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회 여성노동팀은 올해 여성노동 이슈를 좀 더 친숙하게 알리고자 대중강연을 기획했습니다. 올해 2월 25일, 37년 만에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에 복직한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모셨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21살 용접공으로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후 노조활동을 이유로 부당해고되었고, 오랜 시간 복직 투쟁을 하며 노동운동의 현장마다 함께 해온 노동운동가입니다.
부산에 계시다는 물리적 거리와 여전히 현장에서 분주하게 활동하시기에 섭외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현 정권의 정책들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페미니스트들을 위해 기획한 강의라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강의를 수락해 주셨어요.
- 사진 설명. 일찍 도착해서 신청내역을 체크 중인 참여자들
5월 26일 저녁! 서울여성플라자 회의실은 일찌감치 도착한 참가자들로 북적였습니다.
- 사진 설명. 강의를 기다리고 있는 참여자들
김진숙 선생님 강의는 재미있고 감동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씀해 주셨는데요, 소문대로 10대 때부터 보세공장, 시내버스 안내양 등 노동 현장에서의 경험을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너무 마음 짠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들려주셨어요.의류공장에서 이름도 없이 시다, 오바로쿠로 불리며 각성제를 먹고 며칠 씩 야간근무를 하던 10대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결산이 맞지 않는다며 버스 안내양들을 알몸 수색하며 껄껄거리던 남자 기사들 이야기는 정말 우리 노동 역사의 부끄럽고 아픈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사진 설명. 열정적으로 강의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
특히 한진중공업에서의 경험은 매우 강렬했습니다.배가 한 척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5~6명은 사고로 죽어나가야 했던 현장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기업에서 산재보상을 피하기 위해 작성한 ‘위험한 노동조건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실수 때문에 난 사고였다’는가짜 진술 서류에 노동자 서로서로가 억지로 도장을 찍어야만 했다는 이야기,본인도 그 “배신”을 피할 수 없었다는 고백을 해주실 때 정말 마음 이 찡하게 울려왔습니다.
“어용노조가 있거나 노조가 없는 곳에서 노동자들은 (동료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을 해도회사에서 작성한 서류에 억지로 도장을 찍어야 했기에) 가해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민주노조가 중요하냐?’고 묻는데, 민주노조가 없던 그 자리로는 못 돌아갑니다”
또 노동 현장, 노동 운동에는 관심도 없던 동료들이 노조가 생기고 나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말씀해 주시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남성들이 대부분이던 현장에서 여성에 대한 음담패설이 주를 이뤘던 분위기가 하나둘씩 바뀌고,사람들이 모이면 자신이 현장에서 경험한 부당한 대우를 말하기 시작하고, 노동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면 좋을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노동자들이) 결혼하고 오면 ‘첫날밤에 처녀더냐. 아침에 국 끓여주더냐’ 묻고... 딱지떼러 간다고 다 함께 성매매하러 가고... 노조 생기기 전에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이상하게 살았다니까. 그런데 노조가 생기고 나서 사람들 대화가, 눈빛이 달라졌어. 노동자가 인간답게 산다는 게 그런 거야. 의식이 바뀌는 거야”
- 사진 설명. 집중해서 강의를 경청 중인 참여자들
마지막으로는 오늘날의 투쟁 현장에 대한 생각도 말씀해 주셨는데요,차별금지법으로 투쟁 중인 활동가들을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셨습니다. 또 ‘여성주의’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으셨는데요. 남성 동지들과 어울려 함께 해온 노동운동 현장에서 본인에게 변화를 준 페미니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페미니즘이 아니면 저도 마초로 살았을 겁니다. (동료 노동자인) 아저씨랑 음담패설 하면서. 그래야 이 바닥에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가 이나마라도 사람 노릇하고 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 동지 여러분”
강연 내내 장 내에는 김진숙 지도위원 말씀 한마디 한마디 집중하는 공기가 가득히 느껴졌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마다 박수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요, 마지막에는 많은 참여자분들이 눈물 훔치는 바람에 훌쩍이는 소리로 장 내가 숙연해지고 말았습니다.사람들이 본인에게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투쟁할 수 있었는지’ 묻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선생님께서는 너무도 의연하게 ‘누구나 그런 부당한 일을 겪게 되면 크레인에도 올라가고 다 할 수 있다’ 말씀해주셨습니다. 노동자들의 절박한 마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가 갖고 있는 것이라는 의미의 말씀이 모두에게 투쟁의 씨앗이 있다는 의미로 들려 마음이 뭉클했습니다.무엇보다 오랜 경험 속에서 전해지는 진실한 말들이 듣는 이의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강의가 끝나고는, 이 자리 함께 모인 선생님과 페미니스트들과의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단체 사진을 제안 드렸어요. 선생님과 참가자분들도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기억에 남는 사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흔쾌히 강연을 수락해 주신 김진숙 지도위원과 집중과 공감, 연대로 함께 해주신 참여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강의가 끝나고 소감지도 수합했는데요. 좋았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강의 중에 좋았던 점을 말씀해 주세요*
“김진숙 선생님의 육성으로 직접 김진숙 선생님의 인생을 들은 것, 한국 노동운동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들은 것, 노동운동은 별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일로 닥치면 다 크레인에 올라가게 된다는 말씀. 페미니즘도 노동운동도 한 발 앞으로 내디디면 다시 뒤로 돌아갈 수 없다는 공통점을 느꼈다.”
