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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후기] “미디어 공공성이 뭔데?”라고 쓰고 공영방송 추억 여행이라고 읽음(feat. 미디어 공공성 고민회)

2023-09-21
조회수 5044

안녕하세요.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단호박이에요.

9/1(금) 입추와 처서가 지났지만 여름이던 날, 공영방송에 드리워진 어두운 구름이 궁금해서 “진짜 공영방송이 없어도 괜찮아요?”를 진행했어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되고, KBS 남영진 이사장이 해임되고, MBC를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이 해임되면서 KBS는 방통위에서 지원받던 예산이 바로 줄어들고, KBS 사장의 해임안이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왔어요. 방송을 사기업처럼 생각하고 평가 기준으로 설정하면서 방송계에서는 미디어 공공성, 방송 독립성 이야기는 자취를 감추고 있어요. 이런 와중에 미디어 공공성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단호박, 노새, 선희, 수다, 아라, 혜정 여섯 명이 민우회에 모였어요.

 

 

 

단호박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주변의 지인들은 공영방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정부에서는 시민이 공영방송이 필요없다고 한다는 것을 보고 시민들이 공영방송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참여. 덧붙여 KBS 50주년 기획으로 god콘서트를 하는데 티케팅에 성공해서 다음주에 콘서트에 갈 예정.

 

아라 

언론단체 활동가, 공영방송 이슈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다른 분들은 KBS나 EBS 등 공영방송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 궁금해서 신청하게 됨.

 

노새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지역에서 자라서 공영방송이 아니면 다른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없었음. 서울에 올라와 10년 이상 TV 없이 살다가 넷플릭스가 생기면서 TV본체를 사서 크롬 캐스트를 연결해서 OTT만 보는 사람으로서 공영방송 이야기가 나올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 되나라는 고민이 들기도 하지만 공영방송이 소중했던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참여하게 됨.

 

수다 

민우회 회원 20년,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게 모니터 분과. 2002년부터 모니터링을 해왔음. 일례로 '강제키스'를 지적하는 토론회에서 현직 PD는 "우리 와이프는 너무 좋아한다"라면서 비판을 수용하지 않았는데 지금 바뀌는 미디어 환경을 보면 과거보다 조금은 나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됨. 지금은 없어진 위성DMB 시절에 DMB를 잘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익이 안 난다고 서비스를 없애버린 경험이 있음.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어떤 매체가 고정적으로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됐다. 추억과 모든 것은 데이터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공영방송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이 자리에 참여하게 됨.

 

혜정 

민우회에 몇 년 전 가입했는데 코로나라 모임에 오지 못하다가 공영방송 얘기에 관심이 생겨 오게 됨. 텔레비전을 켜지 않은 것은 몇 년이 됐음. 마지막으로 봤을 때 방송에 등장하는 여남 성별 비율이 맞지 않다는 문제 의식이 생겼음. 이런 고민 속에서 수신료를 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잘 찾아보질 않았는데 궁금해서 신청하게 됨.

 

써니 

언론단체 활동가. 언론의 공영성을 믿고 있고 지켜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옆에 있는 시민에게 설명하기는 좀 어려웠음. 동생에게조차 설명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계기로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됨. 공영방송을 안 보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기도 했고 다른 단체에 와서 얘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서 오게 됐음.

 

 

참여와 자기소개 시간 이후에는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를 소개하는 시간 이 있었어요.

 

 

민우회는 2001년 미스코리아 대회를 지상파에서 중계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액션을 했고, 2015년에는 1시간짜리 성형광고를 하는 렛미인이라는 프로그램을 폐지를 이끌었어요. 2016년에는 “TV에 나올 몸, 준비되셨습니까?”라는 제목으로 획일화된 신체를 비추는 방송을 지적했고 2019년과 2021년에는 차별혐오를 일으키는 인공지능을 지적하고 “페미니스가 함께 만든 AI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줄기 빛을 통해 페미니즘 콘텐츠를 아카이빙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올해는 <나는 신이다>의 재현 윤리를 지적한 <나는 신이다>는 다르지 않았다: 재현의 윤리와 저널리즘을 고민하다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범죄소재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하여 카드뉴스로 발행해왔습니다.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이 궁금하시다면 민우회 홈페이지에서 검색해주세요.

