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안][후기] 대선 일주일 후에 만났습니다.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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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대선 일주일 후에 뵙겠습니다라고 써진 홍보물이 건물 외벽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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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5여명의 참석자들의 무대를 바라보고 앉아있다.




6월 3일, 여성 후보 한 명 없는, 성평등 의제 없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답답한 페미니스트를 위해 준비했어요.😀 


토크쇼 "대선 일주일 후에 뵙겠습니다"가 6월 10일, 향린교회에서 진행했습니다. 



65여명이 자리를 채워주셨어요.!(와 높은 출석율에 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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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접수 책상에서 활동가들이 참석자를 맞이하고 있다.


 

온다 민우회 활동가의 사회로 


장혜영(망원정X 대표, 전 국회의원/이하 '장'), 

나임윤경(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이하 '나임'), 

이호림(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 무지개행동 공동대표/이하 '이')님이 패널로 함께해주셨어요.


 

※ 본 후기는 패널, 사회자의 말을 축약해 담았습니다. 

 


대선 결과 어떠셨나요?



 

장: (대선 결과를 묻는 질문들에) 내란세력의 패배는 확정적인데 우리가 얼마나 진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인가란 질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단순히 정권 교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대개혁까지 가려면 성평등 의제를 포함한 의제들을 이야기하는 후보의 정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만큼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서 진보의 결집이 내란 극복의 선거를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내란세력은 패배, 정권 교체는 됐는데 생각보다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다. 이준석 후보가 10%가 안 된 건 고소하지만 심상정은 단 한 번도 받은 적 없던 퍼센티지였다. 1%가 안 되는 권영국 후보자의 지지율을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그리고 사회개혁을 원하는 단체들이 함께 최선을 다해서 치른 선거인데 이것의 정치적인 함의를 어떻게 읽어내야 할 것인가. 40%의 김문수 지지자와 8% 이상의 이준석 지지자를 다 극우라고 이야기하는 게 과연 이 너머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일까. 이 고민을 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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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민우회 온다 활동가가 마이크를 들고 말하고 있다.





여성을 타자화하는 정치는 남성들도 타자화해



 

나임: 이재명은 광장에서 그 소리를 다 들어놓고서는 왜 젠더 의제를 세팅 안 하는가. 우리 정치사에 있는 어떤 습이다. 얼마 전에 쓴 칼럼 중에 하나 제목을 이렇게 붙였다. '좌와 우가 만나 악수하는 그곳, 성차별.’ 여기에는 여, 야 양쪽에 이견이 없다. 

 


이: 사실 안티 페미니즘도 해 본 이들이 더 잘하고 군가산점제와 같은 차별적인 공약들도 보수 정치가 잘하는 일이다. 남성들이 자신들에게 어떤 종류의 단기적인 이익이 되는 것을 소구 하는 것은 결국은 그들의 진보성 자체를 갉아먹는 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게 결국 이들을 우경화하는 어떤 정치적인 세력으로 만들어 온 것도 사실이다. 

 


장: 여성을 타자화 한다는 건 남성들도 같이 타자화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광장 초반에 2030 여성들이 광장에 많이 나온다고 언론에서 언급하니 박구용 교수가 2030 남여자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남성들도 광장에 나오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가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건 남성들도 대상화하는, 성평등 정치의 후퇴를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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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패널인 이호림님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차별/혐오로 움직이는 정치를 어떻게 중단시킬까.


 

장: 결국은 차별금지법 문제를 정면으로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권 바뀌자마자 온라인 상의 혐오표현금지법을 민주당 모 의원실에서 추진을 하다 성적 지향 단어를 가지고 ‘이거는 또 다른 차별금지법이다’라고 해서 공격받으니까 3일 만에 철회했다. 

