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0일,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관련 긴급 집담회: 일상을 위협하는 사이버 생태계의 여성주의적 전환을 위하여]를 공동 주최했습니다.
여성 지인의 사진을 전송하면 딥페이크 기능으로 나체 이미지와 합성해주는 텔레그램 채널을 포함해 피해자들의 학교명이나 지역명을 내세운 성범죄 채팅방에 각각 수십만 명씩 가입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큰 분노와 환멸을 불러일으키던 시점이었는데요.
이 정도까지 일상화되고 보편화된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각계의 발표자 분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열었습니다.
온라인 생중계와 현장 참석으로, 집담회 내내 6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관련 긴급 집담회: 일상을 위협하는 사이버 생태계의 여성주의적 전환을 위하여
- 일시: 2024년 9월 10일(화) 오후 7시~ 9시
- 장소: 중부여성발전센터 2층 대강당 (유튜브 생중계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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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 발표1 권김현영(여성현실연구소 소장), 「이 총체적 실패로부터 시작합시다」
- 발표2 김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디지털성범죄'에서 '온라인', '젠더', '폭력'으로의 전환」
- 발표3 서지현(전 검사), 「여성들에게 국가가 존재하는가? :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
- 발표4 강현주(전기전자공학부 박사), 「생성형 AI에게 누가 칼을 쥐어주었나? : 기술을 이용한 젠더기반 폭력을 중심으로」
- 발표5 장병순(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 「범죄예방교육을 넘어 평등과 건강한 관계를 배우는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하다」
- 질의응답 및 상호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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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1]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
「이 총체적 실패로부터 시작합시다」
여성현실연구소 권김현영 소장은 현 딥페이크 문제는 심각한 수준의 성착취가 맞지만, 누구나 ‘딥페이크’라는 기술을 이용해 여성 신체이미지를 ‘포르노’로 만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특이점으로 강조되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재화로 거래하는 포르노 경제 생태계에서 제작자/소비자/유포자 등은 서로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루시켜 왔고, 상당수 남성들은 개인의 고유성이나 관계의 상호성에 대한 감각, 기본적 사회정의의 감각을 상실했음을 이야기해 주셨어요. 포르노를 통해 남성들은 여성을 '구멍'으로 보고 섹슈얼리티를 관계성/인간성 없는 것으로 이해하며, 인간다운 삶과 관계에 대한 기대가 없는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는 것을 포기하고 여성들을 밑으로 끌어내리고자 하는데, 이런 자들은 늘 있었지만, '이정도로' 많은 수가 '이정도로' 수치심을 잃은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권김현영 소장은 현 '딥페이크 포르노 대량제작 사태'가 오래된 문제이며 유사한 형태의 합성사진 유포, 포르노사이트 제작 등 범죄에 낮은 수위로만 벌하거나 처벌하지 않아 온 역사도 훑어 주셨어요. 또 인셀들과 동기화된 이준석 류의 정치인이 현 사안이 '과대평가'되었다는둥 온라인 채널에 '검열'이 들어올 거라는둥 거짓 선동 중이나, 딥페이크는 전 세계적으로도 민주주의를 심각히 위협할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딥페이크 기술 발달의 중심엔 포르노 제작 기술/생태계가 있음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성착취 문제에 '포르노'란 명명이 붙었을 때 음란물로서의 포르노 규제 논의로 튈 우려가 있음에도, 이 성착취가 오래된 문제이며 방치되고 강화되어 온 남성중심적 성문화의 문제임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딥페이크 포르노 대량제작 사태'라는 명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려주셨습니다.
"운동의 실패, 정치의 실패를 인정하고, 여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자. 더 풍부한 언어와 전략을 모으고, 연결로, 정부에 요구를 제대로 전달할 정치적 방법을 모색하고, 가해자 연대를 해체하고 그들의 언어를 고립시키자."
