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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후위기 감정 창작워크숍: 감정을 타고 서핑하기 후기(클릭)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기후감정이 있는 밤 홍보 포스터)
기후감정이 있는 밤은 날씨를 감각하면서 느낀 감정을 글, 그림, 사진으로 표현한 창작물을 우리끼리만 보기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그리고 이 워크숍을 준비한 동물권, 청소년인권, 에코페미니즘을 의제로 활동하는 네 단체가 작당하게 된 이유를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준비했어요!
합정역 근처의 한 카페에 모인여성환경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민우회활동가들, 기후위기 감정 창작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만든 그림과 사진을 벽면에 정성스럽게 붙이며 〈기후감정이 있는 밤〉을 준비했어요. 창작물과 함께 그림과 사진을 만든 이의 창작 의도와 설명을 담은 글도 그림과 사진 옆에 잘 붙여놓았어요.
(글, 그림, 사진을 행사장 곳곳에 부착중인 활동가들)
이날 그림과 사진 발표를 맡은 해님과 들님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분들이 대거 참여해주셨는데요ㅎㅎ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달려 함께 오셔서 고마운 마음과 잘 준비해야겠다는 긴장감 속에서 참가자분들을 맞이 하였어요~
(행사장 입구에서 접수중인 몽실 활동가)
입구에서 몽실, 현정 활동가의 반가운 인사와 함께 행사 접수도 하고, 미니 피켓도 만들고, 피켓과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도 남겨보구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참가자들 사진을 찍는 현정 활동가와 포즈를 취한 참가자들)
(여러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행사장 곳곳에 있는 기후위기 감정 창작물을 감상하기도 해요.
(사진과 설명글을 감상중인 참가자들)
<기후감정이 있는 밤> 시작을 알리는 오늘의 사회자 *여경*
“오늘 행사 ‘기후감정이 있는 밤’은 동물권행동 카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민우회 네개 단체가 6월부터 워크숍도 하고 여러 번의 작당 끝에 이 행사를 열었어요.”
(사회자 여경 활동가가 마이크를 들고 사회를 보고 있다)
(문자통역을 맡아주신 황윤우님과 컴퓨터 조작을 맡은 보라 활동가)
(행사 소개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이어서 토크 프로그램 참여 방법을 소개하였어요. 입구에서 포스트잇 2장을 나눠드렸는데요. 영화 <목우일기>를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참가자들에게 포스트잇 작성을 요청드렸어요.
“파란색 포스트잇에는 오늘 비를 뚫고 이 자리에 온 이유를, 노란색 포스트잇에는 영화 <목우일기>를 보고 나서 떠올랐던 감정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포스트잇 작성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여경 활동가)
그리고 영화 <목우일기> 상영이 이어집니다! 여경이 간단하게 영화를 소개해주었어요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의 한 쓰레기 매립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고요. 그 매립지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편영화 〈목우일기〉를 감상중인 참가자들)
이 영화는 말소리가 거의 나지 않아요. 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따금 소의 울음소리와 매립지의 기계 소리만 들릴 뿐이에요. 그래서 행사 시작 전에 음향테스트를 하면서 소리가 잘 나는건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했어요 ㅎㅎ,,
영화가 끝나고 영화 이야기를 나눌동물권행동 카라 지무 활동가등장. 자주 등장하실 예정(빨간 안경을 그려주고 싶은 마음,,)
(동물권행동 카라 지무 활동가가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 이야기 ppt화면이 스크린에 띄워져있다)
“영화는 먹고 자고 쉬고 새끼도 낳아 기르면서 생활하는 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이 영화에서는 사람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배경에 인간이 만든 쓰레기가 등장하며 인간의 막대한 영향력과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 소는 초식동물에 해당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소를 초식동물로 볼 수 있을까요? 이 소들은 더 이상 초원의 풀을 뜯어먹는 소가 아니라 쓰레기를 뒤지며 먹을 것을 찾아먹는 청소동물, 스케빈저의 형태를 띱니다.환경이 특정 동물의 분류체계조차도 변화시키고, 본질적인 것들을 어떻게 훼손시키는지생각해볼 수 있겠어요. 마찬가지로인간도 우리의 집, 생활 반경이 있지만 그것의 변화에 따라서 사람의 모습이나 행동, 본질적인 지위 자체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이 소들은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를 먹고 그 쓰레기를 먹는 소를 다시 사람이 먹는 순환 구조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지무의 영화 이야기를 듣고나니,, 당연하게 생각했던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자연'이라는 관념의 변화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어떤 세대는 물을 사고 판다는 것을 낯설어 하기도 하니까요. 포스트아포칼립스물이나 디스토피아물을 떠올려보게 돼요.
(포스트잇을 작성하고, 부착하고 있는 참가자들)
아까 입구에서 나눠드렸던 포스트잇에 참가자들의 감상과 이야기를 적어보는 시간을 가진 후에 포스트잇을 모아 영화 토크를 이어갔어요.
오늘의 토크 MC 여경, 지무가 선택한 포스트잇을 읽고 포스트잇을 작성한 참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어요.
(영화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여경 활동가와 지무 활동가)
Q. 비를 뚫고 이 자리에 참여한 이유?
“저는 ‘서울지역대학인권연합동아리’라는 인권문제 전반을 다루는 대학생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이혜민이라고 합니다. 특히 여성문제 관심이 많은데 여성단체에서 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올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이 행사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특히 이번주에 기후정의행진을 못 가게 되어서 대신 이 행사에 오기로 했어요”
“저는 장당향이고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어요. 신청을 했으니까 오겠다는 약속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는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개인적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왔습니다.”
“저는 15살 곽나은이라고 합니다. 저번 여름부터 덥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여름에는 30도를 너무 당연하게 넘기지만 이것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 같아요. 내년 여름에는 더위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요? 나중에는 40도도 50도도 넘지 않을까? 그런 생각 때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이야기 진행 중인 여경과 지무, 답변하는 참가자들)
Q. 영화감상 후 바로 생각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저는 답답함이라고 썼어요. 당장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고 누군가는 계속 죽어가고 있는 문제임에도 우리는 지구에 사고 있지 않은 것처럼, 먼 이야기처럼 인식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딱히 놀랍다는 감정은 들지 않았어요. 내가 버리고 누군가 버린 쓰레기가 어딘가에는 쌓여있기 마련인데 그것의 실체를 직면하게 해 준 영화였던 것 같아요.”