이런 문제를 좌시하는 한 극우의 구조화된 세력을 대항하기 어렵다. 집게손가락으로 시작해 터졌던 계엄이고 성소수자의 권리가 무너질 때 모든 시민들의 권리가 무너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들만의 이슈라고 생각하지만 민주주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핍박 받는 트랜스젠더가 가지고 있는 주권이랑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사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주권이 같은 거여서 이 사람이 성소수자란 이유로 침해 받는 것은 계엄으로 모두가 침해받을 수 있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내란세력의 몸통이 됐었던 전광훈 목사를 포함, 이 혐오 진영이 결국 퀴어퍼레이드 막는 거룩한 방파제에서 왔다는 것. 이거를 인정하고 제대로 된 극우 방파제를 차별금지법을 가지고 만들지 않으면 이 방화벽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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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패널인 이호림님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이: “동성애자의 인격권을 존중해야 한다. 성정체성은 여자인데 호적에 남자라고 되어 있다고 해서 남자로 한다면 인권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 말을 누가 했던 것 같나.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말이다. 당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다가 성적 지향과 몇 가지 차별 금지 사유가 문제가 되니까 그것을 철회하고 후퇴하면서부터 한국의 극우 개신교가 반동성애를 중심으로 결집해 왔다. 사실은 정치권이 퇴행을 거듭해 온 과정과 맞물려 왔다. 과거보다 지금이 조금 더 나아진 거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이 반동성애 세력이 결집해 오기 전에는 진보 정당, 보수정당이든 다 이 정도의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했다.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다시 확인하는 법으로써 차별금지법이 지금 왜 필요한지를 오히려 차별금지법 반대 세력이 만들어 온 지금의 정치적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나임: 소수자는 의무는 이행하나 권리를 누리는 데 있어서 굉장한 제약과 부당함을 많이 겪는 자들이다. 의무는 이행하나 권리를 제대로 향유 못하는 존재 중에 가장 확실한 존재가 군인이죠. 군인이 자기네 얻어터지고 맞아도 아무 말도 안 하지만 20대 남성들에게 가장 꽂혀 있는 게 군가산점제다. 

 


운동의 언어, 설득의 언어


 

이: 지난 겨울에 광장을 경험하며 되게 명확하게 기억하는 장면은 첫 주말 집회다. 본 집회 시작하기 전에 평등 수칙을 낭독했는데 20대 활동가들이 환호를 질렀다. 

저는 활동을 꽤 해 왔고 한국의 시민대회 운동이 그 정도로 만들 수 있는 곳이라는 신뢰가 있어서 이게 그렇게까지 화두가 될 일인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친구들한테는 그게 이 공간에서 환대 받는다고 느끼는 것 같았고 그 자리에 함께했던 많은 성소수자들에게 그랬을 것이다. 광장에서 소수자들의 발언들이 폭발적으로 나오게 된 계기가 그날의 평등수칙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는 윤석열 계엄 나쁘다는 거 말고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과 같이 겨울을 함께 보낸 것이 가능했던 건 이 공간은 그 공간이라는 최저선의 룰을 세팅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혐오를 담은 메시지 트럭이 왔을 때도 타협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서 항의하는 사람들 비상행동 상황실 활동가들이나 자원 활동가들이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서 훨씬 더 큰 노력과 애를 써 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노력들이 이 광장이 아니라 사실 우리 일상에서 이런 종류의 노력들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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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호림 패널이 마이크를 들고 말하고 있고 두 분의 패널분들이 웃고 있다.




양당정치의 골짜기 안에서

 



장: 정치 영역에서는 특히 진보 정당 같은 경우에는 딜레마가 있다. 

하나는 워낙 민주당까지 성평등정치를 외면하고 있었던 지가 오래됐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우리한테 주어지는 마이크를 통해서 여러분은 대변되고 있습니다라는 감각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고 동시에 보다 포괄적인 메시지를 내야 하는 두 가지 과제 속에서 늘 언어를 고민하게 된다. 


여성들의 울분을 대한쪽에서는 갈라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포용적인 이야기를 하면 변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웃음.) 어쩌란 말인가. 트위스트 추는 기분이다. 이런 양당 정치의 골짜기 안에서 어떻게든 길을 찾아내야 하는 숙명… 내 팔자 내가 꼰 거다. 매번 그 순간, 순간의 판단 속에서 이야기를 해 가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좋은 언어를 가지고 끝없이 교정하는 거는 필요하다. 

