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남성들이 모여, 임신중절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2010-07-25
조회수 5875

 

 

 

7월 7일 7시, 7명의 민우회 남성 회원들이 모였습니다.

 

 

지난 5월 민우회는 여성들의 임신 중절 경험을 들었고
이 문제는 여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성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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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모인 남성들은 다양한 심경을 털어놓았는데요.

파트너의 임신 가능성 때문에 산부인과에 동행했던 기억들을 얘기하기도 했고,
자신 혹은 주변의 임신중절 경험에 대한 기억들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남성들이 느끼는 책임감과 불안감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파트너와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피임경험과 정관수술에 대해서도 얘기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남성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감정을 나누었습니다.

 

 

특별히 결론(?)을 내놓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남성들이 모여서 임신중절에 대해 얘기하는 가운데 활동의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임신중절 관련 민우회의 활동,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여성들의 경험을 직면한 남성들,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래를 보세요!

 

 

(글이 꽤 빽빽합니다. 좀 더 편안하게 보시려면 민우회 블로그를 통해 읽으세요!

http://womenlink1987.tistory.com/89 )

 

 

 

 

 

 

 

 


‘남자들끼리’ 얘기하는 것도...

‘이런 얘기’ 하는 것도...

 

 

 

“읽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자리에서 아직 서로 다 얘긴 안 해봤지만, 직접 경험이 있는 분이 있을까 싶을 생각이 들 정도로 얘기하기 힘들잖아. 내가 아는 친구 중에 한 명 (경험)있는 친구가 있는데, (좀 물어보고 싶어서) 여기 오기 전까지도 갈등했는데 전화를 못해봤다. 얘기를 못 꺼내겠더라.경험있는 남성 자체가 나오는 게 부담스러울 것 같다. 일단 나오면 성토 받을 것 같으니까.정말 올바르게 대처하는 상황이 뭘까. 잘 모르겠다. 임신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그런 상황이 됐을 때 대체 어떻게 해야지 옳은 건가. 내가 책임질 테니까 어떻게든 낳자고 해야 하는지. 대답을 하는 방식이, 뉘앙스도.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받기 쉽잖아. 그 상황에서 정답이 뭔가를 잘 모르겠다. 감정에 대한 솔직함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행동하면 옳은 건가에 대해서, 그런 얘기할 장소가 없었고. 뭘 해도 꺼림칙할 것 같고. 지나고 나면 후회로 남을 것 같고. 그 때 난 이렇게 했다고 당당히 말하긴 힘든 주제인 것 같고. 진짜 어떻게 해야 할 지 참....”

 

 

“나는.. 참 오기가 싫더라. (왜 그럴까) 오면서 생각을 해 봤는데 일단 주제 자체가 너무 무겁고. 돌이켜 생각을 해 보니까이 테마에 대해서 살면서 저는 남자들하고 한 번도 얘기 해 본 적이 없다.내가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 물론 1차적으로는 당사자끼리 얘기하지만, 고민을 털어놓을 대상을 찾게 되는데. 그때도 그 대상이 남성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까운 여자인 친구라던가. 익히 내가 알고 있는 그런 경험을 가진 여성인 친구라던가. 남자들하고 이 얘기를 해보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무슨 얘길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발걸음이 좀 무거웠었다."

 

 

"이 인터뷰 상황들이 나한테는 너무 확 오는 거더라. 같이 산부인과를 갔던 경험. 거기서 느꼈던.. 당사자의 모멸감이라던가, 나의 난감함이라던가. 아니면 그 상황이 벌어졌을 때 파트너의 태도에 대해서 분노한다거나 납득이 안 간다거나 이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가체험이 되더라. 예를 들어저 같은 경우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너무 어리고 무지해서 몰랐던 적이 있고.그런 상황들을 좀 냉철하게 얘기할 수 있는 여건이 됐을 때는 그 때도 이 사람하고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고.. 둘이 인제 결론은 똑같이 내렸는데. 이 사람한테 어떤 태도를 보여야 될까.. 어떤 얘길 해줘야 될까.. 이 사람의 반응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런 거에 대해선 답이 안 나오더라.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고. 아까 공감했던 게 뭐냐면. (수술 경험이) 몇 살 때 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사실 저도 그렇다. 포장해 보고 지워보려고 노력했었고. 이걸 넘고 가야 뭘..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그런 관계 속에서 극복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고.. 편하지 않다. 묻어 두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걸 계속 끄집어 내고 그걸 바탕으로 얘길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오면 그런 얘기들을 하게 되겠지란 생각 때문에 발걸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