(참가자들이 적어준 포스트잇이 여러 장 붙어있다)
“먹먹함. 풀이 아닌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를 먹고 살며 생을 마감하는 소들의 모든 모습이 다 담기지는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이 매립지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매립지가 있고 더 많은 비인간동물이 인간에 의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이 먹먹하다.”
영화 이야기를 끝내고 짧게 쉬는 시간을 가졌어요. 비건베이커리에서 만든 비건 과자와 빵도 맛보면서 전시된 창작물을 감상하는 쉬는시간을 가장한 감상시간이에요ㅎㅎ
(벽면에 사진과 사진을 설명하는 설명글이 부착되어 있다)
〈모두에게 밤이 오길〉 중 일부, 이아
죄책감과 분노, 마음으로 위기를 목격하던 마음이 너무 빠르게 식고, 무기력으로 잠식되던 때에 난 내가 더 잘하는 일로 마음을 바꾸었다. 사랑하기. 지키고 싶은 생명과 흔적을 사랑하며 긴 호흡을 내쉬고 싶었다. 사랑스러움의 발견과 관찰로 도시를 재발견한다. 더 높고 커지는 건물 사이에 오래된 향과 뿌리는 내리는 생명을 보며 그들에게 밤이 있기를. 모두에게 고요한 어둠이 찾아오는 만큼 밝은 낮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를 분노하게 하는 순간〉, 〈앞으로의 30년은〉 외 중 일부, 유랑
'기후위기'가 처음 내 삶으로 들어온 것은 '비'때문이었다. 재난과 위기는 '약자', 그리고 '가난'과 가장 맞닿아 있었다. 2022년 비가 멈추지 않고, 많은 집과 지역이 비에 잠겼을 때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부와 국가는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올 초 집을 구하면서 무책임한 정부가 아닌 나 스스로 나를 지킬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하며 구했다. 이사한 집에는 에어컨이 없었고, 나는 올해 에어컨 없이 살아남았다. 올해도 여전히 길고 길었던 장마는 환기조차 못하게 했고, 운 좋게 창문을 열 수 있는 날에는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았다.
(워크숍 참가들의 창작물이 인쇄된 종이가 책상 위에 놓여있다)
수달
물질과 공간
세상의 주인
지구의 호르몬
그리고 내 감정의 통제자
여름과 겨울엔 공격적이다가
8월말 3월말이 되면 돌연 상냥해진다.
몽롱한 샤머니즘이 아닌 분명한 물질의 근원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고, 영원할 수 없고,
그런 영원따위 비대한 자의식의 몽상일 뿐이라는
처음과 마지막의 메세지
성산동의 주관자
세계의 주관자
나의 날씨 날씨의 나
(워크숍 참가자들이 창작한 그림이 벽면에 부착되어 있다)
〈나, 너〉
영인
나와 기후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일방적인 관계라고 생각한다. 비가 내릴 때 나는 우울해지고 지친다
신발이 물을 먹을 때, 우산을 써도 비를 맞을 때 나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나마 집에 있어야지 조금이나 미소를 되찾을 수 있다. 또 갑작스럽게 비가 내려 온몸이 비에 홀딱 젖을 때는 화가 난다. 반대로 해가 쨍쨍할 때는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관계라는 건 서로가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것. 무시하고 애써 외면하려는 것이 아닌, 들어주려는 태도를 갖춰야 하는 것.
비가 넘치도록 온다면, 시멘트가 뜨거울 정도로 해가 쨍쨍하다면, 기후의 외침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여태껏 나는 기후의 외침은커녕 피하기만 바빴던 게 아닐까.
피하기만 바쁘던 나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보았다.
〈비가 오려나?〉
아성
감정과 감각을 알아차린다는 건 중요하기에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꽤 최근까지 기후변화라 입을 모으던 단어는 기후위기가 되었고 자연과 멀어져 있는 도시는 홍수와 폭염 피해로 난리다. 하지만 두어 걸음 떨어져 바라볼 줄 아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고, 우린 변화가 아닌 적응을 택하고 있었다.
'감정을 타고 서핑하기' 프로그램 중 '날씨를 타자화하지 않고 감각하기'에서 '신선한 날씨가 좋다'로 시작해 '어떻게 하지?'로 마무리되는 이 생생한 과정은 기후위기에 대한 도시(자신)의 무감각함의 위험성을 깨닫기 충분했다.
그림 하단은 나 자신을 의미함을 동시에 기후위기에 대한 의문과 의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표한하고자 했다. 상단의 단색으로 통일되지 못한 해와 구름은 지속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머무르지 않는 위험을 표헌하고자 했다.
이어서<기후위기 감정 창작 워크숍: 감정을 타고 서핑하기> 워크숍 참여자분들의 창작물 발표 시간이 이어졌어요. 첫번째 순서로 날씨를 감각하고 느낀 감정을 글로 표현한노랑님의 낭독으로 시작합니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글을 발표하고 있는 노랑)
“저는 민우회 회원 노랑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에 워크숍에서 강의를 듣고 글, 사진, 그림으로 기후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오늘처럼 비가 되게 오는 날이었는데요. 비가 오고 나서 그런지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산책을 하고 각자의 창작물을 이야기 했거든요. 그때 적었던 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글을 읽고 있는 노랑)
노랑
아래로 아래로
비가 내리면, 그 빗줄기가 가득 쏟아내리는 걸 보면, 지구의 중력이 어느때보다도 잘 느껴진다.
온몸의 기운도, 마음도 중력을 타고 아래로 아래로 땅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풀뿌리가 모든 땅의 틈을 파고들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것 처럼,
기운도 마음도 비도 기압도 아래로 아래로.
나의 기운이, 마음이, 그 중 좋은 것들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땅에 뿌리내린 많은 것에 양분이 되면 어떨까.
자연의 것을 먹고 마시고, 지구에 살지만, 너희에게 좋은 것을 건낸 적은 없는거 같다.
