를 방패로 세우고 그 뒤에 숨어 마치 어떠한 의도도 착취도 없는 것처럼, 오히려 정당한 비판을 공격으로 간주하고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만약 언더피프틴이 방영되고나서 참가자들이 온라인 괴롭힘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고통받더라도 그때도 참가자의 의사를 확인했으니 괜찮다고 할겁니까? 언더피프틴 제작진에게 묻고 싶습니다. 어린 참가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정말로 상처를 주는 곳은 과연 어디입니까?
현재 일어나고 있는 K-pop여성 아이돌과 연예인을 향한 도를 넘은 사이버 괴롭힘, 악플과 인신공격, 딥페이크 성범죄들은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성 상품화와 여성혐오적 문화와 절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로 엔터테인먼트업계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정부는 그동안 이런 문제들을 방치하고 조장한 책임을 지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할 것입니다. 저는 교사로서 15살 전에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혹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오히려 맞서서 비판하고 저항하라고 청소년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그를 위해서 청소년들과 함께 계속해서 싸우겠습니다. 발언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언3. 김정덕(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대응팀장)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대응팀장 ⓒ 한국여성민우회)
"자아정체성과 자존감이 형성되는 어린이•청소년기에는 사회적 평가 압력에 두뇌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보다 빨리 진로를 선택하기를 기대받고, 안정적이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불안과 강박이 한국 사회를 잠식하는 가운데, 출연자는 물론 방송이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미칠 해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린이•청소년은 성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엄연히 구별해 성장을 도와야 하며 이런 이유로 기획, 제작에도 신중히 임해야 하는 것은 방송의 기본 책무입니다.
모든 어린이•청소년들이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고유한 속도로 자라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관련 제도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MBN이 지난 21일 “사회 각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한 말을 기억합니다. MBN이 <언더피프틴>을 방영하지 않도록 결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발언4. 추은지(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간사)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한국YMCA연합회 성평등운동 간사 ⓒ 한국여성민우회)
"우리는 분명히 요구합니다. 여성의 몸과 외모를 착취하고 소비하는 구조를 이제 끝내야 합니다. 여성 아동·청소년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쓰고 버려질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여성이, 그리고 모든 사람이 경쟁과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고유한 존재로 살아가는 세상을 원합니다. 여기에 모인 우리는 이 기획을 강력히 규탄하며, MBN의 책임 있는 사과와 방송 중단을 촉구합니다."
발언5.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탁틴내일 활동가 대신 발언)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탁틴내일 활동가 ⓒ 한국여성민우회)
"같은 연령이라도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훈련받으며 준비된 상태로 대중 앞에 서는 것과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외모, 실력, 성격까지 모두 평가받는 상황과 위치에 놓이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대중들의 반응 중에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겠지만, 악성 댓글과 비교, 조롱 등 감당하기 어려운 반응에 노출될 위험성 또한 역시 큽니다. 게다가 외모에 대한 압박과 지나친 경쟁은 출연 아동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또래 아동들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작진은 과연 이 모든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그 기획 의도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MBN은 지금이라도 기획의 방향을 전면 재검토하고, 아동의 권익과 존엄을 최우선으로 하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아이들의 꿈과 존재가 더 이상 상업적 도구로 소비되지 않도록, 방송사의 책임 있는 판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발언6. 김수정(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 한국여성민우회)
"MBN은 종편 출범 과정에서 600억에 가까운 회계 조작, 차명투자 등 중대한 불법행위가 확인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방송사입니다. 지난 2월 대법원이 업무정지 처분 취소를 확정한 것은 ‘언론의 공적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부정한 행위를 했더라도 언론으로서 사회적 기능의 중요성을 감안해 면죄부를 준 것입니다. 그런 MBN이 아동·청소년의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기는커녕 공적 책무를 내팽개친다면 언론으로서 존재할 명분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MBN과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언더피프틴의 방송을 즉각 중단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하기 바랍니다. 최소한의 방송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MBN은 지금이라도 시청자들에게 책임 있게 사과해야 합니다."
기자회견문 낭독. 양이현경(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오현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 이재은(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기획차장)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한국여성민우회)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MBN은 <언더피프틴(UNDER15)> 방송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공식적으로 폐지를 선언하라.
하나.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이번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제작·홍보 행위를 전면 중단함과 동시에 방송 제작분을 완전 폐기하라.
하나.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는 여성 아동·청소년 대상 오디션·연예 콘텐츠 전반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고, 성적 대상화 및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성장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아동·청소년의 외모와 신체를 상품화하는 대중문화 산업은 근절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온전히 해결되고 아동과 청소년이 존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기자회견문 전문, 링크)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 현장사진 ⓒ 한국여성민우회)
발언과 기자회견문을 보니 어떠신가요?
