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에 다 담기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열의+ _+!
이곳은2016민우특강 <페미니즘vs페미니즘 - 시간을 달려서>의 현장입니다.
최근 페미니즘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단지 온라인공간에서 일어났다 사그라드는 현상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일상을 바꿔내는 지속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소라넷 폐지 같은 성과에서부터 페미니즘 서적 판매 부수, 새로 생겨나는 페미니즘 모임들,
그리고 페미니즘 강좌에 대한 높은 호응으로도 그것을 알 수 있지요!
민우회는 그 어느때보다도 지금,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복잡한 해석과 치열한 논쟁을 돕는 가이드로서의 강좌,
책을 통해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생생한 페미니즘 심화 공부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취지로 탄생한 민우특강 <페미니즘vs페미니즘 - 시간을 달려서>는 지금,
뜨거운 호응 속에서 3강<재생산, 권리와 권리가 충돌할 때>까지 진행되었고요 :) 이제 마지막 4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일단,참가자 분들의 후기를 통해 1, 2강이 어땠는지까지만 먼저 공유하려 합니다:)
(3, 4강은 강좌가 끝까지 진행된 다음에 올릴 예정이에요~)

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 안녕~ 민우회라고 해:)
첫 번째 강의는4월 28일,
김현미선생님의<한국의 페미니즘과 세대 - 어떻게 접속하고, 어떻게 결별할까?>였습니다.

강의는 '페미니스트란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번 강의를 통해 민우회 신입회원이 되시기도 한^^박예지님이 블로그에 정리해주신 글을 공유할게요.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성별정형성을 '억압'으로 느끼고 탈피하고자하는 욕망이다. 왜 내가 계속 성차별을 당하고 성적대상화가 되는가? 왜 일상에서 매일 차별과 폭력을 겪으며 살아야 하는가? 이것들을 억압으로 느끼고 탈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시되고 은폐되어왔던 여성의 역할과 섹슈얼리티, 경험에 대한 관심을 갖고 성과 결합한 다양한 사회적 권력/불평등에 대한 민감성을 갖고 성찰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기 자신'에게 가해진 차별과 억압에 억울해 한다고 해서 페미니스트가 되는 건 아니다. 페미니즘에는 '감정윤리'라는 것이 있다. 이는 어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것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도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나 자신의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다른 사람의 고통에도 공감능력을 갖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여성들의 감정적 연대란 가부장적 사회에서 소수자로서 억압당하고 차별당한 울화, 분노 이런 것들의 풀이로만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결국엔 피곤함과 탈출의 욕망만을 낳는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 가부장제와 싸울 수 없다. 우리는 가부장제의 억압 때문에 구렁텅이에 빠져있는 여성이 나임과 동시에 다른 여성들임을 인식하고 함께 연대하여 빠져나오려고 노력해야 한다. 굉장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여성들과도 연대를 구축해서 함께 급진적인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아래에서부터 나오는 신념, 함께 가고자 하는 감정을 공유해야 한다."
"페미니즘에 잠깐 관심 가졌다가 곧 잊어버리거나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참조집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부장적으로 이미 권위를 갖고 있는 집단을 참조하기 때문에 페미니즘적인 가치관을 붙들고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집단은 여성인 나를 착취하고 괴롭히는 집단이다. 나를 괴롭히는 집단이 아니라 신뢰하고 믿어주는 집단과 함께 가야 한다. 자신의 인생과 페미니즘이 함께 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페미니즘의 역사에 프라이드 또한 가져야 한다."
"페미니스트인양 하는 진보남성 코멘테이터들이 "한국엔 여성주의 운동이 없다. 여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을 때,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들은 그런식으로 여성운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신의 페미니스트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이 나라에 있었던 여성주의 운동의 역사를 다 지워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남자들의 말은 전혀 참고할 필요가 없다."
"이 나라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어떻게 아젠다를 만들고 조직화해왔으며 어떤 성공과 실패를 겪었는지 알고, 그것을 참고하여 어떻게 내가 페미니즘을 내 삶과 결합시켜 변화해나가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어서 김현미 선생님은한국 페미니즘이 어떤 시간을달려왔는지:)-
1980년대 사회변혁운동의 하위구조로서의 페미니즘 운동부터, 90년대 운동의 확산과 영페미니스트의 등장,
여성혐오 시대의 개막과 폭발(...)까지 개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거의 담론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부류의 페미니즘이 자발적인 개개인의, 또는 단결된 페미니스트들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국가 페미니즘', '시장 페미니즘', '나 하나의 페미니즘'이었던 상황에서 여성혐오 담론이 만연하게 되었다는 분석을 제시해 주셨어요.
