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 서울성동경찰서 성차별 사건 징계 촉구
(사진설명: 기자회견 현장 전경. 경찰철 앞에서 파란색 현수막을 들도 뒤로 기자회견 참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주관 | 한국여성민우회
○ 주최 | 고양여성민우회,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원주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춘천여성민우회, 파주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1. 기자회견의 취지
- 16년차 경찰로 일해온 A경위(이하 A)는 금호파출소 내근직으로 배치, 관리반으로부터 ‘소장님 밥은 안 챙기냐’는 말을 들은 후로 당시 파출소장 B와(이하 행위자) 점심식사에 동행하기 시작. 이후 행위자는 업무 연관성이 없는 안경점 방문, 암벽 등반 등을 A에게 요구,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응할 때까지 강요한 바 있음. 또, 지역구 축제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외부 행사 자리에 지속적으로 여성경찰인 A에게 동행을 요구하였음.
- 행위자는 지역유지 C를 '회장님'(이하 C)이라고 부르고 지속적으로 만나며, C와의 만남에도 동행 요구. C는 A에게 “파출소장 ‘비서’가 과일 깎아보라”는 등 성차별적 발언한 바 있음. 관리감독 책임자인 행위자는 C의 부적절한 요구를 중단 시키기는커녕 A에게 “(개인)전화번호를 (C에게) 알려주라”, "회장님(C)이 승진시켜준다고 하니 빨리 와라"고 하는 등 문제를 심화시킨 바 있음.
- A는 소속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진정서를 제출하여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진행하였으나 행위자와 제대로된 공간분리가 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병가를 사용하였고, 그 기간 동안 행위자는 CCTV를 불법적으로 열람하며 A를 근무태만 및 지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역진정함. 병가 이후 복귀하자 동료들은 ‘파출소장은 타격이 없어. 계속 문제 만들면 너만 어려워질거다’ ‘(병가 다녀와서)얼굴만 좋네’ ‘내가 너 갈궈서 딴 데로 쫒아 버릴 거다’ 등 문제적 발언을 일삼음.
- 문제제기 이후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A는 공중파 라디오에 출연, 사건을 공론화하자 경찰청이 뒤늦게 사건을 본청으로 접수함. A는 행위자에 대한 형사 고소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행위자는 시간을 끌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음.
- 감찰 조사 결과(10월 18일) 본청은 행위자 비위를 인정, 서울청에서 직접 행위자를 징계하라고 결정하였으나 그밖의 분리조치 미비, 감찰 부서의 부적절한 대응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는 비위가 인정되지 않음.
- 윤희근 경찰청창은 지난 해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 공동체를 목표로 전국 동료 경찰의 마음을 모아 쉼 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음. 경찰 조직 내에 만연한 성차별, 부당한 업무지시, 직장 내 괴롭힘조차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이 상황에서 국민은 경찰을 신뢰할 수 없음. 이에 한국여성민우회는 힘겹게 싸우고 있는 당사자와 연대하며 나아가 경찰 조직 내 성차별적 문화를 종식시킬 것을 요구, 해당 사건의 공정한 해결을 촉구함.
2. 기자회견 순서
○ 사회: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신혜정
○ 발언
- 사건 브리핑: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채윤진
- 연대 발언
·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배진경
· 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국장 김민정
·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장택수 대외협력국장
- 당사자 발언: A경위
○ 기자회견문 낭독
(사진설명: 전면에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발언자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 중인 모습)
1. 사건 브리핑. 채윤진(한국여성민우회)
◎ 2023년 2월: 16년차 경찰로 일해온 박○○ 경위(이하 내담자)는 금호파출소 내근직으로 배치됨. 파출소 내 관리반으로부터 ‘소장님 밥은 안 챙기냐’는 얘기를 듣고부터, 당시 파출소장 정○○(이하 행위자) 점심식사에 동행하기 시작. 행위자는 점심식사를 핑계로 업무와 상관없이 안경점 방문 등 개인적인 일에 내담자를 데리고 다님. 어느 날은 업무시간 중 행위자가 즐겨가는 암벽 등반장에 데려가 내담자에게 암벽 등반을 할 것을 요구, 내담자가 재차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신발까지 가져와 신으라고 하며 내담자가 응할 때까지 강요함.이밖에도 행위자는 지역구 축제가 끝나면 여기저기 식사 자리에 동행을 강요하는 등 업무 직접 관련이 없는 외부 행사에 내담자를 대동함. 이런 일은 통상 여성경찰에게만 강요하는 것으로, 내담자가 거부하면 다른 여성경찰에게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해 내담자는 행위자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음.
◎ 2023년 4월: 행위자는 지역유지, 이○○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지속적으로 만나옴. 행위자는 이○○과의 만남에도 내담자에게 동행을 요구. 어느 날 이○○은 내담자에게 “파출소장 ‘비서’가 과일 깎아보라” 말함. 함께 있던 행위자는 이를 정정하거나 만류하지 않았음. 심지어 행위자의 강권으로 이○○에게 이름을 알려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행위까지 해야 했음. 이러한 상황에 개입해 중단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직속 상사인 행위자는 개입하기는커녕 “(개인)전화번호를 알려주라”고 하는 등 문제를 심화시킴. 일련의 상황이 반복되며, 이○○이 내담자를 강제로 끌어안는 추행까지 발생함. 이후 행위자는 이○○과 내담자가 찍은 사진을 인화했으니 받아가라며 근무 중인 내담자에게 “회장님이 승진시켜준다고 하니 빨리 와라”고 전화함. 이○○ 사무실에 가보니 ‘승진 오백만원’이라는 글자를 써두고 이○○과 행위자가 대화를 하며 웃고 있었음. 내담자는 불쾌했지만 사진만 받고 자리를 피함.
◎ 2023년 4월~5월: 내담자가 부당한 요구에 반발하고 거절하기 시작하자 행위자는 내담자를 비난하기 시작. 다른 동료 앞에서 공개적으로 내담자에게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며 비난함. 내담자가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거냐?” 질문하자 다짜고짜 다른 곳으로 발령내겠다고 위협하기에 이름.