<언더피프틴>은 15세 이하 여성 어린이 청소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만 8세를 포함한 참가자들의 어린 나이를 강조하면서도, 성인 여성처럼 꾸민 모습과 바코드 이미지를 넣어 아동을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죠. 제작사는 참가자들의 꿈과 열정을 내세워 방송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린 출연자들에게 미칠 정서적, 신체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등장한 피켓들 ⓒ 한국여성민우회)
한국 사회에서는 이미 여성 연예인들이 많은 인권 침해와 노동권 침해를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방송은 어린 참가자들의 취약한 지위를 더 악용할 위험이 큽니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프로그램이 미칠 사회적 영향을 깊이 고민하고,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이러한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성장과 경쟁을 명분으로 여성 아동·청소년의 외모와 신체를 상품화하는 대중문화 산업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민우회는 이번 사건이 완전히 해결되고, 아동과 청소년이 존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3월 26일 오전 10시 30분에 있었던 "MBN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여성언론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후기를 전합니다.
민우회의 <언더피프틴>과 관련한 성명(링크)을 보셨나요? 사실 성명을 올리기 전, MBN이 기자회견을 통해 <언더피프틴〉폐지 소식을 발표해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바코드를 학생증으로 설명하는 제작사의 반성 없는 궤변, 추이를 지켜보며 전략적으로 입장을 취하려는 MBN의 이중적인 태도만 확인할 수 있었지요. 그렇기에 민우회는 <언더피프틴>의 방송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여성·언론·청소년·교육·문화·인권·노동 등 총 129개 시민사회단체가 개최한 기자회견에 공동으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노새 활동가🐂가 첫 번째로 발언해 주었는데요. '일부'이지만 기자회견 발언과 기자회견문을 통해 가열찬 발언들을 소개하며 다시 한번 강력히 항의하고자 합니다.
발언1. 노새(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 한국여성민우회)
"아동과 청소년은 사회 구조적으로 성인보다 취약한 연령이기 때문에 인권과 노동권의 보호가 각별히 필요하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상식으로서 합의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여성 아동 연예인은 다중의 취약한 지위에 놓인 존재로서 더욱더 책임 있는 대우와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15세 이하 아동 청소년’만 모아다가 연예인이 되기 위한 경쟁을 쇼오락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자본이 ‘아동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선의로 포장하여, 우리 공동체가 합의하고 있던 이 최소한의 상식선을 ‘글로벌 최초로’ 저 아래로 추락시키겠다는 선언, 그래서 아동인권을 퇴행시키는데 미디어가 나서겠다는 공표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프로그램의 만듦새가 매끄럽고, 출연자들의 꿈과 열정과 의지가 대단하고, 제작 과정 중에 출연아동들에 대한 배려와 보호자의 ‘동의’가 넘쳐난다고한들, 이런 방송이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여성연예인, 연예인지망생의 인권과 노동권에 우리 사회가, 방송연예 산업과 자본, 언론과 미디어가 좀더 책임있게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MBN <언더피프틴> 방영을 전면 취소할 것, 둘째, 방심위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감시기능을 더 촘촘히 만들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발언2. 김지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 한국여성민우회)
"제작진은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프로그램에 지원”했다며 방송을 강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어린 참가자들과 보호자들이 상처를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이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의사가 있냐 없냐를 따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그동안 얼마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성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착취해왔는지를 따지는 문제입니다.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참가자를 방패로 세우고 그 뒤에 숨어 마치 어떠한 의도도 착취도 없는 것처럼, 오히려 정당한 비판을 공격으로 간주하고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만약 언더피프틴이 방영되고나서 참가자들이 온라인 괴롭힘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고통받더라도 그때도 참가자의 의사를 확인했으니 괜찮다고 할겁니까? 언더피프틴 제작진에게 묻고 싶습니다. 어린 참가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정말로 상처를 주는 곳은 과연 어디입니까?