그리고 최근의 '여성혐오 시대'에 어떤 여성/페미니스트들이 분포해 있는지도 묶어서 보여주셨고요.
('고군분투형 빈곤투사'와 '디지털 기술력 부족으로 대항력 없는' 시니어 페미니스트 부분에서 다들 빵터졌다는ㅋ)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위기를 맞닥뜨리는, 생존 자체가 불명확해지는 시대에
젠더와 계급을 함께 보며 모든 이의 생존을 위한 정치경제적 기획이 포함된 운동,
서로에게 안전망을 공급하며 누구나 사회적 존중을 받는 존재로 만들어내는 페미니스트 정치가 필요함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어떤 지형에서 '페미니즘'을 만나고 실천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누구와 어떻게 소통해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한껏 자극하는,
게다가 선생님의 메쏘드연기(..!ㅎㅎ)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박예지님은 페이스북에 이런 후기를 남겨주셨어요.
정말 너무 멋진 강의였음! 가부장제는 4대에 걸쳐 가족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역사와 단절된 채 고아상태에 놓여있다는 말이 와 닿았다. 2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쉽게 와닿지 않는 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이땅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어떤 역사를 거쳐 의제를 설정하고 운동을 해 왔는지 계보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 지식과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 쇼맨쉽이 기막힌 삼박자를 이뤘던 초고퀄 강의! 역사도 모르고 스승도 없는 펨력 1(페미니스트로 활동한 기간을 뜻함. 1년이 1이다ㅋㅋ)의 상태에서 고군분투하며 정말 스스로를 고아처럼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시니어 페미니스트 분께 역사 전수 받으니 날 버렸던 어머니를 찾은 기분이랄까, 선배들이 활동했던 역사의 흐름에서 내가 어느 위치에 속하는지를 알고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어 안심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멋진 시니어 페미니스트들이 많은 것 같다. 김현미쌤 펨력 짱짱♥♥ 이런 강의 저렴하게 기획한 민우회도 짱♥b 이런 강의 들을때마다 어렵게 모인 사람들이 어떤 커넥션도 갖지 못하고 그냥 헤어지는 게 아쉬웠는데 오늘은 뒤풀이까지 준비해서 정말 정말 좋았다. 바로 민우회 회원가입함.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페미니즘 강의를 들으면 힘이 난다v_v
(민우회도 힘이 나요:D)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시간!
2강은김주희선생님의<성매매, 분노의 방향감각 - 한국 성매매 논쟁사와 페미니즘 운동>이었습니다.

김주희 선생님께서 얘기해주셨듯이 한국에서 성매매는 영화 산업보다 훨씬 큰 돈이 오가는 산업으로서 '버젓이' 자리잡고 있지요.
우리는 그 '평범한' 현장의 구체상에 분노하지만, 성매매를 '어떻게' 문제시할 것인가는 단순치 않습니다.
김주희 선생님은 좀더 멀리에서, 한국의 페미니즘이 성매매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왔는지를 정리하고
성매매에 대해 분석하거나 싸울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을 강조해주셨습니다.

민우회의멋진 회원:)이나님이 2강을 듣고 적어주신 후기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에 다른 곳에서 열렸던 김주희 선생님의 강의를 아쉽게 놓친 뒤로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듣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찰나, 민우특강 소식을 접하고 빛의 속도로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페미니즘 강의는 없던 능력을 갑자기 발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봐요. 초집중모드로 선생님의 강의를 들어보니 새로운 관점에서 성매매를 이해할 수 있는 ‘방향감각’이 조금은 길러진 기분이었습니다.