 

 

미디어 공공성이라는 모호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공영방송 빙고를 하며 공영성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추억 속 프로그램이 스쳐지나가네요. 

추억의 공영방송 혹은 영업하고 싶은 공영방송 이야기 함께 보실까요?

 

써니님은 공영방송 키즈였던 시절을 소개해줬어요. TV유치원 <하나둘셋>을 보면서 어린이집 갈 준비를 했고, <인간극장> 시그널이 나오면 유치원 지각이었던 시절, <교향악단>이 나오면 잠을 갈 준비를 했고 EBS 수능특강 강의를 보면서 수능을 준비했고, <자이언트 펭>을 보면서 위로받는 직장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줬어요.

 

 

써니님은 최근 KBS의 <홍김동전>을 재밌게 보고 있다고 영업을 해줬어요.

“홍김동전은 홍진경과 김숙 캐릭터가 매력적이에요. 잘난 1인자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리얼버라이어티가 아닌 구성이 좋아요. 5명이 신뢰를 가지고 서로 가벼운 인사를 던지는 정도지 출연자에게 ‘이런 거 하지마’ ‘그거 별로다’ 이런 말을 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조세호 씨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웃겨요. 2PM 장우영 씨도 아이돌인데 아이돌로 소비되지 않고, 계층에 따라서 역할이 정해져 있는 불편한 공식에서 벗어나게 해줘요.

”최근 에피소드에서는 남산에서 ‘김학순 씨를 찾아오세요’라는 미션을 줬어요. 출연진들은 노인정도 가고, 도서관도 가요. 도서관에서 김학순 선생님(여성 운동가,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동상이 남산에 있다는 정보를 찾죠. 이런 프로그램은 <런닝맨>에서는 안 나올 것 같아요. 런닝맨은 큰 랜드마크 협찬 받아서 뛰어다니고 좋은 옷 입고, 서로 잡아뜯고 떨어뜨리는데 프로그램의 차이가 드러나죠. 그런 점에서 <홍김동전은> PD의 가치 판단이 녹여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다님은 EBS의 <별일없이 산다>를 추천했어요.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진행자가 같이 나오는 배리어프리 토크쇼인데요. 신체장애, 신경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등장시켜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상파를 오래 모니터링하면서 신체가 절단된 분들을 많이 봤어요. 그러면 의수나 의족을 하고 나오는 분들이 많은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팔을 헐렁한 채로 있으세요. 그걸 보고 ‘왜 다 팔이나 다리가 있어야 되지? 있는 대로 보여줘도 되는건데...’ 그 생각이 들었어요. 기본적으로 장애인이 진행자이기 때문에 내용 자체가 장애인 관점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장애인 입장에서 ‘이런 얘기를 나눌 수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 프로그램이에요. 프로그램이 좀 오래가길 바랐는데 일단은 종료가 됐고 <별일없이 산다>를 보고 기존 방송들이 비장애인 중심적이었는지 비교가 됐는데 다시 부활했으면 좋겠어요.”

 

 

아라님은 부산MBC “빅벙커”를 추천했어요.

“예산 추적 프로그램인데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추적해서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체크하는 프로그램이에요. 한창 전장연 시위가 있을 때는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 관련 교통 예산을 체크해요. 직접적으로 장애인분의 실상에 대해서 취재를 하고 컨셉 자체도 독특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예산을 가지고 파고 들어간다는 전문성 자체가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이나 중앙에서는 보기 힘든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어서 부산에 내려가게 될 때 한 번씩 챙겨보게 돼요. 지역방송사마다 자기 지역을 저 컨셉으로 해서 보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노새는 KBS의 “씨름의 희열”을 추천했어요.