(권김현영 소장 발표문 마지막 장 캡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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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2]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디지털성범죄'에서 '온라인', '젠더', '폭력'으로의 전환」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소라넷, 웹하드카르텔, 버닝썬, 웰컴투비디오, 텔레그램 성착취 등 거치며 ‘여성 신체 이미지’를 상품화하여 돈 버는 산업의 문제가 지적되고 여러차례 법 개정을 거듭하며 사이버성폭력 '불법화' 과정을 거쳤음에도 왜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젠더권력구조가 이미 기입되어 있는 온라인플랫폼은 중립적인 시공간이 아니며, 플랫폼의 책임과 규제를 논하지 않고는 피해자를 지난하고 끝없는 개인적 해결책으로 내몰게 됨을 상담지원 현장의 사례들로 전했습니다. 정부는 2017년부터 정책용어로 '디지털성범죄'를 사용하며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제 지원현장에서 많은 피해자들은 '촬영물이 성적 이미지가 아니다', '인터넷 방송으로 노출된 이미지이다'는 등의 이유로 삭제 지원 접수에서부터 거부됩니다. 김여진 대표는 피해촬영물은 이미지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 이미지의 생성 과정, 이후 동의의 유지 또는 철회 과정, 유포 및 소비 과정, 상품화의 과정, 낙인찍기의 과정을 통해 '피해촬영물'이 되며, '디지털/성/범죄'를 '온라인'상의 '젠더권력관계'로 발생하는 '폭력'으로 인지해야만 피해자의 사회적 고통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해결을 강구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현 정부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 디지털성범죄를 '여성' 분과가 아니라 '디지털' 분과로 넣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정부는 이를 '개인적 범죄' 문제로 환원하며 이 사태가 누구의, 무엇을, 왜 침해하는 폭력인지는 외면합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억압 속에서도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다짐으로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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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3] 서지현 (전 검사)
「여성들에게 국가가 존재하는가? :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
서지현 전 검사는 2021년 법무부 디지털성범죄대응TF에서 활동하셨었는데요,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지 5일째 되는 날이자 한동훈 장관이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하는 날 출장 중 갑작스럽게 중도하차를 통보받았으며 TF 활동 6개월 간 11건의 권고안과 60여개 법개정안이 제시되었음에도 제대로 된 추진논의가 없었음을 밝혔습니다. 서지현 전 검사는 집담회에서 2021년 TF의 11차의 권고 내용에 대해 브리핑해주셨습니다(①피해자 원스톱 지원, ②불법영상물 삭제차단을 위한 응급조치, ③법무부 내 젠더데스크 설치, ④성범죄 관련 용어의 표현과 사용례 제시, ⑤양형 참작사유 개선, ⑤비신체적성범죄에 대한 대응, ⑥법정 마녀사냥 방지 대책, ⑦전기통신사업자에 영상 즉각 보전, ⑧‘성적 수치심’에서 ‘사람의 신체를 성적으로 대상으로 하는 형태’로의 용어 변경, ⑨성착취물의 필요적 몰수추징과 독립 긴급압수수색 및 피해자 경제적 지원 강화, ⑩피해자의 알권리 보장 ⑪형사배상명령제도 개선). 그러니까 작금의 만연한 디지털 성착취는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선제적인 법제도 개선으로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서지현 전 검사는 '여성들에게 과연 국가가 존재하는지' 질문하게 만드는 사회에 깊은 분노를 표하며, 권고안이 도출된지 이미 2년이 지났고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므로 정부는 장기적인 대책 및 대안적 기술을 고안할 기구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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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4] 강현주 (전기전자공학부 박사)
「생성형 AI에게 누가 칼을 쥐어주었나? : 기술을 이용한 젠더기반 폭력을 중심으로」
강현주 박사는 딥페이크 성폭력에 활용되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이 어떤 것이고 왜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었는지, 앞으로 발생할 문제점 및 대안에 대해 참여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셨습니다. 흔히 알려진 챗GPT 외에도 많은 생성형 AI 모델이 있으며, 이러한 기술이 대대적으로 확산된 이유로 미세한 조정을 추가하여 활용하기 좋은 기반모델의 출현, 특별한 개발 지식이 없더라도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생성형 AI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서비스의 증가, 이로써 생성형 AI 콘텐츠를 접하는 기회가 많아져 사람들의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것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강현주 박사는 딥페이크 성폭력과 같은 디지털 성폭력은 단지 기술 발전만으로 가능해진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놀이문화'이자 '수익사업'인 한국사회가 이를 손쉽게 도와줄 기술과 만나면서 기술매개 성폭력의 폭발적 증대로 이어진 것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계속 방치한다면 좀더 그럴싸하거나 교묘한, 더 긴, 심지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의 성폭력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강현주 박사는 기술자들이 '최고의' 기술을 만들기 위한 훈련을 받지만,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생성형 AI 기술을 탐지하거나 표시할 수 있는 기술, 알고리즘을 무력화하기 위해 데이터에 특정 코드를 심는 기술 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악의적인 콘텐츠를 플랫폼에 신고하여 플랫폼의 조치와 책임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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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5] 장병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
「범죄예방교육을 넘어 평등과 건강한 관계를 배우는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하다」