강의는 반성매매 운동을 중심으로 한 페미니즘 진영이 성매매 논쟁에 개입하게 되기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반성매매 운동의 기원을 설명하신 뒤, 한국에서의 성매매 근절주의 운동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져 왔는지 일제 강점기, 미군정기, 한국 전쟁기, 박정희 정권기, 87년 체제 이후로 나누어 분석해주셨는데요. 지배집단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와 관리를 행해왔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압축적으로 요약,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성매매 논쟁사의 큰 핵심은 어떤 ‘사건’들을 계기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제도화, 법제화가 이루어지며 페미니스트들의 개입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경제적 요인‘ 이라는 키워드를 기준으로 두 개의 여성주의적 입장의 경합이 발생합니다. 성노동 진영에서는 성매매가 소득을 창출할 권리라고 주장하고, 반성매매 진영에서는 성매매를 통해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성매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입장은 성산업에 종사하는 개별 행위자들이 전체 경제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습니다. 따라서 선생님께서는 기존의 분석에 대한 재구성을 통해 이러한 소득 혹은 부채가 만들어지는 역동에 주목함으로써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이 성매매 여성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닌 여성 전반에 대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논의를 확장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새로운 반성매매 운동의 가능성을 ‘J의 부채 그래프’를 통해 확인해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한국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부채 그래프를 쉴 틈 없이 빠른 속도로 분석함과 동시에 ‘J 언니’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를 생생하고 흥미롭게 전달해 주셨습니다. 여성 간의 교환 가능성이 유지되는 방식으로 부채가 ‘조절’되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며 이는 단순히 여성이 착취당한다는 주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이러한 관점을 통해 여성이 누구의 이윤을 위해 상품이 되어 성매매 산업으로 포섭되는지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작동 방식을 규명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강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강의가 끝난 뒤 본격 뒤풀이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강연장에 삼삼오오 모여서 오늘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어요. 저는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했는데요. 다양한 페미니스트들을 만나고 의견과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기도 했구요.
늘 그렇듯 강의가 끝난 뒤에는 항상 또 다른 질문들과 고민들이 떠오르기 마련이에요. 기존에 갖고 있었던 의문이 사라지는 동시에 더 많은 질문과 고민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스스로를 괴롭히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 앞으로 이어질 민우특강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음 주 4강에서도 또 만나요:D)
J의 부채그래프를 통한 생생한 사례로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보다 큰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앞으로 뻗어갈 분노의 방향을 새로이 가늠해보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
-
강의를 듣고 바로 뿔뿔이 흩어지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에요.
같은 강의를 들었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거나 느낀(또는 꽂힌) 부분들이 있고,
어떻게 들었는지 서로 대화하는 속에서 생각은 더 구체화되고, 풍부해지니까요!
게다가 평일 저녁시간 페미니즘 강의를 듣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 귀한 기회에,
그저 각자의 자리에 홀로 앉아 강의를 듣고 가기보다는 얼굴을 맞댄 교류로 이어진다면 훨씬 더 뜻깊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뭔가 이야기를 더 나눠보고 싶어도, 장소를 옮겨서 하는 뒷풀이까지 하기엔 시간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계시지요.
그래서, 이나님이 후기에 적어주신 것처럼 <시간을 달려서>에서는 매번 강의가 끝난 직후 강의 장소에서 바로
자유롭게 모둠별로 남아30분_맨정신_1차 뒷풀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강 끝나고서는 조별로 이면지 나눠드리는 것을 깜박하여ㅠㅠ 어떤 얘기 나눴는지 발표해주신 내용을 사진에 못 담았다는ㅠ.
교육장 폐관시간의 임박 때문에 언제나 이야기들을 더 이어 토론하지 못함이 정말 아쉬워요ㅠ..
다음 번에 또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그땐 꼭 미리 강의 시작시간을 앞당기거나 대관시간을 늘리도록 할 예정입니다:)

<시간을 달려서> 강의를 통해민우회 회원이 되어주신 분들께는
무려'민우회 보틀 무료 증정'이라는빅찬쓰!지금도 진행 중!
이번에 민우회 신입회원이 되신 분들, 반갑습니다.^^ 조만간 민우회에서 다시 만나요!
1,2강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금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 5월 17일에 있을 마지막 강의<섹슈얼리티 정치: 퇴행의 시대에 성을 사유하기>도 기대가 됩니다! 'ㅁ'
민우특강 <페미니즘VS페미니즘 - 시간을 달려서> 3, 4강 후기도 커밍쑨!