그때문에 너희는 이토록 비명을 지르고 있나보다.
많은 비를 내리고 선인장이 무너져내릴만큼의 더위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니?
팔을 스치는 공기에 축축한 끈적임이 없어진건 기분좋은 선물이 아닌 혹독한 겨울의 비명을 준비하는 중인거 같아.
“비가 오고 날씨가 안 좋으면 저는 우울감에 빠져드는데요. 이렇게 계속 안좋아질 바에야 지구 동시 멸망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하지만 나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면 많이 나아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그리고 사실 저희는 세상을 바꿔본 경험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해요. 몇 년 전에 다 같이 마음 속에 노란색 리본을 달았던 그때처럼이번에도 같이 마음을 나누고 힘을 합쳐서 뭐든지 함께하면 조금 더 나아지 않을까요? 우리 다 같이 지구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랑님의 발표를 마치고 이어서들님의 발표가 이어졌어요.
(스크린에 띄워진 사진을 보며 발표 중인 들과 발표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안녕하세요? 저는 들이고요. 저는 기후위기 감정 창작 워크숍에서 사진팀이었어요. 제가 발표할사진은 여러 장의 사진을 연속해서 찍어서 스톱모션처럼 움직이는 것 같은 사진인데요. (…)저는 움직이는 자동차를 담아보려고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아요. 평소 기후문제를 생각했을 때 정지된 이미지나 언어들보다는 나한테 다가오고 있는 느낌으로 체감하고 있어서 이런 방식을 선택했어요. 사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할 것 같아서 썼던 글도 공유해봅니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사진을 설명하는 중인 들)
들
자극들
비가 오고 거리는 적당히 축축했다. 낮 동안 맹렬했던 더위는 차츰 누그러지고 계절은 또 한 번 넘어가는 중이었다.
날씨를 생각하는 일은 생각보다 없다. 온도를 통해 누군가의 부고를 통해.
늘 어떤 매개체를 통한 정보들로 기후위기를 절감해 왔다.
매일 피부를 맞대고 지내온 날씨 그 자체를 오롯이 만져보는 일은 아무래도 낯선 일이었다.
날씨를 감각하려 호기롭게 거리로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내가 가장 먼저 마주했던 건 내가 사랑하는 밤하늘도, 날씨도 아닌 무수한 자극들이었다.
도로를 쏘다니는 차들과 공사장이 만들어내는 소음들 뭔가 잔뜩 뒤섞인 냄새, 지시등과 건물의 조명이 번쩍거리며 다가왔다. 세상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다가왔다. 도시 불빛에 언제부터 늦어지게 됐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깜빡이는 신호등이 멈추기를 기다리며 금세 피로해진 눈을 감았다.
건물과 도로에서 형형색색의 빛을 뿜어대는 탓에 8시가 되어 가는데도 하늘이 희였다. 별자리는 사라졌다. 평소 내가 지나다니는 고속도로 한편에는 공장에서 뱉어내는 검은 연기가 종종 하늘을 뒤덮곤 한다.
나는 깜깜한 밤에 느껴지는 온기와 아늑함을 애정한다.
때로는 어둠이 밝은 빛보다 더 큰 힘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숱해지는 까만 밤, 하얀 밤을 올려다 볼 때마다 내가 사랑하는 일상의 한편이 자꾸만 전복되고 아득해져 가는 것 같아서 그리움과 상실감이 든다.
여전히 미로 속을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어떨 때는 꼼짝없이 갇힌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럼에도 긴 벽을 더듬더듬 짚고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출구가 나타날 거라는 낙천적인 마음이 무력감 속에서도 나를 계속해서 걸어가게 만드는 것 같다.
어쩌면 유달리 나약한 달팽이관 때문 아닐지도 같은 생각들을 하면서 선명한 날씨를 감각하기 어려웠던 핑계를 도시의 어지러운 자극들 이야기로 돌려본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그림을 발표하는 해)
들의 발표가 끝나고해의 발표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해이고요. 저도 워크숍에 참여해서 그림을 그렸는데요. 이 그림의 제목은‘밤의 날씨와 원기둥 속의 나’입니다. 워크숍이 열렸던 날은 밤이어서 테두리를 밤 색깔로 칠했어요. 저는 기후위기를 보통 과학적인 수치로 체감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집이 무너지는 사건처럼 극적인 일이 일상에서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체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밖으로 나가 오늘의 날씨를 감각하는 순간을 원기둥 속에서 손을 뻗고 날씨와 만나려고 해보았던 것 같아서 제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스크린에 띄워진 그림을 보며 발표하는 해)
"원기둥은 회색 콘크리트 기둥인데요. 지하철이나 학교에만 있다 보니 무채색에 가까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비가 내리는 밖에서 우산을 접고, 비도 맞아보고, 들려오는 새소리도 들어보고, 하수구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신선한 공기를 맡으면서 점점 무채색 원기둥이 다양한 색으로 채워지는 것을 표현해보았어요. 그리고 중간에 있는 흰 색깔은 아직 기후를 감각하고 날씨를 감각하는데 서툰 모습을 담고 싶어서 이렇게 그려보았어요. 감사합니다.”
노랑, 들, 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우리가 몸으로 기후를 감각한다는 것은 기후위기를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문제라거나 나와는 거리가 있는 문제가 아닌나의 문제로 감각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창작물 공유는 마무리하고진저팝님의 기후감정이 있는 공연이 이어졌어요!
(기타를 들고 공연 중인 진저팝)
“안녕하세요, 진저팝입니다. (…)오늘 저는 뒤에서 글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요. 좋은 글들 그리고 기후위기로 인해서 내가 얼마나 솔직해져야 이런 것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느끼게 되었어요. 그럼 공연 시작해보겠습니다!”
(기타를 들고 마이크 앞에서 공연하고 있는 진저팝)
아비정전(阿飛正傳)
나는 꿈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들어요
나는 듣고, 당신이 진짜인지 물어봅니다.
나의 꿈 속에서 당신을 느낄 수 있어요,
비록 사실이 아닐지라도 나는 듣고 있어요.