 

 

“남자들끼리 모이자고 얘기했을 때. 남자들이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다. 이거에 대해 얘기해 본 적이 별로 없다. 남자들끼리 얘길 하면 주로 뭐 성경험을 해봤는가 안 해봤는가. 요즘 만나는 애랑 어디까지 가 봤냐. 자봤냐. 군대있을 때 친한 후임 있었다. 걔가 저한테 물어본 게 있었다. 자기 고향에 사귀는 듯 마는 듯한 그런 여자가 있는데 걔가 임신한 것 같아서 좀 당황스럽단 얘길 저한테 꺼냈다. 그래서 내가 넌 피임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특별히 안 한단다. 질외사정을 하거나. 그래서 내가 성교육을 했지만 그다지 받아들이진 않더라. 여튼 휴가를 앞당기든지 해서 니가 가서 뭘 해야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되게 쿨하게.. 자기가 다시 연락해 보니 이미 알아서 다 했더라고 얘기하길래 내가 뭐 어떻게 할 게 없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남자들끼리는 참 얘기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남자들은 답을 구하는 대화를 안 하지 않나. (경험있는) 친구가 그때 꺼냈던 얘기도 사실 상황(수술)이 끝난 다음에. 얘기 주제는 그거였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여자친구랑 지내기 너무 어렵다는 얘기였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고, 뭘 해도 화난 것 같이 보이니. 어떻게 해야 되냐 이런 얘기.”

 

 

 


파트너와 대화하기. 그 자체의 어려움...

 

 

“나 같은 경우는 (파트너가) 임신중절 했던 경험은 없어. 예전에 만났던 친구는.. 관계를 갖고 나서 임신하면 어떡할거냐란 얘길 나한테 물어봤어. 나는 그 때 안하게 해야지라고 답했어. 나는 수술을 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수술을 하게되는 상황이 오는게 참 좋지 않다.. 서로 마음이 아플 거고, 되게 힘들것 같다는 생각.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서.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때 여자친구 얘기는 지울거라고 얘기하는거야. 당연하게.난 그 상황에서 아무 말도 못했어.

 

 

“어느 날 친구가 생리가 없다고 얘길 하는 거다.그런데 말하고 나서 더이상 얘기를 하려고 시도를 안 하는 거지 그 친구도. 나도 겁이 났고.나도 시도하지 못했고 그 친구도 더이상 뭔가 얘기하려고 시도를 안 하는 거다. 며칠 뒤에 생리했어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원래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었구.”

 

 

“답답한 것은, 나는 남성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 뭔가 더 얘기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고 더 아파하고 싶었는데.. 지난 경험에서 그 사람들은 나한테 감정표현이 전혀 없었다. 나는 되게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그걸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내가 중절을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내 몸이 아픈게 아니기 때문에 내 마음이 아픈 것조차 표현할 수 없는 상황... 중절을 해야 할 상황이 분명하면, 내가 마음이 아프다는 걸 표현하는 그 자체가 더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갖게 되고. 뭔가 더 얘기 하는 것이 관계를 망가뜨리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고.”

 

 

“예전 경험 같은 경우에는.전혀 얘기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내 감정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러운.여기 (인터뷰 사례에) 나온 남성들의 경우 우리가 편하게 욕할 수 있기도 하지만. 서로 같이 얘기할 수 없는, 그렇게 되어있는 게 되게 답답한 거지.”