사진에 다 담기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열의+ _+!
이곳은2016민우특강 <페미니즘vs페미니즘 - 시간을 달려서>의 현장입니다.
최근 페미니즘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단지 온라인공간에서 일어났다 사그라드는 현상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일상을 바꿔내는 지속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소라넷 폐지 같은 성과에서부터 페미니즘 서적 판매 부수, 새로 생겨나는 페미니즘 모임들,
그리고 페미니즘 강좌에 대한 높은 호응으로도 그것을 알 수 있지요!
민우회는 그 어느때보다도 지금,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복잡한 해석과 치열한 논쟁을 돕는 가이드로서의 강좌,
책을 통해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생생한 페미니즘 심화 공부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취지로 탄생한 민우특강 <페미니즘vs페미니즘 - 시간을 달려서>는 지금,
뜨거운 호응 속에서 3강<재생산, 권리와 권리가 충돌할 때>까지 진행되었고요 :) 이제 마지막 4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일단,참가자 분들의 후기를 통해 1, 2강이 어땠는지까지만 먼저 공유하려 합니다:)
(3, 4강은 강좌가 끝까지 진행된 다음에 올릴 예정이에요~)
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 안녕~ 민우회라고 해:)
첫 번째 강의는4월 28일,
김현미선생님의<한국의 페미니즘과 세대 - 어떻게 접속하고, 어떻게 결별할까?>였습니다.
강의는 '페미니스트란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번 강의를 통해 민우회 신입회원이 되시기도 한^^박예지님이 블로그에 정리해주신 글을 공유할게요.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성별정형성을 '억압'으로 느끼고 탈피하고자하는 욕망이다. 왜 내가 계속 성차별을 당하고 성적대상화가 되는가? 왜 일상에서 매일 차별과 폭력을 겪으며 살아야 하는가? 이것들을 억압으로 느끼고 탈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시되고 은폐되어왔던 여성의 역할과 섹슈얼리티, 경험에 대한 관심을 갖고 성과 결합한 다양한 사회적 권력/불평등에 대한 민감성을 갖고 성찰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기 자신'에게 가해진 차별과 억압에 억울해 한다고 해서 페미니스트가 되는 건 아니다. 페미니즘에는 '감정윤리'라는 것이 있다. 이는 어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것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도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나 자신의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다른 사람의 고통에도 공감능력을 갖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여성들의 감정적 연대란 가부장적 사회에서 소수자로서 억압당하고 차별당한 울화, 분노 이런 것들의 풀이로만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결국엔 피곤함과 탈출의 욕망만을 낳는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 가부장제와 싸울 수 없다. 우리는 가부장제의 억압 때문에 구렁텅이에 빠져있는 여성이 나임과 동시에 다른 여성들임을 인식하고 함께 연대하여 빠져나오려고 노력해야 한다. 굉장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여성들과도 연대를 구축해서 함께 급진적인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아래에서부터 나오는 신념, 함께 가고자 하는 감정을 공유해야 한다."
"페미니즘에 잠깐 관심 가졌다가 곧 잊어버리거나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참조집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부장적으로 이미 권위를 갖고 있는 집단을 참조하기 때문에 페미니즘적인 가치관을 붙들고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집단은 여성인 나를 착취하고 괴롭히는 집단이다. 나를 괴롭히는 집단이 아니라 신뢰하고 믿어주는 집단과 함께 가야 한다. 자신의 인생과 페미니즘이 함께 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페미니즘의 역사에 프라이드 또한 가져야 한다."
"페미니스트인양 하는 진보남성 코멘테이터들이 "한국엔 여성주의 운동이 없다. 여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을 때,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들은 그런식으로 여성운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신의 페미니스트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이 나라에 있었던 여성주의 운동의 역사를 다 지워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남자들의 말은 전혀 참고할 필요가 없다."