내가 느낄 수 있는 사랑이 그리워요
내가 느낄 수 있는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내가 깨어 있을 때, 내가 깨어 있을때
내가 듣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길 바래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당신과 나를 원하는 내가 거기 있을래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마음 속으로는 느낄 수 있는 것은 결국 볼 수 있어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내가 당신의 신호를 알아차릴지 모르겠어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네 단체의 활동이야기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여경)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 연대하는 진저팝님의 공연이 끝난 후에는 이 행사를 기획한 네 단체의 이야기를 듣는활동 이야기가 이어졌어요. 청소년인권, 동물권, 에코페미니즘 네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영역과 기후정의를 어떻게 연결지어 이 자리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고 싶어서 준비한 프로그램이에요 (아직 안끝났지롱,,)
('뭐라도 하는 페미니스트 클럽' 활동 이야기를 발표하는 해파리)
첫번째 발표는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해파리,,(접니다ㅎㅎ..) 여성단체인 민우회가 왜 기후위기 문제를 이야기하는지, 정치적 실천으로서 페미니즘, 피해자이면서 당사자인 소수자의 변화의 주체로서의 가능성, 기후정의 위해 뭐라도 하는 페미니스트 클럽의 활동을 소개했어요.
"여성, 소수자, 비인간동물이 피해자이거나 약자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관점과 경험이 중요해요.서로 같은 약자이거나 피해자이기 때문에 더 연대할 수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왜 우리가 고통받는지 더 잘 이야기할 수 있고, 무엇이 변화해야 하는지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약자이거나 피해자인 이들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약자이기도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안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뭐라도 하고 싶은데 망설이고 계시다면 오늘 뭐라도클럽 멤버들이 한 액션이 여러분에게 닿았던 것처럼작게라도 뭐라도 해보는 것이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또 그걸 본 누군가가 용기를 내서 나도 뭐라도 해봐야겠다라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물권단체의 기후위기'
두번째 발표는동물권행동 카라 지무 활동가가 해주셨어요. 동물권 단체가 기후위기를 말하는 이유, 동물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공장식 축산 산업, 농장 동물에 대한 이야기, 팜 생츄어리와 비거니즘 캠페인 활동을 소개해주었어요
"공장식 축산이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되게 많이 끼쳐요.탄소배출량이 가장 높은 산업중 하나이기도 하고, 소 한 마리를 기르기 위해서 땅과 숲을 헤쳐야 하고 그 소를 먹이는데 많은 양의 사료가 필요하고 소가 배출하는 똥, 오줌을 처리하기 위해서 많은 오염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동물 이야기와 기후위기를 엮을 때 공장식 축산, 농장동물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어요. (...)카라는 팜 생츄어리와 비거니즘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구조한 염소, 돼지, 닭이 살고 있어요.이런 농장동물들이 공장식 축산이나 고기로 소비되는 게 아니라 온전한 생명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정하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쉽지만 또 어려운 방법이 채식인데요. 하루에 한 번이라도 채식을 시도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해 활동가가 세번째 발표를 이어갔어요.'어린 것들의 기후정의'라는 제목의 발표였는데요. 청소년, 어린이, 아동을 깔보는 표현을 전유하여 사용하게 된 이유, 기후정의 요구안 어떻게 청소년인권과 만나는지,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기후정의 요구안을 꾸려가는 활동을 소개해주었어요.
"기존의 사회운동에서 배제되거나 혹은 미래 세대로 혼용되던 이들이 실질적인 활동을 꾸려보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것들'이라는 명령어가 청소년 혹은 어린이, 아동을 깔보거나 아니면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으면서 쓰인 말이지만 우리는 다르게 스스로를 지칭하는 방식으로 써보자는 고민을 했습니다. 기존 사회에 쓰이던 개념의 탈환을 꾀한 거죠. (...)그리고 함께 학교 내 전기 소비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에너지 배출 영역에 대한 고민이기도 학교 안에서 청소년이 권력을 가지고 있는가? 학교 주체로서 일상을 조율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발표는여성환경연대 기후정의팀 사라 활동가가 이어갔어요. (마지막 순서라서 시간을 달리는 사라,,) 여성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행동하는 여성환경연대의 활동, 다양한 감정으로 기후위기를 말하는 활동을 소개해주었어요
"여성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행동한다는 여성환경연대의 슬로건이에요.기후위기는 성평등한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성평등 없이 기후위기는 없다는 슬로건으로 계속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책 제안집, 여성들의 기후위기 대응 실천 사례를 소개하는 컨퍼런스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딱딱하고 일상의 언어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후위기를 딱딱한 수치 어려운 말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기후위기에 대해서 다양한 감정, 다양한 언어들로 이야기해야 하는 시점입니다.(...)기후위기가 우리 일상의 문제로 스며들 수 있도록 여성환경연대도 앞으로 계속해서 젠더관점에서 기후위기를 말하는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923기후정의행진을 홍보하며 마무리 인사를 하는 여경)
네 단체의 발표가 끝나고(아직 안끝났어요ㅋㅋ,,) 주말에 열리는 923기후정의행진을 홍보하며 마무리 인사를 전하는 여경
"이번주 토요일 923기후정의행진이 있습니다. (...)그날 또 뵐 수 있기를 바라고, 오늘 이야기 나눴던 것처럼 기후위기 앞에서 무력감이나 당혹감, 우울감 등 다양한 감정을 나누고, 작게라도 액션을 시도해보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923기후정의행진에 함께 해주시기를 광고해봅니다. 오늘 와주신 여러분에게 모두 박수를 전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니 피켓을 들고 자리에 앉아 포즈를 취한 참가자들)
함께해서 기쁜 참가자들의 단체사진을 끝으로 후기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만든 사람들
공동주최: 동물권행동 카라, 여성환경연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한국여성민우회
기획단: 사라, 지무, 인해, 현마, 여경, 해파리
기후위기 감정 창작물 작가: 수달, 노랑, 르다, 사라, 들, 유랑, 이아, 현정, 지무, 여경, 해, 아성, 행크, 해파리
당일 스태프: 보라, 바사, 모찌, 치자, 몽실, 조현정, 리오
사진: 정운
공연: 진저팝
문자통역: 황윤우
지원: 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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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후위기 감정 창작워크숍: 감정을 타고 서핑하기 후기(클릭)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기후감정이 있는 밤 홍보 포스터)
기후감정이 있는 밤은 날씨를 감각하면서 느낀 감정을 글, 그림, 사진으로 표현한 창작물을 우리끼리만 보기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그리고 이 워크숍을 준비한 동물권, 청소년인권, 에코페미니즘을 의제로 활동하는 네 단체가 작당하게 된 이유를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준비했어요!
