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폭력][후기] 구글 디지컬성폭력삭제요청 유출사태 규탄 기자회견

2026-09-18
조회수 218

지난 9월 8일(화), 한겨레 보도를 통해 구글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불법 촬영물 삭제 요청문 원문을 협업 연구기관에 전달하였고, 연구기관에서 해당 정보를 사이트에 게시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디지털 성폭력의 발생과 피해 확산에 가해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 관계를 가진 행위자들의 책임이 얽혀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에 9월 14일(월) 오전 11시, 구글 코리아 본사 앞에서 36개 여성 및 시민사회단체가 구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자회견 개요

 

일시 : 2026년 9월 14일(월) 오전 11시

장소 : 강남 파이낸스 센터(역삼역 2번 출구, 구글코리아 본사) 앞

 

<프로그램>

- 사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시원

- 발언

1)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 이효린

2) 한국여성민우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은수

3)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김성순

4) 서울대학교 여성학협동과정 교수 김수아 (대독 :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몽실)

5)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대독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나비)

- 기자회견문 낭독 (낭독: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남성아, 한사회장애인성폭력상담소 활동가 하양)

-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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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구글 디지컬성폭력삭제요청 유출사태 규탄 기자회견 참여자들 모습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발언 1.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


우리가 구글에 요구하는 투명성은 피해자가 더 쉽게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 어떤 기준으로 언제까지 삭제가 될 것인지에 대한 안내, 이후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 얼마나 많은 피해촬영물이 구글에 유통되고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와 같은 것입니다. (중략)  그러나 구글은 피해자의 삭제 요청 정보가 어떤 연구에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은 채 유출했습니다.

한사성은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에서의 ‘불안’을 중요한 특성으로 보며, ‘불안피해’로 명명해 지원해 왔습니다. 찍히거나 유포되는 것을 인지할 수 없는 점과 사회적으로 여성의 신체 이미지가 음란물로 취급되는 구조적 배경에서 불안을 사회적 고통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피해촬영물이 유포됐다는 소식만으로도 여성 전반이 불안을 느끼고, 타인의 피해가 '나'의 피해로 구성되기도 하며, 피해자가 누구인지 계속 추측하게 됩니다. 물리적 폭력과는 또 다른 전방위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즉, 삭제 요청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된다는 것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플랫폼 사업자는 신속한 삭제 처리뿐 아니라, 삭제 요청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삭제 요청 유출이 단순한 실수라는 구글의 해명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발언 2. 은수 (한국여성민우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초창기 구글의 모토는 “악해지지 마라(Don’t be evil)”였습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모토도 “옳은 일을 하라(Do the right thing)”였습니다. 2018년 이 모토는 행동강령에서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구글은 여전히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처럼 보입니다. 자신들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과 데이터 관리 노하우가 그 모든 가치를 실현해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약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요.

일례로,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 컨텐츠 광고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유튜브를 정말 많이 봅니다. 아마 프리미엄 구독 없이 보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면 광고가 나옵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에서는 결코 방영될 수 없는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광고가 너무 많습니다. 바람을 피운 남성과 함께 있는 상대 여성을 응징하는 여성혐오적인 서사, 여성의 몸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플레이 방법을 보여주면서 가슴을 키우면 기뻐하는 여성 캐릭터, 온갖 피부 요철이 말끔히 없어져 기뻐하는 여성의 제품 사용후기 등 하나같이 여성의 몸에 대한 끝없는 규제,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광고들입니다. 이런 광고를 방치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에게 디지털 성폭력의 위험을 인지하고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율적으로’ 만들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발언 3. 김성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구글이 잘못의 전모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사과, 피해회복, 재발방지에 나아가야 함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구글만 바라보며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성평등가족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련 기관은 현재 우리 법과 제도로 구글에 어떠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지 검토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조치가 없거나 부족하다면 우리 법과 제도의 어떤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검토하여 개선안을 밝혀주십시오.


 

발언4. 김수아 (서울대학교 여성학협동과정 교수)


연구 기관에서 데이터를 그대로 노출한 것은 더욱 문제적입니다. 사실상 연구 기관에서 타인의 개인 정보, 특히 이번과 같은 민감한 정보에 대한 윤리적 접근을 하지 않은 것이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개인의 정보가 검색 가능한 공개된 장에 존재한다는 것은 비단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뿐 아니라 통상적인 경우에도 재산상의 피해나 각종 사이버 공격에의 노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개인정보를 통해 2차 피해에 노출이 더욱 쉽게 되는 디지털 성폭력 피해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연구 기관은 개인 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요구받으며, 통상의 연구자들은 개인 정보를 식별할 수 없도록 데이터를 처리하여 보관하거나 신상 정보가 포함된 내용은 폐기하는 등의 방식으로 연구 참여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제 앞으로 피해자들이 연구 목적이라는 말, 신원을 보장하겠다는 말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어떤 변명으로도 이 문제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구글은 물론, 연계된 연구 기관의 책임자 역시 실질적 책임을 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발언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지금도 공적 삭제지원으로 지워지지 않은 촬영물 때문에, 실효성을 확신하기도 어려운 디지털 장의사에게 수천만 원을 지출하는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여 촬영물을 추적하고, 삭제를 요구하고, 다시 유포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에 삭제를 요청하면서 제출한 정보마저 공개될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더해졌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앞으로 피해자는 범죄 피해 회복을 위해 자신의 자원을 이용하여, 온전히 사적인 구제수단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범죄 피해자의 회복과 재발 방지를 나서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국가는 물론 범죄를 가해, 방조하는 기업이 부담해야 할 피해 방지와 회복의 책임을 피해자의 과제로 떠넘겨서는 안 됩니다.

 


발언이 끝난 후, 구글에 책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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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기자회견 퍼포먼스 사진, GOOGLE 위에 붉은 글씨로 DELETE가 적혀있고, [삭제요청 유출사건 진상조사], [재발방지 대책발표], [삭제프로세스 전면개편],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책임]이 적힌 피켓이 붙어 있다. ⓒ 한국여성민우회)



💥 구글은 삭제 요청 유출 사태의 명확한 경위를 밝히고 대책을 발표하라.

💥 빅테크 플랫폼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라.

💥 삭제 프로세스 전면 개편하라.

 

9월 18일(금), 한겨레 후속 보도를 통해 구글뿐 아니라 과거 트위터(현 엑스)와 글로벌 사업자 클라우드플레어를 통해서도 연구기관 사이트에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피해 삭제 요청문이 게시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피해 삭제 요청의 유출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왔고, 여러 플랫폼에서도 진행되었다는 점은 이러한 문제가 특정 개인이나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님을 의미합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디지털성폭력을 용인하고 확산하는 온라인 환경이 아닌, 성평등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 기자회견문 읽기


📍 사후 보도자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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