"이 나라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어떻게 아젠다를 만들고 조직화해왔으며 어떤 성공과 실패를 겪었는지 알고, 그것을 참고하여 어떻게 내가 페미니즘을 내 삶과 결합시켜 변화해나가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어서 김현미 선생님은한국 페미니즘이 어떤 시간을달려왔는지:)-
1980년대 사회변혁운동의 하위구조로서의 페미니즘 운동부터, 90년대 운동의 확산과 영페미니스트의 등장,
여성혐오 시대의 개막과 폭발(...)까지 개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거의 담론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부류의 페미니즘이 자발적인 개개인의, 또는 단결된 페미니스트들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국가 페미니즘', '시장 페미니즘', '나 하나의 페미니즘'이었던 상황에서 여성혐오 담론이 만연하게 되었다는 분석을 제시해 주셨어요.
그리고 최근의 '여성혐오 시대'에 어떤 여성/페미니스트들이 분포해 있는지도 묶어서 보여주셨고요.
('고군분투형 빈곤투사'와 '디지털 기술력 부족으로 대항력 없는' 시니어 페미니스트 부분에서 다들 빵터졌다는ㅋ)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위기를 맞닥뜨리는, 생존 자체가 불명확해지는 시대에
젠더와 계급을 함께 보며 모든 이의 생존을 위한 정치경제적 기획이 포함된 운동,
서로에게 안전망을 공급하며 누구나 사회적 존중을 받는 존재로 만들어내는 페미니스트 정치가 필요함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어떤 지형에서 '페미니즘'을 만나고 실천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누구와 어떻게 소통해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한껏 자극하는,
게다가 선생님의 메쏘드연기(..!ㅎㅎ)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박예지님은 페이스북에 이런 후기를 남겨주셨어요.
정말 너무 멋진 강의였음! 가부장제는 4대에 걸쳐 가족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역사와 단절된 채 고아상태에 놓여있다는 말이 와 닿았다. 2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쉽게 와닿지 않는 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이땅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어떤 역사를 거쳐 의제를 설정하고 운동을 해 왔는지 계보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 지식과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 쇼맨쉽이 기막힌 삼박자를 이뤘던 초고퀄 강의! 역사도 모르고 스승도 없는 펨력 1(페미니스트로 활동한 기간을 뜻함. 1년이 1이다ㅋㅋ)의 상태에서 고군분투하며 정말 스스로를 고아처럼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시니어 페미니스트 분께 역사 전수 받으니 날 버렸던 어머니를 찾은 기분이랄까, 선배들이 활동했던 역사의 흐름에서 내가 어느 위치에 속하는지를 알고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어 안심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멋진 시니어 페미니스트들이 많은 것 같다. 김현미쌤 펨력 짱짱♥♥ 이런 강의 저렴하게 기획한 민우회도 짱♥b 이런 강의 들을때마다 어렵게 모인 사람들이 어떤 커넥션도 갖지 못하고 그냥 헤어지는 게 아쉬웠는데 오늘은 뒤풀이까지 준비해서 정말 정말 좋았다. 바로 민우회 회원가입함.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페미니즘 강의를 들으면 힘이 난다v_v
(민우회도 힘이 나요:D)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시간!
2강은김주희선생님의<성매매, 분노의 방향감각 - 한국 성매매 논쟁사와 페미니즘 운동>이었습니다.
김주희 선생님께서 얘기해주셨듯이 한국에서 성매매는 영화 산업보다 훨씬 큰 돈이 오가는 산업으로서 '버젓이' 자리잡고 있지요.
우리는 그 '평범한' 현장의 구체상에 분노하지만, 성매매를 '어떻게' 문제시할 것인가는 단순치 않습니다.
김주희 선생님은 좀더 멀리에서, 한국의 페미니즘이 성매매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왔는지를 정리하고
성매매에 대해 분석하거나 싸울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을 강조해주셨습니다.
민우회의멋진 회원:)이나님이 2강을 듣고 적어주신 후기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에 다른 곳에서 열렸던 김주희 선생님의 강의를 아쉽게 놓친 뒤로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듣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찰나, 민우특강 소식을 접하고 빛의 속도로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페미니즘 강의는 없던 능력을 갑자기 발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봐요. 초집중모드로 선생님의 강의를 들어보니 새로운 관점에서 성매매를 이해할 수 있는 ‘방향감각’이 조금은 길러진 기분이었습니다.