합정역 근처의 한 카페에 모인여성환경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민우회활동가들, 기후위기 감정 창작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만든 그림과 사진을 벽면에 정성스럽게 붙이며 〈기후감정이 있는 밤〉을 준비했어요. 창작물과 함께 그림과 사진을 만든 이의 창작 의도와 설명을 담은 글도 그림과 사진 옆에 잘 붙여놓았어요.
(글, 그림, 사진을 행사장 곳곳에 부착중인 활동가들)
이날 그림과 사진 발표를 맡은 해님과 들님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분들이 대거 참여해주셨는데요ㅎㅎ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달려 함께 오셔서 고마운 마음과 잘 준비해야겠다는 긴장감 속에서 참가자분들을 맞이 하였어요~
(행사장 입구에서 접수중인 몽실 활동가)
입구에서 몽실, 현정 활동가의 반가운 인사와 함께 행사 접수도 하고, 미니 피켓도 만들고, 피켓과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도 남겨보구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참가자들 사진을 찍는 현정 활동가와 포즈를 취한 참가자들)
(여러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행사장 곳곳에 있는 기후위기 감정 창작물을 감상하기도 해요.
(사진과 설명글을 감상중인 참가자들)
<기후감정이 있는 밤> 시작을 알리는 오늘의 사회자 *여경*
“오늘 행사 ‘기후감정이 있는 밤’은 동물권행동 카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민우회 네개 단체가 6월부터 워크숍도 하고 여러 번의 작당 끝에 이 행사를 열었어요.”
(사회자 여경 활동가가 마이크를 들고 사회를 보고 있다)
(문자통역을 맡아주신 황윤우님과 컴퓨터 조작을 맡은 보라 활동가)
(행사 소개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이어서 토크 프로그램 참여 방법을 소개하였어요. 입구에서 포스트잇 2장을 나눠드렸는데요. 영화 <목우일기>를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참가자들에게 포스트잇 작성을 요청드렸어요.
“파란색 포스트잇에는 오늘 비를 뚫고 이 자리에 온 이유를, 노란색 포스트잇에는 영화 <목우일기>를 보고 나서 떠올랐던 감정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포스트잇 작성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여경 활동가)
그리고 영화 <목우일기> 상영이 이어집니다! 여경이 간단하게 영화를 소개해주었어요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의 한 쓰레기 매립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고요. 그 매립지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편영화 〈목우일기〉를 감상중인 참가자들)
이 영화는 말소리가 거의 나지 않아요. 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따금 소의 울음소리와 매립지의 기계 소리만 들릴 뿐이에요. 그래서 행사 시작 전에 음향테스트를 하면서 소리가 잘 나는건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했어요 ㅎㅎ,,
영화가 끝나고 영화 이야기를 나눌동물권행동 카라 지무 활동가등장. 자주 등장하실 예정(빨간 안경을 그려주고 싶은 마음,,)
(동물권행동 카라 지무 활동가가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 이야기 ppt화면이 스크린에 띄워져있다)
“영화는 먹고 자고 쉬고 새끼도 낳아 기르면서 생활하는 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이 영화에서는 사람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배경에 인간이 만든 쓰레기가 등장하며 인간의 막대한 영향력과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 소는 초식동물에 해당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소를 초식동물로 볼 수 있을까요? 이 소들은 더 이상 초원의 풀을 뜯어먹는 소가 아니라 쓰레기를 뒤지며 먹을 것을 찾아먹는 청소동물, 스케빈저의 형태를 띱니다.환경이 특정 동물의 분류체계조차도 변화시키고, 본질적인 것들을 어떻게 훼손시키는지생각해볼 수 있겠어요. 마찬가지로인간도 우리의 집, 생활 반경이 있지만 그것의 변화에 따라서 사람의 모습이나 행동, 본질적인 지위 자체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이 소들은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를 먹고 그 쓰레기를 먹는 소를 다시 사람이 먹는 순환 구조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지무의 영화 이야기를 듣고나니,, 당연하게 생각했던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자연'이라는 관념의 변화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어떤 세대는 물을 사고 판다는 것을 낯설어 하기도 하니까요. 포스트아포칼립스물이나 디스토피아물을 떠올려보게 돼요.
(포스트잇을 작성하고, 부착하고 있는 참가자들)
아까 입구에서 나눠드렸던 포스트잇에 참가자들의 감상과 이야기를 적어보는 시간을 가진 후에 포스트잇을 모아 영화 토크를 이어갔어요.
오늘의 토크 MC 여경, 지무가 선택한 포스트잇을 읽고 포스트잇을 작성한 참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어요.
(영화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여경 활동가와 지무 활동가)
Q. 비를 뚫고 이 자리에 참여한 이유?
“저는 ‘서울지역대학인권연합동아리’라는 인권문제 전반을 다루는 대학생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이혜민이라고 합니다. 특히 여성문제 관심이 많은데 여성단체에서 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올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이 행사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특히 이번주에 기후정의행진을 못 가게 되어서 대신 이 행사에 오기로 했어요”
“저는 장당향이고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어요. 신청을 했으니까 오겠다는 약속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는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개인적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왔습니다.”
“저는 15살 곽나은이라고 합니다. 저번 여름부터 덥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여름에는 30도를 너무 당연하게 넘기지만 이것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 같아요. 내년 여름에는 더위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요? 나중에는 40도도 50도도 넘지 않을까? 그런 생각 때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이야기 진행 중인 여경과 지무, 답변하는 참가자들)
Q. 영화감상 후 바로 생각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저는 답답함이라고 썼어요. 당장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고 누군가는 계속 죽어가고 있는 문제임에도 우리는 지구에 사고 있지 않은 것처럼, 먼 이야기처럼 인식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딱히 놀랍다는 감정은 들지 않았어요. 내가 버리고 누군가 버린 쓰레기가 어딘가에는 쌓여있기 마련인데 그것의 실체를 직면하게 해 준 영화였던 것 같아요.”