“씨름이 처음으로 '본격 스포츠'라는 걸 느끼게 해준 프로그램이에요. 명절이 되면 KBS에서만 씨름을 방송해줬잖아요. 할아버지가 틀어두면 '저런 걸 도대체 왜 보나..' 생각했는데, 씨름을 무슨 재미로 보는 것인지 그야말로 '씨름의 희열'을 알게 해준 방송이었어요. 씨름이란 스포츠가 너무 흥미로워서 경기장에 직관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방송도 제법 인기가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관중으로 결승전 생방을 하게 된 것이 너무 아쉬웠던 기억이 나요. 너무 재밌어서 '씨름의 희열 여자 편'이 나오겠구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전혀 소식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혜정님은 MBC <내 이름은 김삼순>, MBC <베스트셀러극장>, KBS <드라마스페셜>을 추천했어요.

“<내 이름은 김삼순>은 남자 주인공이 재벌이고 크게 보면 신데렐라 스토리 같기도 해서 한계는 있지만 김삼순 캐릭터가 신선했어요. 극 중 김삼순은 나이가 서른이었는데 그 시대에 서른 살의 여성에게는 사회가 노처녀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어요. (지금이야 지탄 받을 설정이지만) 당시의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잘 담아낼 캐릭터였어요. 그리고 김선아 배우가 살을 찌워 체격이 있는 여성으로 드러낸 방식도 좋았어요”

 

 

단호박은 KBS <추적60분>을 추천했어요.

“추적 60분은 PD저널리즘의 상징적인 프로그램이었어요. 여성CP였던 최지원PD가 진행할 때 잘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안희정 미투 사건, 스포츠 미투, 데이트폭력, 사이버성폭력, 양육비 미지급, 그루밍 성범죄, 성매매 산업 문제를 잘 다루고 있었어요. 사건의 상황, 맥락을 다각도고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청소년 여성이 사이버 세상에서 어떤 범죄에 연루되는지, 노동 현장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어떻게 벌어지는지도 맥락을 잘 설명해줬고요,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범죄들도 잘 보여줘서 좋았어요. <다큐인사이트>의 국가대표, 개그맨, 윤여정, 뉴스룸을 연출한 이은규PD님이 그 당시에 <추적60분>팀이었던 것도 기억나요”

 

 

 

공영방송의 추억으로 화기애애하면서도 KBS에게 경고를 하기도 했는데요.

 

수다님은

“‘추억 가득’이라는 평은 지상파 방송국 제작진이 들었다면 긴장해야 하는거예요. 시청자들 입에서 ‘현재 이게 너무 좋잖아’의 반응이 아니라 ‘나 어렸을 때 좋았어’라고 되는 걸 보면 미디어 환경이 바뀌긴 했지만 긴장해야 해요”

 

 

공영방송 빙고가 끝난 후에는 참여자가 생각하는 공영방송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EBS의 <일요시네마>, KBS<독립영화관>, KBS <드라마스페셜>, EBS<스페이스 공감>, KBS<국악한마당>, KBS<가요무대>, KBS<교향악단> 등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도 소규모의 예술 활동이나 문화예술을 보여주는 창구예요.

 

”KBS는 <열린채널>을 통해 시청자의 접근권이 있어서 채널을 열어놓고 있잖아요.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가능해요. 우리가 요구할 수도 있고, 전달할 수도 있는 권리니까요“

 

“장애인·소수자를 보여주는 채널이요. 미디어가 사회를 비추는 창이라고 하는데 장애인·소수자를 보여주면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한계적인 점이 있는데요. KBS는 장애인 아나운서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아나운서들이 시각장애인 혹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밖에 안 나와요. 청각장애인 아나운서는 없어요. 근데 일본이나 다른나라 같은 경우에는 청인과 농인을 짝을 이뤄 중계하는 환경이 갖춰졌어요. 장애인 분들이 직접 회의에도 나온다는데 이런 환경이 더 필요해요”

 

“KBS는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도 있죠. 그런데 공동체를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도 있잖아요. <우리말 나들이>, <우리말 겨루기> 같은 걸 생각해보면 한국어라는 우리 문화, 언어를 지켜나가려는 노력을 KBS와 MBC밖에 안해요”

 

 

 

〉〉 공영방송 보는 이유?, 공영방송 보지 않는 이유? 〈〈

 