텔레그램 또는 딥페이크 성폭력 가해자의 상당수가 10대~20대 남성이며 특히 10대 청소년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며 교육 현장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는데요. 장병순 위원장은 학교가 젠더권력이 폭력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이며, 2021년 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 교사의 3분의 2가 반페미니즘 백래시를 경험하였고 백래시 행위자의 67%가 학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본적 인권교육이자 시민소양 교육으로서의 페미니즘 교육을 일선의 '여교사들'에게만 맡겨놓고 나몰라라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또 다른 차별과 폭력을 가져오는 결과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장병순 위원장은 10대 성범죄자가 대량 양산되는 현실에 구조적 성차별을 부인하고 여가부를 없애려 하며 젠더폭력을 방치하는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하며, 성차별적 구조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여성에겐 성적 수치심을 주입하고 남성에겐 성적 충동을 관리하라는 내용을 담은 후진적인 성교육이 가해자들에게 범죄동기를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장병순 위원장은 징계 및 처벌 위주의 교육은 폭력을 개인화하며 특히 피해자에게 더 책임을 전가할 수밖에 없으며, 사회적 위계와 성별의 상호 교차 속에서 갈등을 민주적으로 해결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술과 태도를 함양하는 페미니즘 교육과 UN의 포괄적 성교육을 공식적으로 도입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 긴급집담회 발표문 전문을 담은 자료집PDF 파일을 첨부하였으니 상세한 발표내용은 자료집을 참고해 주세요.
늦은 시각까지 많은 참여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분노와 답답함, 그럼에도 끈질기게 대안을 찾으려는 의지를 나눴습니다.
지는 9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4항으로 허위영상물에 대한 소지, 구입, 저장, 시청에 관한 죄를 신설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오랫동안 일상화된 젠더폭력을 더이상 사회적으로 허용하지 않기 위한 법제도적 개선 과제는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고, 그 문제가 어떤 우연히 썩은(나쁜) 개인들의 일탈적 비행에 의한 게 아니라 사회구조적으로 빚어지고 반복되는 문제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위한 사회구조적인 해결책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실현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2024년 9월 10일,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관련 긴급 집담회: 일상을 위협하는 사이버 생태계의 여성주의적 전환을 위하여]를 공동 주최했습니다.
여성 지인의 사진을 전송하면 딥페이크 기능으로 나체 이미지와 합성해주는 텔레그램 채널을 포함해 피해자들의 학교명이나 지역명을 내세운 성범죄 채팅방에 각각 수십만 명씩 가입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큰 분노와 환멸을 불러일으키던 시점이었는데요.
이 정도까지 일상화되고 보편화된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각계의 발표자 분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열었습니다.
온라인 생중계와 현장 참석으로, 집담회 내내 6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관련 긴급 집담회: 일상을 위협하는 사이버 생태계의 여성주의적 전환을 위하여
- 일시: 2024년 9월 10일(화) 오후 7시~ 9시
- 장소: 중부여성발전센터 2층 대강당 (유튜브 생중계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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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 발표1 권김현영(여성현실연구소 소장), 「이 총체적 실패로부터 시작합시다」
- 발표2 김여진(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디지털성범죄'에서 '온라인', '젠더', '폭력'으로의 전환」
- 발표3 서지현(전 검사), 「여성들에게 국가가 존재하는가? :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
- 발표4 강현주(전기전자공학부 박사), 「생성형 AI에게 누가 칼을 쥐어주었나? : 기술을 이용한 젠더기반 폭력을 중심으로」
- 발표5 장병순(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 「범죄예방교육을 넘어 평등과 건강한 관계를 배우는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하다」
- 질의응답 및 상호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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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1]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
「이 총체적 실패로부터 시작합시다」
여성현실연구소 권김현영 소장은 현 딥페이크 문제는 심각한 수준의 성착취가 맞지만, 누구나 ‘딥페이크’라는 기술을 이용해 여성 신체이미지를 ‘포르노’로 만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특이점으로 강조되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재화로 거래하는 포르노 경제 생태계에서 제작자/소비자/유포자 등은 서로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루시켜 왔고, 상당수 남성들은 개인의 고유성이나 관계의 상호성에 대한 감각, 기본적 사회정의의 감각을 상실했음을 이야기해 주셨어요. 포르노를 통해 남성들은 여성을 '구멍'으로 보고 섹슈얼리티를 관계성/인간성 없는 것으로 이해하며, 인간다운 삶과 관계에 대한 기대가 없는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는 것을 포기하고 여성들을 밑으로 끌어내리고자 하는데, 이런 자들은 늘 있었지만, '이정도로' 많은 수가 '이정도로' 수치심을 잃은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권김현영 소장은 현 '딥페이크 포르노 대량제작 사태'가 오래된 문제이며 유사한 형태의 합성사진 유포, 포르노사이트 제작 등 범죄에 낮은 수위로만 벌하거나 처벌하지 않아 온 역사도 훑어 주셨어요. 또 인셀들과 동기화된 이준석 류의 정치인이 현 사안이 '과대평가'되었다는둥 온라인 채널에 '검열'이 들어올 거라는둥 거짓 선동 중이나, 딥페이크는 전 세계적으로도 민주주의를 심각히 위협할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딥페이크 기술 발달의 중심엔 포르노 제작 기술/생태계가 있음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성착취 문제에 '포르노'란 명명이 붙었을 때 음란물로서의 포르노 규제 논의로 튈 우려가 있음에도, 이 성착취가 오래된 문제이며 방치되고 강화되어 온 남성중심적 성문화의 문제임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딥페이크 포르노 대량제작 사태'라는 명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려주셨습니다.