◎ 2023년 5월 15일: 내담자는 괴롭힘이 심해지자 소속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진정서 제출. 신고 이후 동료들에 의한 2차피해가 시작됨. 내담자는 행위자와 분리 조치를 요청하고 15일 간 병가를 냈지만 복귀 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음. 내담자 자리가 행위자 자리에서 한 눈에 보이고 그 거리가 1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점을 들어 사무실 분리, 업무시간 분리 등을 자서와 서울청에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감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분리는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옴. 결국 신고 한 달이 지나서야 얼굴을 가릴 수 있는 파티션 정도를 받을 수 있었음.이런 과정에 지친 내담자는 다시 병가를 사용하게 되었음. 내담자 병가 기간 동안 파출소장은 CCTV를 불법적으로 열람하고, 다른 동료의 허위 진술을 지시하여 내담자를 근무태만 및 지시불이행 등으로 역진정.
◎ 2023년 5월~7월: 남자 동료들은 내담자에게 ‘파출소장은 타격이 없어. 계속 문제 만들면 너만 어려워질거다’ ‘(병가 다녀와서)얼굴만 좋네’ ‘내가 너 갈궈서 딴 데로 쫒아 버릴 거다’ ‘소장님이 박○○ 경위(내담자)를 너무 믿으셨네’라는 등 문제적 발언을 일삼음. 공정하게 사건을 조사해야할 감찰부서는 행위자와의 친분으로 내담자의 신고를 공식적 진정이 아닌 ‘첩보’(자체 조사 중 발견된 사실)로 변경. 내담자가 여러 차례 감찰 진행과정을 문의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을 수 없었음. 서울청 감찰조사 계장은 내담자가 통화 과정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며 우울증약 복용 사실을 털어놓았으나 “우울증 약은 나도 먹는다”며 부적적한 대응을 하고 제 3자에게 내담자의 세평을 언급한 정황이 있음.
◎ 2023년 7월: 문제제기 이후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여러 불이익이 이어지자 내담자는 공중파 라디오에 실명으로 출연, 사건을 공론화함. 이후 경찰청은 뒤늦게 사건을 본청으로 접수하겠다고 함. 이후 내담자는 성동경찰서로 발령이 됐지만 행위자 역시으로 성동경찰서 내 타 부서로 발령이 나서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상황. 내담자는 형사 고소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나 행위자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용, 시간을 끌며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음. 퇴직 전 형사 판결을 받지 않도록 유예하며 파면/해임을 피하려는 상황.
◎ 2023년 10월18일: 경찰청 본청 감찰 조사 결과, 행위자 파출소장은 갑질, 비위 인정. 서울청에서 직접 징계하라고 결정. 하지만 그 밖의 분리조치 미비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인정이 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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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전면에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발언자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 중인 모습)
2. 연대발언(1).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사건의 본질은 성차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발언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내용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여전히, 버젓하게 이런 일이 경찰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본 사건은 갑질로 이름 붙여져 있습니다만, 정확하게는 성차별적 괴롭힘입니다. 행위자는 피해자가 남성이었다면 개인적 비서의 역할이나 지역 유지를 위한 접대를 요구하지 않았을 겁니다.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한 성차별적 괴롭힘입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과 여성혐오가 만연한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약한 괴롭힘으로 시작해 점점 더 강도가 높아지고 성희롱, 성폭력과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본 사건도 이러한 과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피해가 점점 커져갔지만 피해자는 본인이 거부하면 다른 여성경찰이 접대와 외부행사 대동을 요구당하기 때문에 본인을 희생해 가며 행위자의 요구에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희생해서 동료를 보호하려는 선한 마음을 봅니다. 하지만 참는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맞서 싸워야 합니다. 피해자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다시 나로부터 끝내야 한다는 결단으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 용기에 존경을 보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찰이란 조직은 피해자의 용기에 호응하지 못 했습니다. 권리를 보장해 주지도 안전한 일터를 제공하지도 못 했습니다.
경찰은 특히나 젠더감수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조직입니다. 수직적 위계가 강화된 가운데 성차별이 심합니다. 여성 경찰들의 진입을 막는 부서들이 존재하며 이런 곳에 여성들이 진입하기 위해서 몇번이나 문을 두드려야 겨우 열리기도 합니다. 피의자를 제대로 다루지 못 한다는 편견도 여성경찰들을 힘들게 합니다. 성차별은 신뢰를 갉아먹고 경험을 가로막아 결국 승진에서 누락되고 무능력의 낙인을 찍습니다. 남성보다 몇배는 더 노력해야 겨우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남성 경찰관의 잘못은 한 개인의 과실로 치부하지만, 여성 경찰관의 잘못은 여성 경찰 전체의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은 대놓고 여성을 무시하는 말을 하지는 않지만 부족한 존재로 대한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고 여성 경찰들은 토로합니다. 조직 전체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낮게 보는 성차별이 깔려있다는 걸 느낄 때도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목도하는 성차별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차별을 당한 피해자를 보호하고 평등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역할해야 하는 사명을 가집니다. 이를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2018년 경찰청은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을 신설한 바 있습니다. 조직 내 왜곡된 성인지 문화 개혁과 수사 과정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2차 피해 근절 등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부서입니다. 그 이후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은 조직 내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허나 오늘 우리가 마주한 이 사건은 혹여 경찰청 내의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구조에 놓인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낳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정부의 기조 아래 그간 진행해 온 노력이 허물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그 역할을 확대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할 때 입니다. 사건의 본질이 성차별에 있지만 사건의 조사 과정이나 경찰 조직의 대응 그 어느 구석에서도 이와같은 본질을 꿰뚫는 해석과 문제의 접근을 발견하지 못 하였습니다.
2023년 2월 여성경찰은 최초로 2만명의 벽을 허물고 15%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경찰은 특별히 차별받거나 접대에 동원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함께 일해야 하는 동료입니다. 이 참담한 사건의 관계자들이 조속히 처벌받고 피해자가 경찰로서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본 사건을 계기로 성차별적 괴롭힘이 경찰 내부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점검하고, 다시는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투쟁!
(사진설명: 전면에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발언자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 중인 모습)
3. 연대발언(2). 김민정(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국장)
죽지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모든 노동자들의 염원입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말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아직도 “죽지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노동자들은 기계에 깔려서,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죽습니다. 일터에서 몸이 잘려서 죽습니다. 하지만 또한 노동자들은 일터 내 괴롭힘으로 죽어 나갑니다. 일터 내 성폭력 사건으로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경찰도 노동자입니다. 대한민국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필수인력이자, 출퇴근을 하고, 급여를 받으며 하루를 살아가는 노동자입니다. 집에서는 빨래와 설거지를 하고, 시장에서 장을 봐서 밥을 지어먹는 노동자입니다. 그 노동자가 직장에서 성차별을 당하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연초에 공직자들을 만나며 “공직자들이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말 잘 하셨습니다. 일터 내 발생한 성차별의 해결주체는 기업 대표입니다. 경찰서장이, 경찰청장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입니다. 경찰청장 누가 임명합니까? 누가 사장입니까? 대통령입니다. 더 나아가, 백만 공무원 노동자의 사장인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경찰서장, 경찰청장,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사건을 잘 조사하고, 사건조사시 발생한 모든 부조리한 것들은 잘 조사해서 처벌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의 자정능력이 부족한게 확인됐습니다.