(참가자들이 적어준 포스트잇이 여러 장 붙어있다)
“먹먹함. 풀이 아닌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를 먹고 살며 생을 마감하는 소들의 모든 모습이 다 담기지는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이 매립지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매립지가 있고 더 많은 비인간동물이 인간에 의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이 먹먹하다.”
영화 이야기를 끝내고 짧게 쉬는 시간을 가졌어요. 비건베이커리에서 만든 비건 과자와 빵도 맛보면서 전시된 창작물을 감상하는 쉬는시간을 가장한 감상시간이에요ㅎㅎ
(벽면에 사진과 사진을 설명하는 설명글이 부착되어 있다)
〈모두에게 밤이 오길〉 중 일부, 이아
죄책감과 분노, 마음으로 위기를 목격하던 마음이 너무 빠르게 식고, 무기력으로 잠식되던 때에 난 내가 더 잘하는 일로 마음을 바꾸었다. 사랑하기. 지키고 싶은 생명과 흔적을 사랑하며 긴 호흡을 내쉬고 싶었다. 사랑스러움의 발견과 관찰로 도시를 재발견한다. 더 높고 커지는 건물 사이에 오래된 향과 뿌리는 내리는 생명을 보며 그들에게 밤이 있기를. 모두에게 고요한 어둠이 찾아오는 만큼 밝은 낮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를 분노하게 하는 순간〉, 〈앞으로의 30년은〉 외 중 일부, 유랑
'기후위기'가 처음 내 삶으로 들어온 것은 '비'때문이었다. 재난과 위기는 '약자', 그리고 '가난'과 가장 맞닿아 있었다. 2022년 비가 멈추지 않고, 많은 집과 지역이 비에 잠겼을 때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부와 국가는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올 초 집을 구하면서 무책임한 정부가 아닌 나 스스로 나를 지킬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하며 구했다. 이사한 집에는 에어컨이 없었고, 나는 올해 에어컨 없이 살아남았다. 올해도 여전히 길고 길었던 장마는 환기조차 못하게 했고, 운 좋게 창문을 열 수 있는 날에는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았다.
(워크숍 참가들의 창작물이 인쇄된 종이가 책상 위에 놓여있다)
수달
물질과 공간
세상의 주인
지구의 호르몬
그리고 내 감정의 통제자
여름과 겨울엔 공격적이다가
8월말 3월말이 되면 돌연 상냥해진다.
몽롱한 샤머니즘이 아닌 분명한 물질의 근원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고, 영원할 수 없고,
그런 영원따위 비대한 자의식의 몽상일 뿐이라는
처음과 마지막의 메세지
성산동의 주관자
세계의 주관자
나의 날씨 날씨의 나
(워크숍 참가자들이 창작한 그림이 벽면에 부착되어 있다)
〈나, 너〉
영인
나와 기후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일방적인 관계라고 생각한다. 비가 내릴 때 나는 우울해지고 지친다
신발이 물을 먹을 때, 우산을 써도 비를 맞을 때 나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나마 집에 있어야지 조금이나 미소를 되찾을 수 있다. 또 갑작스럽게 비가 내려 온몸이 비에 홀딱 젖을 때는 화가 난다. 반대로 해가 쨍쨍할 때는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관계라는 건 서로가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것. 무시하고 애써 외면하려는 것이 아닌, 들어주려는 태도를 갖춰야 하는 것.
비가 넘치도록 온다면, 시멘트가 뜨거울 정도로 해가 쨍쨍하다면, 기후의 외침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여태껏 나는 기후의 외침은커녕 피하기만 바빴던 게 아닐까.
피하기만 바쁘던 나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보았다.
〈비가 오려나?〉
아성
감정과 감각을 알아차린다는 건 중요하기에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꽤 최근까지 기후변화라 입을 모으던 단어는 기후위기가 되었고 자연과 멀어져 있는 도시는 홍수와 폭염 피해로 난리다. 하지만 두어 걸음 떨어져 바라볼 줄 아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고, 우린 변화가 아닌 적응을 택하고 있었다.
'감정을 타고 서핑하기' 프로그램 중 '날씨를 타자화하지 않고 감각하기'에서 '신선한 날씨가 좋다'로 시작해 '어떻게 하지?'로 마무리되는 이 생생한 과정은 기후위기에 대한 도시(자신)의 무감각함의 위험성을 깨닫기 충분했다.
그림 하단은 나 자신을 의미함을 동시에 기후위기에 대한 의문과 의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표한하고자 했다. 상단의 단색으로 통일되지 못한 해와 구름은 지속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머무르지 않는 위험을 표헌하고자 했다.
이어서<기후위기 감정 창작 워크숍: 감정을 타고 서핑하기> 워크숍 참여자분들의 창작물 발표 시간이 이어졌어요. 첫번째 순서로 날씨를 감각하고 느낀 감정을 글로 표현한노랑님의 낭독으로 시작합니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글을 발표하고 있는 노랑)
“저는 민우회 회원 노랑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에 워크숍에서 강의를 듣고 글, 사진, 그림으로 기후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오늘처럼 비가 되게 오는 날이었는데요. 비가 오고 나서 그런지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산책을 하고 각자의 창작물을 이야기 했거든요. 그때 적었던 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글을 읽고 있는 노랑)
노랑
아래로 아래로
비가 내리면, 그 빗줄기가 가득 쏟아내리는 걸 보면, 지구의 중력이 어느때보다도 잘 느껴진다.
온몸의 기운도, 마음도 중력을 타고 아래로 아래로 땅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풀뿌리가 모든 땅의 틈을 파고들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것 처럼,
기운도 마음도 비도 기압도 아래로 아래로.
나의 기운이, 마음이, 그 중 좋은 것들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땅에 뿌리내린 많은 것에 양분이 되면 어떨까.
자연의 것을 먹고 마시고, 지구에 살지만, 너희에게 좋은 것을 건낸 적은 없는거 같다.
그때문에 너희는 이토록 비명을 지르고 있나보다.