성별 갈등이 아니라 성차별이다, 성별 갈등이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성차별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되지않나?라는 말을 한 500번쯤 반복해 주는 거, 웃으면서. 이런 종류의 일들이 정치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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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패널인 나임윤경님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정치권의 혐오전략,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출구조사 결과 20대 여성의 10%가 이준석 지지한다고 나오기도 했다. 

20대 남성 청년의 지지율에 압도되어서 그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그것도 놀라운 결과였다는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겠다. 



'우파 페미'라 자칭하는 이들은 이들의 트랜스 온라인상의 트랜스 혐오를 중심으로 등장을 했고 성소수자 운동도 여성 운동도 어떻게 대항해야 하나. 트럼프가 하는 다양성 삭제, 젠더 삭제 이런 움직임이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올림픽에서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참여에 대한 공격들이 사실은 다 기획되고 조율된 전략적인 그런 행동이었고 그 자장 안에서 그들이 펼치는 레토릭에 영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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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행시 짓기 이벤트에 당첨되신 참석자 분이 선물로 받은 책을 들고 있다.


 

성평등정치로 5행시 짓기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매우 많은 문자 후보들을 뚫고 우승하신 오행시는(두구두구)


 

성: 성별로 나뉘는 권력의 문턱을


평: 평등의 이름으로 허물고 나아가


등: 등 돌렸던 사람들의 삶을 향해


정: 정치가 귀를 기울일 때


치: 치열한 일상도 바뀔 수 있다.

 


근사한 5행시로 큰 박수 받으셨어요!(제일 먼저 오셔서 오래 고심하신 이유가 있으셨군요 ^^)


 

내란청산이 먼저고 뭐뭐는 다음이다?

 


이: 좁은 의미에서 내란에 가담한 사람들이 수사받고 선고를 받아서 처벌하는 거 가능하겠다. 그런데 내란 사태를 만든 극우 정치의 토양을 바꿀 수는 없다. 결국은 내란청산이 OO보다 우선이라는 말이 계속 반복될 때 결국 내란청산이 가능해지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안티 페미 유튜버들이 서부지법 사태 이후에 사라지셨는데 굉장히 익숙한 얼굴이었고 전광훈 목사와 함께 계속 윤석열 지지 집회를 열었던 목사는 건강보험피부양자 동성혼 자격 승인되고 이게 되면 동성혼 된다 해서 동성혼 반대 100만의 방파제를 쌓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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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패널인 장혜영님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리박스쿨 문제랄지 대전 지역의 성평등, 성교육 관련한 센터를 극우 집단에서 입찰 한 일들이랄지 성평등, 성소수자 의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끼리는 연결되어 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 극우가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없애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사실 소수자 혐오가 어디에서 자라나냐고 하면 중요한 이유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다. 불평등을 타자에게 돌리는 방식으로 혐오를 표출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도 내란청산 이후로 밀린다면 그것 역시 극우가 자라날 토양을 그대로 두는 거거다.

 


나임: 대선 과정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지만 유시민씨를 빼놓을 수 없다. 설난영 씨에 대한 발언 전에도 “해일이 오는데 조개나 줍고 있다” 발언이랄지. 이쪽 진영에도 그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이 내란일 수 있겠다. 유시민이 한 번도 성평등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 적 없음에도 그를 진보의 위치에 놓는 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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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참석자들이 무대를 보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5년간은 고민은

 


-나임: 지금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라 한다는데 가족은 왜 붙이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힘을 줘야 한다. 우리의 역할은 여가부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 여가부는 내각 안에서 야당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2019년에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하고 나서 여가부에서 풍선 달고 그럴 줄 알았는데 여가부가 조용했다. 그래서 전화를 해서 여가부 성명서 안 내세요? 했더니 그건 법무부의 패배이기 때문에 자기네가 조용할 수 없다고 하더라. 사실 가까이 가서 보니까 예산이 너무 적다. 

 

그 적은 예산안에서도 80% 이상이 양육 지원 이런 것이다. 성평등과 상관이 없다면 우리가 그 문제를 짚어야 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해야 하는 건데 그 소리를 하려면 받쳐줘야 한다. 