경찰의 성차별이 묵인되면, 피해자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분리지시는 했다’고 말하며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경찰은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요? 112에 접수하면 되나요? 심지어 피해자에게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더군요. 그 어느 조직이 성차별 사건을 이렇게 처리 합니까? 그 조직이 심지어 경찰인데, 그 어느 여성노동자가 경찰을 신뢰하고 사건을 접수할 수 있을까요? 자격이 없는 경찰은 쪽팔린 줄 아셔야 합니다. 이런 경찰은 국민은 물론 본인도 지킬 수 없습니다. 묻고싶습니다. 경찰은 ‘일터 내 성희롱 사건 처리 지침’이나 있습니까? 있다면 공개해보시길 바랍니다.
위계적인 조직문화와 현장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곳을 찾다가 경찰을 찾아갑니다. 근데 이제 그 어느 여성노동자들이 경찰을 신뢰하고 사건을 접수할 수 있을까요? 경찰은 더 늦기전에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실 경찰노동자/박 경위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4. 당사자 발언
저는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에 근무할 당시 파출소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한 피해자입니다.
성동 경찰서 전 금호 파출소장은 2023. 3.경부터 부하직원인 저에게 근평 등을 무기로 갑질, 부당한 지시 등을 일삼았고, 이를 감찰 조사 해야 할 부서에서는 보호조치는커녕 2차 가해하여 저의 소중한 가정은 한순간에 무너졌으며 자살까지도 결심하였습니다.
파출소장의 행위는 추악한 갑질이었습니다. 근평을 무기로 도보 40분 이상의 거리에서 식사 후 실내암벽장에서 암벽 등반 강요, 관내 80대 지역 유지와 점심 식사 자리 참석 및 사진 촬영, 승진을 빌미로 근무 중인 80대 지역 유지의 사무실로 호출 등 과연 대한 민국 경찰인가 싶을 정도의 갑질을 하였고, 80대 지역 유지는 사무실에서 저를 끌어 안는 등 추행까지 하였습니다.
저는 감찰부서에 정식의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파출소장의 감찰 조사 결과는 단순한 “직권 경고”에 그쳤고 아무런 보호조치를 받지 못 한 채 2차 피해를 당하다 파출소장의 역 진정에 의한 감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7월경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고 파출소장에 대한 파면 및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경찰청은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10. 19. 감찰조사 결과 통지를 받고 다시 한 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경찰청은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없는 그럴 의지도 없는 조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경찰청은 봐주기식(제 식구 감싸기), 시간 끌기 감찰 조사를 하면서 언론이 조용해지길 기다렸나봅니다.
경찰청은 이 사안을 정말 공정하게 엄중하게 조사 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우선, 경찰청은 민원인이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감찰부서에 진정사건 접수를 요구하였음에도 감찰규칙 제15조(감찰활동의 착수), 제34조 (감찰조사 후 처리), 제35조(민원사건의 처리)등의 규정에 따라 처리 하지 않았음에도 “처리방식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어 비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처리방식에 별도의 규정이 있는데 왜 규정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까? 또, 경찰청은 성동경찰서 및 서울청 관련자들은 진정접수를 첩보 인지로 뭉게고, 조사 과정에서 분리조치는커녕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우울증 약은 나도 먹는다, 피해자 세평을 조사해봐라, 갈궈서 쫓아버리겠다”는 등의 2차 가해 등을 비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감찰은 비위가 인정되는 것입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런 행태로 갑질 조사하라고 대놓고 인정해주는 겁니까?
마지막으로 경찰청은 내부 게시판인 현장활력소에 저에 대한 2차가해를 방조, 방치 하고 저는 스스로 고통을 이겨내야만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저는 강제추행, 갑질 피해자임에도 중랑경찰서직협회장 등 일부 몰지각한 동료들에게 심각한 2차 가해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는 실정입니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운운하는 경찰이 갑질, 강제추행 피해직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갑질 파출소장 파면하여 엄중히 징계하라
둘째, 감찰은 감찰편 인증말고 시대와 상식에 맞는 감찰 결과 도출하라
셋째 경찰이 2차 가해가 웬말이냐!! 2차 가해 넘어서 3, 4차 가해 발생한다!!
조직 내 동료도 보호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약자 보호 가능하냐!!
2차 가해자 엄벌하고 대책 마련하라
(사진설명: 기자회경 전경. 전면에는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라고 적힌 푸른색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참가자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5. 기자회견문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 서울성동경찰서 성차별 사건 징계 촉구 기자회견
박OO 경위(이하 박경위)는 16년차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찰이라는 이유로 상관인 전 금호파출소장의 점심식사에 동석하여 파출소장의 식사를 ‘챙겼다’. 파출소장은 개인적인 업무나, 취미생활에도 끈질기게 동행을 요구했고, 지역 유지를 만나는 사적인 식사 자리에도 동석을 요구했다. 박경위가 이를 거절하면 다른 ‘여경’에게 동석을 요구했다. 파출소장 요구로 만난 80대 지역 유지 이모씨는 박경위에게 “‘파출소장 비서’가 과일 한번 깎아보라” “500만원 주고 승진 시켜주겠다”는 발언을 일삼고, 박경위를 강제로 끌어안는 추행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개입할 책임이 있는 관리감독자 파출소장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이모씨와 사진을 찍으라 하고, “(개인)전화번호를 알려드려라”며 부추기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박경위는 소속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파출소장의 문제행동을 진정하고 조직에 해결을 호소했다.