 

 

 


남성인 나는 무엇을,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

 

 

“내가 예전부터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게 내가 수술하는 게 아니잖아. 내가 아니야. 내가 피임을 실수했거나 둘 다 실수하지 않았지만, 둘 다 피임을 했지만 그래도 임신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만 결국 중절수술을 하는 건 당사자기 때문에. 예를 들어 상대방은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아. 근데 나는 우리 결혼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갖더라도 내가 요구할 수 없는 거지. 낳았으면 좋겠다고..남성의 문제가 되기 굉장히 힘든 지점이 있는 것 같다.

 

 

당사자가 아니기도 하니까 어느 정도까지 개입하는게 고민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파트너가, 걱정을 하는 거죠. 제가 봤을 때는 좀 빨리 걱정을 하는 거다. 기간이 아직 괜찮은 기간인데 벌써부터 생리일을 걱정하는거다. 생리가 남았는데 안 나오면 어떡하지 걱정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저는 같이 걱정이 되는데 어떡할 수가 없는 거죠. 아직 아니잖아 굳이 걱정하고 그러냐라고 얘기하면 제가 나쁜 놈 같고. 그렇다고 같이 걱정하기에는 그만큼 이입이 안 되는 거죠. 왜냐하면 당사자가 아니기도 하고. 걱정하는 그 분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걱정하는 그분만큼 힘들다..”

 

 

우리가 관계를 맺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한 생각 없이. 내가 어디까지 해야 되는 건지.”

 

 

“임신이나 낙태같이 민감한 사안에서는 하루하루 생각이 다르잖아요. 그때그때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일단은 임신 사실에 대해서는 여성이 먼저 알지 않나. 여자들 같은 경우는 자신이 선택해서 그 임신 사실을 얘기했을 때 남자한테 나오는 첫 마디가 뇌리에 박힐 것 같다. 그 뒤 어떻게 풀어내든 간에.첫 마디에 어떻게 반응할 지가 매우 중요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이 든다.그렇다고 해서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내가 원하는 바를 얘기하는 게 시작일 수도 있겠지만 파급 효과가 두렵기도 하고.”

 

 

“한 번은 그 친구가 하혈을 했다는 말을 했다. 나는 그게 처음 그 단어의 뜻을 몰랐다. 그게 무슨 말일까. 잘 모르겠어서 대답을 못했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자궁이 좀 안 좋았나 생리가 불규칙한건가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적절히 대처를 못한 거죠.당황해 하고 망설이고 있으니까 그 친구가 왜 그러고 있냐고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지 않냐고 왜 머뭇거리냐고 얘길해서 내가 더 당황했다.그래서 곤란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 대해서 제가 뭔가 얘기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황당해 했다..어떻게든 얘기를 듣기 원하는 구나.”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적 있다.”

 

 

 


남성들도 불안하다.

 

 

막연한 공포가 있으니까.계속 공포인데, 생리 때 한번씩 공포가 한 마디가 지어지는 거다. 이제까진 괜찮았구나.. 또 막 긴장하다가 또 생리 하면 살짝 풀어지고. 그런 반복된 스트레스가 있잖아요. 실제로 그런 임신 상황이 되기 전에는 구체적으로 얘기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몇 번 얘기해 보려고 시도는 했는데 구체적으로 상상이 잘 안 되기도 하고. 몇 마디 하다 보면. 임신하면 어떡할래? 낳아야 될까.. 몇 마디 하다가 끝나고 피상적으로. 얘기 잘 안 되고. 그냥 상상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기도 좀 그렇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니까 평소에 그런 얘길 하면 좋은데 노력해도 잘 안 되더라. 만약 임신했을 때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리 예전에 그런 상황 전에 얘기할 만큼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참 힘들고. 저도 산부인과 가 본 경험은 없어서 잘 공감이 안 되지만 항상 두려움은 있잖아요. 생리할 때마다 두려움이 쉬어가는 그런 느낌.”

 

 

“여성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불안감이 있고.남자도 불안스러운 부분이 크게 있다는 데 공감이 가고.”