“‘김진숙’이라는 여성 선배 노동자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좋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선생님은 페미니즘을 잘 모르고 여성주의 노동자들이 아니었더라면 남자들과 동조하면서 그게 이겨먹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을 거라고 하셨지만, 마지막 감사하고 고맙다고 여성주의를 호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다니는 아버지의 노동운동을 곁에서 지켜보며, 또는 함께하며 자랐습니다. 항상 노동운동은 남성의, 아버지의 언어로 들으며 불편함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여성 조선 노동자의 투쟁의 목소리를 듣게 되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 치열한 운동의 역사를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곱빼기 철야, 각성제, 문없는 공용화장실, ... 지금은 없어진 현장에 대한 얘기들”
“강사님의 지난 삶을 짧게나마 들으며 앞으로 살아나가야 하는 시간들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만큼 깊은 울림을 받은 것이 좋았습니다 ”
*오늘 강연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람은 차별을 견디는 존재가 아닙니다> ‘노조가 없을 때 노동자들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됐고 우리는 이제 다시 그 시절로 못 돌아간다’ ”
“노동자들이여 연대하고 투쟁하라”
“포기하지 않으면 승리하리라!”
“민주노조의 중요성”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과 운동의 기록 또한 누구의 입을 통해 발화하는지는 너무나 중요하다.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나누는 것이 우리의 연결을 느끼게 하는 힘이 된다”
강연 후기까지 적극적으로 남겨주신 참가자 여러분, 감사해요!
올해는 더 많은 오프라인 행사로 함께하겠습니다.
민우회 여성노동팀은 올해 여성노동 이슈를 좀 더 친숙하게 알리고자 대중강연을 기획했습니다. 올해 2월 25일, 37년 만에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에 복직한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모셨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21살 용접공으로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후 노조활동을 이유로 부당해고되었고, 오랜 시간 복직 투쟁을 하며 노동운동의 현장마다 함께 해온 노동운동가입니다.
부산에 계시다는 물리적 거리와 여전히 현장에서 분주하게 활동하시기에 섭외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현 정권의 정책들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페미니스트들을 위해 기획한 강의라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강의를 수락해 주셨어요.
- 사진 설명. 일찍 도착해서 신청내역을 체크 중인 참여자들
5월 26일 저녁! 서울여성플라자 회의실은 일찌감치 도착한 참가자들로 북적였습니다.
- 사진 설명. 강의를 기다리고 있는 참여자들
김진숙 선생님 강의는 재미있고 감동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씀해 주셨는데요, 소문대로 10대 때부터 보세공장, 시내버스 안내양 등 노동 현장에서의 경험을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너무 마음 짠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들려주셨어요.의류공장에서 이름도 없이 시다, 오바로쿠로 불리며 각성제를 먹고 며칠 씩 야간근무를 하던 10대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결산이 맞지 않는다며 버스 안내양들을 알몸 수색하며 껄껄거리던 남자 기사들 이야기는 정말 우리 노동 역사의 부끄럽고 아픈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사진 설명. 열정적으로 강의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
특히 한진중공업에서의 경험은 매우 강렬했습니다.배가 한 척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5~6명은 사고로 죽어나가야 했던 현장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기업에서 산재보상을 피하기 위해 작성한 ‘위험한 노동조건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실수 때문에 난 사고였다’는가짜 진술 서류에 노동자 서로서로가 억지로 도장을 찍어야만 했다는 이야기,본인도 그 “배신”을 피할 수 없었다는 고백을 해주실 때 정말 마음 이 찡하게 울려왔습니다.