문제제기 이후 박경위의 고통은 더욱 심각해졌다. 파출소장과 1미터 거리에서 일하는 것을 견딜 수 없던 박경위는 감사실에 분리조치를 요구했으나 진정 한 달이 지난 뒤에야 겨우 얼굴을 가릴 정도의 파티션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병가를 쓸 수밖에 없었고 그 사이 파출소장은 버젓이 출근하며 박경위의 흠집을 찾기 위해 파출소 내 CCTV를 불법적으로 열람하고, 동료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하여 박경위를 상대로 역진정을 제기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문제제기 이후 경찰 동료들은 ‘파출소장님이 박경위를 너무 믿었다’, ‘(병가 다녀와서) 얼굴만 좋네’, ‘계속 문제 만들면 너만 어려워질 거다’ 등의 말로 지속적으로 박경위를 괴롭혔다. 아직도 5만 명 경찰 내부 구성원이 볼 수 있는 사내 웹게시판에는 박경위가 ‘을질’로 파출소장을 괴롭히고 있다는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
문제는 이 사건이 박경위 한 개인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찰=물리력 행사=남성”이라는 경찰 스스로 만들어온 도식 속에서 경찰 조직은 전통적으로 남성 비율이 높고, 직군별 성별 분리, 조직 내 성차별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경찰은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를 발족하여 ‘경찰 조직 내 성평등 제고방안’을 권고하였다. 이를 집행하기 위한 전담 부서로 성평등 정책 담당관실 설치, 성평등위원회 출범, 성평등 기본계획과 이행점검 등 조직 내 성평등 제고를 위한 유의미한 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에는 아직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 받은 익명 제보에 따르면 아직도 조직 내 성희롱, 성차별로 고통 받는 여성경찰이 다수 존재한다.
- “오빠라고 한 번만 불러주면 소원이 없겠다” “은근 글래머다” 등 성희롱 발언
- (회식자리에서 동료 남경에게 서로 잘 해보라며) “경찰부부가 생활하기 좋다, 사고 한번 치고 양 손에 한우, 홍삼 사들고 찾아가라” 등 성희롱 발언
- 체포술을 가르쳐준다며, 팔과 어깨를 주무르는 (체포술과 전혀 무관한) 신체 접촉
- 출산 후 돌아오니 ‘애기 엄마니까 이제 이런 얘기 편하게 해도 되지?’ 라며 여성 신체와 출산에 대한 불쾌감을 주는 언동을 반복함
- “여성 경찰관은 야간근무를 안하려고 한다” “육아휴직 그렇게 여러 번 다녀오고 남자 경찰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냐” 등 성차별 발언
이밖에도 경찰청이 발표한 ‘2020 성희롱 고충 실태조사’를 보면 경찰청 소속 여성 직원 3명 중 1명은 경찰 내부에서 성희롱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여성경찰의 55.5%가 ‘주요 핵심업무는 특정 성별이 담당한다’고 응답했고 43.6%가 ‘여성 직원과 일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응답, 55%가 ‘성차별이나 성희롱 고충을 제기하면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 27.3%가 ‘차 심부름 등을 여성 직원에게 시키는 경향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여전히 경찰 조직 안에서 ‘여자경찰’은 성적 대상, 혹은 핵심 업무에서 배제된 대상, 동등하게 일을 함께 하기에는 불편한 대상이다. 여성경찰은 스스로 조직 내에서 배제되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조직 내의 위태로운 위치 때문에 조직의 눈 밖에 나는 것이 두려워 문제제기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조직문화는 한 조직의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 신념, 이념과 관습, 규범과 전통, 행동양식 등을 총칭한다. 또한 조직의 목적, 계획, 조직 내 의사소통, 조직구조, 배치, 승진, 비전 등 조직과 조직 구성원 제반행동에 관한 방향과 근거를 제공한다. 즉 조직문화는 바로 그 조직을 말해주며, 조직 구성원의 근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경위가 경험한 성차별과 성희롱, 그리고 이를 둘러싼 잘못된 해결과정은 경찰의 조직문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이다. 여경에게 ‘과일 한번 깎아보라’는 언행이 아무런 제지 없이 방치되고, 조직 내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용기 내어 문제제기 했을 때 동료들은 가해자 비호에 급급하여 사건을 무마시키려한 것, 감찰 진행 상황을 악의적으로 피해 당사자에게 공유하지 않아 피해자를 고립시키려 한 것, 본청까지 가져와 엄중하게 조사하겠다고 한 사건을 단순히 파출소장의 혐의만을 협소하게 인정하여 마무리 한 것, 조직의 이 모든 결정은 절대 박경위 혼자만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은 최초 사건이 발생한 금호 파출소 경찰과 이를 감찰한 성동경찰서, 서울청, 본청 경찰, 그리고 이제는 경찰 사내 웹게시판을 통해 사건을 접한 5만 명의 경찰이 공유하는 사건이 되어 경찰의 조직문화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조직이 누구를 지키고,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앞으로 경찰 조직문화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갑질’ 경찰을 비호하여 형식적 징계로 마무리 한다거나 박경위가 겪고 있는 2차피해를 단지 ‘관련 규정 없음’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되는 경찰 내 성차별적 조직문화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경찰의 인식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스스로 겪는 부당한 대우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역시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하였고 성희롱과 2차피해에 대한 이해 역시 점점 예리해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과 기대에 경찰 조직이 응하지 못한다면 경찰은 스스로 도태되는 선택을 거듭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10월 18일, 본 사건에 대한 경찰청 결과가 통지되었다. 그러나 ‘파출소장의 갑질을 인정하고 서울청에 징계할 것’을 제외하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어려움을 가중시켰던 ‘서울청 감찰 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행위자에 대한 경징계’, ‘가·피해자 간 분리조치 미흡 및 명예훼손 등 2차피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한계가 확인되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경찰청은 서울청이 적극적으로 징계절차와 결정을 통해 가해 행위를 엄단하고, 피해회복에 힘쓰는지 끝까지 확인하고 점검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2. 어렵게 용기 낸 피해자의 문제제기에 부적절한 언행과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통해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정신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등 2차피해를 야기한 감찰 부서 관계자와 동료들의 언행을 엄중하게 재조사하라.
3. 약자의 위치에서 용기 내 문제제기한 피해자에게 보호조치란 가해자와의 실질적 분리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겨우 얼굴을 가릴 정도의 파티션’을 분리조치를 인정한 것은 매우 문제적이다. 경찰청은 형식적인 분리조치로 인해 2차피해가 지속되도록 방치하였던 서울 성동서에 대해 재조사하라.
4. 본 사건을 통해 확인된 경찰 내 여경에 대한 성차별/성희롱 사건을 적극 기획 감찰하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조직 내 성인지 감수성 교육 강화하라.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우리는 경찰청과 서울청이 본 사건 해결을 통해 경찰 내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성찰하고 개선하는지, 어떻게 피해자의 피해회복에 조력하는지 피해자와 연대하여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그리하여 박경위의 안전하고 성평등한 일터로의 복귀를 관철할 것이다.