현재 일어나고 있는 K-pop여성 아이돌과 연예인을 향한 도를 넘은 사이버 괴롭힘, 악플과 인신공격, 딥페이크 성범죄들은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성 상품화와 여성혐오적 문화와 절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로 엔터테인먼트업계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정부는 그동안 이런 문제들을 방치하고 조장한 책임을 지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할 것입니다. 저는 교사로서 15살 전에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혹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오히려 맞서서 비판하고 저항하라고 청소년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그를 위해서 청소년들과 함께 계속해서 싸우겠습니다. 발언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언3. 김정덕(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대응팀장)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대응팀장 ⓒ 한국여성민우회)
"자아정체성과 자존감이 형성되는 어린이•청소년기에는 사회적 평가 압력에 두뇌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보다 빨리 진로를 선택하기를 기대받고, 안정적이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불안과 강박이 한국 사회를 잠식하는 가운데, 출연자는 물론 방송이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미칠 해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린이•청소년은 성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엄연히 구별해 성장을 도와야 하며 이런 이유로 기획, 제작에도 신중히 임해야 하는 것은 방송의 기본 책무입니다.
모든 어린이•청소년들이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고유한 속도로 자라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관련 제도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MBN이 지난 21일 “사회 각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한 말을 기억합니다. MBN이 <언더피프틴>을 방영하지 않도록 결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발언4. 추은지(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운동 간사)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한국YMCA연합회 성평등운동 간사 ⓒ 한국여성민우회)
"우리는 분명히 요구합니다. 여성의 몸과 외모를 착취하고 소비하는 구조를 이제 끝내야 합니다. 여성 아동·청소년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쓰고 버려질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여성이, 그리고 모든 사람이 경쟁과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고유한 존재로 살아가는 세상을 원합니다. 여기에 모인 우리는 이 기획을 강력히 규탄하며, MBN의 책임 있는 사과와 방송 중단을 촉구합니다."
발언5.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탁틴내일 활동가 대신 발언)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탁틴내일 활동가 ⓒ 한국여성민우회)
"같은 연령이라도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훈련받으며 준비된 상태로 대중 앞에 서는 것과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외모, 실력, 성격까지 모두 평가받는 상황과 위치에 놓이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대중들의 반응 중에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겠지만, 악성 댓글과 비교, 조롱 등 감당하기 어려운 반응에 노출될 위험성 또한 역시 큽니다. 게다가 외모에 대한 압박과 지나친 경쟁은 출연 아동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또래 아동들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작진은 과연 이 모든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그 기획 의도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MBN은 지금이라도 기획의 방향을 전면 재검토하고, 아동의 권익과 존엄을 최우선으로 하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아이들의 꿈과 존재가 더 이상 상업적 도구로 소비되지 않도록, 방송사의 책임 있는 판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발언6. 김수정(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 한국여성민우회)
"MBN은 종편 출범 과정에서 600억에 가까운 회계 조작, 차명투자 등 중대한 불법행위가 확인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방송사입니다. 지난 2월 대법원이 업무정지 처분 취소를 확정한 것은 ‘언론의 공적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부정한 행위를 했더라도 언론으로서 사회적 기능의 중요성을 감안해 면죄부를 준 것입니다. 그런 MBN이 아동·청소년의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기는커녕 공적 책무를 내팽개친다면 언론으로서 존재할 명분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MBN과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언더피프틴의 방송을 즉각 중단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하기 바랍니다. 최소한의 방송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MBN은 지금이라도 시청자들에게 책임 있게 사과해야 합니다."
기자회견문 낭독. 양이현경(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오현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 이재은(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기획차장)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한국여성민우회)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MBN은 <언더피프틴(UNDER15)> 방송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공식적으로 폐지를 선언하라.
하나.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이번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제작·홍보 행위를 전면 중단함과 동시에 방송 제작분을 완전 폐기하라.
하나.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는 여성 아동·청소년 대상 오디션·연예 콘텐츠 전반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고, 성적 대상화 및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성장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아동·청소년의 외모와 신체를 상품화하는 대중문화 산업은 근절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온전히 해결되고 아동과 청소년이 존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기자회견문 전문, 링크)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 현장사진 ⓒ 한국여성민우회)
발언과 기자회견문을 보니 어떠신가요?
<언더피프틴>은 15세 이하 여성 어린이 청소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만 8세를 포함한 참가자들의 어린 나이를 강조하면서도, 성인 여성처럼 꾸민 모습과 바코드 이미지를 넣어 아동을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죠. 제작사는 참가자들의 꿈과 열정을 내세워 방송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린 출연자들에게 미칠 정서적, 신체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등장한 피켓들 ⓒ 한국여성민우회)
한국 사회에서는 이미 여성 연예인들이 많은 인권 침해와 노동권 침해를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방송은 어린 참가자들의 취약한 지위를 더 악용할 위험이 큽니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프로그램이 미칠 사회적 영향을 깊이 고민하고,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이러한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성장과 경쟁을 명분으로 여성 아동·청소년의 외모와 신체를 상품화하는 대중문화 산업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민우회는 이번 사건이 완전히 해결되고, 아동과 청소년이 존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