"운동의 실패, 정치의 실패를 인정하고, 여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자. 더 풍부한 언어와 전략을 모으고, 연결로, 정부에 요구를 제대로 전달할 정치적 방법을 모색하고, 가해자 연대를 해체하고 그들의 언어를 고립시키자."
(권김현영 소장 발표문 마지막 장 캡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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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2]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디지털성범죄'에서 '온라인', '젠더', '폭력'으로의 전환」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소라넷, 웹하드카르텔, 버닝썬, 웰컴투비디오, 텔레그램 성착취 등 거치며 ‘여성 신체 이미지’를 상품화하여 돈 버는 산업의 문제가 지적되고 여러차례 법 개정을 거듭하며 사이버성폭력 '불법화' 과정을 거쳤음에도 왜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젠더권력구조가 이미 기입되어 있는 온라인플랫폼은 중립적인 시공간이 아니며, 플랫폼의 책임과 규제를 논하지 않고는 피해자를 지난하고 끝없는 개인적 해결책으로 내몰게 됨을 상담지원 현장의 사례들로 전했습니다. 정부는 2017년부터 정책용어로 '디지털성범죄'를 사용하며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제 지원현장에서 많은 피해자들은 '촬영물이 성적 이미지가 아니다', '인터넷 방송으로 노출된 이미지이다'는 등의 이유로 삭제 지원 접수에서부터 거부됩니다. 김여진 대표는 피해촬영물은 이미지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 이미지의 생성 과정, 이후 동의의 유지 또는 철회 과정, 유포 및 소비 과정, 상품화의 과정, 낙인찍기의 과정을 통해 '피해촬영물'이 되며, '디지털/성/범죄'를 '온라인'상의 '젠더권력관계'로 발생하는 '폭력'으로 인지해야만 피해자의 사회적 고통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해결을 강구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현 정부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 디지털성범죄를 '여성' 분과가 아니라 '디지털' 분과로 넣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정부는 이를 '개인적 범죄' 문제로 환원하며 이 사태가 누구의, 무엇을, 왜 침해하는 폭력인지는 외면합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억압 속에서도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다짐으로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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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3] 서지현 (전 검사)
「여성들에게 국가가 존재하는가? :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
서지현 전 검사는 2021년 법무부 디지털성범죄대응TF에서 활동하셨었는데요,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지 5일째 되는 날이자 한동훈 장관이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하는 날 출장 중 갑작스럽게 중도하차를 통보받았으며 TF 활동 6개월 간 11건의 권고안과 60여개 법개정안이 제시되었음에도 제대로 된 추진논의가 없었음을 밝혔습니다. 서지현 전 검사는 집담회에서 2021년 TF의 11차의 권고 내용에 대해 브리핑해주셨습니다(①피해자 원스톱 지원, ②불법영상물 삭제차단을 위한 응급조치, ③법무부 내 젠더데스크 설치, ④성범죄 관련 용어의 표현과 사용례 제시, ⑤양형 참작사유 개선, ⑤비신체적성범죄에 대한 대응, ⑥법정 마녀사냥 방지 대책, ⑦전기통신사업자에 영상 즉각 보전, ⑧‘성적 수치심’에서 ‘사람의 신체를 성적으로 대상으로 하는 형태’로의 용어 변경, ⑨성착취물의 필요적 몰수추징과 독립 긴급압수수색 및 피해자 경제적 지원 강화, ⑩피해자의 알권리 보장 ⑪형사배상명령제도 개선). 그러니까 작금의 만연한 디지털 성착취는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선제적인 법제도 개선으로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서지현 전 검사는 '여성들에게 과연 국가가 존재하는지' 질문하게 만드는 사회에 깊은 분노를 표하며, 권고안이 도출된지 이미 2년이 지났고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므로 정부는 장기적인 대책 및 대안적 기술을 고안할 기구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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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4] 강현주 (전기전자공학부 박사)
「생성형 AI에게 누가 칼을 쥐어주었나? : 기술을 이용한 젠더기반 폭력을 중심으로」