2023년 10월 25일
고양여성민우회,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원주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춘천여성민우회, 파주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기자회견]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 서울성동경찰서 성차별 사건 징계 촉구
(사진설명: 기자회견 현장 전경. 경찰철 앞에서 파란색 현수막을 들도 뒤로 기자회견 참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주관 | 한국여성민우회
○ 주최 | 고양여성민우회,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원주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춘천여성민우회, 파주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1. 기자회견의 취지
- 16년차 경찰로 일해온 A경위(이하 A)는 금호파출소 내근직으로 배치, 관리반으로부터 ‘소장님 밥은 안 챙기냐’는 말을 들은 후로 당시 파출소장 B와(이하 행위자) 점심식사에 동행하기 시작. 이후 행위자는 업무 연관성이 없는 안경점 방문, 암벽 등반 등을 A에게 요구,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응할 때까지 강요한 바 있음. 또, 지역구 축제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외부 행사 자리에 지속적으로 여성경찰인 A에게 동행을 요구하였음.
- 행위자는 지역유지 C를 '회장님'(이하 C)이라고 부르고 지속적으로 만나며, C와의 만남에도 동행 요구. C는 A에게 “파출소장 ‘비서’가 과일 깎아보라”는 등 성차별적 발언한 바 있음. 관리감독 책임자인 행위자는 C의 부적절한 요구를 중단 시키기는커녕 A에게 “(개인)전화번호를 (C에게) 알려주라”, "회장님(C)이 승진시켜준다고 하니 빨리 와라"고 하는 등 문제를 심화시킨 바 있음.
- A는 소속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진정서를 제출하여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진행하였으나 행위자와 제대로된 공간분리가 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병가를 사용하였고, 그 기간 동안 행위자는 CCTV를 불법적으로 열람하며 A를 근무태만 및 지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역진정함. 병가 이후 복귀하자 동료들은 ‘파출소장은 타격이 없어. 계속 문제 만들면 너만 어려워질거다’ ‘(병가 다녀와서)얼굴만 좋네’ ‘내가 너 갈궈서 딴 데로 쫒아 버릴 거다’ 등 문제적 발언을 일삼음.
- 문제제기 이후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A는 공중파 라디오에 출연, 사건을 공론화하자 경찰청이 뒤늦게 사건을 본청으로 접수함. A는 행위자에 대한 형사 고소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행위자는 시간을 끌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음.
- 감찰 조사 결과(10월 18일) 본청은 행위자 비위를 인정, 서울청에서 직접 행위자를 징계하라고 결정하였으나 그밖의 분리조치 미비, 감찰 부서의 부적절한 대응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는 비위가 인정되지 않음.
- 윤희근 경찰청창은 지난 해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 공동체를 목표로 전국 동료 경찰의 마음을 모아 쉼 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음. 경찰 조직 내에 만연한 성차별, 부당한 업무지시, 직장 내 괴롭힘조차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이 상황에서 국민은 경찰을 신뢰할 수 없음. 이에 한국여성민우회는 힘겹게 싸우고 있는 당사자와 연대하며 나아가 경찰 조직 내 성차별적 문화를 종식시킬 것을 요구, 해당 사건의 공정한 해결을 촉구함.
2. 기자회견 순서
○ 사회: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신혜정
○ 발언
- 사건 브리핑: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채윤진
- 연대 발언
·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배진경
· 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국장 김민정
·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장택수 대외협력국장
- 당사자 발언: A경위
○ 기자회견문 낭독
(사진설명: 전면에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발언자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 중인 모습)
1. 사건 브리핑. 채윤진(한국여성민우회)
◎ 2023년 2월: 16년차 경찰로 일해온 박○○ 경위(이하 내담자)는 금호파출소 내근직으로 배치됨. 파출소 내 관리반으로부터 ‘소장님 밥은 안 챙기냐’는 얘기를 듣고부터, 당시 파출소장 정○○(이하 행위자) 점심식사에 동행하기 시작. 행위자는 점심식사를 핑계로 업무와 상관없이 안경점 방문 등 개인적인 일에 내담자를 데리고 다님. 어느 날은 업무시간 중 행위자가 즐겨가는 암벽 등반장에 데려가 내담자에게 암벽 등반을 할 것을 요구, 내담자가 재차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신발까지 가져와 신으라고 하며 내담자가 응할 때까지 강요함.이밖에도 행위자는 지역구 축제가 끝나면 여기저기 식사 자리에 동행을 강요하는 등 업무 직접 관련이 없는 외부 행사에 내담자를 대동함. 이런 일은 통상 여성경찰에게만 강요하는 것으로, 내담자가 거부하면 다른 여성경찰에게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해 내담자는 행위자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음.
◎ 2023년 4월: 행위자는 지역유지, 이○○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지속적으로 만나옴. 행위자는 이○○과의 만남에도 내담자에게 동행을 요구. 어느 날 이○○은 내담자에게 “파출소장 ‘비서’가 과일 깎아보라” 말함. 함께 있던 행위자는 이를 정정하거나 만류하지 않았음. 심지어 행위자의 강권으로 이○○에게 이름을 알려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행위까지 해야 했음. 이러한 상황에 개입해 중단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직속 상사인 행위자는 개입하기는커녕 “(개인)전화번호를 알려주라”고 하는 등 문제를 심화시킴. 일련의 상황이 반복되며, 이○○이 내담자를 강제로 끌어안는 추행까지 발생함. 이후 행위자는 이○○과 내담자가 찍은 사진을 인화했으니 받아가라며 근무 중인 내담자에게 “회장님이 승진시켜준다고 하니 빨리 와라”고 전화함. 이○○ 사무실에 가보니 ‘승진 오백만원’이라는 글자를 써두고 이○○과 행위자가 대화를 하며 웃고 있었음. 내담자는 불쾌했지만 사진만 받고 자리를 피함.
◎ 2023년 4월~5월: 내담자가 부당한 요구에 반발하고 거절하기 시작하자 행위자는 내담자를 비난하기 시작. 다른 동료 앞에서 공개적으로 내담자에게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며 비난함. 내담자가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거냐?” 질문하자 다짜고짜 다른 곳으로 발령내겠다고 위협하기에 이름.
◎ 2023년 5월 15일: 내담자는 괴롭힘이 심해지자 소속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진정서 제출. 신고 이후 동료들에 의한 2차피해가 시작됨. 내담자는 행위자와 분리 조치를 요청하고 15일 간 병가를 냈지만 복귀 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음. 내담자 자리가 행위자 자리에서 한 눈에 보이고 그 거리가 1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점을 들어 사무실 분리, 업무시간 분리 등을 자서와 서울청에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감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분리는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옴. 결국 신고 한 달이 지나서야 얼굴을 가릴 수 있는 파티션 정도를 받을 수 있었음.이런 과정에 지친 내담자는 다시 병가를 사용하게 되었음. 내담자 병가 기간 동안 파출소장은 CCTV를 불법적으로 열람하고, 다른 동료의 허위 진술을 지시하여 내담자를 근무태만 및 지시불이행 등으로 역진정.