지금 정부에게 성평등 이슈 왜 안 하냐고 하는 것 이상으로 여가부를 뒷받침해서 여가부가 다른 목소리 내게 하는 것. 그 방식으로 채우는 것이 우리가 훨씬 더 많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있을 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 여가부가 페미니스트 혹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폄훼당했었다. 이번에 성평등가족부가 출범하면 여가부게 힘을 줘야 할 유권자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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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재명 정부에게 바란다라고 써진 우드락에 참석자들이 포스트잇에 쓴 의견들이 가득하다.

 




이: 제가 이번 대선을 경유하면서 생각해 보게 된 것은 그냥 펨코, 일베 이런 문제보다도 넓게 한국 사람들이 가장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는 공간이 어디일까. 

진영을 막론하고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인 것 같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유사한 사람들끼리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적대적인 양당 구도를 고착화시키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하는 문화를 만들어 오기도 했다. 


자주가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는데 정치인을 우상화하고 어떤 적대의 대상은 너무 조롱하는 게 못 견디겠더라. 

우리가 서로 아는 사람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정치적인 이야기를 얼마나 나누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악마화하는 것들이 제도 정치에서도 문제지만 일상에서도 어떤 문제가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그런 환경들을 만들기 위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서로 너무 적대하지 않고 다른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문화를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그걸 만드는 게 활동가로서 실천할 수 있는 페미니즘 정치라고 생각하고 그런 고민을 갖고 5년을 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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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사회자가 '이재명 정부에게 바란다' 피켓에 써진 참석자들 의견을 읽고 있다. 

 

 

 

진보가, 페미니즘이 해야 할 일은


 

장: 기득권에 맞서서 약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진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진보 정당으로 왔다. 하지만 지금 한국 사회 정치가 너무 오른쪽으로 가서 저는 계엄 이후에 호헌진보라니. 이상하지 않는가. 세상을 바꾸자, 법을 바꾸자, 개헌을 하자 이런 이야기를 질러야 진보인 것 같은데 헌법을 지키라고 이야기 해야 하는 팔자에 대해서 정말 과거의 진보가 참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평균의 흔적에 많이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평균적으로 나아지고 있으면 나아지는 거라고 말하지 않나. 그런데 그 평균 안에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갖고 못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아무것도 없는지.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 평균이 나의 주권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 그게 2025년에 진보가 해야 하는 일이다.


 

이: 우리가 반동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극우화를 막기 위해서 노력하는 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 변화에 노력할 가치가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도 계속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사회 안전하고 ‘무지개 입고 다녀도 된다’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분들이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 변화는 사소한 일상의 대화에서 나의 어떤 정치적인 선택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변화들은 만들어지고 있다. 

개개인으로 그것에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나 많다는 가능성에 대해 잊지 않아야 한다. 노력할 수 있고 노력하면 바뀐다는 걸 또 환기하고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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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등의 피켓을 함께 들고 있다.



극우의 씨앗은 무엇인가.



장: 극우가 뭐지라고 하면 우리 안에 함의되어 있는 개념 규정이 없다. 

물론 학술적으로 되어 있는 것들은 있지만 우리가 극우에 대해서 공적 담론 안에서 대대적인 키워드로 등장하는 게 지금인 것 같은데 극우의 대척점에는 민주주의가 있다. 여성이든 성소수자든 그 사람이 그 한 특성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람은 시민권을 박탈해도 좋다, 폭력을 가해도 좋다는 생각을 갖고있으면 그게 극우의 씨앗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죽여도 된다고 생각했던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이든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폭력을 행사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건들이든 이미 거기서 극우의 싹이 트고 있다. 트랜스젠더에게는 아무 이야기나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일부 여성들에게도 극우의 싹이 있다. 

 

‘그 사람은 당신과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이잖아.’ ‘당신은 길 가다가 폭력을 당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도 마찬가지잖아.’의 레벨에서 그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부당하게 폭력을 행사 당하면 안 되는 권리. 그걸 위해서 싸우는 게 내란과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씀드리며 갈음하고 싶다.

 



이날 두 명의 참석자 분들이 회원 가입으로 함께해주셨어요..!(감사합니다아😭 )



질의응답과 질문으로 민주페미시민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언제나 내딛고 있다는 희망은 서로를 만나며 확인합니다. 새 정부의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도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 


다음 공론장에서 또 만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