“독립해서 살고 난 이후로 쭉 TV가 없었고, KBS 방송을 보더라도 유튜브를 통해서 보고 있어요. 본가에서 살 때는 TV를 항상 틀어놓으니 보고싶지 않아도 보게 됐어요. 지금은 집에 TV를 두지 않으니 접근성이 떨어지고, 유튜브 같은 창구가 있으니까 내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볼 수 있어서 필요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저는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를 쓰지 않거든요. 그런데 유튜브가 대체하니까 불편함을 못 느껴요”

 

“OTT의 재생플레이어에 익숙해지다보니 1.5배속 1.75배속으로 콘텐츠를 보는 게 편해요. 공영방송에서 천천히 말하는 게 답답하게 느껴져요. 콘텐츠의 흐름을 끊는 광고도 불편하고요. 그러다보니 KBS 프로그램이더라도 웨이브로 보는 게 편해요. 저조차도 시청 습관의 변화가 생겼어요”

 

“공영방송이 싫어서 안 보거나 얘네들이 편향적이라서 안 본다는 아니예요. 다른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선택을 못 받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고 TV를 안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속화되는 부분이 있지. 공영방송이 별로라서 안 보는 건 아니예요”

 

“시사이슈 때문에 공영방송을 봐요. 어떤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서 궁금하면 KBS나 MBC 뉴스부터 봐요. 그런데 공영방송이 편향되서 안 본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뉴스를 얻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SBS, TV조선만 보는 건가, 아니면 인스타그램 같은 곳에서 떠드는 걸 공유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저는 TV수상기가 없으니까 TV수신료를 내지 않고 있지만 KBS 뉴스를 유튜브에서 일부만이라도 찾아보는 걸 생각하면 수신료를 낼 수 있어요”

“생각해보면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의 숏츠를 내리면서 시사 뉴스를 접하기도 하잖아요. 시사에 관심이 있어서 시사 얘기를 꺼낸다기보다는 “사건 터졌대”라고 사건·사고를 인스타그램에서 접하면서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것 같거든요. 시사에 관심 없고 시사를 접한다고 하더라도 출처가 표기되지 않은 이미지 하나로 시사 뉴스를 접하고 있어서 유튜브 검색도 안 하는 것 같고,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소식을 보는 것 같아요”

 

“어른들도 KBS가 노잼이라고 하거든요? 정치성향이라도 맞으면 TV조선을 보는 건데.. 저희 어머니는 여행 다니는 거 좋아하고, 경치 좋은 거 좋아하시는데 KBS에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계속 자연다큐를 틀어주는 케이블 채널이 있잖아요. 채널의 다양화 덕분에 노년층에게도 KBS가 노잼이 된거죠. 그래도 KBS 뉴스는 보세요.”

 

 

 

공영방송 필요한 이유?

 

“공영방송이 없어진다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늘어날 것 같아요. 광고가 많이 붙을 만한 자극적인 내용, 연예인이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 욕설과 반말이 난무하는 방송이 늘어날 것 같아요.”

 

“유료가입과 상관없이 누구나 스포츠를 보고, 다양한 문화를 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요. 작년에 BBC(영국 공영방송)가 방송을 제대로 준비 못했어요. 디스커버리 채널이 프로그램을 다 사버렸거든요. 이런 상황이 한국에도 반복될 것 같아요. 이것은 공영방송만 탓이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도 같이 움직여야 해요. 방송법이 있지만 다른 OTT나 케이블채널이 돈으로 프로그램을 사들이는 것을 막는 방패막이가 돼줘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번에 이강인이 나오는 축구 경기의 중계권을 쿠팡플레이에서 샀잖아요. 농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nba를 보려면 비싼 채널로 올려야 볼 수 있는 게 현실이잖아요. 100% 상업적인 것을 배제하지 못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도 공영방송의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대로 일하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미디어 공공성은 갈수록 후퇴되는 상황이에요. 보수 정권에서 대민 선전 방송이나 외국 교민을 위해 만들던 KBS ‘한민족방송’을 지원을 끊은 것은 충격적인 상황이고요.

 

 

 

미디어 공공성이 후퇴하는 시대 무엇을 해야할까?