많은 비를 내리고 선인장이 무너져내릴만큼의 더위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니?
팔을 스치는 공기에 축축한 끈적임이 없어진건 기분좋은 선물이 아닌 혹독한 겨울의 비명을 준비하는 중인거 같아.
“비가 오고 날씨가 안 좋으면 저는 우울감에 빠져드는데요. 이렇게 계속 안좋아질 바에야 지구 동시 멸망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하지만 나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면 많이 나아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그리고 사실 저희는 세상을 바꿔본 경험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해요. 몇 년 전에 다 같이 마음 속에 노란색 리본을 달았던 그때처럼이번에도 같이 마음을 나누고 힘을 합쳐서 뭐든지 함께하면 조금 더 나아지 않을까요? 우리 다 같이 지구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랑님의 발표를 마치고 이어서들님의 발표가 이어졌어요.
(스크린에 띄워진 사진을 보며 발표 중인 들과 발표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안녕하세요? 저는 들이고요. 저는 기후위기 감정 창작 워크숍에서 사진팀이었어요. 제가 발표할사진은 여러 장의 사진을 연속해서 찍어서 스톱모션처럼 움직이는 것 같은 사진인데요. (…)저는 움직이는 자동차를 담아보려고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아요. 평소 기후문제를 생각했을 때 정지된 이미지나 언어들보다는 나한테 다가오고 있는 느낌으로 체감하고 있어서 이런 방식을 선택했어요. 사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할 것 같아서 썼던 글도 공유해봅니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사진을 설명하는 중인 들)
들
자극들
비가 오고 거리는 적당히 축축했다. 낮 동안 맹렬했던 더위는 차츰 누그러지고 계절은 또 한 번 넘어가는 중이었다.
날씨를 생각하는 일은 생각보다 없다. 온도를 통해 누군가의 부고를 통해.
늘 어떤 매개체를 통한 정보들로 기후위기를 절감해 왔다.
매일 피부를 맞대고 지내온 날씨 그 자체를 오롯이 만져보는 일은 아무래도 낯선 일이었다.
날씨를 감각하려 호기롭게 거리로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내가 가장 먼저 마주했던 건 내가 사랑하는 밤하늘도, 날씨도 아닌 무수한 자극들이었다.
도로를 쏘다니는 차들과 공사장이 만들어내는 소음들 뭔가 잔뜩 뒤섞인 냄새, 지시등과 건물의 조명이 번쩍거리며 다가왔다. 세상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다가왔다. 도시 불빛에 언제부터 늦어지게 됐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깜빡이는 신호등이 멈추기를 기다리며 금세 피로해진 눈을 감았다.
건물과 도로에서 형형색색의 빛을 뿜어대는 탓에 8시가 되어 가는데도 하늘이 희였다. 별자리는 사라졌다. 평소 내가 지나다니는 고속도로 한편에는 공장에서 뱉어내는 검은 연기가 종종 하늘을 뒤덮곤 한다.
나는 깜깜한 밤에 느껴지는 온기와 아늑함을 애정한다.
때로는 어둠이 밝은 빛보다 더 큰 힘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숱해지는 까만 밤, 하얀 밤을 올려다 볼 때마다 내가 사랑하는 일상의 한편이 자꾸만 전복되고 아득해져 가는 것 같아서 그리움과 상실감이 든다.
여전히 미로 속을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어떨 때는 꼼짝없이 갇힌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럼에도 긴 벽을 더듬더듬 짚고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출구가 나타날 거라는 낙천적인 마음이 무력감 속에서도 나를 계속해서 걸어가게 만드는 것 같다.
어쩌면 유달리 나약한 달팽이관 때문 아닐지도 같은 생각들을 하면서 선명한 날씨를 감각하기 어려웠던 핑계를 도시의 어지러운 자극들 이야기로 돌려본다.
(기후감정을 표현한 그림을 발표하는 해)
들의 발표가 끝나고해의 발표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해이고요. 저도 워크숍에 참여해서 그림을 그렸는데요. 이 그림의 제목은‘밤의 날씨와 원기둥 속의 나’입니다. 워크숍이 열렸던 날은 밤이어서 테두리를 밤 색깔로 칠했어요. 저는 기후위기를 보통 과학적인 수치로 체감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집이 무너지는 사건처럼 극적인 일이 일상에서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체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밖으로 나가 오늘의 날씨를 감각하는 순간을 원기둥 속에서 손을 뻗고 날씨와 만나려고 해보았던 것 같아서 제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스크린에 띄워진 그림을 보며 발표하는 해)
"원기둥은 회색 콘크리트 기둥인데요. 지하철이나 학교에만 있다 보니 무채색에 가까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비가 내리는 밖에서 우산을 접고, 비도 맞아보고, 들려오는 새소리도 들어보고, 하수구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신선한 공기를 맡으면서 점점 무채색 원기둥이 다양한 색으로 채워지는 것을 표현해보았어요. 그리고 중간에 있는 흰 색깔은 아직 기후를 감각하고 날씨를 감각하는데 서툰 모습을 담고 싶어서 이렇게 그려보았어요. 감사합니다.”
노랑, 들, 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우리가 몸으로 기후를 감각한다는 것은 기후위기를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문제라거나 나와는 거리가 있는 문제가 아닌나의 문제로 감각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창작물 공유는 마무리하고진저팝님의 기후감정이 있는 공연이 이어졌어요!
(기타를 들고 공연 중인 진저팝)
“안녕하세요, 진저팝입니다. (…)오늘 저는 뒤에서 글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요. 좋은 글들 그리고 기후위기로 인해서 내가 얼마나 솔직해져야 이런 것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느끼게 되었어요. 그럼 공연 시작해보겠습니다!”
(기타를 들고 마이크 앞에서 공연하고 있는 진저팝)
아비정전(阿飛正傳)
나는 꿈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들어요
나는 듣고, 당신이 진짜인지 물어봅니다.
나의 꿈 속에서 당신을 느낄 수 있어요,
비록 사실이 아닐지라도 나는 듣고 있어요.
