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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폭력[후기] 〈잇따른 '흉기난동',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하여: 젠더 관점으로 들여다보기〉 라운드테이블 후기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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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흉기난동' 사건 이후 불안과 두려움이 일상에 스며들었습니다.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는 이러한 불안이 지속되지 않기 위해 어떤 것이 변화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았어요.

 

 

 

2023년 10월 26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민우회 사무실 근처의 ‘일터문화공간’에서 라운드테이블 <잇따른 '흉기난동',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하여: 젠더관점으로 들여다보기>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네 분의 발제와 간단한 참여자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졌는데요, 먼저 발제의 내용을 보실까요?

 

 

 

첫 발제는 최원진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가 “잇따른 ‘흉기난동’ 사건 이후 안전하다는 감각을 되찾기 위한 고민과 질문들”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했습니다.

 

"안전은 사회적 감각이다. 이곳이 살만하다는 감각, 다수의 좋은 시민들이 함께한다는 신뢰 속에서 우리는 안전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나의 옆에 장갑차와 무장한 경찰이 있다면 내가 즉각 느낄 감각은 공포와 불안이지 안전은 아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에도 여성들은 계속적으로 안전한 사회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7년간 국가는 여성 안전을 주요 현안으로 삼고 대안을 세우지 않았다. 여성의 안전은 여성만을 위한 '특수한 요구'가 아니라 모두의 안전을 위한 '보편적 조건'이다.”

 

“'흉기난동범죄'나 '이상동기범죄'라고 통칭되는 것이 아닌, 이 범죄들을 명명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다. 또한 동일한 방식의 범죄가 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는지, 예고 글을 게시하는 집단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무엇인지, 언론은 어떤 정보를 기사화해야 하는지 질문해야 한다.”

 

 

두 번째 발제는 추지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젠더관점으로 바라본 ‘흉기난동’ 범죄”라는 제목으로 진행했습니다. (줌(Zoom)으로 함께해주셨어요!)

 

 

 

“남성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인정의 결핍을 느꼈던 남성들이 인정받기 위해서 취하는 최후의 수단이 폭력이다. 남자가 남자를 이겨서 죽이고, 과시하기 위한 욕구이다. 그 욕구가 제일 필요하면 그 대상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이 없는 것이다. 남성성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우리의 두려움을 누가 만드는지에 대해서 잘 생각해야 하고, 안전을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지를 봐야 한다. 피해 예방도 중요하지만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여러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여성들의 두려움을 낮추기 위해 변화시켜야 하는 요인도 하나가 아니다.”

 

“안전을 위해 지금 당장 즉각적인 대책은 무엇이냐고 묻는데, 그런 것은 없다. 안전은 그렇게 해서 구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즉각적이라고 하는 대책들은 오히려 불안을 자극하게 된다. 우리를 보호해준다는 조직은 폭력성을 용인하고 지속시킨다.”

 

 

세 번째 발제는 “공동체 안전감각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장임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진행했습니다.

 

 

 

“'묻지마' '무차별' '이상동기'는 패턴이 없고 무의미하고 확산될 것이라고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범죄들이 특별한 양상 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누구나 이런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 이러한 명명은 사회적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게 한다.”

 

“무차별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는 무고하고 순진한 이미지로 만들어진다. 어떤 피해자에 더욱 이입하는가도 관련돼있다. 또한 범죄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국가의 메시지는, 이전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인상을 준다.”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수사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준다. 그런 드라마틱한 해결은 없다. 단순화시키는 이야기들이 오히려 안전한 공간을 축소시킨다. 이 문제를 어떻게 더 복잡하게, 다각적으로 바라볼지 고민이다.”

 

 

마지막 발제는 한겨레신문 박다해 기자가 “언론은 칼부림 범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진행했습니다.

 

 

 

“언론이 부족한 것은 많지만, 언론이 취재하는 메커니즘을 대중들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성 기사와 해설성 기사는 다르다는 말을 하고 싶다. 범죄보도에 대한 문제의식들은 사건에 대한 보도들이 나온 후에 해석을 제대로 못 했거나, 사건의 새로운 소식들이 계속적으로 나온 상황에 기인한 것 같다.”

 

“여성혐오범죄라고 명명하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 피해자를 접촉하는 것은 언론사 입장에서 훨씬 어렵다. 가해자의 목소리를 쓴다고 해서, 그것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모두 잘못된 보도인지는 모르겠다.”

 

“‘젠더관점’의 보도는 개인플레이의 영역이 강하다. 개인의 가치판단을 미치는 것은 조직의 분위기인 것 같다. 사람이 중요한 조직이다. 문제적 기사가 나와도 우리는 이렇게는 쓰지 말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언론은 생물체처럼 변하고 있다. 더디게 변화한다고 느껴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이 열린 공간의 뒷편에는 참여자 프로그램도 같이 진행되었는데요. 우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각자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적어주셨어요. 어떤 답을 남겨주셨는지 함께 보실까요?

 

 

 

 

올해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두 차례의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는데요. 젠더폭력에 대한 고민을 심화하는 공론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라운드테이블 발제문은 아래 첨부파일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