 

“공공성은 눈에 드러나지 않잖아요. 피부에 느끼기도 어렵고 그러니까 미디어 공공성이 후퇴했다는 현상 자체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공공성’ 개념을 달리 해석하는 경우도 많아요. 본인 생각에 공정하지 않으면 ‘공공성’이 망가졌다고 하잖아요. 공공성을 말하려면 공공성을 이해시켜야 하고, 후퇴했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 것 같아요. ”미디어 공공성 없어져도 될까요?” 질문하고 상상도 하고, 우리가 잘 모르지만 공영방송과 미디어 공공성을 이렇게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아요. 공기와 같아서 누리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는 걸 알리면 좋겠어요. 거기에 시청자, 이용자 주권 이런 얘기도 넣어서 이 개념이 어떤 개념인지 이해시키는 게 필요해요. 그리고 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영방송 구조가 유지되는 게 필요하다 라는 짧은 카드뉴스를 만들거나, 홍보물을 만들거나, 해시태그 운동을 하는 것처럼 홍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방송법의 역사를 알리는 것게 필요한 것 같아요. 방송법 한 줄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토론회를 거치고 전문가들이 싸워왔거든요. 물론 일반 시민들은 그 역사를 알고 싶지 않을 수 있지만 방송법 한 줄에 담긴 역사에 대해서 업그레이드는 못해도 쥐고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리면 좋겠어요“

 

“저는 언론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언론의 문제를 지적하고 보고서 쓰는 방식이 언론의 신뢰를 높이려는 의도인데, 오히려 언론의 신뢰를 깎아 먹는 건 아닌지 고민이 되어요. 최근에 서울시에서 북한 미사일로 경보 오발령했었잖아요. 그때 네이버가 안됐는데 동료들이 다 KBS를 봤다고 해요. 그러니까 KBS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부정적 방식이 아니라 긍정적 방식으로 얘기를 하는 게 필요하구나 생각했고, 오늘 같은 대국민 공영방송 빙고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KBS에 <저널리즘 토크쇼J>가 있었잖아요. <저널리즘 토크쇼 J>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데 저널리즘이 뭔지 뉴스나 언론 보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신방과 수업을 듣는 것처럼 보여줬어요.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줬던 프로그램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부분도 필요할 것 같은데 하루 이틀에 될 건 아닌 것 같아요.”

 

“시청자를 다양하게 만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저희들이야 KBS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시청자가 분명히 있잖아요. 연령대마다 이야기가 다르고 프로그램을 뭘 보는지에 따라 청소년들은 생각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고요. 공영방송을 보고 자라지 않은 친구들도 많을 거예요. 그렇다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이렇게 그룹별로 만나서 얘기를 들어야 하고 공영방송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채워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KBS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 같아요. KBS는 대중적 이미지가 후퇴하고 있고, 방송국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화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왔어요. 여성PD들은 30%정도 되는 것 같고요. 진행자의 성별 균형성 문제도 노력하고 있지만 개선될 필요가 있고요. KBS 스스로 쇄신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줘야 해요. 미디어 공공성 논의의 시작은 기존 방송 산업의 관행으로 여겨졌던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겠어요”

 

 

 

노새

“저는 공영방송을 생각하면서 제가 살았던 지역을 생각하는데요. 서울에서 고향 가는 버스가 하루에 6대가 있거든요. 그리고 그 6대는 늘 비어 있어요. 지금 몇 대로 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외버스는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공영방송이 어떻게 보면 우리 지역 시외버스 같아요. 6대뿐인 우리 버스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남들을 설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게 모여서 공영방송이라는 공공성, 공영성이 있는 것 같고 버스가 6대에서 4대로 줄어들고 4대에서 2대로 줄어드는 것이 우리 고향 사람들만의 일처럼 보이겠지만 그런 게 모여서 차 없는 사람들은 광역시 말고는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되는 것 같고, 잃어버려야 알게 되는 지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민의 입장에서 뭘 해야할지 더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수다

”공영방송으로 추억을 말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공영성·공공성을 누리고 있는 것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가 공영성을 높일 수는 없더라도 어린이나 다음 세대를 위해 공공성·공영성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혜정

“오늘 이야기 나눈 콘텐츠들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제 안의 편향성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써니

“(공영방송 문제와 관련해)정치인과 싸우고, 어떤 사람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저 사람 하나 나간다고 이런 것들이 해결될까’ 활동하면서 무력감이 있었는데 우리가 가진 교집합(공영방송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느낀 시간이었어요.”