◎ 2023년 5월~7월: 남자 동료들은 내담자에게 ‘파출소장은 타격이 없어. 계속 문제 만들면 너만 어려워질거다’ ‘(병가 다녀와서)얼굴만 좋네’ ‘내가 너 갈궈서 딴 데로 쫒아 버릴 거다’ ‘소장님이 박○○ 경위(내담자)를 너무 믿으셨네’라는 등 문제적 발언을 일삼음. 공정하게 사건을 조사해야할 감찰부서는 행위자와의 친분으로 내담자의 신고를 공식적 진정이 아닌 ‘첩보’(자체 조사 중 발견된 사실)로 변경. 내담자가 여러 차례 감찰 진행과정을 문의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을 수 없었음. 서울청 감찰조사 계장은 내담자가 통화 과정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며 우울증약 복용 사실을 털어놓았으나 “우울증 약은 나도 먹는다”며 부적적한 대응을 하고 제 3자에게 내담자의 세평을 언급한 정황이 있음.
◎ 2023년 7월: 문제제기 이후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여러 불이익이 이어지자 내담자는 공중파 라디오에 실명으로 출연, 사건을 공론화함. 이후 경찰청은 뒤늦게 사건을 본청으로 접수하겠다고 함. 이후 내담자는 성동경찰서로 발령이 됐지만 행위자 역시으로 성동경찰서 내 타 부서로 발령이 나서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상황. 내담자는 형사 고소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나 행위자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용, 시간을 끌며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음. 퇴직 전 형사 판결을 받지 않도록 유예하며 파면/해임을 피하려는 상황.
◎ 2023년 10월18일: 경찰청 본청 감찰 조사 결과, 행위자 파출소장은 갑질, 비위 인정. 서울청에서 직접 징계하라고 결정. 하지만 그 밖의 분리조치 미비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인정이 되지 않음.
(사진설명: 전면에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발언자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 중인 모습)
2. 연대발언(1).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사건의 본질은 성차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발언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내용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여전히, 버젓하게 이런 일이 경찰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본 사건은 갑질로 이름 붙여져 있습니다만, 정확하게는 성차별적 괴롭힘입니다. 행위자는 피해자가 남성이었다면 개인적 비서의 역할이나 지역 유지를 위한 접대를 요구하지 않았을 겁니다.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한 성차별적 괴롭힘입니다. 성차별적 괴롭힘은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과 여성혐오가 만연한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약한 괴롭힘으로 시작해 점점 더 강도가 높아지고 성희롱, 성폭력과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본 사건도 이러한 과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피해가 점점 커져갔지만 피해자는 본인이 거부하면 다른 여성경찰이 접대와 외부행사 대동을 요구당하기 때문에 본인을 희생해 가며 행위자의 요구에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희생해서 동료를 보호하려는 선한 마음을 봅니다. 하지만 참는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맞서 싸워야 합니다. 피해자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다시 나로부터 끝내야 한다는 결단으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 용기에 존경을 보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찰이란 조직은 피해자의 용기에 호응하지 못 했습니다. 권리를 보장해 주지도 안전한 일터를 제공하지도 못 했습니다.
경찰은 특히나 젠더감수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조직입니다. 수직적 위계가 강화된 가운데 성차별이 심합니다. 여성 경찰들의 진입을 막는 부서들이 존재하며 이런 곳에 여성들이 진입하기 위해서 몇번이나 문을 두드려야 겨우 열리기도 합니다. 피의자를 제대로 다루지 못 한다는 편견도 여성경찰들을 힘들게 합니다. 성차별은 신뢰를 갉아먹고 경험을 가로막아 결국 승진에서 누락되고 무능력의 낙인을 찍습니다. 남성보다 몇배는 더 노력해야 겨우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남성 경찰관의 잘못은 한 개인의 과실로 치부하지만, 여성 경찰관의 잘못은 여성 경찰 전체의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은 대놓고 여성을 무시하는 말을 하지는 않지만 부족한 존재로 대한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고 여성 경찰들은 토로합니다. 조직 전체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낮게 보는 성차별이 깔려있다는 걸 느낄 때도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목도하는 성차별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차별을 당한 피해자를 보호하고 평등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역할해야 하는 사명을 가집니다. 이를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2018년 경찰청은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을 신설한 바 있습니다. 조직 내 왜곡된 성인지 문화 개혁과 수사 과정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2차 피해 근절 등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부서입니다. 그 이후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은 조직 내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허나 오늘 우리가 마주한 이 사건은 혹여 경찰청 내의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구조에 놓인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낳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정부의 기조 아래 그간 진행해 온 노력이 허물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그 역할을 확대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할 때 입니다. 사건의 본질이 성차별에 있지만 사건의 조사 과정이나 경찰 조직의 대응 그 어느 구석에서도 이와같은 본질을 꿰뚫는 해석과 문제의 접근을 발견하지 못 하였습니다.
2023년 2월 여성경찰은 최초로 2만명의 벽을 허물고 15%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경찰은 특별히 차별받거나 접대에 동원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함께 일해야 하는 동료입니다. 이 참담한 사건의 관계자들이 조속히 처벌받고 피해자가 경찰로서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본 사건을 계기로 성차별적 괴롭힘이 경찰 내부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점검하고, 다시는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투쟁!
(사진설명: 전면에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발언자가 마이크를 들고 발언 중인 모습)
3. 연대발언(2). 김민정(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국장)
죽지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모든 노동자들의 염원입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말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아직도 “죽지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노동자들은 기계에 깔려서,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죽습니다. 일터에서 몸이 잘려서 죽습니다. 하지만 또한 노동자들은 일터 내 괴롭힘으로 죽어 나갑니다. 일터 내 성폭력 사건으로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경찰도 노동자입니다. 대한민국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필수인력이자, 출퇴근을 하고, 급여를 받으며 하루를 살아가는 노동자입니다. 집에서는 빨래와 설거지를 하고, 시장에서 장을 봐서 밥을 지어먹는 노동자입니다. 그 노동자가 직장에서 성차별을 당하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연초에 공직자들을 만나며 “공직자들이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말 잘 하셨습니다. 일터 내 발생한 성차별의 해결주체는 기업 대표입니다. 경찰서장이, 경찰청장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입니다. 경찰청장 누가 임명합니까? 누가 사장입니까? 대통령입니다. 더 나아가, 백만 공무원 노동자의 사장인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경찰서장, 경찰청장,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사건을 잘 조사하고, 사건조사시 발생한 모든 부조리한 것들은 잘 조사해서 처벌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의 자정능력이 부족한게 확인됐습니다.