강의는 반성매매 운동을 중심으로 한 페미니즘 진영이 성매매 논쟁에 개입하게 되기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반성매매 운동의 기원을 설명하신 뒤, 한국에서의 성매매 근절주의 운동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져 왔는지 일제 강점기, 미군정기, 한국 전쟁기, 박정희 정권기, 87년 체제 이후로 나누어 분석해주셨는데요. 지배집단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와 관리를 행해왔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압축적으로 요약,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성매매 논쟁사의 큰 핵심은 어떤 ‘사건’들을 계기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제도화, 법제화가 이루어지며 페미니스트들의 개입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경제적 요인‘ 이라는 키워드를 기준으로 두 개의 여성주의적 입장의 경합이 발생합니다. 성노동 진영에서는 성매매가 소득을 창출할 권리라고 주장하고, 반성매매 진영에서는 성매매를 통해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성매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입장은 성산업에 종사하는 개별 행위자들이 전체 경제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습니다. 따라서 선생님께서는 기존의 분석에 대한 재구성을 통해 이러한 소득 혹은 부채가 만들어지는 역동에 주목함으로써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이 성매매 여성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닌 여성 전반에 대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논의를 확장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새로운 반성매매 운동의 가능성을 ‘J의 부채 그래프’를 통해 확인해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한국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부채 그래프를 쉴 틈 없이 빠른 속도로 분석함과 동시에 ‘J 언니’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를 생생하고 흥미롭게 전달해 주셨습니다. 여성 간의 교환 가능성이 유지되는 방식으로 부채가 ‘조절’되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며 이는 단순히 여성이 착취당한다는 주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이러한 관점을 통해 여성이 누구의 이윤을 위해 상품이 되어 성매매 산업으로 포섭되는지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작동 방식을 규명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강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강의가 끝난 뒤 본격 뒤풀이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강연장에 삼삼오오 모여서 오늘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어요. 저는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했는데요. 다양한 페미니스트들을 만나고 의견과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기도 했구요.
늘 그렇듯 강의가 끝난 뒤에는 항상 또 다른 질문들과 고민들이 떠오르기 마련이에요. 기존에 갖고 있었던 의문이 사라지는 동시에 더 많은 질문과 고민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스스로를 괴롭히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 앞으로 이어질 민우특강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음 주 4강에서도 또 만나요:D)
J의 부채그래프를 통한 생생한 사례로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보다 큰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앞으로 뻗어갈 분노의 방향을 새로이 가늠해보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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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듣고 바로 뿔뿔이 흩어지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에요.
같은 강의를 들었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거나 느낀(또는 꽂힌) 부분들이 있고,
어떻게 들었는지 서로 대화하는 속에서 생각은 더 구체화되고, 풍부해지니까요!
게다가 평일 저녁시간 페미니즘 강의를 듣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 귀한 기회에,
그저 각자의 자리에 홀로 앉아 강의를 듣고 가기보다는 얼굴을 맞댄 교류로 이어진다면 훨씬 더 뜻깊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뭔가 이야기를 더 나눠보고 싶어도, 장소를 옮겨서 하는 뒷풀이까지 하기엔 시간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계시지요.
그래서, 이나님이 후기에 적어주신 것처럼 <시간을 달려서>에서는 매번 강의가 끝난 직후 강의 장소에서 바로
자유롭게 모둠별로 남아30분_맨정신_1차 뒷풀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강 끝나고서는 조별로 이면지 나눠드리는 것을 깜박하여ㅠㅠ 어떤 얘기 나눴는지 발표해주신 내용을 사진에 못 담았다는ㅠ.
교육장 폐관시간의 임박 때문에 언제나 이야기들을 더 이어 토론하지 못함이 정말 아쉬워요ㅠ..
다음 번에 또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그땐 꼭 미리 강의 시작시간을 앞당기거나 대관시간을 늘리도록 할 예정입니다:)
<시간을 달려서> 강의를 통해민우회 회원이 되어주신 분들께는
무려'민우회 보틀 무료 증정'이라는빅찬쓰!지금도 진행 중!
이번에 민우회 신입회원이 되신 분들, 반갑습니다.^^ 조만간 민우회에서 다시 만나요!
1,2강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금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 5월 17일에 있을 마지막 강의<섹슈얼리티 정치: 퇴행의 시대에 성을 사유하기>도 기대가 됩니다! 'ㅁ'
민우특강 <페미니즘VS페미니즘 - 시간을 달려서> 3, 4강 후기도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