 

 

“나는 (내가 낙태할까봐) 불안해진 거는 여성주의 알고부터 그랬던 것 같아. 내가 그냥 보통의 남자라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면 내가 그런 걸 불안해할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하거든. 그러니까 그냥 지우면 되지 라고 생각 하고. 뭐 나 할 꺼 다했는데 내가 뭘. 지가 알아서 해야지 생각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내가 알아야 할 것을 알고 올바른 것을 알고 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성주의)그게 옛날에는 제약처럼 느껴져서 불편했는데 지금은 그 불안함이라는 것 자체가 맞는 것 같아.완벽한 피임법이 없으니 당연히 내 파트너가 생리가 있기 전까지 임신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불안한 마음이 당연한 것 같고. 지금은.

 

 

“불안한 이유가 좀 다를 것 같아. 남자랑 여자랑.저 같은 경우에는 책임감 때문에 불안했던 것 같아요. 내가 책임져야 할 상황이 오니까.그 이후에 애를 낳든 결혼을 하든 낙태를 하든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거. 이전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일이 생기는 거 자체요. 결혼하면 에피소드처럼 얘기하기도 하고 미화되기도 하고 지나가기도 하는데 결혼을 만약 못한다거나 책임지지 못하면 이별하면 끝나는 공식이 있으니까.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임신을 하면 얘랑 계속 만나야 하나? 이 사람이랑 계속 가야 하나? 이 걱정이 첫 번째고 내가 만약 도망치지 않을까. 그런 책임감 때문에 불안했던 것 같아요. 여자들은 어떤 부분이 불안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좋고 행복한데 언제든 헤어질 수 있잖아요. 임신을 하게 되면 책임져야 하니까 구속 받는 거에 대한 두려움? 어쨌든 지금 상황과는 임신을 하게 되면 낙태를 하든 결혼을 하면 바뀔 테니까 그거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관계 자체가 바뀔 꺼라는거. 제 친구도 상담해보니까 그(낙태) 이후에 관계가 급속도로 바뀌더라구요.”

 

 

 


확실한 피임법을 찾아서.

 

 

몇 달 전에 정관수술 하러 갔어. 그런데 의사가 안 해줬어.결혼도 안했는데 왜 하려고 하냐. 정관을 복원하는 데는 수술비 열 배가 들어가고 복원해도 임신가능성이 높지 않아서 시험관 아이 하거나 수십 배 돈이 든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자기 신념에 의해 자기 못해준다 그런 얘기를 듣고 기분이 더러워져서 돌아온 경험이 있어요. 두 가지 피임법을 동시에 써야겠다, 동시에 쓰는 게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성들 스스로 할 수 있는 피임이란 게 피임약을 꾸준히 먹든가 패치를 하던가 페서리 넣는건데 그것을 쓰는게 얘기하기 어렵기도 하고 좀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거야. 그래서 정관수술을 받고 콘돔을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그 의사 앞에서 초라한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들면서 돌아오면서.. 이미 쌍둥이가 있다고 뻥을 쳐야 하나 싶었다. 근데 막상 모르겠다. 뻥까지 치면서 받아야 하나?”

 

 

“대부분 정관수술은 40대나 결혼한 사람이 받으니까. 저 작년에 받았다. 피임법이고 나는 데이터만 찾아서 별 수술이 아닌걸 알아서 갔는데. 가서 이 의사는 내가 당연히 결혼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버린거다. 간단한 수술이니까 누워서 있는데 애가 몇이세요 물었다. 애도 없고 결혼도 안했다고 하니까 정말 뜨악해하면서 난감해하면서 못해줄 근거는 없는데. 이 의사는 자기로서는 너무나 특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경우인거야. 부모 동의는 받았냐? 그러고 만날 사람 있냐? 결혼할 사람이냐고 물어 보는거야. 그 사람은 난감해하고 나는 불쾌하고. 어쨌든 결국 했어요. 그리고 각서 비슷하게 썼다. 이 의사는 그런 경우가 없어서 이후 이의제기를 안한다는 각서를 쓴거다. 복원수술을 하면 나중에 임신 원해서 해도 경우에 따라서 임신이 아예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각서를 쓰고. 근데 꼭 피임목적이기도 한데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약을 귀찮게 서로 신경 쓰고 파트너가 약을 먹어야 하니까. 그렇지도 않고굉장히 완벽하게 임신의 공포에서 해방되었구나 생각이 들더라.