경찰의 성차별이 묵인되면, 피해자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분리지시는 했다’고 말하며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경찰은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요? 112에 접수하면 되나요? 심지어 피해자에게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더군요. 그 어느 조직이 성차별 사건을 이렇게 처리 합니까? 그 조직이 심지어 경찰인데, 그 어느 여성노동자가 경찰을 신뢰하고 사건을 접수할 수 있을까요? 자격이 없는 경찰은 쪽팔린 줄 아셔야 합니다. 이런 경찰은 국민은 물론 본인도 지킬 수 없습니다. 묻고싶습니다. 경찰은 ‘일터 내 성희롱 사건 처리 지침’이나 있습니까? 있다면 공개해보시길 바랍니다.
위계적인 조직문화와 현장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곳을 찾다가 경찰을 찾아갑니다. 근데 이제 그 어느 여성노동자들이 경찰을 신뢰하고 사건을 접수할 수 있을까요? 경찰은 더 늦기전에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실 경찰노동자/박 경위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4. 당사자 발언
저는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에 근무할 당시 파출소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한 피해자입니다.
성동 경찰서 전 금호 파출소장은 2023. 3.경부터 부하직원인 저에게 근평 등을 무기로 갑질, 부당한 지시 등을 일삼았고, 이를 감찰 조사 해야 할 부서에서는 보호조치는커녕 2차 가해하여 저의 소중한 가정은 한순간에 무너졌으며 자살까지도 결심하였습니다.
파출소장의 행위는 추악한 갑질이었습니다. 근평을 무기로 도보 40분 이상의 거리에서 식사 후 실내암벽장에서 암벽 등반 강요, 관내 80대 지역 유지와 점심 식사 자리 참석 및 사진 촬영, 승진을 빌미로 근무 중인 80대 지역 유지의 사무실로 호출 등 과연 대한 민국 경찰인가 싶을 정도의 갑질을 하였고, 80대 지역 유지는 사무실에서 저를 끌어 안는 등 추행까지 하였습니다.
저는 감찰부서에 정식의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파출소장의 감찰 조사 결과는 단순한 “직권 경고”에 그쳤고 아무런 보호조치를 받지 못 한 채 2차 피해를 당하다 파출소장의 역 진정에 의한 감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7월경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고 파출소장에 대한 파면 및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경찰청은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10. 19. 감찰조사 결과 통지를 받고 다시 한 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경찰청은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없는 그럴 의지도 없는 조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경찰청은 봐주기식(제 식구 감싸기), 시간 끌기 감찰 조사를 하면서 언론이 조용해지길 기다렸나봅니다.
경찰청은 이 사안을 정말 공정하게 엄중하게 조사 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우선, 경찰청은 민원인이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감찰부서에 진정사건 접수를 요구하였음에도 감찰규칙 제15조(감찰활동의 착수), 제34조 (감찰조사 후 처리), 제35조(민원사건의 처리)등의 규정에 따라 처리 하지 않았음에도 “처리방식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어 비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처리방식에 별도의 규정이 있는데 왜 규정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까? 또, 경찰청은 성동경찰서 및 서울청 관련자들은 진정접수를 첩보 인지로 뭉게고, 조사 과정에서 분리조치는커녕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우울증 약은 나도 먹는다, 피해자 세평을 조사해봐라, 갈궈서 쫓아버리겠다”는 등의 2차 가해 등을 비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감찰은 비위가 인정되는 것입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런 행태로 갑질 조사하라고 대놓고 인정해주는 겁니까?
마지막으로 경찰청은 내부 게시판인 현장활력소에 저에 대한 2차가해를 방조, 방치 하고 저는 스스로 고통을 이겨내야만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저는 강제추행, 갑질 피해자임에도 중랑경찰서직협회장 등 일부 몰지각한 동료들에게 심각한 2차 가해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는 실정입니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운운하는 경찰이 갑질, 강제추행 피해직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갑질 파출소장 파면하여 엄중히 징계하라
둘째, 감찰은 감찰편 인증말고 시대와 상식에 맞는 감찰 결과 도출하라
셋째 경찰이 2차 가해가 웬말이냐!! 2차 가해 넘어서 3, 4차 가해 발생한다!!
조직 내 동료도 보호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약자 보호 가능하냐!!
2차 가해자 엄벌하고 대책 마련하라
(사진설명: 기자회경 전경. 전면에는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라고 적힌 푸른색 현수막이 걸려있고 그 뒤로 참가자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5. 기자회견문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 서울성동경찰서 성차별 사건 징계 촉구 기자회견
박OO 경위(이하 박경위)는 16년차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찰이라는 이유로 상관인 전 금호파출소장의 점심식사에 동석하여 파출소장의 식사를 ‘챙겼다’. 파출소장은 개인적인 업무나, 취미생활에도 끈질기게 동행을 요구했고, 지역 유지를 만나는 사적인 식사 자리에도 동석을 요구했다. 박경위가 이를 거절하면 다른 ‘여경’에게 동석을 요구했다. 파출소장 요구로 만난 80대 지역 유지 이모씨는 박경위에게 “‘파출소장 비서’가 과일 한번 깎아보라” “500만원 주고 승진 시켜주겠다”는 발언을 일삼고, 박경위를 강제로 끌어안는 추행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개입할 책임이 있는 관리감독자 파출소장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이모씨와 사진을 찍으라 하고, “(개인)전화번호를 알려드려라”며 부추기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박경위는 소속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파출소장의 문제행동을 진정하고 조직에 해결을 호소했다.