내가 느낄 수 있는 사랑이 그리워요
내가 느낄 수 있는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내가 깨어 있을 때, 내가 깨어 있을때
내가 듣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길 바래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당신과 나를 원하는 내가 거기 있을래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마음 속으로는 느낄 수 있는 것은 결국 볼 수 있어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내가 당신의 신호를 알아차릴지 모르겠어요
내 마음 속에 내 마음 속에
(네 단체의 활동이야기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여경)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 연대하는 진저팝님의 공연이 끝난 후에는 이 행사를 기획한 네 단체의 이야기를 듣는활동 이야기가 이어졌어요. 청소년인권, 동물권, 에코페미니즘 네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영역과 기후정의를 어떻게 연결지어 이 자리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고 싶어서 준비한 프로그램이에요 (아직 안끝났지롱,,)
('뭐라도 하는 페미니스트 클럽' 활동 이야기를 발표하는 해파리)
첫번째 발표는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해파리,,(접니다ㅎㅎ..) 여성단체인 민우회가 왜 기후위기 문제를 이야기하는지, 정치적 실천으로서 페미니즘, 피해자이면서 당사자인 소수자의 변화의 주체로서의 가능성, 기후정의 위해 뭐라도 하는 페미니스트 클럽의 활동을 소개했어요.
"여성, 소수자, 비인간동물이 피해자이거나 약자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관점과 경험이 중요해요.서로 같은 약자이거나 피해자이기 때문에 더 연대할 수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왜 우리가 고통받는지 더 잘 이야기할 수 있고, 무엇이 변화해야 하는지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약자이거나 피해자인 이들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약자이기도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안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뭐라도 하고 싶은데 망설이고 계시다면 오늘 뭐라도클럽 멤버들이 한 액션이 여러분에게 닿았던 것처럼작게라도 뭐라도 해보는 것이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또 그걸 본 누군가가 용기를 내서 나도 뭐라도 해봐야겠다라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물권단체의 기후위기'
두번째 발표는동물권행동 카라 지무 활동가가 해주셨어요. 동물권 단체가 기후위기를 말하는 이유, 동물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공장식 축산 산업, 농장 동물에 대한 이야기, 팜 생츄어리와 비거니즘 캠페인 활동을 소개해주었어요
"공장식 축산이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되게 많이 끼쳐요.탄소배출량이 가장 높은 산업중 하나이기도 하고, 소 한 마리를 기르기 위해서 땅과 숲을 헤쳐야 하고 그 소를 먹이는데 많은 양의 사료가 필요하고 소가 배출하는 똥, 오줌을 처리하기 위해서 많은 오염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동물 이야기와 기후위기를 엮을 때 공장식 축산, 농장동물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어요. (...)카라는 팜 생츄어리와 비거니즘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구조한 염소, 돼지, 닭이 살고 있어요.이런 농장동물들이 공장식 축산이나 고기로 소비되는 게 아니라 온전한 생명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정하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쉽지만 또 어려운 방법이 채식인데요. 하루에 한 번이라도 채식을 시도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해 활동가가 세번째 발표를 이어갔어요.'어린 것들의 기후정의'라는 제목의 발표였는데요. 청소년, 어린이, 아동을 깔보는 표현을 전유하여 사용하게 된 이유, 기후정의 요구안 어떻게 청소년인권과 만나는지,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기후정의 요구안을 꾸려가는 활동을 소개해주었어요.
"기존의 사회운동에서 배제되거나 혹은 미래 세대로 혼용되던 이들이 실질적인 활동을 꾸려보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것들'이라는 명령어가 청소년 혹은 어린이, 아동을 깔보거나 아니면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으면서 쓰인 말이지만 우리는 다르게 스스로를 지칭하는 방식으로 써보자는 고민을 했습니다. 기존 사회에 쓰이던 개념의 탈환을 꾀한 거죠. (...)그리고 함께 학교 내 전기 소비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에너지 배출 영역에 대한 고민이기도 학교 안에서 청소년이 권력을 가지고 있는가? 학교 주체로서 일상을 조율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발표는여성환경연대 기후정의팀 사라 활동가가 이어갔어요. (마지막 순서라서 시간을 달리는 사라,,) 여성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행동하는 여성환경연대의 활동, 다양한 감정으로 기후위기를 말하는 활동을 소개해주었어요
"여성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행동한다는 여성환경연대의 슬로건이에요.기후위기는 성평등한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성평등 없이 기후위기는 없다는 슬로건으로 계속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책 제안집, 여성들의 기후위기 대응 실천 사례를 소개하는 컨퍼런스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딱딱하고 일상의 언어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후위기를 딱딱한 수치 어려운 말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기후위기에 대해서 다양한 감정, 다양한 언어들로 이야기해야 하는 시점입니다.(...)기후위기가 우리 일상의 문제로 스며들 수 있도록 여성환경연대도 앞으로 계속해서 젠더관점에서 기후위기를 말하는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923기후정의행진을 홍보하며 마무리 인사를 하는 여경)
네 단체의 발표가 끝나고(아직 안끝났어요ㅋㅋ,,) 주말에 열리는 923기후정의행진을 홍보하며 마무리 인사를 전하는 여경
"이번주 토요일 923기후정의행진이 있습니다. (...)그날 또 뵐 수 있기를 바라고, 오늘 이야기 나눴던 것처럼 기후위기 앞에서 무력감이나 당혹감, 우울감 등 다양한 감정을 나누고, 작게라도 액션을 시도해보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923기후정의행진에 함께 해주시기를 광고해봅니다. 오늘 와주신 여러분에게 모두 박수를 전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니 피켓을 들고 자리에 앉아 포즈를 취한 참가자들)
함께해서 기쁜 참가자들의 단체사진을 끝으로 후기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만든 사람들
공동주최: 동물권행동 카라, 여성환경연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한국여성민우회
기획단: 사라, 지무, 인해, 현마, 여경, 해파리
기후위기 감정 창작물 작가: 수달, 노랑, 르다, 사라, 들, 유랑, 이아, 현정, 지무, 여경, 해, 아성, 행크, 해파리
당일 스태프: 보라, 바사, 모찌, 치자, 몽실, 조현정, 리오
사진: 정운
공연: 진저팝
문자통역: 황윤우
지원: 숲과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