 

아라

“(공영방송으로)추억팔이가 된다는 게 흥미로웠고, 우리가 동시대를 살아오면서 공통의 경험이 있다는 건데 공영방송과 공통의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이런 공통의 경험이 있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긍정적인 의미로, 부정적인 의미도 작용하겠지만 그 기반을 바탕으로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어요. 도움닫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방식이든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단호박

“공공성·공영성에 대해 사례를 중심으로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민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었거든요. 미디어 활동가들끼리 고민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삶 속의 공영방송을 들여다봐서 좋았어요. 하나의 단일한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의견이 나오는 환경에서 사회의 균형이 생기고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각자의 인식 안에서 공영방송이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시민이 생각하는 공영방송을 더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미디어 공공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미디어 공공성 이야기로 계속 시민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게요! 그때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꾸벅)

 

 

[참고] 빙고에서 언급된 프로그램

아라: 다큐프라임, 시사직격, 용의눈물, 걸어서 세계속으로, 뉴스데스크, 세계테마기행, 지금도 마로니에는, 시사기획 창, 세계의 명화, 위대한 수업, EIDF, 빅벙커, 생로병사의 비밀, KBS뉴스, EBS강의들, 디즈니 만화동산, 무한도전, 추적60분, 한국인의 밥상, 일요시네마, 전국노래자랑, 1박2일, 세계명작극장, PD수첩, 매직키드 마수리

 

단호박: 독립영화관, 자이언트 펭, 뉴스9, 뉴스데스크, 다큐프라임,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KBS드라마스페셜, PD수첩, 다큐인사이트_뉴스룸, 비밀의교정, 여성백년사, 쇼 음악중심, 추적60분, 인간극장, 전라도, 뉴스광장, 이웃집 찰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다큐3일, 시사기획 창, 대장금, 무한도전, 유희열의 스케치북, 스페이스 공감, 아침마당

 

수다: 세상을 비집고, 별일없이 산다, KBS 국악한마당, KBS 사랑의 가족, 열린채널, 시사직격, 시사기획 창, 다큐인사이드, 독립영화관, 저널리즘 토크쇼J, 주문을 잊은 음식점, 이웃집 찰스, 동백꽃 필 무렵, 연모, PD수첩, MBC 100분토론, 무한도전, 옷소매 붉은 끝동, 붉은 달 푸른 해, 아침마당, EBS 다큐프라임(다큐시리즈), 자이언트 펭, 9층시사국, KBS1 네트워크특선 과학으로 보는 세상 SEE, 우리말 겨루기

 

노새: 1박2일, 겨울연가, 체험 삶의 현장,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아침마당, 해피투게더, 세계테마기행, 6시내고향, 종이학, 스페이스공감, 가을동화, 대장금, 무한도전, 딩동댕유치원, 밥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 인간극장, 다큐프라임, 느낌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이소라의 프로포즈, 가족오락관, 전국노래자랑, 걸어서 세계속으로, 씨름의 희열, PD수첩

 

선희: TV유치원 하나둘셋, 딩동댕유치원, 인간극장, 교향악단, 내 이름은 김삼순, 지식채널e, 위대한수업, 다큐3일, 6시내고향, 전국노래자랑, 다큐인사이트_국가대표, 우리말겨루기, 우리말나들이 홍김동전, EBS 고교 수능특강 강의, PD수첩, 뉴스데스크, 매직키드마수리, 요정컴미, 저널리즘 토크쇼J, 뮤직뱅크, 쇼음악중심, 자이언트펭, 환경스페셜, 남극의 눈물

 

혜정: KBS뉴스, MBC뉴스, PD수첩, 무한도전, 지식e채널, 비타민,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다큐프라임, 전원일기, 내 이름은 김삼순, 걸어서 세계 속으로, 연예가중계, 여명의 눈동자, 전국노래자랑, 추적60분, 뮤직뱅크, 쇼음악중심, MBC베스트셀러 극장, KBS드라마스페셜, 우리말나들이, 6시내고향,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인기가요, SBS뉴스, 그것이 알고싶다(주의_SBS는 공영방송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