문제제기 이후 박경위의 고통은 더욱 심각해졌다. 파출소장과 1미터 거리에서 일하는 것을 견딜 수 없던 박경위는 감사실에 분리조치를 요구했으나 진정 한 달이 지난 뒤에야 겨우 얼굴을 가릴 정도의 파티션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병가를 쓸 수밖에 없었고 그 사이 파출소장은 버젓이 출근하며 박경위의 흠집을 찾기 위해 파출소 내 CCTV를 불법적으로 열람하고, 동료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하여 박경위를 상대로 역진정을 제기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문제제기 이후 경찰 동료들은 ‘파출소장님이 박경위를 너무 믿었다’, ‘(병가 다녀와서) 얼굴만 좋네’, ‘계속 문제 만들면 너만 어려워질 거다’ 등의 말로 지속적으로 박경위를 괴롭혔다. 아직도 5만 명 경찰 내부 구성원이 볼 수 있는 사내 웹게시판에는 박경위가 ‘을질’로 파출소장을 괴롭히고 있다는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
문제는 이 사건이 박경위 한 개인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찰=물리력 행사=남성”이라는 경찰 스스로 만들어온 도식 속에서 경찰 조직은 전통적으로 남성 비율이 높고, 직군별 성별 분리, 조직 내 성차별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경찰은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를 발족하여 ‘경찰 조직 내 성평등 제고방안’을 권고하였다. 이를 집행하기 위한 전담 부서로 성평등 정책 담당관실 설치, 성평등위원회 출범, 성평등 기본계획과 이행점검 등 조직 내 성평등 제고를 위한 유의미한 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에는 아직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 받은 익명 제보에 따르면 아직도 조직 내 성희롱, 성차별로 고통 받는 여성경찰이 다수 존재한다.
- “오빠라고 한 번만 불러주면 소원이 없겠다” “은근 글래머다” 등 성희롱 발언
- (회식자리에서 동료 남경에게 서로 잘 해보라며) “경찰부부가 생활하기 좋다, 사고 한번 치고 양 손에 한우, 홍삼 사들고 찾아가라” 등 성희롱 발언
- 체포술을 가르쳐준다며, 팔과 어깨를 주무르는 (체포술과 전혀 무관한) 신체 접촉
- 출산 후 돌아오니 ‘애기 엄마니까 이제 이런 얘기 편하게 해도 되지?’ 라며 여성 신체와 출산에 대한 불쾌감을 주는 언동을 반복함
- “여성 경찰관은 야간근무를 안하려고 한다” “육아휴직 그렇게 여러 번 다녀오고 남자 경찰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냐” 등 성차별 발언
이밖에도 경찰청이 발표한 ‘2020 성희롱 고충 실태조사’를 보면 경찰청 소속 여성 직원 3명 중 1명은 경찰 내부에서 성희롱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여성경찰의 55.5%가 ‘주요 핵심업무는 특정 성별이 담당한다’고 응답했고 43.6%가 ‘여성 직원과 일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응답, 55%가 ‘성차별이나 성희롱 고충을 제기하면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 27.3%가 ‘차 심부름 등을 여성 직원에게 시키는 경향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여전히 경찰 조직 안에서 ‘여자경찰’은 성적 대상, 혹은 핵심 업무에서 배제된 대상, 동등하게 일을 함께 하기에는 불편한 대상이다. 여성경찰은 스스로 조직 내에서 배제되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조직 내의 위태로운 위치 때문에 조직의 눈 밖에 나는 것이 두려워 문제제기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조직문화는 한 조직의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 신념, 이념과 관습, 규범과 전통, 행동양식 등을 총칭한다. 또한 조직의 목적, 계획, 조직 내 의사소통, 조직구조, 배치, 승진, 비전 등 조직과 조직 구성원 제반행동에 관한 방향과 근거를 제공한다. 즉 조직문화는 바로 그 조직을 말해주며, 조직 구성원의 근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경위가 경험한 성차별과 성희롱, 그리고 이를 둘러싼 잘못된 해결과정은 경찰의 조직문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이다. 여경에게 ‘과일 한번 깎아보라’는 언행이 아무런 제지 없이 방치되고, 조직 내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용기 내어 문제제기 했을 때 동료들은 가해자 비호에 급급하여 사건을 무마시키려한 것, 감찰 진행 상황을 악의적으로 피해 당사자에게 공유하지 않아 피해자를 고립시키려 한 것, 본청까지 가져와 엄중하게 조사하겠다고 한 사건을 단순히 파출소장의 혐의만을 협소하게 인정하여 마무리 한 것, 조직의 이 모든 결정은 절대 박경위 혼자만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은 최초 사건이 발생한 금호 파출소 경찰과 이를 감찰한 성동경찰서, 서울청, 본청 경찰, 그리고 이제는 경찰 사내 웹게시판을 통해 사건을 접한 5만 명의 경찰이 공유하는 사건이 되어 경찰의 조직문화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조직이 누구를 지키고,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앞으로 경찰 조직문화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갑질’ 경찰을 비호하여 형식적 징계로 마무리 한다거나 박경위가 겪고 있는 2차피해를 단지 ‘관련 규정 없음’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되는 경찰 내 성차별적 조직문화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경찰의 인식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스스로 겪는 부당한 대우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역시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하였고 성희롱과 2차피해에 대한 이해 역시 점점 예리해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과 기대에 경찰 조직이 응하지 못한다면 경찰은 스스로 도태되는 선택을 거듭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10월 18일, 본 사건에 대한 경찰청 결과가 통지되었다. 그러나 ‘파출소장의 갑질을 인정하고 서울청에 징계할 것’을 제외하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어려움을 가중시켰던 ‘서울청 감찰 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행위자에 대한 경징계’, ‘가·피해자 간 분리조치 미흡 및 명예훼손 등 2차피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한계가 확인되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경찰청은 서울청이 적극적으로 징계절차와 결정을 통해 가해 행위를 엄단하고, 피해회복에 힘쓰는지 끝까지 확인하고 점검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2. 어렵게 용기 낸 피해자의 문제제기에 부적절한 언행과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통해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정신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등 2차피해를 야기한 감찰 부서 관계자와 동료들의 언행을 엄중하게 재조사하라.
3. 약자의 위치에서 용기 내 문제제기한 피해자에게 보호조치란 가해자와의 실질적 분리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겨우 얼굴을 가릴 정도의 파티션’을 분리조치를 인정한 것은 매우 문제적이다. 경찰청은 형식적인 분리조치로 인해 2차피해가 지속되도록 방치하였던 서울 성동서에 대해 재조사하라.
4. 본 사건을 통해 확인된 경찰 내 여경에 대한 성차별/성희롱 사건을 적극 기획 감찰하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조직 내 성인지 감수성 교육 강화하라.
성차별하는 경찰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우리는 경찰청과 서울청이 본 사건 해결을 통해 경찰 내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성찰하고 개선하는지, 어떻게 피해자의 피해회복에 조력하는지 피해자와 연대하여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그리하여 박경위의 안전하고 성평등한 일터로의 복귀를 관철할 것이다.
2023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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