“어용노조가 있거나 노조가 없는 곳에서 노동자들은 (동료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을 해도회사에서 작성한 서류에 억지로 도장을 찍어야 했기에) 가해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민주노조가 중요하냐?’고 묻는데, 민주노조가 없던 그 자리로는 못 돌아갑니다”
또 노동 현장, 노동 운동에는 관심도 없던 동료들이 노조가 생기고 나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말씀해 주시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남성들이 대부분이던 현장에서 여성에 대한 음담패설이 주를 이뤘던 분위기가 하나둘씩 바뀌고,사람들이 모이면 자신이 현장에서 경험한 부당한 대우를 말하기 시작하고, 노동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면 좋을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노동자들이) 결혼하고 오면 ‘첫날밤에 처녀더냐. 아침에 국 끓여주더냐’ 묻고... 딱지떼러 간다고 다 함께 성매매하러 가고... 노조 생기기 전에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이상하게 살았다니까. 그런데 노조가 생기고 나서 사람들 대화가, 눈빛이 달라졌어. 노동자가 인간답게 산다는 게 그런 거야. 의식이 바뀌는 거야”
- 사진 설명. 집중해서 강의를 경청 중인 참여자들
마지막으로는 오늘날의 투쟁 현장에 대한 생각도 말씀해 주셨는데요,차별금지법으로 투쟁 중인 활동가들을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셨습니다. 또 ‘여성주의’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으셨는데요. 남성 동지들과 어울려 함께 해온 노동운동 현장에서 본인에게 변화를 준 페미니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페미니즘이 아니면 저도 마초로 살았을 겁니다. (동료 노동자인) 아저씨랑 음담패설 하면서. 그래야 이 바닥에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가 이나마라도 사람 노릇하고 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 동지 여러분”
강연 내내 장 내에는 김진숙 지도위원 말씀 한마디 한마디 집중하는 공기가 가득히 느껴졌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마다 박수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요, 마지막에는 많은 참여자분들이 눈물 훔치는 바람에 훌쩍이는 소리로 장 내가 숙연해지고 말았습니다.사람들이 본인에게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투쟁할 수 있었는지’ 묻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선생님께서는 너무도 의연하게 ‘누구나 그런 부당한 일을 겪게 되면 크레인에도 올라가고 다 할 수 있다’ 말씀해주셨습니다. 노동자들의 절박한 마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가 갖고 있는 것이라는 의미의 말씀이 모두에게 투쟁의 씨앗이 있다는 의미로 들려 마음이 뭉클했습니다.무엇보다 오랜 경험 속에서 전해지는 진실한 말들이 듣는 이의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강의가 끝나고는, 이 자리 함께 모인 선생님과 페미니스트들과의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단체 사진을 제안 드렸어요. 선생님과 참가자분들도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기억에 남는 사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흔쾌히 강연을 수락해 주신 김진숙 지도위원과 집중과 공감, 연대로 함께 해주신 참여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강의가 끝나고 소감지도 수합했는데요. 좋았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강의 중에 좋았던 점을 말씀해 주세요*
“김진숙 선생님의 육성으로 직접 김진숙 선생님의 인생을 들은 것, 한국 노동운동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들은 것, 노동운동은 별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일로 닥치면 다 크레인에 올라가게 된다는 말씀. 페미니즘도 노동운동도 한 발 앞으로 내디디면 다시 뒤로 돌아갈 수 없다는 공통점을 느꼈다.”
“‘김진숙’이라는 여성 선배 노동자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좋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선생님은 페미니즘을 잘 모르고 여성주의 노동자들이 아니었더라면 남자들과 동조하면서 그게 이겨먹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을 거라고 하셨지만, 마지막 감사하고 고맙다고 여성주의를 호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다니는 아버지의 노동운동을 곁에서 지켜보며, 또는 함께하며 자랐습니다. 항상 노동운동은 남성의, 아버지의 언어로 들으며 불편함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여성 조선 노동자의 투쟁의 목소리를 듣게 되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 치열한 운동의 역사를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곱빼기 철야, 각성제, 문없는 공용화장실, ... 지금은 없어진 현장에 대한 얘기들”
“강사님의 지난 삶을 짧게나마 들으며 앞으로 살아나가야 하는 시간들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만큼 깊은 울림을 받은 것이 좋았습니다 ”
*오늘 강연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람은 차별을 견디는 존재가 아닙니다> ‘노조가 없을 때 노동자들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됐고 우리는 이제 다시 그 시절로 못 돌아간다’ ”
“노동자들이여 연대하고 투쟁하라”
“포기하지 않으면 승리하리라!”
“민주노조의 중요성”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과 운동의 기록 또한 누구의 입을 통해 발화하는지는 너무나 중요하다.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나누는 것이 우리의 연결을 느끼게 하는 힘이 된다”
강연 후기까지 적극적으로 남겨주신 참가자 여러분, 감사해요!
올해는 더 많은 오프라인 행사로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