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안][연명해주세요!] 이제는 둔감의 시대를 끝내고 세상을 돌볼 때- 927기후정의행진 페미니스트 선언문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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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년, 매 계절을 지날 때마다 기후위기를 피부로 느끼곤 합니다. 

일상에서 우리를 옭죄어 오는 극단적인 날씨와 그 너머 전지구적으로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에 대해 생각합니다. 

각자의 삶을 딛고 사는 우리는, 페미니스트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읽어 내고 

어떤 모습의 기후정의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이런 고민을 해 본 분이라면 927기후정의행진 페미니스트 선언문에 함께해 주세요.

기후정의를 외치는 페미니스트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연대의 힘으로 함께 보여줍시다.


자본주의가 지구를 집어삼키기 전에, 무관심과 둔감함에 익숙해지기 전에, 우리는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그리고 9월 27일 토요일, 광장에 나와 주세요. 

세상을 돌보는 마음으로, '함께 살자'는 말이 공허해지지 않도록이요.


아래에 선언문 전문을 붙입니다.


● 선언문 연명은 개인과 단체 모두 가능합니다.

● 연명기한: 9/23(화)까지

● 연명하기 링크: https://forms.gle/rwkXMdmUEdHqaQ2v6 



이제는 둔감의 시대를 끝내고 세상을 돌볼 때

- 927 기후정의행진 페미니스트 선언문


오랜 시간 자본주의는 지구를 자원으로 삼고 캐내어 이윤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 주었다.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나무를 베어내고, 바다 아래까지 가차 없이 그물을 펼쳐 물살이들을 끌어내고, 매년 천억 명의 동물들을 도축하는 산업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런 잔혹함 위에서 인간들은 각자도생의 언명 하에 살아남기 위해 ‘함께 잘 살아가기’를 포기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둔감해지는 것 또한 자본과 시장의 주문이다. 우리는 페미니스트로서 그것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돌봄과 연대의 관점으로 기후정의로 나아갈 것이다.

전지구적 전쟁과 학살의 현장은 기후위기와 분리될 수 없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로 고통받고 있고, 지난 2년간 이스라엘이 폭격과 학살로 발생시킨 이산화탄소의 양은 세계 100여개국의 연간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인 다나 페트롤리엄은 이스라엘로부터 가자지구 앞바다의 가스전 수탈 면허권을 땄다. 이는 기후위기가 단순한 자연재난이 아니라 식민주의적 약탈과 군사적 폭력이 결합된 구조적 폭력임을 보여준다. 더불어 한국은 세계 10위권에 이르는 거대한 방위산업을 보유하며,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을 유지·확장함으로써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에서 일하는 수많은 이주가사돌봄 노동자들 또한 기후위기와 분리될 수 없다. 멈추지 않는 돌봄의 시장화로 글로벌 사우스의 여성들이 한국으로 ‘도입’ 되었고, 이들이 불안정한 체류 자격과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내몰리는 현실은, 돌봄의 위기와 기후위기가 동일한 자본주의의 토대 위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돌봄을 시장 논리로 환원시키는 사회에서 집단학살과 돌봄 위기, 기후위기는 여성과 소수자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여성, 소수자, 빈민, 비인간 동물, 이주민 등 취약한 존재들에게 불균형하고 교차적인 모양새로 고통을 드리운다. 전례 없는 폭염과 가뭄, 폭우는 모든 이의 삶의 전반을 위협하면서, 취약한 주거환경과 노동조건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숨을 가장 먼저 앗아간다. 이제는 둔감의 시대를 끝내고 세상을 돌보아야 한다. 신자유주의가 심어 놓은 ‘공정’은 속임수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살아 있는 자들의 당연한 속성으로서 취약성과 상호의존성을 인지하고 경쟁이 아니라 돌봄이 중요한 가치인 세상으로 전환해야 할 때이다.


지난 9월 11일,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1심 판결이 있었다. 개발과 성장의 논리에 앞서 새와 사람, 수라갯벌을 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연대의 힘이었다. 윤석열 탄핵을 외쳤던 광장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존재들이 서로를 돌보고 연대하며 결국 승리로 이끌었던 것처럼, 우리는 세상을 더 돌볼 수 있다.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돌봄과 연대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9월 27일,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할 것을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