강현주 박사는 딥페이크 성폭력에 활용되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이 어떤 것이고 왜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었는지, 앞으로 발생할 문제점 및 대안에 대해 참여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셨습니다. 흔히 알려진 챗GPT 외에도 많은 생성형 AI 모델이 있으며, 이러한 기술이 대대적으로 확산된 이유로 미세한 조정을 추가하여 활용하기 좋은 기반모델의 출현, 특별한 개발 지식이 없더라도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생성형 AI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서비스의 증가, 이로써 생성형 AI 콘텐츠를 접하는 기회가 많아져 사람들의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것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강현주 박사는 딥페이크 성폭력과 같은 디지털 성폭력은 단지 기술 발전만으로 가능해진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놀이문화'이자 '수익사업'인 한국사회가 이를 손쉽게 도와줄 기술과 만나면서 기술매개 성폭력의 폭발적 증대로 이어진 것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계속 방치한다면 좀더 그럴싸하거나 교묘한, 더 긴, 심지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의 성폭력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강현주 박사는 기술자들이 '최고의' 기술을 만들기 위한 훈련을 받지만,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생성형 AI 기술을 탐지하거나 표시할 수 있는 기술, 알고리즘을 무력화하기 위해 데이터에 특정 코드를 심는 기술 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악의적인 콘텐츠를 플랫폼에 신고하여 플랫폼의 조치와 책임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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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5] 장병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
「범죄예방교육을 넘어 평등과 건강한 관계를 배우는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하다」
텔레그램 또는 딥페이크 성폭력 가해자의 상당수가 10대~20대 남성이며 특히 10대 청소년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며 교육 현장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는데요. 장병순 위원장은 학교가 젠더권력이 폭력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이며, 2021년 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 교사의 3분의 2가 반페미니즘 백래시를 경험하였고 백래시 행위자의 67%가 학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본적 인권교육이자 시민소양 교육으로서의 페미니즘 교육을 일선의 '여교사들'에게만 맡겨놓고 나몰라라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또 다른 차별과 폭력을 가져오는 결과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장병순 위원장은 10대 성범죄자가 대량 양산되는 현실에 구조적 성차별을 부인하고 여가부를 없애려 하며 젠더폭력을 방치하는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하며, 성차별적 구조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여성에겐 성적 수치심을 주입하고 남성에겐 성적 충동을 관리하라는 내용을 담은 후진적인 성교육이 가해자들에게 범죄동기를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장병순 위원장은 징계 및 처벌 위주의 교육은 폭력을 개인화하며 특히 피해자에게 더 책임을 전가할 수밖에 없으며, 사회적 위계와 성별의 상호 교차 속에서 갈등을 민주적으로 해결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술과 태도를 함양하는 페미니즘 교육과 UN의 포괄적 성교육을 공식적으로 도입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 긴급집담회 발표문 전문을 담은 자료집PDF 파일을 첨부하였으니 상세한 발표내용은 자료집을 참고해 주세요.
늦은 시각까지 많은 참여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분노와 답답함, 그럼에도 끈질기게 대안을 찾으려는 의지를 나눴습니다.
지는 9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4항으로 허위영상물에 대한 소지, 구입, 저장, 시청에 관한 죄를 신설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오랫동안 일상화된 젠더폭력을 더이상 사회적으로 허용하지 않기 위한 법제도적 개선 과제는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고, 그 문제가 어떤 우연히 썩은(나쁜) 개인들의 일탈적 비행에 의한 게 아니라 사회구조적으로 빚어지고 반복되는 문제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위한 사회구조적인 해결책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실현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