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여성노동[성명] ‘의전’을 가장한 여성노동자 성희롱, 성추행, 성적 대상화! - 금호아시아나 항공 박삼구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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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의전’을 가장한 여성노동자 성희롱, 성추행, 성적 대상화!

- 금호아시아나 항공 박삼구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최근 금호아시아나항공의 박삼구 회장이 여성 승무원에 대한 성희롱, 성적 대상화를 ‘의전’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해 왔음이 폭로되었다. No Meal(노 밀) 사태로 상징되는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회장의 갑질과 비리 행태가 드러나면서, 무책임한 총수 일가의 사퇴를 촉구하는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이 이 같은 실정 또한 고발한 것이다.

 

제보자를 통해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여성 승무원 교육생들은 ‘회장을 기쁘게 하라’는 엄명 속에서 신입교육 동안 매주 박삼구 회장을 위한 노래와 율동 공연을 준비해야했으며, 회장에게 전달할 100개의 종이 장미를 접어야만 했다.

 

더불어 여성 승무원들은 박삼구 회장이 본사에 방문 시 로비부터 일렬로 서서 회장을 맞이해야 했으며, ‘안기는 역할’, ‘달려가서 팔짱을 끼는 역할’ 등의 역할을 사전에 지시 받았다. 박 회장은 일상적으로 여성 승무원들에게 “너희들 내 애인이다”와 같은 성희롱 발언을 일삼고, 여성 승무원의 손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지속해 왔다. ‘의전’이란 이름으로 행해졌던 이러한 행위는 모두 본사의 지시로 여성 승무원들에게만 관례처럼 오랜 시간 행해져왔던 것이다.

 

한국 기업의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운영 방식은 ‘직장 갑질’이라는 자조적 유행어로, 또한 연이어 터지고 있는 기업 총수 일가의 비행에 대한 뉴스로 폭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의 ‘의전을 가장한 여성노동자 성추행, 성적대상화’는 총수의 ‘갑질’이 여성 노동자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는 단지 박삼구 회장 개인의 인격 문제로 축소할 수 없는, 아시아나 항공이라는 기업의 조직문화, 경영철학의 문제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승무원이라는 전문적 노동을 ‘젊은 여성’, 외모’가 더 중요한 서비스직으로 만들어온 아시아나 항공의 경영 방식이 있다. 이에 대한 아시아나 항공의 개선이 없는 한, 여성 노동자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조직문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적으로 집행되어 온 직장 내 성희롱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또한 이는 아시아나 항공만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많은 직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자신을 ‘같이 일하는 동료’가 아닌 ‘여자취급’ 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호소하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조직문화가 결국은 채용과 배치와 승진에서의 차별로,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야기해왔다.

여전히 진행 중인 ‘미투운동’은 성희롱 사건에 대한 고발을 넘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해온 한국 기업, 조직들의 성불평등한 문화에 대한 고발이다. 그리고 그 운동의 한가운데, 다시, 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희롱, 성추행, 성적 대상화를 ‘의전’이라는 이름으로 관행화 해온 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의 행태가 드러났다.

 

어떤 변명도 필요하지 않다. 박삼구 회장은 즉각 사퇴하여,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직장 내 성희롱을 용인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온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박삼구 회장의 사퇴로만 그쳐서는 안된다.아시아나 항공은 이런 차별적 기업문화를 쇄신하기 위한 개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2018.07.10

한국여성민우회