 

 

 


공감, 소통,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저는 (낙태)는 여성주의랑 무관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여성주의를 어떻게 접했는지와 거기에 어떤 수혜를 받았는지와 거기에 대해 어떤 예측을 하는지와 무관하게, 경험을 가진 사람은 가진 사람대로. 그걸 넘어서는 영역이기 때문에 어떤 언어로 풀어야 하는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례에서) 공통적으로감정적인 측면에서 여성들이 요구하는 부분이 있는데 남성들이 못 채우는 부분이 있다고 나오기 때문에 정답은 없지만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거든요.

 

 

낙태까지 안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제가 했던 말이나 그런 게 엄청 상처로 남는 것 같아요. 감정적인 측면에서의 훈련? 이런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감정이 달라서 어떤 순간에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상황이 다른데. 근데 그런 것 다 떠나서 그 사람을 아껴줘야지, 아플 꺼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남자들한테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가 치루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든요. 난생 수술 처음 받아봤는데 하의를 다 벗고 상의도 다 벗고 환자복을 거꾸로 입히더라구요. 그리고 이불 같은거 하나 덮고 바퀴달린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누워서 수술 받기를 기다리는데 죽도록 무서웠어요. 아무 것도 아닌 치루수술이라고 하지만. 그래서 전신마취하실래요? 그러기에 절대 안한다고. 국소마취하고 그랬는데 아 이게 그래 낙태 시술 할 때의 공포가 이런 공포랑 다르지 않겠다. 사실 더 하겠죠. 나는 이 수술하면 몸이 좋아지는데 낙태는 몸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나빠지는 거고 자의가 아닐 수도 있고. 그래서 정말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남성이라 낙태시술 이런거 생각하면 책임의 문제, 관계의 문제 먼저 생각이 드는데 훨씬 더 치루 수술을 받아보니 이건 정말 육체적 공포에 가까운 것 같고. 그런 공포를 몰라줘도 섭섭한 게 아닐까.”

 

 

 

 

남성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한 소감?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는데 조합해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얘기가 전혀 아니겠지만 이런 얘기를 예를 들어 여자들로 모였으면 우리가 능히 예측 가능한 말들을 했을 거고 굉장히 활발했을 것 같아요. 그 안에서 감정의 해소가 일어나든 서로 공유하는 지점도 생기고. 근데 우리는 비슷한 공포와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공유되는건 별로 없잖아요.”

 

 

“왠지 몸으로 공감이 안 오고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 계속 1시간 넘게 저는 그런 경험을 했거든요. 참 (자기경험을 털어놓는)그런 것들을 안해봤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자기 경험을 풀어내는 경우가 없었구나, 이런 훈련을 전혀 못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 모이는 것에 대해서 상담을 받고 싶거나 쏟아내고 싶어서 온 사람은 없는 것 같고 민우회에서 어떤 얘기를 해야 하는 의무감 때문에 온 것 같기도 해요.(좌중웃음) 여자들끼리 모이면 치유되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들은 그런 준비도 안된 것 같고 그래서 마음이 더 무겁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기대가 충족이 안 된 것 같기도 한데 모아놓고 나니까 할 얘기가 이렇게 없구나. 그래서 어떤 태도와 어떤 언어를 가질래 하는 얘기를 하는 것도.. 정교한 대안이 나오기 어렵긴 한데 그래도 나는 어떤 정교하든 아니든 매뉴얼화 되는 건 아닌 것 같고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태도나, 내 몸이 아니기 때문에 가져야 할 태도나 그거와 관련된 여러 가지 연관고리 있잖아요.임신이나 출산부터 시작해서 결혼, 가족에 대한 태도들이 그 상황(낙태)이 반영이 되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그것부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남성을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민우회가 남성들에게)니네끼리 해라 했는데 이렇게 안되면 우리가(민우회) 해주겠다고 하면 좋지만(웃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